[기자수첩] 신해철법 같은 '포퓰리즘 정책' 더 많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6.02.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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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이른바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신해철법은 고(故) 신해철 씨가 지난해 10월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축소술을 받은 뒤 고열과 심한 통증, 심막기종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이다 끝내 숨진 뒤 발의됐다. 이 법은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위를 통과했으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발효된다.

    이른바 의료사고를 입고도 힘이 없어 억울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병원과 합의하거나 아예 소송을 포기해왔던 것이 다반사였는데 힘없는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사망자 유가족이나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든든한 방패와 창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의료사고 피해자의 조정제도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분쟁조정절차가 개시되려면 피신청인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피신청인은 의원·병원 등인데 알다시피 웬만한 준종합병원급 이상에는 자체 법무팀도 있고 의료사고를 전담하는 변호사들로 막패막을 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이제까지는 병·의원 등 피신청인이 의료사고 피해자의 조정신청에 동의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벙어리냉가슴을 앓아야했고 그 결과 실제 조정제도가 시행된 2012년 4월 이후 3년 동안 모두 3700여건의 신청이 접수됐지만 조정이 이뤄진 사건은 1600여건에 불과했다.

    아쉬울 것 없는 갑(甲)인 병·의원 측에선 조정신청이 들어와도 그나마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고, 약자인 환자와 사망 유가족들은 발만 동동 굴려왔다.

    하지만 신해철법이 이르면 4월께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의료사고로 사망 또는 중상해를 입었을 경우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된다.

    즉 병·의원은 꼼짝없이 의료분쟁에 대해 피해과실 여부를 입증해야하고 잘못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배상책임은 자동적으로 뒤따르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듯 의료사고를 입은 환자들,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유익한 법안을 양의사들은 "졸속입법"이라거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입법을 주도한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며 얼토당토 않은 생때를 부리고 있다.

    그러니 양의계의 반대가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만 하다. 17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다음 날에는 전국의사총연합회가 보도자료나 성명서를 통해 이 법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정 절차가 자동개시되는 게 아니라 "강제 개시"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과의사협회도 18일 의협과의 공동 성명으로 양의계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법안을 추진한 복수 의원 중 한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접하는 신해철법 관련 입장을 보면 신해철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의사들뿐인 것 같다"면서 "(신해철법은) 환자와 국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 의학계의 반대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의계 의견대로 신해철법이 '포퓰리즘'이라면, 더 많은 포퓰리즘 정책이 불가피하게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을 구제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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