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재사용’ 양의계에 칼 빼든 法

기사입력 2016.02.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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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감염, 병원이 1인당 최대 30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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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윤영혜기자]서울 다나의원에 이어 원주와 제천에서도 주사기 재사용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집단감염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병원이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특히 의사가 직접 시술하지 않았더라도 병원이 총체적인 관리책임을 지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혀, 최근 발생한 C형간염 감염 사건들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김종원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의원에서 통증 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질병에 집단 감염된 김 모 씨 등 14명이 병원장 이 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병원장 이 씨는 환자들에게 각 1천만∼3천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 탕비실 내 냉장고에는 쓰다 남은 다수의 주사제가 음료수와 함께 보관돼 있을 정도로 약품 보관상태가 매우 불량했다”며 “주사제 조제 및 잔량 보관 과정에서 병원균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또 “심지어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해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수차례 투여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 외부에 존재한 병원균이 시술자의 손이나 환자의 피부에 묻은 뒤 주사침과 함께 환자의 피부 내로 주입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2009년부터 서울에서 운영된 이 곳 병원에서는 지난 2012년 4∼9월 주사를 맞은 환자 243명 가운데 6여명이 넘는 환자들에게서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화농성 관절염, 결핵균 감염 등 집단 감염증이 발병했다.

    이 모 의사는 수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되고 환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가 치료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간호조무사는 허리, 어깨, 무릎 등 통증으로 찾아온 환자를 진찰하고 척추 등의 불균형을 교정한다며 통증 부위를 압박하는 ‘추나요법’을 하고, 주사기를 이용해 통증 부위에 여러 성분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무면허 의료행위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환자들이 병원장 이 모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고, 법원은 감염 과정에 병원 측의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모 원장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주도한 간호조무사의 관리자로서 지는 민사 책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의료인, 일벌백계해야”…비난 여론 고조

    지난해 다나의원 사태로 주사기 재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일었는데도 유사 사례가 반복되자 시민단체가 의료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최근 한양정형외과의원과 양의원에서 발생한 ‘제2의 다나의원 사태’와 관련해 “해당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을 일벌백계해 앞으로 의료인들이 다시는 주사기를 재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의사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주사기 재사용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정치권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C형 간염 집단 감염사태로 불거진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주사기 재사용으로 법을 위반한 해당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최대 의료기관 폐쇄도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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