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79)

기사입력 2015.12.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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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醫學의 이치 속에 국가 경영의 원리가 있다”

    田愚의 古今元氣不同論


    kni-web田愚(1841∼1921)는 전라북도 전주 출신의 학자이다. 일생동안 각종 벼슬을 제의받아도 나가지 않았다. 1908년부터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섬으로 들어가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그는 宋時烈의 학문을 계승하여 性尊心卑, 性師心弟의 설과 性은 天理이며 心은 氣라고 주장함으로써 ‘心卽理’에 반대하였다.
    그의 문집인 『艮齋先生文集後編』卷之十의 書에서 ‘與宋秉徽 己未’라는 제목의 아래의 글이 발견된다.

    “일찍이 명나라 사람 이중재의 고금의 원기가 같지 않음을 논한 것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세상의 질병은 열 가운데 아홉이 허증인데, 의사들의 약은 백 가운데 하나도 보하는 것이 없다. 어찌 약을 투약함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실한 사람이 곧 허해지고 허한 사람은 죽게 됨을 알리오. 이것은 의약 때문에 죽은 것이지 질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다.’ 나는 여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무릇 후세의 학자의 병은 허한 경우가 매우 많고 유학을 스승으로 삼는 가르침도 그 실다움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

    예로 忠信을 최고로 삼지 않고 반드시 文藝를 먼저로 삼는다. 임금과 양친을 섬기는 것과 성현을 존경하는 것은 단지 문장에만 갖추어져 있고 기꺼이 감정을 쓰지 않는 자들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經傳을 근본으로 삼지 않고 도리어 子集에 의거함을 종지로 삼는다. 朱子의 책들을 읽는 자들이 文集語類에 의거하여 章句集註를 어지럽히니 朱賢이 말한 聖門에서 죄를 얻으면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이다.

    談論을 먼저로 하고 德行을 나중으로 삼고, 몸으로 돌려 踐實함을 힘쓰지 않고 단지 말을 지어내 사물에 해를 끼치는 일만 하니 더욱 가히 미워할만하다. 流俗만을 두려워하고 經禮를 소홀히 여긴다. 심한 경우 視聽言動知識計較가 모두 天則이라고 여기고, 仁義禮智信을 실제로 道體라고 주장하고 心이 主宰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理는 하는 것이 있다고 말하고는 그 虛實을 궁구하지 않고, 氣는 닦아짐이 없다고 말하고는 하나같이 미쳐 날뛰는데 맡긴다. 또 鄙陋함이 심한 경우는 문간에만 의지하고는 어진 덕이 있는 선비를 가벼이 여기고 功名만을 다투고 師友의 순서를 깨뜨린다.
    이는 모두 가르치고 배움이 실다움이 없기 때문이니 천하국가가 크게 어지러워지는 근본이 된다. 뜻이 있는 선비라면 마땅히 서로 더불어 힘써 만회해야 할 것이라.

    2048-28-1(曾見明人李中梓論古今元氣不同云。世入之病。十有九虛。醫師之藥。百無一補。寧知投藥少差。實者卽虛。虛者卽死。是死於醫藥。非死於疾病也。余於是有悟。蓋後世學者之病。虛者甚多。師儒之敎。罕見其實。如不以忠信爲王。而必以文藝爲先。事君親。尊聖賢。只以文具。而不肯用情者。尤不可言也。 不以經傳爲本。而卻憑子集爲宗。讀朱子書者。據文集語類。以撓章句集註者。朱賢謂之得罪聖門而不可逃。 先談論而後德行。不務反躳踐實。徒事造言害物者。尤可惡也。 畏流俗而忽經禮。甚者認視聽言動知識計較都是天則。指仁義禮智信實道體。爲非心宰。且謂理有爲而不究其虛實。謂氣無修而一任其猖狂。又其鄙陋之甚者。恃門地而輕賢德之士。爭功名而敗師友之倫。是皆敎學之無實。而爲天下國家大亂之本也。有志之士。宜相與勉力而挽回之也。)”(필자의 번역)

    위의 글은 명나라 李中梓의 『醫宗損益』에 나오는 ‘古今元氣不同論’을 읽다가 깨달음이 생겨 적은 것이다. “性은 天理이며 心은 氣”라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의학적 논거라고 생각하고 이 논을 앞에서 전거로 적어 놓은 것이다.

    “세상의 질병은 열 가운데 아홉이 허증인데, 의사들의 약은 백 가운데 하나도 보하는 것이 없다”라는 주장은 시속의 理와 氣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진실을 왜곡시키는 선비들의 행태를 비난한 것이고, “의약 때문에 죽은 것이지 질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다”는 당시 조선의 패망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 것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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