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의학의 감염병 접근 (下)

기사입력 2015.11.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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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란에서는 지난달 30일 개최된 ‘감염병의 한의약 대처를 위한 TF’ 제3차 회의에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최준용 교수의 ‘한국 한의학의 감염병 접근’이라는 주제의 발표 내용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의계, 반드시 감염병 대처에 참여해야”
    한의약의 감염병 참여는 국민 신뢰 얻고 위상 높이는 계기 될 것

    2041-19-1 정부의 한의약 육성의지가 반영된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양방진료지침에는 한의학에 대한 언급자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부정적인 언급밖에 없다. 한의진료지침은 최근에 몇 가지가 나온 것이 전부다. 이는 필수공공의료 영역을 포함한 의료 전반에서의 정부의 한의약 육성정책이 중국에 비해 매우 부족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내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한의약 분야에 진료지침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 한다는 소식은 따라서 매우 고무적이다.

    감염질환과 관련하여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 담당 정부조직을 좀 더 살펴보겠다. 현재 한의약 및 양-한방 융합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보건복지부의 의료정책실 산하의 한의약정책관(국장)이 담당하고 있다.

    공공보건의료에 있어서는 한의계는 주로 보건소 중심의 1차의료 건강증진사업 이외에 이렇다할 사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없으며 한방 수련의가 존재하는 병원급 공공의료 시스템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한방진료부 내 3개 과(침구과, 한방내과, 한방신경정신과)가 유일하며, 8개 한방전문과를 모두 갖춘 공공한방병원으로서는 2010년 개원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한의사들 자체만으로 감염질환을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감염질환에 대한 정부시책이나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본 경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위생부 산하 국가중의약관리국이 중의약 및 중서의결합의 모든 정책을 담당하는데, 중의약관리국장은 위생부 부부장(차관)을 겸하고 있으며 서의 중심의 위생부 일반 조직과는 별도 조직으로 국가중의약관리국이 독립되어 있다. 산하에 중의과학원, 중화중의약학회, 중국중의약출판사 등 총 9개 기관을 두고 있고 중의, 중서의결합, 소수민족의학 등에 대한 거의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으며 전국의 대규모 중의병원 및 중서의결합병원의 진료, 연구를 주관한다.

    특히 중서의결합의사 면허 시험 관리 역시 서의와는 별개로 중의면허시험과 함께 중의약관리국이 주관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중의약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중서의결합 지원노력이 가능했기 때문에 감염질환의 자체 대처와 여러 연구개발이 가능했고, 2003년 사스치료에서부터 올해 노벨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감염병 분야에 있어 중의약의 진가가 발휘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상을 살펴보건데, 향후 감염병을 포함한 미래의 한의약 개척을 위해 중국의 시스템에서 우리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우리나라에서 주어진 현 상황에서 한의계가 정부의 감염병 관련 시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한의 관련 기존 정부 사업에 감염질환 주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추진 중인 한의진료지침 사업이나 기존 한의약 R&D 연구에 감염병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한다거나 미래부 소속 한의학연구원과 복지부 공동으로 감염질환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수도 있겠다.

    한의관련 기존 정부사업에 감염질환 주제 만들어야
    둘째로 감염질환에 대한 시책을 다루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나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상의 국가 공공보건의료계획에 한의약이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 등 기존 연구기관 및 범부처 감염병 대응 연구개발 추진위원회에 작은 것이라도 한의계의 참여를 적극 요청하는 등 기존 감염질환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시스템으로의 다양한 참여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양의학 위주의 정부 감염관련 공공보건의료 시스템에 한의계의 참여가 현실적인 이유로 곤란하다면 정부 주도로 별도의 한의약(양-한방 융합) 감염 연구 사업단 등을 추진하여, 정책전문가 및 감염 관련 한·양의약 기초-임상 의학 전문가 등 다학제 전문가 참여를 통해 한의약 감염병 예방 및 치료기술 개발 및 정책수립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양·한방 융합 △한의약 세계화 △창조경제 등 정부 국정과제에 있어 한의약 감염병 참여방안을 연계한 프로젝트 개발을 추진하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겠다.

    국가 공공보건의료계획에 한의약이 포함시켜야
    이밖에도 당장 한의계에서 감염병 환자의 진료와 연구가 가능한 공공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그리고 한의과가 설치되어 있는 각종 1, 2차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감염병 관련 참여 지원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도 한의계의 감염병 관련 임상근거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는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의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의계는 반드시 감염병 대처에 참여해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한의계의 민-관-학-연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해 감염병과 관련하여 한의약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에 제도적으로 접근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한국 한의약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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