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이 만능이라는 것은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

기사입력 2015.06.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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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계 비판

    7일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2015년 대한통합암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애초 예정됐던 한의학적 암 치료에 대한 강의가 모두 빠진 채 열려 통합의학적 접근이라는 학회의 취지가 무색해 졌다.

    이는 이번 학술대회를 앞두고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이 ‘한의사의 의사 흉내 내기를 적극 조장하는 대한통합암학회는 학술대회를 즉각 취소하고 자진 해체하라’며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전의총은 성명서를 통해 암환자 치료에 근거중심의학과는 전혀 무관하고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한방을 은근슬쩍 끼워 넣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시기적으로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로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통합암학회가 만들어지고 부랴부랴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전의총은 대한의사협회 및 의학회에 이번 학술대회의 연자로 되어 있는 의사들에게 경고하고 강연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이러한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대한통합암학회 소속 의사 전원을 윤리위원회에 속히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한통합암학회는 ‘전통의학 암 치료의 근거중심적 접근’을 주제로 예정됐던 세션 자체와 다른 세션의 한의사 발표를 모두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학술대회의 주요 발표 내용을 보면 암은 대사질환이자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며 암의 예방 및 조기발견 그리고 암 환자가 통상치료 후 양질의 삶의 질을 오랫동안 유지하게 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합적인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통합의학적 접근이 증상완화, 고통 감소 및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말기암 환자의 생존 기간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효율적 치료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임상 결과와 연구논문들을 제시했다.

    더구나 수술요법이나 항암치료, 최근의 표적치료제, 항호르몬제 등의 부작용을 지적했는데 특히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암 주변의 건강한 세포가 치료에 내성을 갖도록 해주는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해주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는 건강한 세포가 항암치료로 손상을 받으면 WNT16B라는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되고 이 단백질이 주변의 암세포와 상호작용해 암세포들이 성장하고 전이하며 후속적인 치료에 저항하도록 만들어 버림으로써 경우에 따라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서양의학적 치료만으로는 난치질환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한의학을 포함한 여러학문 분야에 걸친 종합적 접근이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결과는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그동안 양의계의 한의약 폄훼가 얼마나 편협하고 세계 보건의료의 흐름과 배치되는 주장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이번 대한통합암학회 학술대회와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독립 한의약법이 발의된 지난 2013년에도 같은 행동을 취한 바 있다.

    한의약법이 국회에서 발의된 이후 전의총은 즉각적인 한의약법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서와 함께 전국 의대 학장들에게 의대 교수들의 한의대 출강을 금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의협 또한 6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과대학 교수의 한의대 출강금지와 한의사 대상 연수강좌 금지를 의결하고 부산경남중독연구회와 한국중독정신의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한의대 교수의 강의를 빼지 않으면 학술대회 평점을 줄이겠다고 엄포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이 정부의 규제기요틴 과제로 발표되자 지난 4월에 개최된 제6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사의 한의사 대상 교육을 금지하는 결의안과 의과대학 교수의 한의과대학 강의를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같은 양의계에 지난 4월 대한중풍?순환신경학회 봄 연수강좌에서 경희한의대 조기호 교수가 인용한 일본 도쿄대학 의학부 나가이 교수의 말은 시사하는 바 크다.

    “특히 병의 원인을 규명하며 그 원인을 대처한다고 하는 서양의학적 치료방법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에 대해 치료방법을 구사할 수도 없으며, 나아가 설사 원인을 안다고 하더라도 대처수단이 개발되어 있지 못하면 이 또한 속수무책이다. 서양의학의 화려한 눈부신 발전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서양의학이 만능이라는 것은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 서양의학에도 약점이 있으며, 특히 난치성 신경질환에 대해서는 한방치료에 양보하여야 한다. 의사가 ‘이 질환에는 치료법이 없다’라는 경우의 치료법이라는 것은 서양의학적인 치료를 말하는 것이며, 한방의학에서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서양의학 지식밖에 가지고 있지 않는 의사는 의사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의료인이며, 서양의학적 치료만을 행하는 의료기관은 결함의료기관이라는 인식을 일반사람들은 가져야 한다. 환자는 ‘올바른 치료를 받고 싶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때 ‘올바른’이라는 것은 서양의학적이든, 동양의학적이든 모두 ‘올바른’ 치료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서양의학 밖에 모르는 의사가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여 ‘이 난치병에는 치료법이 없다’고 선언하더라도 한방적으로는 뭔가의 유효한 치료수단이 있을는지 모른다. 따라서 의사들이 ‘이 질환에는 서양의학적으로 유효한 치료법이 없다. 한방에는 여기에 대응하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정확하게 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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