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보건시설 입원제도, 헌법에 위반된다”

기사입력 2015.07.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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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위, 헌재에 의견 제출…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자유 과도하게 제한 지적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이하 인권위)는 현재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으로 6개월까지 정신질환자의 의사에 반하여 입원시킬 수 있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입원(이하 강제입원)’ 제도에 대해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정신질환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지난 5년간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의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약 1만여 건으로, 이는 같은 기간 접수된 전체 진정사건의 18.5%에 이르는 수치다. 최근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신보건시설에는 총 8만462명(2013정신보건통계현황집 기준)이 수용돼 있는데, 이 가운데 73.1%가 강제입원제도에 의한 비자의 입원한 환자들이다.

    이러한 가운데 UN 총회가 채택한 국제원칙인 ‘정신질환자의 보호와 정신보건증진을 위한 원칙(MI 원칙)’에서는 정신질환자의 비자발적인 입원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비자발적 입원 외에는 적정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강제입원을 할 수 있도록 하되, 그 경우에도 정신보건 전문가와 관련 없는 다른 정신보건 전문의에 의해 상담이 이루어져야 하고, 정신보건 전문가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비자발적 입원이나 계속입원을 시켜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보건시설 입원시 가족이 동의할 경우 의사 한 사람이 진단하기만 하면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고, 이때 의사는 환자를 입원시키는 해당 병원의 장이거나 소속 의사여도 무방한 실정이다.

    반면 독일․미국은 가족 등의 입원 신청이 있으면 법원이 강제입원 및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영국 등은 최소 2인 이상의 의사가 입원을 결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강제입원제도는 정신보건법제도를 갖춘 국가들 가운데 유래가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당하게 강제입원된 사람이 ‘인신구제 청구’ 등의 제도를 통해 어렵게 퇴원명령을 받고 퇴원을 할지라도 병원 문 앞에서 또다시 이송업체 구급차로 곧바로 다른 병원에 옮겨지는 등 ‘회전문입원’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권위는 “이 같은 현실은 헌법 제12조가 정한 국민의 신체를 구속할 때 엄격한 절차에 따라 법관 등 독립적 기구의 심사를 거치도록 한 적법절차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또한 정신질환이 있다고 의심받기만 하면 간단한 절차에 의해 강제입원 되어 6개월에서 길게는 수십년까지도 강제입원과 치료가 허용되는 강제입원제도는 헌법 및 국제규범을 위반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강제입원제도는 현재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돼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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