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제네릭 독점권, 오히려 약값 올릴 것”

기사입력 2014.12.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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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특허소송에서 이긴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제약사에 1년간 독점판매권을 주는 '우선판매품목허가제'에 대해 시민단체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함께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로 인해 국민의 약가부담은 늘고 제약사들의 담합이 조장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제약협회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건약 측은 성명서에서 “다수의 제약사들이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약가 또한 자연스레 인하되는데도 제네릭 독점권이 있어야 약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혜택이 없어야 분쟁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무효로 판명 난 오리지널 제약사의 특허권을 1년 연장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네릭 독점권이 마치 특허 도전에 최초로 성공한 제약사에게만 이득을 주는 것처럼 오해되고 있으나 이 제도의 또 다른 수혜자는 오리지널 제약사”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특허권자와 최초 제네릭 제약사가 해당 의약품 시장을 복점(duopoly)해 특허가 무효로 판명돼도 오히려 특허권이 1년 더 연장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

    또 1년이라는 독점기간 역시 과도한 보상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부 제약사의 주장만 수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우선판매품목허가권 도입은 일부 제약사의 농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건약은 “제약사 중 H사는 변리사 3명을 포함해 10여명으로 구성된 특허전담팀을 두고 최근 공격적인 특허 분쟁을 제기하는 등 일부 제약사들은 제도 도입을 염두에 두고 제네릭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조직적인 준비를 해 왔다”며 “일부 제약사의 사적 이해가 제약협회의 정책건의로 둔갑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와 함께 약사법 개정안이 담합을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정된 약사법대로라면 특허도전이 가능한 조직을 갖춘 일부 상위제약사들이 돌아가며 제네릭 시장을 독점하는 담합의 구조가 발생할 수 있어 리베이트 등 불법 행위를 근절해야 할 국회와 정부가 또 다른 형태의 불공정행위를 조장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우선판매품목허가제를 배제한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당분간 국회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제약사의 특허 도전 촉진할 것”
    한국제약협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제약업계는 이 제도가 국내 제약사의 특허 도전을 활성화해 제네릭 진입을 촉진하는 유인이 될 것으로 보고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간 복제약 독점 판매권이라는 유인이 생기면 오리지널 제약사들에 대한 제네릭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이 활발해지면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이 촉진될 거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이 향상되고 약가 부담이 낮아지며 국내 제약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지난 10일 “특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네릭이나 만드는 것은 나약한 생각”이라며 “제네릭이 오리지널약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역할을 하고 국내 제약사가 오리지널약의 특허 독점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선판매품목허가제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제네릭 독점권'으로 불리는 '우선판매품목허가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의약품 허가 특허 연계제도'에 맞물려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제도로 정부가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에 포함돼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제네릭 의약품의 허가를 위해 오리지널 약의 특허권자와 우선 특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허가 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제네릭 위주인 국내 제약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해 내놓은 일종의 보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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