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안목과 능력 갖춘 한의사 양성이 해답”
한의약 해외진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 터키
Q. 터키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터키에서 활동하기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료하고 있었다. 일찍 외국에 나가 있던 관계로 전 세계적으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현 상황을 알 수 있었고, 이런 상황이야말로 한의학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대한한의사협회의 한의약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자 모집 공고 소식을 듣고서 곧바로 지원하게 됐다.
Q. 터키의 의료서비스 및 전통의학 현황은?
터키는 현재 국립·사립병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국민 대부분이 다양한 보험을 가지고 있어 편안하게 의료혜택을 받고 있는 등 의료체계가 급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의사 개개인의 수준에서 차이가 많이 나고, 사립병원 진료비가 유럽 수준으로 비싸 모든 국민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전통의학과 관련해서는 1800년대 유럽의학의 영향으로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모든 전통의학을 말살하고 오직 서양의학만을 정식의학으로 받아들여 지금의 서양의학 단일 의료체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시골 등지에서는 부항치료, 약초치료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전통의학을 유지해 왔으며, 터키 의료인들 가운데 해외에서 보완대체의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사설단체를 꾸려 학위를 수여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 왔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와 세계적인 흐름에 힘입어 지난 2012년에 보건부 산하에 전통보완대체의학과가 만들어지고, 2017년을 목표로 여러 가지 법안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올해에도 수차례에 걸쳐 전통의학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즉 터키 정부는 보완대체의학 관계 법령, 관련 교육체계 및 의료체계 정비를 201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적극 진행하고 있다.
Q. 현지에서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강의는 병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들은 한국 한의학 교육과 병원의 체계에 대해서 많이 놀라며, 한국 한의학에 호감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 역시 기존의 의료와 다른 새로운 대체의학이라는 관점에서 호기심과 더불어 긍정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보여지는 이들의 태도 변화는 호기심을 충족하는 수준의 겉모습에 대한 변화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의학에 한계에 목말라 하고 있는 사람들이며, 우리가 그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다는 것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우리와 함께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현장에서 한의학에 대해 몰라서, 혹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몰라서 하는 오해들이 많다. 몰라서 그러는 것이기 때문에 잘 설명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침에 대한 개요를 강의했던 날, 침에 대해 검증하고 싶다며 치통이 있는 학생이 피실험자로 자원했었다. 수업과정의 일환으로 앞으로 불러내 치통에 대한 즉효침을 놓고 난 후 바로 통증이 사라졌다며 신기해하는 모습이 기억이 남는다. 또 한의사는 대체의사라는 오해에 최면술도 할 것이라고 믿고 최면술 수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함께 근무하는 조병진 원장이 최면실습을 겸하는 수업을 진행했고, 반응이 대단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Q. 효과적인 한의약의 세계 진출 방안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서 선점의 효과를 활용한 한의학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한의학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켜줄 수 있다는 등의 기대감을 충분히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한의학은 이미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보다도 임상에서 많은 것들을 사용하면서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실력면에서 월등하다는 것이 큰 경쟁력일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갖고 세계로 나간다면 터키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한의사들이 한의학을 들고서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가 쇄국정책을 쓰면 결과는 발전이 아닌 퇴보인 것처럼, 한의학이 대한민국 내에만 머무르면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물론 국내의 힘든 현실에서 국외로 힘을 돌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길 수 있지만, 이러한 한의사의 해외진출사업은 멈춰서는 안되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100개의 한의원이 1명의 전도유망한 젊은 한의사를 찾아내 영국이나 독일 혹은 미국의 유수 대학에 석사과정이나 연구과정에 보내주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즉 언어와 문화면에서 국제적 감각을 가져서 한의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전문인으로 양성하자는 것이다. 1년에 1억원이면 될 것이고, 한 한의원에서 1년에 100만원을 투자함으로 세계화가 되어 있는 1명의 한의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1000개의 한의원이 1명을 담당한다면 1년에 10만원이면 된다. 한의원 수가 1만개라면 10명은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회비에 추가로 10만원을 더하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순진하게 보면 이렇게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방법을 포함해 세계적인 안목과 능력을 갖춘 한의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앞으로 한의학의 미래를 생각할 때 모든 일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Q. 해외진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단지 먼저 나왔다고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며, 나 자신도 아직까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다만, 나와 다름에 대해 마음을 열면 열수록 그들도 나에게 마음을 연다는 사실은 꼭 알았으면 한다. 서양의학의 장점에 대해서도 알고 나온다면, 그들의 약점을 채우는 한의학으로서 그들에게 접근할 수 있으며 더불어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나라의 문화와 국민성을 모른다면 그곳에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앞으로 더 많은 한의사들이 협회를 통해 한의학 세계화라는 임무를 맡은 개척자의 입장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제도적인 측면에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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