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세상과 담 쌓던 도구였지만 이제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

기사입력 2014.09.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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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부터 20일 이틀 동안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시장배 전국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직전에 열리는 전국대회로 국가대표선수들을 포함해 전국 256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장애인 탁구는 지난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을 시작으로 장애인올림픽에서 우리에게 많은 메달을 안긴 효자 종목으로, 우리나라의 장애인스포츠를 정상의 위치까지 발전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들의 기합소리와 핑퐁 소리가 가득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행사를 주최하고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손해복 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장수한의원장)을 만나 임기 막바지를 앞둔 소회를 들어봤다.

    -2013년 1월1일부터 시작해 거의 서울시 장애인탁구협회장으로 활동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이번 대회를 개최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울시 산하에 총 32개의 장애인 가맹단체가 있는데 이 중 우리가 최우수 단체가 돼서 이번 대회를 열 수 있었다. 보시다시피 제 1회 대회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니 얼마나 기쁘겠나.

    -최우수 단체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기본에 충실했다. 일단 비리가 없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같이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괴리가 큰 나라에서 거의 60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생활 체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한 게 주효했다고 본다. 이를 위해 나 스스로가 더 탁구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그래서 2011년 서초구청장배 탁구대회 5부 경기에서 준우승을 했고, 올해 개최된 서울시생활체육대회 희망부에서는 3등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장애인 탁구에 대한 간단한 설명
    전체적인 룰은 비장애인들과 거의 같고, 차이점이 있다면, 장애 등급에 따라 1등급에서 5등급 까지는 휠체어에 앉아서 경기를 하고, 6등급부터 10등급까지는 스탠딩으로 서서 경기를 하는 것이다. 나는 장애가 있지만 비장애인을 상대로 경기를 할 수 있는 정도다.

    -본인에게 스포츠란 어떤 의미, 그 중에서 굳이 탁구를 택한 이유
    어릴 때 집에 탁구대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하긴 했는데 굳이 따지자면, 밖에 나가기 싫어서 가족들과 지내다 보니 하게 된 부분이 있다. 즉 어릴 때는 세상과 담을 쌓기 위해 탁구를 했지만, 지금은 탁구가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주는 창구가 됐다. 탁구는 항상 상대가 있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읽고 배려해야 하는 경기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매개체가 탁구고 같은 방식으로 장애를 모르는 사람들이 탁구를 통해 장애에 대한 마음의 문도 열 수 있다고 본다.

    -한의사라는 직업이 장애인탁구협회장을 하는데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경기를 하다가 선수들의 근육이나 손목에 염좌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내가 가진 본래의 직업이 도움이 됐다. 생활 체육경기나 전문 선수권 대회에서 팀 닥터까지 해 회장 겸 주치의로 활동한 셈이다.

    -한의사의 사회 공헌 및 참여에 대한 생각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인으로 성장하면서 장애우의 권익과 인권 문제에 자연스레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꼭 어떠한 직능 단체에 속했기 때문에 그 단체의 이미지를 좋게 한다는 목적보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참여하는 게 좋다고 본다. 자신만의 분야에 매몰돼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데만 앞장설 게 아니라 자신부터 나와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한의계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우리를 이해하는데 더 마음을 열지 않을까.

    -장애인탁구협회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사실 처음엔 반바지를 입고 운동을 한다는 것이 쑥스러웠고, 또 양쪽 목발을 짚고 탁구장에 나타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이런 생각이 강하다보면 이기려는 욕심만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이러한 태도가 굳어진다면 비장애인들이 보기에 장애인들은 경기에서 준수해야 할 매너를 덜 지킨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렵겠지만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즐기며 탁구를 했으면 좋겠다. 장애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임기가 거의 막바지에 달했는데 향후 계획은?
    사실 연임으로 할 거 같다.(웃음) 하게 되면 미력이나마 탁구가 장애우간의 신뢰와 존중, 그리고 협력과 결속의 밑바탕이 되는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아가 향후에는 대한장애인 체육회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나중에 패럴럼픽 선수 단장도 해보고 싶다. 한의원이라는 개인적 공간에 앉아있기보다 세계를 넓혀가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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