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뜻 거스른 원격의료 시범사업

기사입력 2014.08.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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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합의를 통해 복지부와 원격의료를 추진해 왔던 의협이 막상 설문조사를 시행해보니 정작 회원들은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회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12~14일 사흘간 전국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6357명 중 95.22%인 6053명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3.48%인 221명에 그쳤다.

    원격의료가 아닌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전체의 90.61%인 5760명이 압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했다. 찬성은 6.86%인 436명에 불과했다.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원격의료와 비슷한 정책의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절반이 넘는 55.34%의(3518명)응답자들이 '휴폐업 등을 포함한 강경한 대응'으로 맞서겠다고 답했다. '시범사업 참여거부 등의 비협조로 대응'은 2240명으로 35.24%,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협상으로 대응'은 599명으로 9.42%를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협 회원은 “원격진료는 근본적으로 정치권에서 표를 얻기에 좋은 공약일 뿐 현실적으로 원격의료라는 건 탁상공론에 불과할 정도로 진료 범위가 좁고 책임소재가 불명확해 의료현실을 아는 의사라면 반대하는 게 당연하다”며 “회원들 개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협회가 대체 누구의 이익을 좇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이 회원은 “원격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대형 컴퓨터라든가 특수 장비들을 설치하면 대기업에만 이익이 될 뿐 개별 의원들에게 무슨 이익이 되겠냐”라며 “요즘 의사들 취직도 안 되는데 차라리 그 돈으로 보건소를 지어주고 급여를 높여주면 실업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와 의협은 올해 3월 17일 제2차 의정 합의를 통해 원격의료, 영리 자법인 등을 포함한 38개 어젠다를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양측은 후속 조치를 위해 ‘의정합의 이행추진단’을 구성했고 4~7월 총 3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6월 취임한 추무진 의협회장이 뒤늦게 의사들의 여론을 반영해 ‘원격의료 시범사업 수용 불가’를 선언했고, 지난달 16일 의정합의 이행추진단이 전면 중단됐으며 시범사업의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원격의료 설명회마저 취소됐다. 처음부터 회원들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득은 없고, 결과적으로 정부와 의료계 간 불협화음으로 불신만 조장한 꼴이 됐다.

    한편 의정합의가 깨져 더 이상의 정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복지부는 의협 대신 보건소, 의료 IT업체 등과 함께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9월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행할 예정"이라며 "의협이 참여하지 않아도 보건소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국회 논의과정을 밟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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