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뇌<기쁨, 슬픔, 느낌의 뇌과학>

기사입력 2014.08.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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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한의사] 2


    뇌과학이 모든 학문의 중심이 된지도 20년이 넘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七情과 氣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용어가 느낌이다. 느낌은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을 말하며 영어로는 feeling, sense, sensation으로 번역된다. 대학시절에 배웠던 뇌의 해부학적 구조중심에서 느낌과 의식에 대한 뇌의 기능중심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만나는 책이 <데카르트의 오류>이다.

    1999년에 번역된 다마지오의 첫 책인 <데카르트의 오류(Des cartes’ Error)>(1994)는 정서와 느낌이 인간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책이다. 그리고 2007년에 번역 출간된 세 번째책 <스피노자의 뇌(Looking for Spinoza)>(2003)에서 느낌과 정서의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정서-느낌’에 관한 3부작을 마무리하였다.

    2001년 ‘뉴욕 타임스 북 리뷰’가 뽑은 ‘10권의 최고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던, 느낌과 정서가 자아 형성에 끼치는 역할을 논의한 다마지오의 두 번째 책인 <사건에 대한 느낌(The Feeling of What Happen s)>(1999년)은 우리나라에 번역 되지 않았다.

    2011년도에 <Self Comes to Mind : Constructing the Conscio us Brain>을 출간하면서 그의 주제는 느낌에서 의식으로 넘어갔다. 뇌과학에서 느낌에 관한 부분은 마무리 했다고 보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느낌은 매우 중요한 핵심주제이다. 우리는 늘 환자들에게 “침을 맞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한약을 드시니 오늘 아침에 기분이 좋으셨지요?”라고 물으면 환자들은 “무엇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지만 몸의 느낌이 좋고, 기분이 훨씬 좋아졌어요”라고 한다. 한의사가 늘 느낌이나 기분에 묶여 있는 것을 비과학적이라고 하던 양의사들에게 구조의학이 아닌 기능의학과 느낌의 중요성을 밝힌 책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스피노자의 뇌>이다.

    저자는 느낌이란 뇌가 신체를 조절하기 위해 신체 상태를 알려주는 뇌의 지도가 필요했기 때문에 존재하는 뇌의 생명조절기구라고 정의한다. 이를 통해 느낌은 타고난 생명감시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느낌의 내용으로는 통증의 상태부터 체온, 홍조, 가려움, 떨림부터 내부 장기 및 생식기의 감각, 장기 평활근의 상태, 국부적인 pH, 포도당, 삼투질의 농도, 염증성 물질의 존재 등이며, 이것이 느낌으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이는 한의학에서 한열조습을 신체환경으로 해석하여 체질을 분류하거나 변증을 하는 한의학을 정당화시켜준다.

    이 책의 백미는 다마지오가 새롭게 정의 내리는 건강 상태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신체기능이 최적일 때 다음과 같은 현상과 느낌이 나타난다고 한다. 남에게 접근하려는 행동이 촉진되고, 신체가 이완되며, 신체골격이 꼿꼿이 펴지고, 자신감과 행복함이 얼굴 표정에 드러나며, 엔도르핀이 생성되어 쾌락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400페이지가 넘는 책 모든 부분이 이처럼 쉽게 쓰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한의학의 원리를 뇌과학으로 설명해야 한다면 우리는 다마지오를 인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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