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을 찾아서”

기사입력 2014.08.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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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한의사]-1

    왜, 책을 읽는가? 현대사회에서 독서는 통합과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이에 따라 본란에서는 1년에 자연과학도서 100권을 읽자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 백북스클럽(www.100booksclub.com)의 대표인 대전시 박성일 원장(박성일한의원)의 도움을 받아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도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삶에 대한 에세이는 많지만 최초의 병리학 에세이라는 설명이 도리어 이 책을 선택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그러나 한의대에서 한방심장내과학과 양방임상병리학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2012년 7월에 출간된 책으로, 저자는 서울아산병원 병리학 교수이며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병리전문의를 딴 분이다.

    책은 서울의대를 마치고 병리학 전문의가 되어 다시 시카고 러쉬대학병원에서 병리학 전공의를 시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나이 들어 다시 미국에서 부검을 하고 병리조직을 보면서 하루 종일 질병의 근원을 알고자하는 저자의 고생이 눈에 생생히 그려지며 그 고생이 오히려 부럽기까지 했다.

    의문이 있거나 더 탐구해야할 대상이 있을 때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도 해소할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저자는 늘 “질병은 왜, 어떻게 시작 되는가?”, “생리학을 들으면 사람이 아플 수가 없을 것 같고, 병리학을 듣다보면 안 아플 수가 없을 것 같다”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우수한 의사는 환자를 열심히 진찰하고 여러 검사도 하며 정확한 진단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정작 진단을 해도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약간의 증상치료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서양의학의 문제점을 병의 근원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스스로 정의 내린다. 그리고 그 당시 개업가에서 몇 년 만에 큰 빌딩을 지었다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근원을 찾는 공부를 위해 세계의학의 본산지 미국으로 병리학을 배우러 간다. 병리학은 모든 질병을 규정하는 언어이자 실체였기 때문이다.

    형태 위주의 의학에 기능적 의학이 더하여 새로운 의학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저자는 미국에서 훌륭한 스승들을 만나고 연이어 독일 암연구소와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를 다녀온다. 의사 한명이 세계적인 병원과 연구소에서 연구와 임상을 충분히 하게 될 때 어떤 의사가 될지도 궁금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한의사인 나를 비교해 보는 것은 고통이었다.

    나의 자존감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 책의 뒷부분 chapter5에 이르러 반전이 일어났다. 새천년의 새 학문, 유전체학의 설명에서 한의학이 새로운 의학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개인의 체질에 맞춰 진료하는 맞춤의학의 시대를 예견한 것이다. 저자는 “전통의학은 모든 것을 체질로 이해하는데, 서양의학은 개인적 차이를 무시하고, 약 처방도 체중 kg당 얼마씩이라는 식이 대부분이다. 분명 앞으로 새로운 체질의학이 올 것이다”라며 한의사들조차 100% 동의하지 않는 체질의학의 시대를 예고했다.

    이 책을 이틀 밤에 다 읽은 나는 한 달 정도 먼저 출간한 나의 책 <내 눈 속의 한의학 혁명>을 이인철 교수께 보내드렸다. 며칠 후 이인철 교수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훌륭한 선물 너무 감사합니다. <내 눈 속의 한의학 혁명>이야 말로 박수를 받아야 할 책이군요. 생생한 임상자료와 참고문헌도 많이 제시하셨더군요. 아무튼 제가 제시하고자 했던 ‘우리 의학’의 한 좋은 선례를 보여주어 진정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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