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 당뇨 관리시 무분별한 양약 처방이 오히려 치매 환자 양산
한의사의 의사소견서 발급 문제없어… 치매진단 한의대교육에 망라
MMSE, CDR, GDS 등 진단기법은 양의 것 아닌 임상심리사 개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 대한치매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등 양의사단체 16곳은 지난달 23일 7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치매특별등급제도에 참여를 전면 거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늘면서 2012년 53만명이었던 치매환자가 2025년이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치매로 인한 건강 및 사회적 비용도 증가해 암 질환의 2배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치매 R&D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치매와 관련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8조7000억원으로 2020년에 18조9000억원, 2030년에는 38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양의사들의 자직능 밥그릇만을 챙기기 위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부상돼 있는 치매환자 관리에 손을 놓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민을 볼모로 한 오만방자한 작태에 지나지 않는다. 의료인 본연의 의무를 망각하는 한심한 행태, 그 자체다.
무분별한 양약 투약으로 치매 발병율 키우는게 문제
오히려 문제는 한의사들의 치매진단 여부보다는 치매를 예방해야 할 주체인 양의사들의 무분별한 약물 투약으로 경증치매환자를 중증치매환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점이다.
미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가 ‘JAMA Internal Medi cine’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혈압약을 장기간 복용한 여성은 유방암 발병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혈압약 과다 복용은 유방암뿐만이 아닌 치매 발병의 주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고혈압과 당뇨 발병시 평생동안 양약 복용을 처방하는데, 이 경우 나이가 들면 혈관에 탄력성이 없어 동맥경화가 오는데 양약을 복용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면 결국 뇌 끝부분에는 혈액 공급이 안돼 치매가 발병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여러 연구보고서(Cochrane Review 2010, Cooper C et al 2013, Tricco AC et al 2013)에서도 치매특별등급의 대상이 되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양약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환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미 한의사는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소견서 발급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건강보험 항목에 치매검사료도 산정돼 있다. 더욱이 지난 3월 입법예고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치매 확인을 위한 의사소견서 발급 자격에 한의사도 엄연히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양의사들이 치매특별등급제도 보이콧의 이유 중 하나로 한의사들이 현대의학에 근거를 둔 치매진단용 평가도구를 무단 도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양의사들은 치매 확인을 위한 의사소견서 발급의 평가 도구인 MMSE(간이정신 진단검사), CDR(임상적 치매척도검사), GDS(노인우울증 척도검사) 등이 현대의학에 근거를 두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한의사들이 사용하면 불법 의료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의사들의 큰 착각이다. 이미 한의약 분야의 치매 진단과 관련한 임상 사례는 수천건이 쌓여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한의약공공보건사업 평가 및 경진대회’에서는 ‘한의약 경도인지장애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치매환자 관리 사업을 펼친 의정부시보건소의 공로를 인정,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여한 바 있다.
당시 김경한 한의사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은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은 수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MMSE-DS(인지기능), GDS-K(우울척도), GQOL-D(삶의 질)의 세 가지 지표를 사용했다.
치매진단도구는 결코 양의사들만의 것이 아니다
또한 한약, 침, 양생교육, 기공체조, 영양식, 인지재활프로그램 등의 한의약적 방법으로 관리한 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혈액생화학검사(AST, ALT, rGPT, BUN, 크레아티닌, 요산)를 추가적으로 실시한 결과, 장기간의 한약 복용에 있어서도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인지기능은 평균 19.96%, 우울척도는 평균 42.74%, 삶의 질은 평균 30.97%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양의사들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MMSE, CDR, GDS 등의 진단 검사툴은 애초 외국의 임상심리사들에 의해 개발된 후 국내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양의사들만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강형원 교수(원광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는 “한의사들이 치매를 진단, 치료할 수 없다는 양의사들의 발언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한의약 분야에서는 치매 진단을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시행하고 있다.
첫째는 문진과 정신상태검사(mental status examination)와 신경심리검사(neuropsychological test)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것이고, 둘째는 일상생활 수행능력(Activity of daily living, ADL) 진단을 통해 일상 및 사회생활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셋째는 치매환자들이 자주 나타내는 이상행동 또는 문제행동을 조사하는 것이고, 넷째는 치매의 원인질환을 감별 진단하는 것이다.
또한 김근우 교수(동국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도 “현재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치매진단과 관련해 많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심리검사 등 한의대 교육과정서 충분히 교육
김 교수에 따르면, 인지기능 평가를 중심으로 한 치매환자의 사회, 생활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신경심리검사로는 MMSE-K, K-DRS, CDR, GDS 등이 활용되고 있고, 임상 양상과 경과를 진단기준으로 하는 경우는 ICD(국제질병사인분류)와 DSM(정신질환메뉴얼)이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장·단기 기억 및 지남력 장애 △의사소통능력과 판단력의 장애 △행동·심리증상(망상, 환각, 불안행동, 공격성향, 우울감정 등) 등의 판별이라는 한의학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치매진단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의사들은 우선적으로 과다 투약하는 양약 처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하며, 더 이상 말도 안되는 행태로 한의사들의 치매특별등급 의사소견서 발급에 대해 딴지를 걸어선 안된다. 이와 함께 치매특별등급제도 불참 선언으로 국민을 협박한 망언과 오만방자한 작태는 분명 지탄받아 마땅하며, 의료인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에 대해선 당장 백배사죄하는 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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