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 민간위탁병원 ‘부정 의료행위’ 적발돼도 ‘재지정’ 관행 만연

기사입력 2014.05.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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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이하 권익위)는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등 보훈대상자들의 진료 편의를 위해 지정·운영하는 ‘보훈 민간위탁병원’이 부정한 의료행위로 적발된 경우에는 진료계약을 해지하거나 위탁병원 재지정을 제한할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장에게 ‘국가보훈대상자 의료지원규정’ 등 관련제도를 개선토록 의견을 표명했다.

    청주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 권모씨는 청주 지역 보훈 민간위탁병원인 A병원이 2012년에 진료비 부당청구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는데도 위탁병원으로 재지정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권익위에 민원을 제출한 바 있다.

    이 민원에 대해 국가보훈처와 대전보훈병원은 A병원이 진료비를 부당 청구한 것은 사실이나 부당 청구금액은 전액 환수 조치했고, 민원인 주장처럼‘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70조(행정처분 기준)에 따른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은 받지 않았기 때문에 A병원을 위탁병원으로 재지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권익위가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가보훈처 등의 답변과는 달리 A병원은 2012년에 약 2억2000만원의 부당 청구금액을 환수조치당했을 뿐 아니라 업무정지 20일, 약 1억6000만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으며, 청주 지역 보훈단체 2곳이 작성해준 A병원에 대한 ‘위탁병원 계약체결 동의서’는 보훈단체가 아닌 A병원 실무자가 작성한 후 보훈단체를 찾아다니며 관인을 받아 대전보훈병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권익위는 전국의 보훈 민간위탁병원 총 308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 이들 병원의 22%에 해당하는 68개 병원이 부정 의료행위로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 등 소관부서는 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이러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위탁병원 재지정 및 계약 해지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위탁병원 지정 후 계약이 해지된 병원은 총 41곳인데, 휴·폐업이나 진료과목 폐지 등의 사유가 32곳(78%), 보훈단체의 교체 건의에 따른 것이 5곳(12%), 위탁병원의 해지 요청에 의한 것이 3곳(7%), 적정성 평가결과 ‘하위’ 판정으로 인한 것이 1곳이었으며, 부정 의료행위로 계약이 해지된 병원은 단 1곳도 없었다.

    또한 위탁병원 재지정 계약은 통상 2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체 308개 병원 중 5회 이상 재지정 된 병원이 78곳, 10회 이상은 13곳에 달하는 등 사실상 위탁 병원이 휴·폐업을 하지 않는 한, 사실상 계속해서 재지정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서 권익위는 위탁병원의 재지정 횟수를 제한하고, 공개경쟁을 통해 적정성을 심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위탁병원을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위탁병원의 거짓이나 부정한 진료행위를 수시로 확인해 잘못이 확인되면 그 내용이나 횟수 및 행정처분(업무정지, 과징금)의 경중 등에 따라 위탁병원 지정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대상자 의료지원규정’등 관련제도를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국가유공자 등 보훈대상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며,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이들을 진료하는 위탁병원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더욱 강화하고, 실질적인 확인과 감독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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