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제왕절개로 태아 뇌손상…의료진 배상

기사입력 2014.05.27 18:43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양사연)는 제왕절개 수술을 늦게 시행해 태아가 뇌손상을 입었다며 A(4)군과 A군의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과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총 3억29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군의 어머니 B씨(41세)는 임신 41주가 되던 지난 2010년 6월24일 서울 강동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도분만 시도 중 태아 심박동수가 떨어져 제왕절개술로 A군을 출산했다.

    당일 A군의 심박수는 오전 8시5분부터 분당 100~105회로 떨어지기 시작해 8시20분쯤에는 분당 90~100회의 서맥이 관찰됐고, 이에 따라 병원은 B씨의 자세를 변경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태아의 심박동수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오후 4시10분쯤 분당 60~70회까지 감소하자 병원 측은 B씨에 대한 제왕절개수술을 결정하고 오후 4시28분쯤 A군을 분만시켰다.

    출생 직후 A군이 청색증과 태변 착색증상 등을 보였으며, 현재까지 저산소성 뇌손상과 경련 및 뇌수두증으로 인해 거동조차 불가능한 중증장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분만 당시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지 못해 태아곤란증(태아가 자궁 내에서 심장 박동에 이상이 생기는 증세)이 의심된 A군에 대한 제왕절개술을 뒤늦게 결정, A군의 저산소성 뇌손상을 악화시켰다”고 판시했다.

    다만 판결에서는 자궁 내에서 태아가 비정상이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 비율을 40%만 인정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임신부 95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출산 시 자연 분만이 66%, 재왕절개가 34%로 집계됐으며,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5-15%를 2배 이상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현실에서 정작 제왕절개술이 시급한 환자에게는 수술을 미루고 불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제왕절개를 과도하게 권하는 현실은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뒤늦은 제왕절개술도 커다란 문제지만 불필요한 제왕절개술이 무분별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 역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제왕절개술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의사협회와 소비자단체가 자국내 1500여 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왕절개 수술 중 20%가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병원의 시술은 60%가 의학적 필요가 아닌, 의사 권유나 산모 요구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 의사협회는 “불필요한 수술은 오히려 위험성만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