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적 관점에서 본 '동의보감'

기사입력 2009.08.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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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31일, 동의보감이 현존하는 의학서 중 최초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방송공사(KBS)는 이를 기념하는 특집프로그램을 2부작으로 제작하여, 지난 6일에 2부를 방영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동의보감의 영향력을 집중 조명한 제1부 ‘동의보감, 세계적 의학서적이다’편에 이어 제2부 ‘동의보감, 그 의학적 진실은?’편에서는 과학적 검증을 통해 침, 추나요법 등의 한방치료 효과 입증과 한의학의 과학화 작업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 질병 중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암. 동의보감 잡병편에 기술된 적취, 옹저가 현대적 병명인 암에 해당한다. 동의보감은 이를 어혈이 뭉쳐서 생긴다고 보고 침, 뜸 치료 등을 행한다. 한의학계에서는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최원철 센터장은 혈액 분석을 통해 어혈을 정상 어혈부터 암으로 변하는 9단계로 정리했다. 신장암 및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허명씨는 1년간 한방치료를 한 후 덩어리로 뭉쳐있던 어혈 8단계에서 치료 후 어혈 덩어리가 많이 풀어지고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4기 암 환자들에게는 다음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할 만큼 마음의 평안은 암 치료의 핵심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어혈은 마음의 평화가 오면 저절로 사라진다’고 나와 있다. 침, 뜸을 통해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고 불안감을 해소시킨다. 이에 대해 최원철 센터장은 “어혈은 마음의 스트레스들이 엉켜서 풀지 못해 생기는 것이며, 마음의 평정과 감정의 안정이 치료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동의보감의 기본 정신”이라고 전했다.

    특히 동의보감 탕외편에는 건칠 즉, 옻나무가 어혈과 적취를 없애는 약재로 기술되어 있다. 실제로 최 센터장은 전체 85명 환자를 대상으로 옻나무 추출액의 한약 투약을 통해 1년 이상 생존률 58%, 2년 이상 생존률 32%의 놀랄만한 성과를 거뒀다. 경희대 어완규 교수는 “이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고, 치료를 통해 기대 이상의 생존기간과 증상완화를 보였기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국립보건원산하 국립암연구소에서는 옻나무추출액의 항암효과를 관찰한 논문의 옻추출물 투약처방사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의학에서는 침을 통한 뇌의 활성화를 인정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간질치료인 미주신경자극치료와 관련한 침술연구를 진행한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전신수 박사는 실험을 통해 양릉천을 침으로 정확히 자극하면 뇌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동양의학 최고의학지에 게재되었고, 이것은 경락과 경혈의 존재를 입증한 것이다. 전 박사는 “한의학이 과학적 입증을 통해 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의보감 외형편에 ‘급격한 허리통증에는 행간을 자하라’고 씌어있다. 자생한방병원 박병모 원장은 “근육을 조절해주고 통증을 제거해주는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의 행간혈이 통증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동의보감에 기술되어 있는 추나요법은 꼬리뼈, 목 등에 자극을 주어 기혈 순활을 원활하게 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정승영씨는 병원에 올 당시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심하고 혼자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추나요법을 통해 치료한 후 현재 통증이 많이 완화되고 혼자 걸을 수도 있게 됐다.

    한편,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학의 과학화 및 표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혀로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데, 이는 한의사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하여 한의학연구원에서는 디지털 설진기를 개발해 혀를 통한 진료의 표준화를 연구중이다. 또한 한의학연구원에서 만든 안면진단기는 안면형태와 체형, 혈액검사자료 등을 바탕으로 체질을 진단하는 것으로 정확도 75%를 자랑하며 ‘망진’의 객관적인 틀을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김기옥 원장은 “현대과학 및 현대의학과의 교류를 통해 한의학을 근거중심의학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하고, 과학적 규명을 통해 한의학의 과학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원철 센터장은 “병과 치료와의 관계 속에 인간의 마음을 넣어 생각한 허준 선생이 바로 의성”이라며 “이렇듯 사람의 감정과 마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치료를 급선무라 생각한 동의보감에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의보감이 현대의학의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영국 옥스퍼드대 데니스 노블 생물학 박사는 “앞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체질에 맞춰 진료하는 체질의학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우리 스스로 동의보감이 갖는 역사적 가치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한의학의 표준화, 과학화 및 세계화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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