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를라(감사해요) 韓醫學!”… 몽골 해외의료봉사

기사입력 2010.08.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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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7일 오후 인천공항. 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단장 강동철) 몽골 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춘재) 60여명이 몽골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삼삼오오 모였다.

    이번 해외의료봉사가 1993년 네팔 가우리샹카를 시작으로 18년만에 100회째를 맞는다는 상징성 때문이었을까. 이들의 가슴에 채워진 자부심과 책임감의 무게만큼이나 KOMSTA의 역사는 더욱 깊게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출발한 지 3시간30분 후 몽골의 쌀쌀한 밤기운에 서둘러 숙소로 이동하는 한방의료봉사단원들의 얼굴에는 어느덧 내일부터 시작될 의료봉사에 대한 설레임으로 상기돼 있었다.

    8월8일 오전 9시. 한·몽친선한방병원에서 개소식을 가진 후 이춘재 단장의 인솔하에 한·몽 친선한방병원과 바얀골구립병원, 가나안학교에서 의료봉사를 펼칠 3개의 의료봉사팀이 꾸려졌고 이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능숙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아침 일찍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어린아이부터 지긋하게 나이드신 노인까지 한명 두명 병원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잠깐의 개소식을 마친 후 대기줄은 벌써 병원문을 넘어서 있었다.

    이번 의료봉사에는 2001년에 개원해 현재 국제협력한의사 3명이 근무하고 있는 한·몽 친선한방병원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국제협력의사로 이곳에서 근무한 바 있는 김중길 원장. 당시 직접 병원 벽돌을 날랐다는 그가 6년만에 가족과 함께 다시 이곳을 찾은 것이다. 병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길에서 남다른 추억과 애정이 넘쳤다.

    약 30분 후 바얀골 구립병원에서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경혈학교실 의료봉사팀 ‘WON-Medi’(단장 송문영)가 의료봉사를 펼쳤다.
    일사분란하게 병원 2~3층에 진료실과 약재실을 마련하나 싶더니 이내 환자 진료에 나서는 놀라운 팀웍을 보여줬다.

    나중에 송문영 교수에게 들어 알게된 사실이지만 침구 경락을 전공한 한의학박사학위자들이 주축이 된 이팀은 몽골에서만 벌써 3번째 의료봉사란다. 2003년 네팔을 시작으로 연 1회 해외의료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하니 이번에 보여준 끈끈한 결속력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나안학교로 파견된 팀은 오후부터 진료에 나섰다.
    위치상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진료를 위한 책상, 베드, 환자 대기 의자 등 모든 것을 직접 준비해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이 낙후돼 있어 의료혜택을 가장 필요로 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보람도 컸단다.

    KOMSTA의 100회 해외의료봉사이자 8번째 몽골 의료봉사의 첫 날은 이렇게 저물어 갔다.



    8월9일 오전 10시. 바얀골 구립병원 회의실에서 한·몽수교 20주년기념 및 친선한방병원 1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 김용호 국장이 한국 한의학의 현황과 정부 육성정책, 발전 방향등에 대해, 원광한의대 손인철 교수는 뜸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그 시술법을, 김재효 교수는 한반도에서 폄석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고고학적 탐구를, 한국한의학연구원 침구경락연구센터 이상훈 박사는 경락의 해부학적 실체에 대한 한국연구현황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몽골 전통의사와 보건소 관계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세미나를 마칠 정도로 이들의 한의학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오후에 가진 몽골전통의사협회 치메드락차 회장과의 면담 내용은 한국 한의학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았다.
    치메드락차 회장에 따르면 1999년 창립된 몽골전통의사협회는 현재 회원이 700여명이며 총 3곳의 대학(국립대학 1곳, 사립대학 2곳)에서 6년제의 전통의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의제도도 시행되고 있는데 전통의사가 된 후 10년의 임상경력을 쌓으면 전문의시험을 통해 자격을 갖게 되고 5년 더 경력을 쌓으면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그 후 5년 더 경력을 쌓으면 다른 의료기관 자문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 3등급체계다.

    특히 몽골 전통의사들은 초음파 등 현대적 진단기기를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의료기사 지도권도 갖추고 있다. 다만 치료는 각자의 영역 내에서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의료관련 법을 개정해 무면허 의료시술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가족 대대로 물려 내려오고 있는 시술이라 할지라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한의학의 현실을 감안할 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면담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진선두 원장이 양 젖을 말려 쿠키처럼 만든 ‘아르’를 나눠줬다.
    100km 떨어진 곳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신 할머니가 무릎과 허리 통증이 많이 없어져 고맙다며 ‘아르’를 가져다 주셨다는 것. 새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의 ‘아르’가 할머니의 따듯한 마음과 함께 입안에 서서히 녹아들었다.

    8월10일 오전 보건부 의료정책국 아마르자갈야담 국장과의 면담은 전통의학에 대한 한국과 몽골 정부 차원의 교류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오후에 찾은 가나안학교에서 환자들에게 약을 나눠주고 있는 부산한의전 본과 2학년 이헌수 학생을 만났다.
    국제보건포럼 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이번 해외의료봉사를 알게됐고 그렇게 그의 첫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됐단다.
    참가하기 전 진료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막상 와서 보니 할 일도 많고 도움이 될 수 있어 너무나 기뻤다는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의료봉사에 참여해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8월11일 오전 10시 가나안학교에서 익숙한 한국 동요가 리코더로 연주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김성진 씨와 한의사 27명과 함께 이번 의료봉사에 참가한 가족 이채연, 진정연, 강민선 학생이 그동안 현지 아이들 25명에게 리코더와 색종이 접기를 가르쳤던 것.
    비록 며칠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어서였을까?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가슴 찡한 여운을 남겼다.

    8월7일부터 15일까지 8박9일간 몽골 한방해외의료봉사를 마친 이춘재 단장은 “이번 의료봉사는 KOMSTA 100회 해외의료봉사여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가족과 함께해 더욱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의사가 되기 전부터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항상 느꼈던 점은 처음엔 주겠다고 가지만 정작 올때는 더 많은 것을 받아 온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최근 한의원 경영이 어렵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돌리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지만 먼저 한의학이 살면 회원들의 봉사에 대한 마음도 같이 되살아날 것으로 믿는다”며 회원들의 KOMSTA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손인철 교수는 “해외의료봉사는 참여하는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세계인이 한의학을 바라보고 평가하게 되는 만큼 한의학 세계화의 선봉대라는 사명감과 그에 걸맞는 실력, 그리고 가슴에 진정성을 갖고 현지인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며 “한의학의 영역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다니면서 확보되어지고 확인되어지며 이를 통해 세계인이 한의학으로 건강을 회복할 때 진정한 한의학의 세계화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몽골을 떠나야하는 마지막날. 밤 하늘의 수 많은 별들이 현지인의 마음을 대신해 ‘바야를라(감사해요) 韓醫學!’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 KOMSTA 제100차 몽골 해외의료봉사 참가자 명단 ※
    이춘재, 진선두, 이상운, 김성수, 김길섭, 강락원, 김중길, 공덕현, 김준수, 정호석, 김석, 손인철, 송문영, 정희철, 김재효, 최윤영, 성병식, 이상훈, 홍덕, 권오상, 김응선, 이주성, 송성원, 정범환, 곽현민, 김영찬, 김린애, 이윤자, 김민주, 윤형경, 이영진, 김유리, 구경진, 정의철, Ludovic Satre, 이재혁, 정진원, 정진휘, 이태헌, 성현경, 정선아, 김용호, 임준묵, 최광호, 유은숙, 천은숙, 김성진, 김서영, 박혜림, 한은경, 이헌수, 하나 캅, 이채연, 진정연, 강민선, 강동기, 김유진, 김유빈, 유리라 등 6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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