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몇 달 전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았는데, 간기능이 약간 상승되어서 2차 검진을 권장했습니다. 간기능수치가 2배 정도 이내고 별 다른 증상도 없을뿐더러 유독 가족들이 간수치가 높은 체질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2차 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검진센터에서는 간수치가 높다니까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혹시 한약 먹으셨어요?” 하더군요. 조금 의아해졌습니다. 과연 그럴까? 논문검색사이트인 퍼브메드를 뒤져보았습니다.
1. 간수치가 높으면 모두 한약 때문인가?
직장인의 건강검진에서 간기능 검사의 이상율은 높게는 약 16.3% 정도까지 된다고 합니다. 1995년도 모 병원에서 8184명의 건강검진에서 8.6%가 간기능비정상으로 여자는 0.7%, 남자가 12.4%로 남자가 훨씬 많습니다. 한약을 안 먹었어도 원래 약간 높을 수 있습니다.
1998년 이스라엘의 1차 검진기관에서 10개월간 abnormal LFT를 보인 156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non-alcholic fatty live changes(비알콜성 지방간), Gilbert’s disease(길버트증후군; 빌리루빈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되었으나 임상적 의미는 없는 증후군), acute infectious hepatatis(급성감염성 간염), alcoholic liver disease(알콜성 간질환) 그리고 간경화, 간독성약물손상이었다고 합니다.
간 수치가 약간 높더라도 다양한 원인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며, 무조건 ‘한약’을 의심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은 아닙니다. 특히 한약과 같은 약물로 인한 간손상은 ALT가 3배 이상 상승부터 고려하되, 5배 이상이며, 황달이나 복통, 식욕부진 등이 동반되어야 하고 Rucam score 같은 원인산정법에 근거해야 합니다.
2. 간수치가 상승한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일까?
1996년도 연구에 따르면, 공단에서 시행하는 정기검진자료를 통해서 성인 3048명을 각종 약물복용력, 약물복용횟수 및 복용량 개인일반력, 질병력, 음주 및 흡연력 등을 조사했습니다. AST/ALT가 비정상으로 100% 이상 상승한 집단과 AST/ALT가 정상인 집단간에 각종 약물복용력, 약물복용횟수, 복용량을 조사하고, 개인일반력, 가족력, 직업, 교육수준, 수술력, 방사선력, 질병력, 음주, 흡연력, 심지어 침시술(Acupunture) 등을 검토했습니다.
간기능수치 상승군을 분석한 결과 정상군에 비하여 44세 이하가 많았고 경제수준이 높았으며 비만한 편이었고, 교육수준, 직업, 가족력, 수술력, 방사선촬영력, 침구(침시술)이용력, 흡연 및 음주 습관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반면 약물복용력에서는 간장제, 보약을 포함한 한약 복용 유무, 횟수, 기간 등은 별 영향을 안 주었다고 합니다.
3. 한약을 먹으면 간수치 상승은 어느 정도 될까?
1994년부터 1995년까지 독일 뮌헨의 Technical University에서는 만성복통, 피로, 여드름 등 다양한 질환에 중의약 및 기타 침술 등 중의로 치료받고 퇴원한 1507명의 환자를 분석하였습니다. 이 중 ALT가 2배 이상인 경우는 14명으로(0.9%) 5명은 과거에 간질환등이 있었고, 13명은 중의약(Chinese drug)복용과 연관이 있었지만, 퇴원한 후 8주 이내에서 ALT를 추적조사한 결과 11명은 정상이었고, 특히 그 중 6명은 계속 중의약을 복용했지만 괜찮았다는 것이다. 대략 중의약(Chinese drugs)을 복용한 후 1% 정도가 경미한 간수치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한약을 쉬면 자연호전 되는 경증이라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한약복용에 대한 임상연구로는 일본에서는 2496명 중에서 약 9명(0.6%)의 상승이, 홍콩에서는 1701명 중 3명(0.2%) 정도가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약으로 인한 간기능 이상은 대부분 경미하며, 약인성 간손상의 빈도는 0.01~0.001% 즉 인구 1만명 혹은 10만명중의 한명 정도로 드물며,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유독 한국에서만 그렇게 한약이 간손상의 주요 범인이 되어야 하는 다른 사연이 있는 건 아닐까요?
4. 간독성을 일으킨 주요 약물은 무엇일까?
스페인에서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장장 20년간 여러 병원에서 약물로 인해서 간독성이 생긴 총 446 케이스를 분석하였습니다.
간독성의 대표적인 약물로 Amoxicillin- clavulanate 59명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외에도 Ebrotidine 22명, INH+ RIP+PIZ(결핵약) 22명, Ibuprofen(진통소염제) 18명, Flutamide 17명, Ticiopidine 13명, Diclofenac 12명, Isoniazid 9명, Medical Herbs 9명, Nimesuide 9명, Carbamazepine 8명, Bentazepam 7명, Tetrabamate 7명, Azathioprine 6명, Erythromycin 6명, paroxetine 6명, Valporic acid 5명 등이었습니다. antiinfectious(소염제)가 32%였고, systemic antibiotics(항생제) 98명이고,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가 53명 등이 주로 차지하였다고 한다.
물론 허브(Medical herb) 등도 있는데 케이스가 20년 간 총 446명 중 9명으로 매우 적었습니다. 미국의 Dilin(약인성간손상네트워크)이나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약물을 복용시에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간기능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되면 줄이거나 끊는다고 합니다.
매서운 한파, 경제난, 취업난에 더불어 국민들에게 새 걱정이 하나 늘어났습니다. 간 하면, ‘한약공포증’과 불안염려증에 빠집니다. 상극을 넘어서 상생과 협력의 시대에 의사, 한의사, 통계학자, 역학연구, 정부기관, 대학 등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과연 한약 복용에 대한 임상적 연구를 했으면 합니다.
특정인구집단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특정질병의 발생(간수치 상승)에 관여하리라는 의심되는 인자들(예; 한약복용, 약물, 음주, 비만 등)을 질병의 원인과 관련된 인자에 폭로된 정보를 수집하여 추적 관찰하여 연구를 코호트구축(Cohoert studies)을 하는 건 어떨까요? 한약은 수천년간 국민의 질병치료와 건강에 기여해왔고, 21세기에도 전 세계인의 건강을 돕고 있습니다. 한약은 간을 망가뜨리는 독극물이 아니라 신이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 주신, 자연이 간직하고 있는 놀라운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1. Drug -induced Hepatotoxicity,J Clin Gastroenterol 39, supp 2,april 2005
2. Drug-induced Liver injury; an analysis of 461 Incidences Submitted to the spainish Registry over a 10-year perioid. Gastroenterlogy 2005;129:512-521
3. Monitering of liver enzymes in patients treates with traditional chinese drugs. Complement ther Med 1999 Dec;7(4):208-16)
4. Abnormal Liver function tests in the primary care setting, Harefuah,1998 aug;135(3-4):89-92,168)
5. 건강한 한국성인남성의 자가약물복용력에 따른 간기능장애 발생여부 조사. 예방의학회지 제 29권 제 4호 1996.
6. 이선동외 , 한약안전성 및 독성에 관한 기초연구보고서, 대한한의사협회 , 2006년
7. 사무직 채용신검에 있어서 간기능 검사에 대한 고찰, 예방의학회지 제 28권 제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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