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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천연물 규제과학의 허브로 토대 다지겠다”[한의신문] 동남권 천연물 안전관리의 허브 구축을 목표로 출범한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초대 원장인 최준용(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한방병원 교수) 신임 원장으로부터 연구원의 역할과 비전을 들어봤다. Q. 연구원의 출범 배경과 비전은? 2017년 경남 양산시 일원에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 조성이라는 지역 공약 추진을 위해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부산대한방병원 등이 경상남도, 양산시와 함께 기획안을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천연물임상지원센터’라는 초안을 작성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부처 기능과 역할에 맞도록 사업안을 수차례 수정했다. 이후 ‘천연물안전지원센터’로 방향이 정리됐고, 2020년 식약처 지원으로 1.5억 규모의 타당성 조사 기획과제를 수행했다. 개인적으로 부산대한방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자로서 한약·한약제제의 기초·임상 연구를 수행하면서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체감해 왔다. 특히 한약과 한약제제 등 천연물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은 천연물의 기원 문제, 위품 혼입, 제제약의 품질관리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 케미컬 의약품이나 바이오·재생의료 분야에 비해 국민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시장 성장도 충분치 못한 점, 전통의학의 오랜 경험과 자산에도 세계 천연물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안전하고 품질 높은 한약과 한약제제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이후 2021년에는 로드맵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획과제를 추가로 수행했고, 2022년 설계에 착수했다. 2023년부터 건축이 진행돼 2025년 12월17일 준공됐고 약사법 개정(2026년 11월 시행 예정)을 통해 법인 설립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1월 식약처 산하 재단법인인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이 정식 출범하게 됐다. 연구원의 핵심 추진 전략은 ‘과학적 품질관리 기술개발(Science)’, ‘생산 및 제품화 지원(Support)’, ‘시설·인력 등 인프라 구축 지원(Synergy)’의 3S로 설정했으며, 이에 맞춰 세부적인 중장기 과제를 수립하고 있다. 연구원의 핵심 역할은 기존 천연물 관련 시험·분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품질 및 안전과 관련한 약리 기반 AI기술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국민이 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천연물 유래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중장기적 목표로는 세계적 수준의 규제과학 역량을 확보해 해외 의약품 규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국내 기업의 품질관리 기술을 높여 우수한 국산 천연물의약품이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Q. 식약처가 강조하는 ‘천연물 의약품의 전주기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천연물 산업 활성화’라는 목표를 지원하기 위한 연구원의 중요한 기능은 무엇인지요? 전주기란 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천연물의 기원과 재배환경에서부터 시작해, 주로 건조한 동식물·광물 등의 한약재 제조과정, 한약·생약제제의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에 대한 다양한 시험·분석 방법, 개발 전 단계의 인허가에 필요한 의약품 규제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런 안전관리는 한 단계라도 놓치면 국민 건강에 직접적 위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식약처 규제 및 심의 업무를 과학적 연구개발 측면에서 적극 보조·보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우수한 안전관리 기술을 국내외에 적극 알리고, 이를 통해 한약재와 한약·생약제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보건의료인과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결국 시장의 확대와 산업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원은 식약처의 공식적인 규제와 심의업무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는 전문 산하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연구원은 AI와 디지털을 어떻게 한의약과 접목할 계획인지? 천연물은 성분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매우 큰 분야이기 때문에, AI와 디지털 기술이 도입될 경우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식약처에서도 AI를 활용한 한약재 관능검사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천연물의 경우, 산지와 재배 조건에 따라 축적되는 방대한 성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AI 이미지 인식기술과 다성분 분석모델을 결합하면, 지능형 품질판별 및 진위감별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실제 작동하기 위해선 각 요소에 대한 개별적이고 충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천연물의 재배부터 유통까지 전주기 이력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어, 보다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당장 모든 것을 구현하기보다, 향후 이러한 기술들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Q. 산·학·연·병 협력 플랫폼으로서 연구원이 국내 천연물 산업계에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은? 연구원이 위치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일대에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의료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상급종합병원, 재활병원, 어린이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 등이 집적돼 있으며, 의·치·한·간호학과 등 보건의료계열 대학과 정보의생명공학대학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천연물 관련 제품의 초기 아이디어 발굴부터 제품 승인과 임상까지 전 주기적 연구가 가능한 매우 우수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인근의 부산항은 우리나라 한약재 수입 통관의 가장 중요한 항구다. 때문에 연구원은 천연물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과 안전관리에 매우 적합한 입지라고 생각한다. 산업계와 기업에 대해서는 제품화 연구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의 컨설팅을 연구원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동남권에 위치한 한약재 제조업체들에게는 개방형시험실 서비스를 통해 한약재 확인시험과 필요 시 지표성분 및 유효성분 확인 등을 통해 hGMP에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한약재 제조업체 이외의 천연물 유관 기업, 대학, 병원 등과도 협업을 통해 연구 및 개발(R&D), 아이디어 구체화 가설 검증, 시제품 제작, 기술 사업화까지 폭넓은 품질관리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한약·생약제제 생산 제약회사에는 의약품 기준 및 시험법 지원, 제품화를 위한 한약 조성 설정, 임상시험 관련 자문 등 실질적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구원이 이제 막 출범한 신생기관인 만큼,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은 개방형시험실을 통한 한약재 품질관리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한약전과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된 여러 시험법을 실제 산업현장에서 보다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에 우선 집중하고자 한다. Q. 기존 한약 산업과의 연계 또는 지원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한약재의 품질관리는 연구원의 매우 중요한 핵심 업무 가운데 하나다. 상당수의 hGMP 한약재 제조업체는 규모가 영세해 충분한 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개방형시험실 서비스는 이러한 소규모 한약재 제조업체들이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품질관리와 hGMP 기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서울 1개소에서만 운영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연구원 내에도 개방형시험실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천연물 단계에서부터 한약재의 기원과 진위를 보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생산부터 유통까지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약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고 보다 안정적인 품질관리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 Q.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천연물의약품의 세계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대만, EU,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한의학에서 활용되는 소재를 포함한 다양한 천연물을 추출·가공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전통의학의 경험이 있음에도, 까다로운 해외 규제의 장벽을 넘지 못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물의약품 분야의 규제외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한다. 단순히 규정을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각국의 규제 체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과할 수 있는 규제기술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필요할 경우, 외교적 협력과 제도적 지원까지 연계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연구원의 중장기적인 목표다. Q. 신뢰받을 수 있는 천연물(한약재)의 위상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설정하고 있는가? 신뢰받을 수 있는 천연물의 출발점은 무엇보다 천연물의 품질과 안전관리다. 여기에 더해 가공된 한약재의 품질 확보, 제약회사에서 제조하는 다양한 제형의 한약·생약제제 및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과학적이고 엄격한 품질관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그동안 다소 침체되고 위축됐던 한약과 한약·생약제제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품질관리뿐 아니라 적극적인 홍보와 신뢰 회복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홍보성 광고를 넘어, 엄격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국내외 유수 학술지에 발표하며, 그 결과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해당 분야와 관련한 ISO 국제 표준을 선도해 천연물 안전관리 분야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겠다. 제약회사들도 품질관리가 까다로운 의약품들을 연구원과 협력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제품화에 성공할 수 있다면, 국민의 신뢰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다. 나아가 국민의 신뢰는 국내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의 기반이 돼, 우리나라 천연물의약품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향후 대한한의사협회와의 협력 방안은? 한약재 및 한약제제 품질의 개선은 한의사의 처방 확대, 국민의 신뢰도 상승 및 시장 확대라는 바람직한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연구원은 대한한의사협회와 양방향 소통을 통해 연구 주제의 발굴, 연구결과 홍보 등을 계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6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2000년 4월23일 타이완 중국의약대학부속병원에서 ‘제4회 立夫中醫藥學術獎演講會(FOURTH LIFU ACADEMIC AWARD FOR CHINESE MEDICINE)’를 개최할 때 경희대 류기원(柳基遠) 교수(1940〜2024)가 강연한다. 류기원 교수가 2005년 경희대 의사학교실에 기증한 자료에 이 강연회에서 만든 자료집이 포함되어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본 강연은 4월23일 오후 1시30분부터 5시40분까지 강좌마다 40분씩 모두 5강좌가 진행됐다. 강연 장소는 중국의약대학 부속병원의 立夫醫療大樓 21층 국제회의실이었다. 강연에 앞서 치사를 한 인물은 陳立夫, 黃維三, 謝明村, 蔡長海 등 관계자들이었고, 발표자는 경희대 류기원, 日本 北里硏究所의 山田陽城, 國立中醫藥硏究所의 陳介甫, 버지니아대학의 David J. Mayer, 中國中醫硏究院 鍼灸硏究所의 朱麗霞 등이었다. 류기원 교수의 강연은 오후 2시부터 2시40분까지 첫 번째로 진행되었다. 좌장은 林昭庚·謝慶良 교수였고, 통역은 경희대 이혜정 교수가 진행했다. 강연의 제목은 「難病之中醫治療」(앞쪽 강연 제목에서 이렇게 되어 있지만, 뒤쪽 메인 논문에는 제목이 「疑難病的醫方治療」로 되어 있음)였다. 류기원 교수는 인천시 강화군 출신으로서 경희대 한의대를 1964년 13기로 졸업하고 경희대 한의대에서 한방내과학(제3내과) 교수로 근무했다. 그는 한의학회 이사장, 한방병원협회 회장, 한방내과학 회장, 경희대 한방병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류기원 교수의 강의를 위해 제출된 논문은 「疑難病的醫方治療」였다. 류기원 교수는 난치병으로 ①베제트씨병 ②중증무력증 ③만성신장병 ④전신성 홍반 ⑤이명 및 현훈 ⑥천식 ⑦말초혈관폐색증 ⑧과민성질환 ⑨갑상선기능이상 ⑩면역기능이상으로 인한 질병, ⑪중풍 및 후유증 ⑫만성소화계통질환 ⑬각종 癌症 등을 꼽고 있다. 13종의 질환에 대해 그는 임상표현, 한의학적 병리관, 예후 및 치료, 처방의 순서로 정리하고 있다. 지면 관계상 그가 제시한 처방들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베제트씨병: 태음인청폐사간탕, 용담사간탕, 방풍통성산, 지유탕, 오폐산. ②중증무력증: 빈소산, 사군자탕, 사물탕, 빈소천마탕. ③만성신장병: 가감위령탕, 청신건비탕, 청심연자탕, 실비음, 목방기탕. ④전신성 홍반: 가감위령탕, 태음인청폐사간탕, 용담사간탕, 시호억간탕. ⑤이명 및 현훈: 반하백출천마탕, 비소산, 자금정, 우황청심환, 사향소합원, 태음인청폐사간탕, 용담사간탕. ⑥천식: 心源性哮喘은 분심기음, 사향소합원, 조위승청탕, 기관지성 효천은 조위승청탕, 청심연자탕, 육미지황원, 팔미환, 신기환, 이진탕, 보폐연자탕, 청상보하탕. ⑦말초혈관폐색증: 육묘탕, 시우담주, 해독제생탕. ⑧과민성질환: 과민성 비염은 청상견통탕, 조위승청탕, 소음인보중익기탕, 반하백출천마탕, 소양인독활지황탕, 소양인형방지황탕, 육미지황탕, 과민성 피부염은 승마갈근탕, 청기산, 태음인청폐사간탕, 방풍통성산, 은화사간탕가감방, 평위건비탕. ⑨갑상선기능이상: 청심연자탕, 태음인청폐사간탕, 자감초탕, 분심기음, 십육미유기음, 청간해울탕. ⑩면역기능이상으로 인한 질병: 보중익기탕, 육미지황탕. ⑪중풍 및 후유증: 우황청심원, 사향소합원, 성향정기산, 오약순기산, 유풍탕, 태음인청폐사간탕, 소음인보중익기탕, 형방지황탕. ⑫만성소화계통질환: 반하백출천마탕, 보심건비탕, 정전가미이진탕. ⑬각종 癌症: 육군자탕, 대시호탕, 보중익기탕, 소음인보중익기탕. -
신미숙 여의도 책방-76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는 정부 조직이 있다. 2005년 김대중 정부에서 출범했었던 여성가족부(약칭 여가부)는 명칭과 기능을 두고 특정 정권 때마다 존폐의 기로에 선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여가부 폐지가 대선 캠페인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대남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거부감과 공격성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온·오프라인의 짧은 글이나 밈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우리 모두는 어머니로부터 생성된 존재들 아닌가?’이다. 여가부는 작년 9월 성평등가족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맘충, 페미충 등 범람하는 여성혐오 문화의 시작점이 순차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면 연이은 세대갈등이나 이념갈등 결국은 사회갈등도 조금씩은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난 5일 새벽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의 피의자 장모씨는 경찰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여학생인 걸 알고 한 건 아닙니다”, “계획한 거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같이 일하던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스토킹을 일삼던 자가 범행 대상으로 또 다른 여성을 물색하고 저지른 일이라고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타당하다. 서초구 한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피의자의 “여자라서 죽였다”라는 끔찍한 자백에 전국민이 분노했던 때가 딱 10년 전인 2016년 5월의 일이다. 일명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여혐으로 인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묻게 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왜? 어째서?” 1990년에 방영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드라마 제목도 갑자기 떠오른다. 로스쿨 준비 중인 딸을 두신 직원 한 분이 정기적으로 내원하신다. 본인 허리치료와 더불어 따님 처방을 문의하기 위해서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생리량이 극소한 데다가 생리통과 냉증을 달고 사는, 예민하고 늘 소화는 안 되고 그래서 밥은 깨작깨작 먹는 편이며 진하게 내려앉은 다크 서클에 누가 보아도 44싸이즈의 깡마른 체형을 가진 전형적인 소음인 대학생! 여성의학 분야의 실력이 미천한 나이지만 소음인을 살려내는 몇 개의 비방(?)을 알고있기에 자신있게 처방을 했고 약 복용 후 제반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얼마 후 전해들었다. 만성피로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 미주신경성 실신의 과거력, 기립성 저혈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음인 환자군은 대부분 해당질환 전문 분과의 순례를 두세바퀴 마친 후 종국에는 한의 쪽으로 심신을 의탁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한의사들은 준비되어 있다. 유독 예민한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해결해 줄 준비 말이다.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마야 뒤센베리, 한문화, 2019년 10월) - 의학계가 여성의 허약한 건강에 집착하는 데서 무시하는 쪽으로 이행한 핵심적인 원인은 히스테리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 정확한 병명으로 진단될 때까지 여성의 질병은 심인성이다. - 눈에 보이지 않는 피로와 통증을 동반한 만성질환은 대체로 여성의 몫으로 나타난다. - 사실 의료계가 여성 환자의 증상을 믿지 않아서 생긴 지식의 손실은 생각만 해도 충격적이다. 히스테릭한 여성이라는 망령은 너무나 강력해서 그것이 살짝만 환기되어도, 경험적인 진실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 (비르기트 불라, 열린책들, 2025년 7월) - 의사가 방광 시스템을 완전히 뒤집어 철저하게 검사하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고 모든 기질적 원인을 배제하고 나면 범인은 딱 하나 남는다. 바로 우리의 정신이다. - 한의학에 따르면 음과 양, 즉 여성 에너지와 남성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방광에 자주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방광과 신장 사이에도 부조화가 있을 수 있다. - 방광이 다른 장기에 의해 또는 유착이나 근막 구조, 인대, 근육 등에 의해 압박을 받아 움직임이 제한되면 태업을 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배변 장애나 과민성 방광 또는 빈번한 방광염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여자는 늘 어딘가가 아프다』 (야마자키 아쓰코, 마인드빌딩, 2025년 9월) - 자율신경실조증에 대한 침구치료는 환자 자신이 생명에 관계된 병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납득한 후에 했을 때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 ‘컨디션 난조를 개선하고 싶다면 거들을 입지 말라’ 혈행이 나빠지면 혈액이 몸 구석구석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냉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 혈류의 개선, 면역력 향상, 진통 작용이 뛰어나서 뜸만으로도 괴로운 증상은 서서히 완화된다. - 40세부터 60세 전후까지의 20년은 괴로운 시기이다. 여성의 컨디션 난조의 원인은 이게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갱년기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엘리자베스 코멘, 생각의힘, 2026년 1월) - 호흡기내과 역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증상을 단순히 불안으로 치부해 버리고, 더 깊이 들어가 유기적 원인을 탐구하지 않는 경향이 만연해있다. - 여성들에게 있어 호흡기 건강은 점점 의료의 영역이기보다 자기 관리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여성들은 명상을 하라거나, 호흡을 측정하는 앱을 다운로드하라거나, 운동을 더 많이 하라는 사이비 과학 조언의 홍수에 시달린다. - 1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의사들은 여성 위장관 환자들을 불안해하고 까다로우며 감정적이고 치료가 힘든 환자들로 간주한다. - 골다공증을 둘러싼 의료 환경은 너무나 혼란스럽고 여성의 골격을 연약한 것과 동일시했던 기존의 편견과 얽혀 있다. 『최초의 이브들』(캣 보해넌, 시공사, 2026년 3월) - 임신은 원래 위험한 일이고 여성의 몸에 손상이 남는 장기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 난소는 성숙한 난자를 만들기 위해 훨씬 오랜 시간에 걸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간 태아는 자궁에 있을 때부터 난포를 만든다는 점을 기억하자. - 세계 어느 곳에서든 여성은 죽음을 피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나다. 백세인은 유니콘같은 존재였다. 오늘날 백세인은 80퍼센트 이상이 여성이다. - 여성은 근본적으로 운동 직후 근육 강도가 더 떨어지는 듯했지만 훨씬 더 빨리 회복했다. 이것은 강한지 약한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와 조직 복구의 문제다. 지난 1월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성차(性差)의학” 즉 “남녀의 병 다르게 고쳐야 산다” 편을 방영했다.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달라져야 한다는 말인데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 원칙이 ‘맞춤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듯하다. 상견 증상이나 체질에 따른 구별을 중시해 온 한의학적 시각에서는 ‘성차의학’이라고 부르지만 않았을 뿐 이미 개인간의 차이를 중시하여 이를 구별하고 그에 맞춰 치료를 해온지 오래이다. 칸 영화제를 찾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유해한 남성성이 전쟁의 원인”이라며 유력 정치 지도자들 몇 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정치적 올바름과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을 기준으로 디즈니의 기존 작품들이 추구했던 여성성은 과연 올바른 것이었냐에 대한 반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의학적으로도 가치 평가와 영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었고 화두였다. 정치판에서 여성성은 득이었다가 독이 되기도 하고 독이었다가 득이 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영화 『여인의 향기』(1992년)하면 떠올려지는 탱고곡이 있다. 바로 “Por Una Cabeza”이다. 경마 용어로 ‘머리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근소한 차이, 간발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6월3일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임신, 출산, 육아의 짐을 짊어져야 하는 그 시기는 여성 정치인들에게는 어쩌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일 수도 있다. 여성성이 아닌 능력만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판에 뛰어들 수 있는 시대는 과연 도래할 것인가?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24한상윤 원광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원광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육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집중한다. 어떤 내용을 교육과정에 포함할 것인지, 어떤 교수법을 사용할 것인지,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가 교육 논의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의학교육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왔다. 학생들은 정말 우리가 가르치려는 것만 배우는가. 의학교육에서 ‘숨은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이라는 개념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afferty라는 학자가 의학교육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한 이 개념은 공식 교육과정과 별개로, 조직 문화와 제도, 인간관계 속에서 암묵적으로 전달되는 가치와 규범을 의미한다. 그는 숨은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전문직 사회화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쉽게 말해, 교육자가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학생들이 학교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가’를 학습 의학교육에서 숨겨진 교육과정을 분석한 최근 연구들은 학생들이 공식 강의보다 실제 교육 현장의 분위기와 상호작용 속에서 전문직업성을 강하게 학습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윤리적 민감성, 팀워크, 임상적 판단 태도와 같은 요소들은 공식 교과목보다 숨은 교육과정을 통해 더 강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근 JMIR Medical Education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서도 숨은 교육과정은 단순한 비공식 학습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환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학생은 단지 의학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가를 환경 속에서 학습한다는 뜻이다. 의학적 지식만 갖춘다고 의료인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숨은 교육과정이 중요하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 동료와 협력하는 방식,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자세 같은 것들은 교과서 몇 장이나 수업만으로는 익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교육 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체화된다.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학생 문화를 형성 그러나 숨은 교육과정은 긍정적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연구에서 숨은 교육과정은 위계적 문화, 질문을 억제하는 분위기, 감정 소진을 당연시하는 문화, 냉소적 직업관을 재생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숨은 교육과정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겉으로는 환자 중심 의료를 말하면서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환자를 질환명으로만 지칭한다거나 효율적 처리의 대상으로 다룬다면,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게 될까.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학생의 질문을 번거로운 것 혹은 수업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학생들은 어떤 태도를 내면화하게 될까. 협업을 강조하면서 다른 직역에 대한 편견 섞인 언급이 자연스럽게 오간다면, 학생은 그것을 현실의 규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예민한 관찰자라 할 수 있다. 교수의 강의 내용을 받아 적는 동시에, 그 강의 내용이 실제 행동과 일치하는지를 본다. 환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지, 학생의 서툰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다른 직역을 언급할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존중을 잃지 않는지를 지켜본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종종 강의 내용보다 더 오래 남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숨은 교육과정이 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끼리 공유되는 문화 역시 강력한 교육적 힘을 가진다. 2015년 『의학교육논단』에 실린 「의과대학의 잠재적 교육과정과 학생문화」에서는 숨은 교육과정을 단순히 교수 개인의 무심한 태도로만 보지 않는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학생 문화(student culture)를 형성하며, 그 안에서 선배의 행동을 모방하고 집단의 암묵적 규칙을 내면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식적으로는 협력과 성찰을 강조하더라도 실제 학생문화가 경쟁과 침묵을 장려한다면,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전혀 다른 가치일 수 있다. “이 과목은 이렇게 공부하면 된다”는 학습 전략뿐 아니라, “질문은 괜히 튀는 행동이다”, “실수는 들키지 않는 것이 낫다”, “힘든 것은 원래 참는 것이다” 같은 암묵적 메시지들도 학생 문화 속에서 전해진다. 공식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가치와 학생 문화가 충돌할 때, 학생들은 종종 후자를 더 현실적인 규칙으로 받아들인다. 숨은 교육과정은 한의학교육에 중요한 화두 이러한 숨은 교육과정은 한의학교육에도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된다. 한의학은 인간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환자의 개별적 맥락을 중시하는 철학 위에 서 있다. 그 발전 과정에서 진단과 치료의 기술만이 아니라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의료인의 품성 또한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그렇다면 한의학교육은 이러한 가치를 학생들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있을까. 더 정확히 말하면, 공식 교육과정뿐 아니라 숨은 교육과정을 통해서도 그러한 가치가 일관되게 전달되고 있을까. 교육자는 흔히 강의안을 통해 교육을 설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오로지 강의를 통해서만 배우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무심코 보인 태도, 조직이 용인하는 문화, 선배 집단이 공유하는 규칙까지 모두 교육이 된다. 한의학교육이 정말 인간 중심 의료와 전문직업성을 지향한다면, 우리는 교육과정 개편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교육 문화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만큼, 학생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묻는 일이 필요하다. 강의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수 있지만,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이 반복적으로 경험한 태도와 문화가 더 강한 교육 효과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숨은 교육과정은 이름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영향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육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우리가 가르치지 않았던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
“돌봄에서의 한의사 역할 알리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되길”[편집자주] 지난 3월 돌봄통합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한의계에서도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센터 참여를 통해 통합돌봄 체계 내에서의 한의사 역할 확대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천구한의사회가 양천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Y한방 주치의 사업’에서는 보다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본란에서는 ‘양천구 통합돌봄 한의약 플랫폼’을 개발한 주지영 양천구한의사회 부회장으로부터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계기 및 활용 현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통합돌봄 한의약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급속한 고령화 등의 이유로 건보재정이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정부에서는 지난 3월부터 전국적으로 돌봄통합법을 시행하고 있다. 즉 어르신들이 자기가 살던 곳에서 생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을 통해 사회적 입원비용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킴으로서 의료비 급증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중요한 사업에서 한의계는 자꾸만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기분은 한의계 모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이런 고민 중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사가 해나가고 있는 역할을 보다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정부측에 제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의약 플랫폼을 개발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개발된 플랫폼이 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 “양천구에서는 통합돌봄 신청자 가운데 한의 의료서비스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의사와 간호 인력이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건강상담을 제공하는 양천구 특화사업인 ‘Y한방 주치의 사업’을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일선 한의원에서 통합돌봄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가장 어려운 점이 대상자를 발굴하고, 한의원과 연계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는 구청이 대상자를 발굴하면, 이를 양천구한의사회에 통보해주며, 양천구한의사회에서는 대상자와 한의원을 1:1로 매칭하고 있다. 초기 플랫폼 개발과정에서는 재택의료센터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지만, 이 사업에서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통합돌봄 사업으로 수정 개발하게 됐다. 플랫폼에서는 대상자와 한의원의 연계는 물론 사전체크리스트를 통한 환자의 기초정보 확인, 방문진료 전·후의 환자 상태의 변화 확인, 청구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Q.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 및 중점을 둔 부분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플랫폼 개발에 대해 전문가도 아닌 상황에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만들어야 했던 점이다.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AI를 활용하면 행정업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플랫폼 개발이었지만, 어느 순간 나 혼자가 아닌 다수의 사람이 활용하는 플랫폼 개발로 확장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감 또한 무거웠었다. 진료 이후에 시간을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개발된 플랫폼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적극 활용할 뜻도 전해줄 때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구나’라는 어려움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플랫폼 개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먼저 대상자들에게는 질병정보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만큼, 이에 대한 유출 방지를 위해 의료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들을 살펴보면서 법에서 위배되는 부분은 없는지, 유출 위험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폈다. 또한 대부분 개원가 회원이다보니 한의원 진료 및 운영 이외의 단순한 행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중점을 뒀다. 이를 통해 발굴된 대상자의 한의원 연계는 물론 환자 등록, 청구시 필요한 행정업무, 공문 발송 등을 플랫폼 안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Q. 플랫폼 개발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양천구만이 아니라 서울, 나아가 전국의 각 지자체의 한의사회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확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아울러 한의사뿐만 아니라 의사, 치과의사들의 사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사전체크리스트를 통해 △보행 △인지 △통증 등을 평가해 총점 7점이 넘어야 대상자로 선정되며, 매 방문진료 시에도 간단한 체크를 통해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현장에서 직접 체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방문진료에 따른 환자상태의 변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종합적인 자료로 취합·변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플랫폼 개발의 취지인 돌봄 체계 내에서 한의사의 방문진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플랫폼 내에서 도출되는 치료결과는 물론 만족도 조사 결과까지의 데이터를 모아 보고서 형태로 정부에 제시한다면 통합돌봄 체계 내에서의 한의사 역할을 보다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실증적인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양천구만이 아닌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의 데이터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최근 서울시 기초자치단체 통합돌봄사업 담당 공무원 및 각 서울시 분회 사업담당 임원이 참여한 플랫폼 설명회를 개최한 가운데 동작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설명한 대로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자료들은 국가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한의사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의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 한의계의 미래를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갖고 플랫폼이 서울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의사는 항상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국가 보건의료정책에 반드시 참여해 의료인의 역할을 수행해 나갔으면 한다.” -
나와 한의신문···서관석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장(명예회장)□ 1994.4.27.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회’ 결성 기억은 휘발되지만 기록은 영원하다. 기록은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한 시대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응축시킨 그 때의 기록을 찾아 떠나본다. 1994년 4월27일···. 대한한의사협회가 제기동의 낡고 협소한 회관에서 탈피해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날이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서관석 명예회장(대한한의사협회 제31대 회장)은 투명한 백지 위에 한의사회관의 밑그림을 그리고, 회관건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전국을 순회했다. 중앙회 및 지부 임원, 동문회, 개원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한의사 회원 등 회관건립 기금을 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누구든지 연락해 성금 납부를 호소했다. 이 당시 한의신문은 서관석 위원장과 보조를 맞춰 건립기금을 쾌척한 회원들을 매주 마다 인터뷰해 소개했다. 이와 함께 회관건립부지 매입부터 시작해 터파기, 설계, 시공, 건축, 감리, 완공, 개관식에 이르기 까지 회관 완공의 전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 서관석 명예회장(사진)은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가장 큰 과제는 ‘회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나로 모으느냐’였다. 제기동의 좁고 오래된 회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성은 있었지만 정작 건립기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막막하기만 했다. 한약분쟁으로 지쳐가고 있는 회원들의 마음을 결집해줄 구심점이 절실했는데, 그때 핵심적 역할을 한 게 한의신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의신문의 헌신이 없었다면 현재의 한의사회관도 없었을 것이다. 회관건립 추진위원들도 백방으로 뛰었지만, 실제 회관건립 기금의 모금 운동에 불을 붙인 게 한의신문이었고, 너도나도 회관건립에 동참해야겠다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너무 큰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 한의신문, 매주 마다 성금 납부자 릴레이 인터뷰 큰 도움 그는 또 “한의신문에서 매주 마다 보도한 회관건립기금 성금 납부자 릴레이 인터뷰는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 일으켰다. 어떤 분은 소액을 내놓고는 왜 자기는 인터뷰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한의신문에 얼굴이 실리고 이름이 난다는 것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한의사회관 건립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다는 자부심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회관건립 추진위원들의 발품과 한의신문의 솔선 덕분에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회가 출범하여 기금을 모으기 시작한지 4개월 만에 45억 여 원이 걷히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고, 7개월 만에 서울 마포구 상수동 354번지 일대의 부지를 24억6020만 원을 들여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마포구청의 도시계획변경으로 인해 상수동 시대를 열겠다는 회관건립의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회관건립의 희망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대체 부지 물색과 모금 운동을 펼친 끝에 2002년 5월 강서구 가양동 26-5 번지의 대지 4000㎡를 25억6000만원에 매입하게 됐고,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관 건축 공사가 시작됐다. 서관석 명예회장은 “한의신문은 한의사회관의 조감도를 매번 신문 1면에 배치해 한의사 회원들이 큰 꿈을 갖고 회관건립에 나설 수 있는 디딤돌이 돼 줬고, 이후 기공식을 시작으로 터파기 공사, 거푸집 작업, 철근 대란에 따른 건축자재 확보 등 회관건립이전 추진위원회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때, 그때 효과적으로 전달해 줬다”고 덧붙였다. □ 건추위 결성 11년 만에 2005.5.27 한의사회관 개관 1994년 4월, 회관이전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2003년 12월16일 대망의 회관 기공식이 열렸으며, 숱한 우여곡절 끝 11년이 지난 2005년 5월27일 드디어 한의사회관의 개관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는 강서구 가양동에서 대한한의사협회의 새로운 역사가 열린 분기점이었다. 서관석 명예회장은 “시작이 반이라고 회관건립 의지를 갖고 전면에 기꺼이 나서 준 당시의 허창회 중앙회장과 회관이전건립 추진위원회 김봉기 부위원장, 박순환 간사, 경은호 감독위원장을 비롯한 건추위원들의 헌신과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한의신문, 적합한 대안 제시하는 언론으로 발전하길 그는 특히 “가양동 회관의 벽돌 한 장 한 장은 회원들의 지극한 정성과 한의신문의 진한 잉크로 쌓아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가양동 시대를 열기까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명을 다한 한의신문은 회관건립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한의신문이 인공지능이라는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한의약이 국민의 신뢰를 듬뿍 받을 수 있도록 보건의료 현안을 심층 분석하고, 적합한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으로 한층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현상 뒤에 숨은 기전(機轉)을 읽다: 온병의 시각으로 다시 보는 본질과 변증”[한의신문] 대한동의방약학회는 10일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온병(溫病)의 날: 두 거장 薛生白, 趙紹琴’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총 2개의 파트로 진행됐으며, 오전에는 ‘설생백의 습열조변을 통한 임상 응용(이원행 회장)’이, 오후에는 ‘조소금 온병학술사상을 통한 임상 응용(정규석 원장)’을 주제로 각각 강연됐다. 텍스트를 넘어 임상의 이미지로 본과 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치열하게 학문에 매진해왔지만, 지식이 쌓일수록 오히려 실전 응용에 대한 막막함은 커져만 갔다. 책 속의 문장들은 파편화되어 떠돌았고, 복잡한 병기를 마주할 때면 어디서부터 사고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답답함을 느끼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 겨울, 대한동의방약학회의 학생 대상 강의를 통해 모호했던 지식들이 머릿 속에서 이미지화되어 비로소 체계적으로 정합되는 경험을 했다. 학회 원장님들께서 임상 현장에서 쌓아오신 경험의 결과물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는 모습에 깊은 감명과 흥미를 느꼈고, 기회가 닿는 대로 그 값진 가르침을 직접 듣고 식견을 넓히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감사하게도 이번 정기학술대회에 학생 스태프로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고,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깨달음이 나를 설레게 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펜을 쥐었다. 본(本)을 향한 통찰: 습열의 층을 뚫어야 병이 낫는다 첫 강의를 맡으신 이원행 회장님께서는 태양, 온병, 습열이라는 세 가지 축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가장 먼저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은 “눈에 보이는 열(熱)과 독(毒)에 매몰되지 말라”는 말씀이었다. 흔히 불긋불긋한 아토피 환자를 보면 황금이나 황련과 같은 청열약을 떠올리지만, 그것이 온열(溫熱)이 아닌 습열(濕熱)일 경우 청열약의 남용은 오히려 습을 응체시켜 기기 소통을 방해하고 병태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셨다. 특히 ‘입은 마르나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口渴不欲飮)’과 ‘흉비(胸痞)’가 단순한 열증이 아닌 습의 결정적인 지표라는 설명은 변증의 정교함을 일깨워주었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과 처방을 1:1로 매칭하는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환자 내면의 습을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예비 한의사로서 가져야 할 매우 중요한 태도였다. 이어 습열증의 병기가 ‘허(虛)→습(濕)→울(鬱)→열(熱)→독(毒)’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은 복잡한 질병의 전개 과정을 한 줄의 실로 꿰어주었다. 환자가 한의원을 찾을 때는 이미 열(熱)이나 독(毒)의 양상이 드러난 상태인 경우가 많지만, 그 출발점은 결국 ‘습’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열을 끄는 것이 아니라, 습을 열어 울체를 소통시키는 ‘기기소통(氣機疏通)’에 있다. “습열을 풀면 여러 병이 한 번에 풀리고, 한 병을 풀려고 해도 습열의 층을 뚫지 못하면 낫지 않는다”라는 회장님의 말씀은 강의 내내 내 머릿 속을 맴돌았다. 본(本)이 습인 상황에서 섣불리 쓴 고한(苦寒)한 약들이 오히려 기기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은 임상의 엄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으며, 결국 눈앞의 증상이라는 함정 뒤에 숨은 습열의 층을 정확히 읽어내고 뚫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의 시작임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습열 치료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진액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셨다. 습을 말리고 열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위진(胃津) 살리기’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습열 치료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었다. 진액이 버텨주지 못하면 환자는 약력을 감당할 수 없기에 산약, 맥문동, 오미자, 계내금 등의 약재는 단순한 보조가 아니라, 치료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주요한 지점임을 깨달았다. 회장님께서는 “습열 치료는 요리와 같다”는 비유를 들어주셨다. 김치찌개에 필수 재료가 있듯, 습열 처방에도 ‘개상(開上)-창중(暢中)-삼하(滲下)’라는 뼈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다시 바라본 ‘곽향정기산’은 새로웠다. 주로 위장 관계 질환이나 외감 증상에 다용하는 처방으로만 이해했던 곽향정기산이 상초의 습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고 하초의 힘을 뺀, 삼초 변증의 전략적 산물임을 이해하게 되자 처방이 입체적인 이미지로 다가왔다. 삼인탕과 엮어 삼초의 균형을 조절하는 치법의 원리를 배우며, 약을 이미지화하여 떠올릴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응용한 처방들에 대해서도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선폐(宣肺), 기화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 이어진 정규석 원장님의 강의는 온열병과 습열병의 체계에 대한 분석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중 특히 “습열 치료의 출발점은 선폐(宣肺)에 있다”는 명제가 가슴 깊이 와닿았다. 습(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몸 안의 기화(氣化) 작용이 원활해야 하고, 그 기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당연하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핵심이었다. 기의 흐름이 막힌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정체될 뿐이다. 결국 ‘기기선창’을 목표로 폐기를 먼저 열어주는 것이 습열 치료의 첫 단추임을 깨달았다. 나아가 이번 강의를 통해 온열과 습열이라는 두 변증 체계의 공통 분모가 결국 ‘기기의 소통’에 있음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막힌 기기를 소통시키는 것이기에, ‘기기선창’이라는 핵심 키워드 아래 풍약(風藥)과 량혈약(凉血藥)을 조화롭게 배합하는 기전은 임상의 묘미를 보여주었다. 열증에 풍약만 쓰면 화기(火氣)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량혈약만 쓰면 기기가 응체되어 어혈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을 배합함으로써 풍약이 기기 소통을 유지시켜 한응(寒凝)을 방지하고, 량혈약이 풍약의 조열을 억제하여 “통달 속의 청량”을 구현해낸다는 설명을 통해 처방의 구조를 명확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원장님께서 제시해주신 의안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특히 1년 넘게 만성 설사를 하며 안색이 황색이고 기운이 없는 언뜻 보기에 ‘비허(脾虛)’인 환자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겉모습만 보면 보약을 써야 할 전형적인 허증 같지만, 맥을 짚어보니 활삭유력(滑數有力)하고 설태는 황니(黃膩)한 ‘습열 울결의 실증’이었다. 이 환자에게 섣불리 보약을 썼다면 오히려 실사(實邪)를 도와 병을 키웠을 것이다. 오히려 풍약으로 기의 문을 활짝 열어 약이 작용할 환경을 만든 후 량혈화어(凉血化瘀)하는 처방이 정답이었다. 만성 설사조차 허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은, 예비 한의사로서 맥과 설을 통해 병기를 끝까지 추적하는 집요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게 했다. 강의를 듣는 내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아토피를 앓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나는 피부가 매우 건조하고 가려움이 심하니 당연히 ‘혈허풍조(血虛風燥)’일 것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을 대입해보니 새로운 사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 얼음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식습관, 왕성한 식욕, 그리고 평소 틈날 때마다 보았던 붉고 건조한 혀와 힘 있는 맥은 혈허가 아닌 ‘혈열(血熱)이 치성하여 진액을 손상시키고 풍사가 날뛰는 상태’를 가리키고 있었다. 건조함이라는 결과값에만 매몰되어 혈허로 피부를 영양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한 순간이었다. 장막을 걷어내고 치유의 본질을 향하여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히 효과적인 처방을 배우는 자리를 넘어, 환자의 삶과 증상 이면에 숨겨진 병기의 실상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살피는 한의사의 진중한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아직은 배움의 초입에 서 있는 학생이지만, 선배님들께서 전해주신 통찰은 앞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공부를 이어가야 할지 알려주는 든든한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강의실 문을 나서며, 단편적인 정보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의 고통을 근본적으로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정진하겠노라 다짐해 본다. 이날 마음에 새긴 치료의 원칙들과 임상의 엄중함을 소중한 자양분 삼아, 언젠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따스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결실을 맺고 싶다. 귀한 임상의 정수를 아낌없이 나눠주신 이원행 회장님과 정규석 원장님,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이 특별한 장을 마련해 주신 대한동의방약학회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최근 한의학계의 학술 동향을 살펴보면, 진단과 치료에 있어 정밀한 의료기기를 활용하고 근거 중심의 임상 테크닉을 다루는 강좌와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임상 현장의 객관성을 높이고 치료의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현대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당연하고도 중요한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술과 술기(術技)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수록, 한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품고 있는 거대한 사유의 숲을 거니는 본연의 학습이 다소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은 아닌지,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로서 깊은 상념에 잠기게 된다. 한의학은 단순한 의료 기술의 집합체가 아니다. 인간과 자연, 생명과 질병의 관계를 통찰해 온 거대한 인문학적 축적물이다. 진정한 醫道를 세우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천을 읽어내는 醫史學, 다양한 학파의 치열한 논쟁과 철학을 담은 各家學說, 그리고 역사를 수놓은 한의학 인물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東醫寶鑑』과 『方藥合編』 같은 불멸의 한의학 서적들, 선배 의가들이 남긴 치열한 고민의 흔적인 醫案과 개인 경험방, 나아가 민간의 삶과 함께 호흡해 온 의료 문화와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었던 궁중의료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탐구하고 학습해야 할 ‘한의인문학(韓醫人文學)’의 핵심 자산들이다. 그렇다면 이 방대한 한의학의 바다를 어떻게 항해할 것인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도구를 주목해야 한다. AI를 단순히 최신 유행 기술이나 서양의학의 전유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본질에 더 깊이 다가가고 지식을 확장하기 위한 강력한 ‘학습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AI의 기초적인 작동 원리를 살펴보면, 최근 각광받는 거대언어모델(LLM)이나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 처리(NLP) 기술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순식간에 학습하고 그 안에서 유의미한 패턴과 맥락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과거에는 한자(漢字)와 고문에 대한 깊은 조예, 그리고 평생에 걸친 독서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문헌 간의 교차 검증과 개념의 연결이 이제는 AI의 보조를 통해 훨씬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방대한 고문헌 속에서 내가 원하는 지혜를 찾아내 줄 지치지 않는 ‘디지털 書童’을 곁에 두는 것과 같다. AI를 활용한 효과적인 한의학 학습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까? 첫째, 문헌의 입체적이고 융합적인 독해다. 예를 들어 특정 병증을 학습할 때, AI 프롬프트를 활용하여 『동의보감』에 나타난 철학적 병리기전과 『방약합편』의 실용적 투약 지침을 동시에 비교 분석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한의학이 어떻게 실용적으로 변화해 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숨겨진 지식의 발굴과 치료술의 재발견이다. 과거 문집이나 야사 속에 흩어져 있는 조선 시대의 의안들이나 궁중의료의 기록, 그리고 명의들의 개인 경험방 데이터들을 AI에 학습시키고 분석하면, 육안으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던 특정 본초의 배합 비율이나 숨겨진 치료술의 패턴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는 곧 죽어있는 활자를 살아있는 임상 지식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셋째, 대화형 AI를 통한 한의인문학적 사유의 확장이다. AI는 질문하는 만큼 답을 준다. 특정 각가학설이나 한의학 인물의 학술적 계보에 대해 AI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을 주고받다 보면, 학습자는 단순한 암기를 넘어 스스로 질문을 정교화하게 된다. “조선 후기 실학의 발달이 의학 인물들의 사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와 같은 거시적인 질문을 던지고 AI와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곧 한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훌륭한 훈련이 된다. 첨단 진단 기기가 우리의 눈을 밝게 해준다면, 의사학과 한의 문헌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은 그 진단을 해석하고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중심(中心)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기술의 발전이 한의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더욱 선명하게 밝혀주는 등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AI 시대, 한의학의 위기는 기술에 뒤처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유한 인문학적 사유의 깊이를 잃어버리는 데서 올 것이다. 후학들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지혜롭게 활용하여, 파편화된 지식을 넘어 한의학의 거대한 숲을 조망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융합형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이 눈부신 기술의 시대에 한의학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더욱 찬란하게 진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74년 간행된 『한방춘추』 6월호에는 「저명 한의사 五人의 임상례」라는 제목의 ‘부인병 특집’이 실려 있다. 이 잡지의 특집으로 원고를 제출한 5인의 저명 한의사는 ①원광대 한의대 이상점 교수(「질염에 대한 치료」) ②자인당한의원 이상국 원장(「피임에 대한 한양방적 소고」) ③유일한의원 류형수 원장(「불임에 대하여」) ④ 성심원한의원 宋炳基 원장(훗날 경희대 한의대 한방부인과 교수)(「대하증의 치법고」) ⑤ 김병운한의원 김병운 원장(훗날 경희대 한의대 한방내과학 교수)(「월경이상의 치법」) 등이다. 각각의 논문에는 질병의 정의, 원인, 증상, 치료의 순서로 논리적 차서로 정리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지면 관계로 각 전문가들의 치료 경험 위주로 저자들의 목소리로 소개한다. ① 이상점의 「질염에 대한 치료」: 목욕이나 수영을 하다가 세균이 감염된 경우에는 애엽이나 백반을 달인 물로서 뒷물을 하면서 인삼패독산을 쓴다. 허증인 경우에는 십전대보탕에 소회향 7.5g, 향부자 3.75g을 가미하여 쓴다. 임질균에 의한 질염인 경우는 용담사간탕에 지부자 18.75g을 가미하여 쓴다. 또는 팔정산에 지부자를 18.75g을 가미하여 쓰기도 한다. 질부와 음순의 종통에는 반총산에 삼선탕을 합방하여 쓴다. ② 이상국의 「피임에 대한 한양방적 소고」: 한의학에서 일체의 혈허와 부인경병을 치료하는 사물탕 본방에 辛味淨血하는 운대자(혹 홍화)를 가미하여 월경 후 공심복하거나 사물탕에 자초근을 가미하거나 가미사물탕방으로 당귀, 천궁, 백작약, 생지황, 운대자에 도인, 동규자 등을 첨가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임신의 체질적 기능의 상관계를 중시할 뿐 아니라 체온의 변화 출산 요인의 제거, 필요성분의 약물 선택 등 수증가감적 처방에 의하여 처리되는 것이다. 침구시체에 의한 단산효과에도 상당한 공헌하는 예는 足內踝 一寸穴, 三陰交, 石門穴 등을 들 수 있다. ③ 류형수의 「불임에 대하여」: 첫 번째, 35세의 부인이 결혼 10년이 지나도 계속 불임이었다. 결핵성늑막염으로 진단되어 滋陰降火湯에 去 麥門冬, 加 牛膝, 山梔子 一錢하여 복용시켜 완치한 후에 八物湯에 加 鹿茸 一錢씩 넣어서 1제를 투여한 후에 임신이 되어 출산해 현재 10세의 초등학교 학생임. 두 번째, 결혼 후 3년간 불임인 부인의 내외가 같이 내원하였는데, 부인은 무병하였고 남편이 陽虛한 것으로 진단하여 남편에게 加味雙和湯을 투여해 얼마 후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음. 가미쌍화탕은 백작약 五錢, 당귀·천궁·황기·숙지황 各 二錢, 육계 一錢五分, 구기자·토사자·복분자 各 二錢, 부자 五分. 2제를 제공. ④ 송병기의 「대하증의 치법고」: 임상에서 대하증 환자의 대부분이 어혈증을 수반하며, 세균 내지 습열을 겸하고 있다는데 착안하여 계지복령환을 애용하는 바, 비교적 효과가 좋았으므로 상용처방의 내용을 밝힌다. 계지·백복령·목단피·도인·적작약 各 一錢半, 금은화·토복령 各 二錢〜三錢, 의이인·현호색 各 一錢, 유향·몰약·감초 各 五分. ⑤ 김병운의 「월경이상의 치법」: 經水 色紫는 風이니 四物湯에 방풍, 백지, 형개를 가하고, 成塊紫黑은 熱甚이니 사물탕 加 황금, 황련, 향부자하고, 淡白은 虛이니 芎歸湯에 인삼, 황기, 백작약, 향부자를 가하고, 淡은 水가 섞였으니 二陳湯에 천궁, 당귀를 가하고, 經水가 烟塵水나 屋漏水나 豆汁과 같거나 혹은 황색을 띄었으면 濕痰이니 二陳湯에 진교, 방풍, 창출을 가한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최진용 진성한의원장 ☞ 여자 39세. ☞ 망진 : 면백에 윤기 있음. 복백에 조밀한 편이고, 윤기는 보통이다. (망진을 할 때 얼굴피부와 속피부(복부, 등)를 본다. 특히 여성의 경우 얼굴은 시술을 받고, 화장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부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審病門의 察病玄機에 따르면 척부를 진찰하라고 하였지만, 현대인들의 척부는 로션을 바르기도 하고, 외부에 노출되어 손상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피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속피부(복부, 등)를 본다. 속피부를 보고, 피부의 조밀함과 거침, 윤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다. 五臟六腑門의 五臟有小大에 따르면 오장이 다 작은 사람은 몹시 초조해 하고 걱정과 근심이 많다고 하였고, 臟腑大小는 피부의 조밀함(小理)과 거침(麄理)을 통해 파악한다고 하였다. 또한, 審病門의 可治難治證에 보면 병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환자의 형기(形氣), 색과 윤택함(色澤), 맥의 성쇠(盛衰), 병의 신고(新故)를 살펴야 한다고 하였다.) ☞ 맥진 : 右脈이 조금 더 크다. 부맥이 잡히고, 침하게 누르면 사라진다. ☞ 소화 : 하루에 2끼 먹고, 소화는 잘 된다. ☞ 대변 : 이상 없다. 2∼3일에 한 번 시원하게 본다. ☞ 소변 : 이상 없다. (소화, 대변, 소변을 문진한다. 用藥門의 治病必求於本에 따르면 중만과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표본을 따지지 말고,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하였다.) ☞ 오미 : 새콤한 맛을 좋아하고, 요새 단맛이 좋다고 한다. 쓴맛은 보통이고, 매운맛, 짠맛은 좋아하지 않는다. (오미를 문진한다. 審病門의 神聖工巧에 따르면 ‘물어서 안다’는 것은 환자가 바라는 오미(五味)를 알아서 그 병이 일어난 곳과 있는 곳을 안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 월경 : 월경 주기와 양은 이상 없다. ☞ 기왕력 : 뒷목, 다리 허벅지 쪽에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 발진으로 지난 2025년 9월 내원하였고, 부평(초)을 더한 사물탕 1제 복용하여 치료되었다. ☞ 주증상 ① 이명이 6개월 전부터 있었고, 최근에 ‘삐이’ 소리에서 ‘딱딱’ 소리로 변하고 빈도도 많아져 이비인후과를 내원하여 검사하였다.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② 5살 남아, 1살 여아를 육아하고 있어 신경 쓰는 일이 많고, 잠을 충분히 못잔다. 잠을 자도 몸이 너무 피로하다. ③ 최근 기억력이 감퇴된 것 같다. ☞ 치료 및 경과 ① 26년 1월12일. 이명이 심해져 이비인후과 내원 후 검사를 받았고,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처음에는 ‘삐-’ 소리가 나다가 현재는 ‘딱딱’ 소리가 난다. 육아로 인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몸이 피곤하며, 신경 쓰는 일이 많다. - 보중익기탕 本方 승마시호(酒炒) 40첩 60봉으로 1일 2회 30일분 투약함. ② 2월16일. 아침에 피곤한 기운은 조금 사라지고, 이명은 50% 정도 개선되었다. 몸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 이명이 더 나타난다. 그러나 맥은 아직 침하게 누르면 사라진다. - 보중익기탕 本方 승마시호(酒炒) 40첩 60봉으로 1일 2회 30일분 투약함. ③ 3월16일. 이명이 80%정도 좋아졌다. 1주일에 1회 정도 힘들 때 소리가 들린다. 스트레스 상황에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중이다. 아직 맥은 침하게 누르면 사라진다. - 보중익기탕 本方 승마시호(酒炒) 40첩 60봉으로 1일 2회 30일분 투약함. ④ 4월16일. 이명이 90% 정도 좋아졌다. 그러나 맥은 아직 침하게 누르면 사라진다. 증상은 개선되었지만 맥은 아직 약하기 때문에 적혈구가 교체되는 주기(120일)를 기준으로 한 달 더 복용하라고 하였고, 현재 같은 처방으로 복용 중에 있다. - 보중익기탕 本方 승마시호(酒炒) 40첩 60봉으로 1일 2회 30일분 투약함. ☞ 고찰 상기 환자는 우맥이 성하고, 속피부가 조밀하지만 윤기는 있지 않은 여성 환자로 이명, 피로 등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이비인후과 이경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5세 남아와 돌이 안 된 여아를 육아 중에 있어 심신이 모두 피로한 상태이다. 5살 아이를 육아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 외에도 신경쓰는 일이 많다고 한다. 맥을 꾹 누르면 사라지고, 속피부에 윤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허증으로 판단하였고, 5살·1살 아기를 육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노권상으로 판단하였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상부의 정기가 부족하면 귀에서 소리가 난다’라고 하였고, 耳門의 虛聾과 勞倦傷에 처방되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本方을 選方하였고, 기를 끌어올리기(升氣) 위해 승마(升麻) 시호(柴胡)를 주초(酒炒)하였다. 補中益氣湯을 세 달 복용 후 이명은 50%, 80%, 90% 점차 개선이 되었다. 증상은 좋아졌지만, 아직 피부색에 윤기가 없고, 맥이 약하기 때문에 적혈구가 교체되는 주기, 4달(120일)을 기준으로 한달 더 복용하라고 말씀드려, 같은 처방을 계속 복용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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