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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통증 진료 ‘엉터리 진단 주의보’“디스크래요”, “협착증이래요.”, “인대가 늘어났대요.” 개원가에서 통증 환자들을 진료하면 흔하게 듣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통증 진료 방식이라면 대부분의 이런 진단들은 믿을 수가 없다. 아니, 환자도 직접 자기 눈으로 X-ray나 MRI 영상에서 이상을 확인했다는데, 진단을 믿을 수 없다니 무슨 소리냐고? 이와 관련하여 우선 전세계 의학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해리슨 내과학’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한번 살펴보자. “영상 검사에서 발견되는 추간판 돌출이나 협착증, 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변화는 증상이 없는 일반 인구에서도 매우 흔하며, 이러한 영상 소견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임상에서 가장 흔한 근육 긴장이나 염좌와 같은 대부분의 연부조직 문제는 영상 검사로 확인되지 않는다.” 즉, ‘영상 검사만 가지고 통증 환자를 진단·치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해리슨 내과학’ 뿐만 아니라 전세계 통증 진료의 공동 가이드라인이고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게 잘 안 지켜지고 있기에 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유명 대학병원들의 진단 조차도 단지 영상의학적 검사만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사례 66세 J씨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3곳에서 영상 검사를 통해 ‘요추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고 ‘신경 차단술’ 등 시술을 반복적으로 시행 했지만 증상이 전혀 호전이 되지 않아 내원했다. 진찰 결과 단순한 둔부 근육 문제로 판단됐고, 4회 치료 후 증상은 완전히 소실됐다. 25세 L군은 1년 이상 지속된 극심한 허벅지 통증으로 대학병원에서 영상 검사를 통해 척추 수술까지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 표현과 진찰 소견은 단순한 ‘대퇴피부신경포착’이었고, 역시나 간단한 보존적 처치로 완전히 호전시킬 수 있었다. 65세 P씨는 야간에 심한 어깨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어 두 곳의 병원을 방문했다. 두 곳의 병원 모두 영상 검사를 우선 시행했는데, 심지어 각기 진단명이 달랐다. 한 곳에서는 ‘석회화 건염’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곳에서는 ‘회전근개 파열’ 문제라고 진단했다. P씨는 이후 대학 병원에도 방문했는데, 대학병원에서도 역시나 바로 영상 검사를 시행했고 회전근개 문제라며 “수술 밖에는 답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P씨는 수술 일정을 기다리는 상태로 내원했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은 임상적으로 전형적인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형태였고, 영상 소견과 무관하게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는데 다행히 야간통은 쉽게 개선됐다. 오십견이 맞았던 것이다. 참고로 오십견 역시 영상 검사보다는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로 진단하는 질환이다. 앞선 병원들에서 환자의 어깨를 한 번만 들어봤어도 쉽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사례가 대한민국 통증 진료 현장에서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서 (조금 과장을 보태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많은 통증 진단들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영상 이상 ≠ 통증 원인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CT, MRI 상 디스크 돌출, 퇴행성 변화, 추간판 팽윤 등의 이상 소견은 무증상 성인의 1/3에서 통계에 따라서는 90%까지 흔히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리슨 내과학’에서도 만성 요통의 치료는 영상의학적 검사만을 기반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노인 인구에서는 30~50%까지 영상 검사상 ‘척추관 협착증’ 소견이 발견될 수 있다. 하지만 영상상 협착의 정도와 증상의 심한 정도 사이에 일관된 상관 관계가 없으며, 상당수는 영상상 이상이 있어도 무증상일 수 있기에 역시나 영상 검사가 절대적인 진단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뉴잉글랜드저널(NEJM) 연구에 따르면, 급·만성 요통의 85% 이상은 특별한 병리적 소견이 없는 ‘비특이적 요통(nonspecific low back pain)’으로 분류되며, 명확한 구조적 병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기 요통 환자에게 Red Flag Sign이 없는 경우, 우선적인 영상 검사를 권장하지 않는다. Red Flag Signs(중증 질환 시사 징후) : 영상의학적 검사가 우선되어야 하거나, 상급 의료기관으로 즉시 전원해야 하는 경우 · 외상: 추락, 교통사고 등 명확한 외상 후 발생한 통증 (골절 의심) · 종양 의심: 암 환자 병력,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야간 통증 · 감염 의심: 발열, 오한, 최근의 수술 이력 또는 비위생적인 침습적 처치 이력 · 신경학적 응급: 마미증후군(대소변 장애, 항문 주위 감각 저하), 급격한 하지 근력 저하(Foot Drop 등) · 기타: 70세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한 급성 통증, 골다공증,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복용력 등 ( 골절 위험을 높이는 요소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통증 진료를 받게 되면 초기에 바로 영상 검사를 시행하고, 거기에 한 술 더 떠 영상검사만 가지고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나름의 다양한 의료 문화적인 요소가 관여하고 있지만, 우선 여기서는 일단 이 문제를 인식이라도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영상 검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영상 검사를 의료에서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지침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한의계 역시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한의계에도 최근 영상 진단 기술들의 도입으로 빠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초음파에 이어 X-ray 까지 한의계의 영상 진단은 앞으로 점점 더 보편화 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의계도 자칫 지나치게 영상 검사에만 의존하게 될까 경계해야 한다. 그동안 객관적 진단 검사 장비에 너무 목말라 있던 나머지, 처음 도입하는 진단 장비에 지나치게 기대할 수도 있다. 한의계의 통증 진료에서 우선적으로 감별하고자 하는 ‘골절’ 에서도 영상상 압박 골절 소견을 보이는 환자 2/3가 ‘무증상’ 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골절’을 객관적으로 발견하여 기쁘겠지만, 막상 환자의 증상과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에서는 흔하게 발견되며 많은 경우 영상 소견과 상관없이 무증상이고, 협착증과 마찬가지로 영상상 심한 정도와 증상 간에 상관관계가 낮다. 초음파나 엑스레이상 병변만 보고 환자의 증상 원인이나 증상 정도를 유추해서는 역시나 안 되겠다. 오히려 그동안 한의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던 기본적인 진료 방식들이 어떻게 보면 사실 더 중요하고 기본일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한의계는 그동안 영상 진단 장비의 보급이 부족했기에 더 이런 기본을 충실히 잘 지켜왔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눌러서 명확한 국소적인 압통이 있고, 특정 동작에 따른 증상의 경감이 있으면 근육이나 연부조직 문제인 경우가 많다. 반면 압통은 없거나 있더라도 넓게 분포하고, 자세와 큰 상관없이 저리거나 깊은 통증이 있으면 신경 문제인 경우가 많다. 물론 디스크라면 증상이 악화되는 특정 동작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디스크라면 적어도 다리가 저리더라도 막상 다리를 만졌을 때는 크게 압통이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일반적인 경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경추라면 Spurling test, 요추라면SLR, Gaenslen, Patrick test 같은 기본 이학적 검사들을 시행하면 감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깨라면 한번 팔을 올려보기만 해도 심한 수동적ROM 제한이 나타나는 견관절(오십견 등) 문제인지, 아니면 Painful Arc Test 양성(충돌 증후군 또는 파열 가능성)인지를 확인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언제 증상이 생겼는지, 어떻게 생긴 증상인지, 어떤 때 심해지고, 어떤 때 괜찮아지는지 등을 문진을 통해 확인하면 이미 충분히 많은 질환이 감별되는 것이다. 한의계가 그동안 해왔던 기본들이 역시나 여전히 중요하다. ‘등통증’(Back pain)을 비롯한 통증 상병은 항상 전체 건강보험 외래 상병TOP5에 들어갈 정도로 다빈도 상병들이다. 하지만 이 환자들 중 상당수는 첫 내원 의료기관에서 잘못된 진단과 처치로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하고 있는 상태일 수도 있다. 이에 올바른 진단과 한의학적 처치는 통증 환자들에게 비용 효과적이고 안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미 통증 질환은 현재 한의계 외래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미국 내과학회(ACP) 진료 가이드라인 상에서도 허리 통증 초기에는 온찜질과 침, 추나(Spinal Manipulation), 마사지와 같은 비약물 치료를 우선하여 권고하고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정말FIRST CHOICE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올바른 처치는 항상 당연히 올바른 진단을 전제로 한다. 이 기회에 한의계에서 올바른 영상의학적 검사 활용과 올바른 진단 문화를 전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는 현재 건보 재정 부담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전 국민의 ‘통증 부담’을 줄이면서, 한·양방 협진 체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통증 진료가 이제는 좀 더 ‘정상화’ 되기를 간절히 한번 기대해 본다. < 참고 문헌> · Brinjikji, W., et al. (2015)."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merican Journal of Neuroradiology (AJNR). · Haig, A. J., et al. (2006). Spinal stenosis, back pain, or no symptoms at all? A masked study comparing radiologic and electrodiagnostic diagnoses to the clinical impression. 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87(7), 897-903. · Boden, S. D., et al. (1990)."Abnormal magnetic-resonance scans of the lumbar spine in asymptomatic subjects. A prospective investigation."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 Deyo, R. A., & Weinstein, J. N. (2001)."Low Back Pain."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 Maher, C., Underwood, M., & Buchbinder, R. (2018)."Low back pain: do not routinely offerimaging." The Lancet, 391(10137), 2311-2312. · Chou, R., et al. (2017)."Diagnosis and Treatment of Low Back Pain: A Joint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 Annals of Internal Medicine. · Genevay, S., & Atlas, S. J. (2010)."Lumbar Spinal Stenosis." Best Practice & Research Clinical Rheumatology. · Kalasinsky, R. W., et al. (2012). "Spinal stenosis: the value of imaging.“ · Dennis L. Kasper, et al. (2019). Harrisons Manual of Medicine, ( 20th Edition ), McGraw-Hill Education. · Jameson, J. L., et al. (2025, 2011).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22nd,18thEdition).McGraw-HillEducation. · Wong, C. K., et al. (2017). "Natural history of frozen shoulder: fact or fiction? A systematic review." Physiotherapy. · Beaman, D. N., et al. (2002). "Substance P-innervated wandering nerves: a potential source of pain in the lumbar spine”. · 보건복지부(2024).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23). 『2022년 완결판 건강보험 통계연보』. (다빈도 상병5위 등통증 환자 수 및 진료비 통계) -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전한 의료의 손길”1월 11일부터 1월 18일까지, 한의사 7명과 일반 단원 11명으로 구성된 제182차 WFK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은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총 3일간에 걸쳐 1일 차 188명, 2일 차 360명, 3일 차 95명, 그리고 5일 차에는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약 35명의 주민을 추가로 진료하며 총 678여 명에게 따뜻한 의료의 손길을 전할 수 있었다. 의료봉사를 향한 꾸준한 발걸음 나는 평소 의료봉사에 대한 관심이 커 교내 동아리 봉사활동을 비롯해 콤스타 국내 의료봉사, 대한여한의사회 의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의료 소외 지역에 의료가 닿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꾸준히 느껴왔다. 콤스타 역시 국내 봉사로 여러 차례 함께했지만, 본과 4학년이 되는 겨울방학을 맞아 처음으로 해외봉사에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봉사를 앞두고는 라오스라는 나라가 처음이었던 만큼 콤스타 사무국에서 준비한 라오스 워크북을 통해 라오스의 지리와 역사, 간단한 현지 언어를 미리 익혔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과연 한의사 선생님들을 잘 보조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지만, 그보다 해외 의료봉사에 대한 설렘이 더 컸고 기대 속에 출국하게 됐다. 루앙프라방으로 향한 여정과 준비 라오스에 도착한 뒤 비엔티엔에서 하루를 보낸 후, 기차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했다. 봉사는 루앙프라방 병원에서 진행됐으며, 도착 후에는 긴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 잊은 채 모두가 진료실 세팅과 봉사 체계 구축에 힘을 쏟았다. 진료실 3개와 예진, 약재 공간으로 나누고 진료실마다 한의사 2명, 일반 단원 2명, 통역 1~2명, 간호사 1명으로 기본 구조를 갖췄다. 루앙프라방 봉사는 처음이었기에 숙식과 통역, 현장 운영 등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모두가 뜻을 모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그 과정 자체가 봉사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언어를 넘어선 진료 현장 첫날에는 김만제 선생님의 진료 보조를 맡았다. 통역 친구에게 배운 간단한 라오스어로 환자분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서툰 발음에도 환자분들께서는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셨고, 그 덕분에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봉사에 임할 수 있었다. 통역을 맡아준 현지인 친구는 라오스에서 한국어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는데,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음에도 봉사를 위해 선뜻 참여한 모습이 참 고맙고 인상 깊었다. 호흡이 맞아간 진료 보조의 순간들 1, 2일차에는 같은 통역 친구와 계속 함께하며 진료 보조를 하게 됐고, 이틀 차가 끝날 무렵에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맞아갔다. 내가 발침을 하면 친구는 환자분의 옷가지를 챙기고 다음 환자를 안내했고, 친구가 통역을 맡는 동안 나는 환자를 모시며 진료가 원활히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워크의 중요성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몰려드는 환자들, 그리고 무거운 현실 이틀 차에는 특히 많은 환자가 몰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재진 환자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초진 환자들이 이어지며 조현호 선생님께서는 하루 동안 무려 70명의 환자를 진료하셨다.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오래된 안면마비, 소아마비, 중풍 후유증 등 중증 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 단기간의 침 치료만으로는 큰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꾸준한 치료를 이어갈 수 없다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말보다 먼저 전해진 마음 그럼에도 환자분들은 한 분 한 분 손을 꼭 잡아주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셨다.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한 할머니께서는 나를 꼭 안아주시며 “컵짜이(고마워요)”를 여러 번 반복하셨다. 언어는 달라도 손과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만으로도 우리의 진심과 환자분들의 고마움이 충분히 오갈 수 있음을 느낀 순간이었다. 짧았지만 깊게 남은 시간 이번 봉사는 실제 진료일이 2.5일이었고, 교민 대상 추가 봉사로 이뤄져 체감상 더욱 짧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을 위해 사전 준비부터 답사, 현장 운영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일반 단원으로서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을 뿐이지만, 책임을 지고 봉사를 이끌어주신 분들의 헌신 덕분에 모든 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다짐한 한의사의 길 이번 라오스 의료봉사를 통해 따뜻한 의료의 손길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다시금 다지게 됐다. 어릴 적부터 의료인을 꿈꾸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봉사를 통해 그 꿈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의미 있고 쓰임 있는 봉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살아가고 싶다. -
“학부 시절 쌓아온 경험이 실제 시험장에서 큰 힘”<편집자주>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쌓아온 노력으로 ‘한의사 국가시험 수석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은 김수현 학생(동신대 한의대). 본란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넘어 동료들과 교수님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전함과 더불어 ‘환자에게 진심을 다하는 정직한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포부와 시험 준비과정 등을 들어봤다. Q. 한의사 국가고시에서 수석 합격했다. : 처음부터 수석을 목표로 공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6년간 쌓아온 노력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돼 뿌듯하다. 국가시험을 앞둔 몇 달간의 준비도 중요했지만, 학부 시절 쌓아왔던 공부와 경험들이 실제 시험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응원해 준 가족과 동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Q. 차별화된 자신만의 공부 방법은? : 국가시험은 암기 비중이 높은 시험이기 때문에, 특별한 공부법이 있었다기보다는 암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 암기 과목의 경우 한 번에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는 매일 30~60분 정도씩 투자해 반복에 집중했고, 이러한 방식으로 과목 특성에 맞게 시간을 나누어 공부했다. Q. 이번 시험의 어려웠던 부분이나 특별했던 점은? : 이번 시험부터 멀티미디어 문항이 도입됐는데,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새로운 유형이다 보니 낯선 느낌을 받았다. 또한 3교시 외과학이 특히 어려웠다. 익숙하지 않은 외치법이나 치방이 출제되거나 진단 기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등 예년 국가시험보다 더 낯설고 난이도도 상당히 높게 느껴졌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겨웠던 점과 극복 과정은? : 국가시험은 범위가 방대하고 정확한 암기가 필요해 암기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여러 과목을 병행하니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초반에는 학습에 대한 압박감을 크게 느꼈다. 하지만 반복 암기 외에는 방법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은 피하지 않고 계속 반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들이는 시간도 줄었고,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 Q. 동료 학생들과 지도 교수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 학부 과정 전반에서 배움의 기회를 마련해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리며, 그동안 쌓아온 배움을 바탕으로 한의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나아가겠다. 또한 늘 곁에서 끊임없이 격려하고 응원해 준 소중한 동료 박세연, 방민준, 배재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함께 버텨온 6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한의사로 걸어갈 길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Q.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방대한 암기량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너무 겁먹지 말고 하나씩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면 안정적으로 국가시험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은가? : 환자에게 항상 진심을 다하는 정직한 한의사가 되고 싶다. 이를 위해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과 다양한 임상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건강 회복을 도와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 데 기여하는 한의사로 성장하고 싶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 이 결과를 이루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항상 든든한 내 편이 되어준 우리 가족, 매 순간 곁에서 응원과 격려의 보내주던 소중한 동기들과 선후배님들, 졸업준비위원회로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 그리고 6년 동안 한의학을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과 학과 사무실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격동의 시대를 관통한 한의학자 芝山 朴仁圭(1927〜2000)는 한국 현대 한의학에서 ‘形象’이라는 키워드로 독자적인 학술 체계를 세운 거목이다. 그의 의학은 단순한 기능적 치료에 머물지 않는다. 해방 전후의 옥고와 언론인 생활을 거치며 『동의보감』과 『주역』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정립된 그의 철학은 “인간은 모순의 집체”라는 통찰에서 출발한다. 그는 인간이 천지자연의 법칙대로 형성된 ‘자연인’임을 강조하며, 존재 자체가 지닌 흠을 파악하여 삶의 법도를 제시하는 ‘인간 과학’으로서의 한의학을 주창했다. 몇일 전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최영성)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초대되었다. 명예롭게도 필자는 이 자리에서 ‘지산학술상’을 수여하는 영광을 받았다. 이 대한형상의학회를 창립한 인물이 芝山 朴仁圭다. 지산 선생은 인간을 고정된 틀에 가두지 않고 다각도로 분석했다. 인체의 근본 요소인 精氣神血에 따른 形象과 더불어, 기혈의 升降 기세에 기반한 六經形論을 창안했다. 이는 눈과 코의 기세를 통해 태양·소양·양명·태음·소음·궐음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체의 구조적 특징을 다루는 八象論과 정기신의 운행을 다루는 九宮論이 결합한다. 선생은 “생긴 대로 병이 온다”는 명제 아래, 외형적 조직(體)과 내면적 운행(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질병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모든 형상을 귀납한 膽體·膀胱體 분류는 임상에서 질병을 간략하고 명확하게 판별하는 최고의 방법론이 되었다. 박인규 선생의 맥학인 지산맥법은 혁신적이다. 기존의 27맥상에만 의존하지 않고, 1분간의 脈動數를 기준으로 ‘芝山圖表’를 활용해 장부의 계위와 병리를 추적한다. “그 형에 그 맥이 있어야 順이다”라는 원칙 아래 形色脈症의 합일을 추구했다. 또한 그는 “의학의 體는 仙道”라고 공언하며 ‘芝山仙法’을 통한 양생을 강조했다. 調身·調息·調心을 통해 마음과 몸을 합일시키는 선도 수련은 醫者에게는 사물을 바르게 보는 혜안을, 환자에게는 天壽를 누리는 법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병이 나기 전 다스리는 治未病의 철학이자, 생활이 곧 의학이 되는 양생의 실천이다. 지산 선생은 한의사가 기술자를 넘어 聖醫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醫者三訓’을 제시했다. 첫째, 심신합일로 사물을 바르게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형색맥증을 합일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필수 전제다. 둘째, 여건 변화에 따라 能變할 수 있는 임기응변의 지혜를 가꾸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고정된 법칙으로만 설명할 수 없기에, 時中의 도를 찾아내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셋째, 정기신을 배양하여 천리에 역행하지 않고 천수를 다하는 것이다. 한의사 스스로가 양생의 본보기가 되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할 때, 비로소 환자의 생명을 온전히 다룰 자격을 얻는다는 엄중한 가르침이다. 지산 박인규 선생의 형상의학은 현대 인공지능(AI)과 만났을 때 그 진가가 더욱 빛날 학문이다. 형상의학은 얼굴의 윤곽, 눈·코의 기세, 피부색 등 정교하게 체계화된 시각적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이미지 인식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객관적 데이터로 변환하기에 매우 용이한 구조다. 수만 가지 인간의 모순을 패턴화하고, 방대한 임상 사례를 지산도표와 결합하여 분석하는 과정은 AI의 연산 능력과 완벽하게 궤를 같이 한다. 선생이 혜안으로 꿰뚫어 보았던 ‘형상적 법칙’은 이제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편적이고 정밀한 맞춤형 미래 의학으로 진화할 준비를 마쳤다. 지산 박인규의 형상의학론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원형을 탐구하고 미래 기술과 공명하는 살아있는 의철학이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53>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목소리는 일상적인 대화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도구다. 좋은 목소리는 나를 드러내게 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을 쉽게 열게 하지만, 반대로 여러 목소리 증상이 있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일상에서의 괴로움은 아주 클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목소리가 떨려나오는 연축성 발성장애의 사례를 살펴보려 한다. 1월5일 52세 여성이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면서 목소리가 떨리고 중간중간 목소리가 끊겨 힘을 주어야 하는 증상으로 내원했다. ’25년 2월경 당시 스트레스도 많고 먼지와 담배냄새가 많이 나는 환경에서 심리적·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은 뒤로 발생했고, 12월경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호흡곤란이 한차례 오면서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한다. 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후두 염증이 약간 있다는 정도로 진단받고 인후두 역류질환에 준하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 진해거담제, 기침약을 받아 복용 중이나 호전은 없는 상태였다. 환자는 초진시의 대화 중에도 음성이 끊기거나 떨리는 상태였고, 내시경으로 확인시 좌측 피열연골 과도한 내전과 떨림으로 중앙부를 넘어 우측 피열연골을 강하게 밀고 있었다. 환자가 음성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음성장애지수를 이용하여 설문해 보았더니 기능적 요소 29점, 물리적 요소 33점, 감정적 요소 16점으로 무척 높게 나왔다. 음성장애지수는 음성 질환에 의해 환자가 느끼는 장애 정도를 수치화하고 치료 전과 후에 대한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1997년에 Barbara H Jacobson등에 의해 고안된 설문지다. 환자는 후두 내시경 상태와 증상 설문결과를 보았을 때 연축성 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로 보였다. 다만 증상 문진에서 노래를 하거나 할 때는 증상이 이상이 없고 심리적인 요인이 없어도 목소리 증상은 여전한 것, 그간의 후두 마사지 등의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것, 특히 ‘이모는 무말랭이를 먹는다’와 같은 문장을 읽었을 때 모음에서 끊김 현상이 있어 연축성 발성장애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뇌기저핵에 이상으로 후두신경조절부조화가 일어나 후두에 국한적으로 발생한 근긴장이상증으로 후두근육의 불수의적인 수축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발성장애로 본다. 임상 종류로는 △내전형 △외전형 △혼합형이 있고, 이중 내전형이 80% 이상으로 대부분 여자 환자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현재의 치료는 억제과정을 강화시키거나 흥분성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방법으로 약물치료와 보톡스 치료가 있으며, 특히 보톡스 치료는 성대 내전근인 갑상피열근, 외측윤상피열근에 보톡스 주사를 맞는 것이다. 하지만 주입 후 떨림은 줄어들지만 큰 목소리, 높은 목소리를 낼 수 없고 바람이 새는 듯한 기식화된 목소리로 다른 불편감이 생기며, 치료 유지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다는 단점으로 인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는 좌측 피열연골이 강하게 긴장되어 있는 것에 주목해 좌측 윤상연골 주위의 혈자리인 중음혈에 소염 약침 1cc를 주입하고 이후 목소리 치료 주요혈인 염천혈 수돌혈 기사혈과 흉쇄유돌근을 자극하는 인영혈, 부돌혈을 자침하고 전침 자극을 주었다. 1월5일 치료 시작 이후 5회 차 치료 후인 1월15일에 내시경 상으로도 좌측 피열연골이 떨림이 관찰되지 않으면서 움직임이 중앙부에 멈추었고 설문지상에서도 기능적 요소 27점, 물리적 요소 31점, 감정적 요소 15점으로 불편감이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1월22일에는 간단한 주관적인 느낌으로 인후부 불편감은 VAS 2점, 목소리 불편감은 VAS 5점으로 호전이 빠르게 보였다. 다만 치료를 10일 정도 쉬자 내시경상 편위가 다시 보여 일정 기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월2일부터 다시 4일간 집중치료를 받은 이후로는 내시경상으로도 다시 호전이 보이고 설문지상에서도 기능적 요소 23점, 물리적 요소 26점, 감정적 요소 18점으로 호전을 보였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치료와 경과 확인이 최소 1년은 필요한 질환으로, 당분간 침 치료와 더불어 ‘가을 문단’과 같은 문장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첫 음절을 갑작스럽게 발성하지 않고 자음이나 모음을 길게 늘이면서 말하는 연습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목소리 증상으로 내원한 경우 한의의료기관에서 후두상태를 잘 관찰하고 치료를 더하면 수행하는 치료의 영역은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48>최영성 본디올동의한의원장 남자 64세, 2023년 7월4일 내원. 【形】 陽明形, 腠理緻密. 【色】 面赤. 【旣往歷】 발병 후 거의 1년간 양방검사와 치료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매일 양약으로 살고 있었다. 【症】 ① 2022년 4차 코로나 접종 후 전신피부가 가려워지기 시작하였다. ② 소양증으로 긁으면 부풀어 오른다. ③ 특히 복부와 뒷목이 심하고 입술이 부푼다. ④ 체중은 79.9kg으로 2kg으로 감소했다. ⑤ 식욕과 소화력 왕성하다. ⑥ 평소 땀이 많고 식사 중에도 두상부로 많이 난다. ⑦ 수시로 두통이 발생한다. ⑧ 일주일에 2∼3회 음주한다. ⑨ 최근까지도 여주·굼뱅이 등을 먹고 있다. 【治療 및 經過】 ① 陶氏平胃散 去 乾薑·草果·生薑 加 山査·枳實(1돈) 20첩, 紫金錠(5환)·紫雲膏, 침치료 중완·대장정격 14회. 상기 복용 중인 모든 건강식품은 중단시켰다. ② 상기치료 중 피부증상 호전 중에 김치찌개·복숭아·추어탕(고단백)을 먹고 증상이 다시 심해져 防風通聖散(과립제)를 상기처방에 겸복시켜 증상을 완화시켰다. ③ 7월28일 내원. 67/67. 전반적인 피부증상은 호전되어 소양증이 많이 감소했으나, 둔부와 허벅지는 소양증이 심하지는 않으나 부풀어 오른다. 化痰淸火湯 加 葛根·山査·枳實·赤茯苓(0.7) 20첩, 紫金錠(5환)·紫雲膏, 침치료 중완·대장정격 18회. ④ 상기치료 중 증상이 하지쪽으로 편중되어 당귀점통탕(환)을 겸복시켰고 상기처방 중간정도 복용 중에 호전되어 당귀점통탕은 중단하였다. 이후에도 여러 음식을 먹었어도 재발하지 않아 환자 본인과 가족들이 만족하여 치료를 종료하였다. 【考察】 상기 환자는 양명형으로 위기가 실하고 열하여 음식이나 각종 영양제(건강식품)의 흡수력이 좋아 체내에 필요 이상의 영양(열량)이 과잉되어 체열이 높아지기 쉬운 형상인데 코로나(온열병)주사로 인한 자극이 기름에 불을 붙이듯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열 조절을 하는 피부(주리)가 치밀하여 열(화) 발산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를 밀어올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였다고 보았다. 내상(내인)에 외인(코로나 백신)이 겸한 경우로 내외상(식적유 상한)을 겸치할 수 있는 도씨평위산을 가감하여 선방하고, 각종 내상을 위주로 피부증상이 발현하는 것을 보아 양명형 내상과 피부(양명)질환을 겸치할 수 있는 화담청화탕에 양명습열을 다스리는 약재를 가미하여 완치하였다. 고단백음식은 알러지를 유발하는 아미노산(복합구조)이 다량 생산되므로 인체를 산성화하게 된다. 알러지의 원인물질(항원)이 아미노산으로 되어있고 이에 반응하는 항체(인체) 또한 아미노산으로 되어있다. 결국 항원항체의 과도한 반응이 알러지성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면 고단백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고 하겠다. 특히 유산균은 바로 단백질(식물성·동물성)과 습기를 주식으로 하다 보니 각종 영양제와 육식을 겸하게 되면 습열이 필요 이상 생성·흡수하게 되어 각종 알러지성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더욱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도 바로 단백질(아미노산의 복합구조)로 되어있다 보니 인체의 각종 항체(대식세포·소식세포 등)와의 수용체 면역반응 과정에서 변이된 결합으로 인해 면역착란이 발생하여 다양한 알러지성 질환을 유발한다. 【參考文獻】 ① [동의보감·내상] “食積類傷寒” “嘈雜” ◎ 陶氏平胃散“창출 1.5돈, 후박·진피·백출 각 1돈, 황련·지실 각 7푼, 초과 6푼, 신국·산사육·건강·목향·감초 각 5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 『입문』” “凡傷食成積, 亦能發熱頭痛, 證似傷寒, 宜用陶氏平胃散. 『入門』” ◎ 化痰淸火湯“(嘈雜)을 치료한다. 남성·반하·진피·창출·백출·백작약·황련·황금·치자·지모·석고 각 7푼, 감초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 『의감』” “...남성·반하·귤홍 같은 것들로 담(痰)을 없애고, 황금·황련·치자·석고·지모 같은 것들로 화(火)를 내리며, 창출·백출·작약 같은 것들로 비를 든든히 하고 습을 잘 흐르게 하며 원기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화담청화탕을 써야 한다.” ② [임상한의사를 위한 형상의학] 양명형의 내상 조잡 - 심위의 열을 조절해준다. 위열자 - 위열로 인한 수족한, 액한, 손바닥이 불긋불긋하고 가려울 때, 얼굴여드름, 면대양증 등에 쓴다. 열이 과해서 위로 올라오면 얼굴 여드름, 아토피까지 생긴다. 내상열로 인한 습진, 주부습진에도 사용한다. 요즘은 자극성이 강한 음식들이 많아 내열을 발생시킨다. ③ [중약대사전·약효와 주치] * 山査: 食積을 제거하고 어혈을 없애며 촌충을 구제하는 효능이 있다. 육식으로 인한 적체, 癓瘕, 痰飮, 痞滿, 呑酸, 설사, 직장궤양, 요통, 疝氣, 산후 兒枕痛, 오로가 다 나오지 않았을 때, 영아의 食滯를 치료한다. * 枳實: 氣를 破하고 痞를 흩어지게 하며 痰積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흉복, 창만, 胸痺, 痞痛, 痰癖, 水腫, 食積, 변비, 위하수, 자궁 하수, 탈항을 치료한다. * 葛根: 升陽解肌, 透疹止瀉, 除煩止渴하는 효능이 있다. 장티푸스·급성열병으로 머리가 아프고 목덜미가 뻣뻣해진 증상, 열이 나는 것과 동시에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며 목이 말라서 물이 자꾸 먹고 싶은 증상, 설사, 이질, 癍疹不透, 고혈압, 협심증, 이롱을 치료한다. * 赤茯苓: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濕熱邪를 배출시키는 효능이 있으며 소변불리, 淋濁, 설사를 치료한다. -
2026년 세법 개정, 한의원 경영과 자산 관리에의 영향은?박진호 변호사 -한의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2026년의 시작과 함께 지난해 말 개정된 세법이 시행된다. 비록 기대를 모았던 상속세 개편안은 이번에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다음 세대로의 자산 이전과 관련하여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다만 올해부터는 세액공제제도가 조금 보완됐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세특례가 도입됐으며,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 특례가 정비되어, 한의신문 독자들이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정내역이 존재한다. 경영자이자 자산가로서 변화된 세제 환경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직원 고용에 따른 세제혜택 보완: ‘오래 고용할수록’ 커지는 세액공제와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확대 2026년부터 통합고용세액공제가 단순히 채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얼마나 오래 고용을 유지하는가’를 살펴보고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기존에는 상시근로자 증가분에 대해 3년간 같은 금액의 세액공제를 적용했으나, 개편 후에는 1년차, 2년차, 3년차 순으로 공제액이 증가하도록 하여 장기고용을 유도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통합고용세액공제를 받았다가 사후관리 기간인 3년 이내에 고용인원이 다시 줄어들면 공제액을 전액 추징하도록 했으나, 2026년 개정세법은 감소한 인원만큼 공제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후관리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다(조세특례제한법 제29조의8,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의8). 아울러 육아휴직 복귀자에게 추가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는 여전히 유지된다. 한편 출산·보육수당이 과거 자녀 수와 관계없이 월 20만 원 한도에서만 비과세했다면, 금번 세법개정을 통해 자녀 1명당 월 20만 원으로 이를 확대 개편했다(소득세법 제12조). 만약 3자녀인 직원이 있다면 월 60만 원, 연 720만 원까지 비과세 소득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다자녀 직원의 급여 지급에 따른 세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됐다. 거짓세금계산서 발급·수취에 대한 가산세율 상향 등 올해부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 또는 신용카드매출전표 등을 발급하거나 그러한 세금계산서 또는 신용카드매출전표를 발급받은 경우 세금계산서에 적힌 공급가액의 4%에 달하는 가산세를 부담하게 돼, 법 개정 전의 3%보다 더욱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됐다(부가가치세법 제60조). 이는 가공세금계산서 수수를 탈세와 직결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보고, 이러한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여 세금계산서 수수 질서를 확립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납세자 입장에서 거래 당시에 재화·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거래상대방을 아는 대로 기재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였는데, 사후적으로 그 거래상대방이 실질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와 거래하면서 발급·수취한 세금계산서가 가공세금계산서로 판단돼 가산세 납부의무를 지게 되는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금계산서 발급·수수 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고 공급받는 자가 누구인지 더욱 잘 살펴야 하겠다. 실질적 사업운영 현황 입증자료 제출의무 이처럼 거래계에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재화·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으면서 형식적 납세의무자로 활동하지만 실질적인 사업자가 따로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 사업장이 소재해야만 받을 수 있는 조세특례를 받기 위해 실제 사업장은 서울 등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소재하면서, 등록상 사업장만 수도권과밀억제권역 밖에 두어, 각종 조세감면 혜택을 부당하게 받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일례로 400평대 공유오피스에 약 1,300개 내지 1,400개의 사업자가 입주한 것이 확인되는 등, 명목상의 사업자등록을 의심할 만한 사례들이 누적돼 왔다. 이에 과세관청은 조세감면을 위한 명목상의 사업자등록 사례를 신속히 적발하고 조세탈루를 막기 위해,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실질적 사업운영 현황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포함한 장부·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부가가치세법 제74조). 이처럼 세제혜택을 목적으로 형식상 외관만 갖춘 사업자등록을 제지할 수 있도록 했으므로, 별도의 사업자등록이나 법인 설립을 통해 한의원 외 업종을 경영하고 있다면 동 개정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업무추진비 손금산입 한도 상향 전통시장에서 지출했거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출한 기업업무추진비의 손금산입 한도가 기존에는 10%에 그쳤으나, 올해부터는 20%로 상향됐다(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2항). 전통시장 내 혹은 근처에 소재한 한의원으로서는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과 상생하면서도 병·의원의 경비 인정 범위를 넓힐 수 있어 실무적으로 유용하다.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세특례 도입 기존에는 이자·배당을 포함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돼 이미 종합소득이 많은 고소득자에게는 지방세 포함 최고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돼 왔다. 이로 인해 ‘배당’을 결의하는 주체인 대주주들이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배당가능소득을 유보하는 의사결정을 할 유인이 있어 왔고, 고액자산가들이 국내 예금·주식 등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현상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배당액 대비 배당금이 증가한 국내 상장법인의 배당에 대해 금융소득 2천만 원 이하는 14%, 2천만 원에서 3억 원까지는 20%, 3억 원에서 50억 원까지는 25%, 50억 원 초과액은 30%의 세율로 배당소득을 분리과세 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조세특례를 신설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27). 이에 따른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2026. 1. 1. 이후 지급되는 배당분부터 적용되며, 2026년 귀속 배당소득은 2027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2,000만 원이 넘는 금융소득이 있는 경우 배당소득을 그대로 종합소득 과세대상으로 둘지, 분리과세 대상으로 별도 계산할지를 납세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따라서 향후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 되면, 미리 배당소득 가운데 분리과세 대상으로 선택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분리과세 대상으로 삼은 배당소득이 있다면 해당 내역을 세무대리인에게 알려줘야 한다. 인구감소지역 1주택 특례 및 미분양주택 과세특례 인구감소지역에서 거주하면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면, 인구감소지역 1주택 특례의 개정도 살펴봄직 하다.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그리고 비수도권 인구감소 관심지역에 소재한 주택을 2026. 12. 31.까지 취득하면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계산시 기존 보유주택에 대해 1세대 1주택 특례를 유지해 준다. (i) 기존에 특례적용 범위가 인구감소지역에 소재한 주택으로 한정됐다면, 이번 개정을 통해 ‘비수도권 인구감소 관심지역’까지 대상지역을 다소 넓혔고, (ii) 아울러 비수도권의 경우 가액 기준을 공시가격 4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대폭 상향한 점이 눈에 띈다(조세특례제한법 제71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68조의2 제1항). 한편 수도권 밖의 지역에 소재한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중과 배제 및 양도세·종합부동산세 부과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중과 배제’도 2026년 12월 31일까지 연장됐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의3,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제4조의3, 조세특례제한법 제98조의9). 나가며 세법은 매년 개정된다. 매해 말 이뤄지는 세법개정을 통해 당시의 경제현황, 시대상 및 국정과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기 마련이다. 2026년 세법개정은 여러 이유로 대규모 개편에 이르지 않았지만, 내실을 다지면서 세부적인 조정과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의신문 독자들 입장에서 보면, 직원을 오래 고용하고, 지역 경제와 상생하며,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수록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세법이 개정됐다고 하겠다. 독자 분들께서 변화하는 세제를 경영 및 자산관리에 반영하여, 내실 있는 2026년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
“한 방울의 약침에 한 치의 의심도 없게 만드는 것이 목표”[편집자주] 최근 메디스트림한의원 퇴계원 원외탕전실이 보건복지부 원외탕전실 인증(약침조제)을 받았다. 본란에서는 이번 인증과정을 총괄한 이두석 연구소장으로부터 중국의 중약 주사제 사례부터 시작된 약침의 미래 비전과 약침 브랜드 ‘아큐렉스(ACUREX)’에 담긴 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 인증이 갖는 개인적·사업적 의미는? “2023년부터 계획했던 약침 원외탕전 프로젝트가 드디어 큰 마일스톤을 달성했다. 개인적으로는 집중할 수 있는 연구개발 환경을 만들고 싶었고, 사업적으로는 한의계에 더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168개에 달하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며 ‘인증서’를 손에 쥐게 되어 기쁘다. 무엇보다 평가인증을 준비해 온 팀원들의 노고가 보상받은 것 같아 뜻깊다.” Q. 약침 개발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십수년 전 중국 출장에서 보았던 ‘중약 주사제(TCM injection)’의 현장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한국은 경구제 위주의 개발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당시 중국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다양한 질환에 주사제를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 JAMA 자매지에 패혈증 치료 효과를 발표한 ‘혈색통(Xuebijing) 주사제’와 같은 성과를 보며, 약침이 한의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유럽에서 개발된 은행엽이나 미슬토 추출물이 주사제로 허가받아 전 세계적으로 치매나 항암 치료제로 쓰이듯, 약침도 통증을 넘어 내과 질환과 피부 미용까지 응용 범위가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Q. 메디스트림의 약침 브랜드 ‘ACUREX’는 어떤 철학을 담고 있나? “아큐렉스(ACUREX)는 단순히 조제된 약을 넘어, 우리가 추구하는 ‘재현 가능한 치료 효과’와 ‘표준화 된 조제 과정에 대한 신뢰’를 상징하는 브랜드다. 아큐렉스는 적합한 원료의 선정부터 공정 관리 및 성분 프로파일 도입까지 품질 일관성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 임상 현장의 한의사 회원들이 환자에게 주입하는 한 방울의 약침에 한 치의 의심도 없게 만드는 것, 그것이 아큐렉스가 지향하고 있는 브랜드의 본질이다.” Q. 제약회사 수준의 설비가 눈에 띈다. “약침은 전문 역량과 설비가 필수적인 분야다. 목표를 세운 뒤 유수의 제약 공장을 방문하며 주사제 공정 지식을 쌓았다. 특히 33년간 제약사에서 근무하며 GMP 공장장을 역임한 정현수 상무님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제약 전문가의 눈높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일반인과 전문 인력 모두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비 구축 과정에서 예산을 계속 추가하며 고가의 최첨단 기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Q. 인증 준비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무실 장들을 가득 채운 서류들이다. 15종의 제품표준서부터 130종의 SOP(표준작업지침서), 198종의 각종 서식까지, 제약 공장의 GMP 규정을 원외탕전 조제에 그대로 이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성실하게 기록하고 꼼꼼하게 관리한 결과, 지난해 12월18일 공식적으로 8번째 인증 약침 원외탕전실이 됐다. 최근 투자사 실사에서도 최신 설비와 연구 역량을 본 투자자들이 기존의 고전적인 한약 조제 이미지를 깨고 만족해하는 모습에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 Q. 퇴계원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되는 약침의 품질 경쟁력은? “적합한 원료의 사용은 기본이며, 공기·용수·청정도 관리와 함께 무균·발열성 물질·불용성 이물 등 주사제의 3대 요건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 또한 추출약침의 경우, 정량 가능한 지표성분 설정과 성분 프로파일 도입을 통해 재현성 있는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원외탕전실 최초로 도입된 자동이물검사기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40μm의 미세 입자까지 잡아낸다. 마지막으로 열정 있는 팀원들이 모여 ‘신뢰할 수 있는 약침’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조만간 원외탕전실 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해 조제 현장을 직접 한의사 회원들에게 보여드릴 계획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듯,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큰 신뢰를 줄 것이라 믿는다. 메디스트림은 약침이 임상에서 더 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것이며, 글로벌 표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 -
"노인·피부질환에 대한 통찰과 경험을 나눠 "[한의신문] 대한동의방약학회는 지난달 25일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노인 환자 및 피부 질환’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 오전에는 ‘고령자 노쇠 및 다약제 사용(경희대학교 권승원 교수)’에 대해, 오후에는 ‘습진성 질환의 새로운 분류기준에 따른 진단과 치료- 지루성 피부염과 아토피를 중심으로(바른샘한의원 구재돈 원장)’, ‘아토피 피부염의 보약 치료(대한동의방약학회 이원행 회장)’, ‘온병 및 피부질환의 이해(대한동의방약학회 최인석 학술이사)’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임상의 대가들에게 전수받는 인사이트 나는 한약을 좋아하고, 잘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부는 열심히 해왔지만, 배운 내용의 대부분이 텍스트에 머물러 있다 보니 실제 임상과 맞닿는 지점에서 어딘가 연결 고리가 빠진 듯한 찜찜함을 자주 느꼈다. 그러던 중 학회의 학생 강의를 수강하며, 오랜 시간 임상을 이어오신 학회 원장님들의 통찰이 담긴 강의를 통해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이 한 번에 이어지는 경험을 했다. 그만큼 임상 현장에서의 사투와 깊은 고민 끝에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는 값지고도 무겁다. 이번에는 학생회 스태프로서 정기 학술대회를 참관할 기회를 얻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과 오늘은 어떤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될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강의실 뒤편에 앉았다. 노쇠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첫 강의는 권승원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님이 진행하셨다. 교수님께서는 노쇠를 정의하시며, 연령 그 자체보다 ‘얼마나 노쇠한가’에 따라 병리 전개와 예후가 달라진다는 관점을 제시하셨다. 일반적으로 노쇠한 환자에게 중강도 운동이나 충분한 영양 섭취 같은 생활요법이 제안되지만, 임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환자들은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노쇠의 악순환에 빠져 있으며, 이를 끊어내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핵심 메시지로 강조하셨다. 교수님께서는 악순환을 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처방을 제시하시고, 원문을 바탕으로 현대 의학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노쇠 영역과의 연결을 매칭해 설명해 주셨으며, 관련 임상 연구로 적용 근거를 구체화해 주셨다. 인상 깊었던 예시로 COPD 환자의 악순환이 제시됐다. COPD 환자는 기저 염증이 높아 소화 기능 저하와 만성 소모로 저영양 상태가 되기 쉽고, 이는 염증 대응 능력을 떨어뜨려 염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교수님께서는 보중익기탕이 영양 부족과 면역 저하가 동반된 환자군에 활용되는 처방임을 근거로, COPD 환자에서 보중익기탕이 전신 염증 지표와 영양 지표를 함께 개선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제시하셨다. 나는 할머니께 약을 지어드리며 함께 복용 중인 약물을 모니터링하는데, 많은 약물의 상호작용과 부작용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의문이 들곤 했다. 교수님께서는 다빈도 약제의 주요 리스크와 처방 연쇄(prescribing cascade) 사례를 소개해 주시며,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을 구체화해 주셨다. 약물 중지가 필요해 보일 때에는 평가 기준에 따라 신중히 검토하며 처방한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약물 조정 후 경과 관찰을 강조하셨다. 또한 필요한 약임에도 용량을 지나치게 줄여 underuse(과소 사용) 상태가 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약제 처방 환자에서 약의 가지 수를 줄이기 위해 팔미지황환 같은 처방으로 한의약이 다약제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다. 습진의 새로운 진단과 분류, 치료 두 번째 강의는 바른샘한의원 구재돈 원장님께서 진행하셨다. 나는 평소에 피부과 공부를 하며 피부질환에는 너무 다양한 병태가 존재하고, 하나하나를 모두 감별하고 그에 따른 대응도 다양한 것 같아 매우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장님께서는 이러한 기존의 분류 체계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분류 체계를 제시해 주셨다. 이 새로운 분류 체계는 원장님의 오랜 고민과 사투 끝에 만들어진 무기이자 비법인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전수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원장님께서는 지루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화폐상 습진 각각을 분류하는 진단 요점 및 실수할 수 있는 여러 부분들에 대하여 실제 수백 장의 사진과 함께 임상 경험을 생생하게 전수해 주셨다. 원장님의 분류 체계와 케이스들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쉽지 않았지만 점점 감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이후 관리나 치료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과, 상용 처방들에 대해서 원장님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셨다. 보익제가 필요한 피부질환은 어떤 상황일까? 세 번째 강의를 진행하신 이원행 회장님께서는 많은 피부질환은 열성에 속하므로 청열약 위주로 접근하지만, 어떤 피부질환들은 청열제를 쓰면 오히려 악화되는 케이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다. 보중익기탕과 당귀보혈탕의 원문을 인용하시며 이 처방들은 실제 허약한 환자의 면역계가 약화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발열 같은 상황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 개념이 ‘감온제열(甘溫除熱)’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실제 회장님께서 음허내열로 판단하고 피염탕을 처방하였으나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고, 환자가 기운이 극도로 허약해진 증상들을 호소하여 기허발열로 진단을 수정하여 보중익기탕 합 생맥산으로 전방하여 극적으로 호전된 케이스를 설명해 주셔서, 이론과 실제가 연결되어 해당 개념이 크게 와닿게 되었다. 온병학의 핵심 병리인식과 실제 마지막 강의는 최인석 학술이사님이 온병학의 핵심 논의들과 이를 확장한 관점들에 대하여 정리해 주셨다. 우리 학교에서는 온병학을 다루지 않아 공부하려면 따로 온병학 서적을 찾아 읽어야 했는데, 개념들이 다소 낯설었고 당시 내가 읽은 책은 외감 관점의 설명만이 이루어져 있어 처방들의 실제 활용 방식이 잘 와닿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인석 이사님께서는 위기영혈 변증의 각각 매커니즘을 조소금 선생님의 관점에서 인체 내부 동태적 조절 체계의 인식으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 이를 현대의 면역 항상성과 염증 관점에서 바라본 해석을 제시해 주셨다. 이에 따라 내가 가진 기존 위기영혈 변증이 외감의 전변 과정이라는 인식에서 더 나아가 각 변증의 핵심 처방들의 관여하는 생리 및 병리축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었다. 또한 이를 피부과 질환에서 응용하는 영역들을 보여 주시고 실제 사례와 함께 제공해 주셔서 해당 이론적 인식들을 어떤 식으로 실제에 응용하시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었다. 고민들의 결실을 전해 받아, 씨앗을 키우다 역시 오랜 시간 치열한 고민과 통찰이 축적된 선배 한의사 선생님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내게 지식 이상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깨달은 점과 얻은 지식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야 할 주제와 관점들이 더욱 선명해지는 시간이었다. 좋은 마음으로 아낌없이 공부하고 고민해 온 소중한 결실의 열매를 나누어 주신 한의사 선배님들께, 그리고 귀한 배움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동의방약학회에도 감사드린다. 나 또한 오늘 마음에 새긴 배움의 씨앗에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어, 언젠가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한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
임상연수를 통해 경험한 한의학 세계화의 미래부산대학교 한의학과 재학생 6명(김수현, 박규태, 최동렬, 한지우, 홍성훈, 유찬섬)은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활기가 넘치는 타이베이에서, 미래 중의학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학과 의료기관에서의 2주간 임상연수를 국제한의학센터 주관으로 지도교수님(채한 교수)과 함께 진행했다. 강의실에서만 어렴풋하게 전해 들었던 중의학이 어떻게 교육되고 있는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중의학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몸소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은 한의학과 임상 교육에서의 마음가짐과 미래 진로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임상연수는 2주(1.18.-1.31.) 동안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국립대와 사립대의 학교와 병원, 그리고 로컬 중의진소(中醫診所)까지 모두 한 번에 돌아보는 기회였는데, 부산대학교를 대표했던 특성화 실습이 없어진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더욱이 대만 임상연수 일정과 연수단을 직접 만들고 현지 경험을 한국 현실과 비교해주신 지도교수님이 2주를 꼬박 함께 하셨기에, 이는 단순한 연수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한 총괄 디렉터의 해설이 곁들여진 고품격 중의학 기행이었다. 첫째 주에 연수를 진행한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장경대학교(Chang Gung University)와 장경기념병원(Chang Gung Memorial Hospital)에서는 사립대에서 전통의학의 깊이를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둘째 주에 연수를 진행한 국립양명교통대학교(National Yang Ming Chiao Tung University)와 타이베이 보훈종합병원(Taipei Veterans General Hospital)에서는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국립대학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급작스레 추가되었던 마광중의진소(馬光中醫診所)는 기존의 로컬 네트워크 한의원과는 정반대의 전략 – 의료보험을 주력으로 한 성공적인 의료 모델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인본주의 철학과 실용적 임상을 지향하는 장경대학(CGU)과 장경기념병원(CGMH) 전통의 문턱을 낮춰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가는 중의학 부친(왕장경)의 장중첩증을 당시의 빈약한 의료 환경과 경제적 이유로 제때 수술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했던 안타까운 경험에, 대만의 제조업 중심 산업화 모델을 확립한 성공한 기업가인 왕융칭 회장이 대학과 의료기관을 설립한 것이 장경대학교와 장경기념병원의 시작이었다. 장경대학교 중의학과(Schoo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는1998년, 장경기념병원 중의진료는 1996년부터 시작됐다. 설립자 왕융칭 회장은 사회에 대한‘봉사 정신’을 강조했는데, 당장의 수익성보다 의학적 가치와 공익적 가능성을 우선시하여 스포츠 재활이나 신약R&D 등 미래 지향적 영역에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에서 지속가능한 한의학에 필요한 모델을 볼 수 있었다. 대만 최대 규모의 사립 의료기관인 장경기념병원에서의 실습은 중의학이 제도권 의료의 핵심 축으로 얼마나 견고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곳의 교육 환경은 우리 예비 의료인들에게 임상의 본질을 일깨워주었다. 대만 연수의 첫날 일정은, 불면에 대한 강의로 시작했다. 음양으로 수면의 기전을 설명한 ‘양불입음(陽不入陰)’ 이론을 사용해서 복잡해 보이는 서양의학적 이론들을 맥진을 기반으로 침구 치료 전략으로 풀어내고 있었는데, 이는 대만 중의학이 가진 강력한 실용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특히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와 불안 장애에 대해서도 심리적 이완과 신체적 균형을 동시에 도모하는 정교한 임상적 접근법을 갖춘 것으로 느껴졌다. 정신적 피로감이 극에 달한 현대 사회에서 한의학이 심리·신체적 통합 치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설명과, 신경계 조절을 통한 감정 관리까지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오후의 약선(medicinal food) 실습은 앞으로 이어질 연수 과정 또한 새로움의 연속일 것이라는 예감을 갖게 했다. 한국에서의 약선은 그저 한정식 코스에 부수적으로 곁들여지는 구태의연한 광고 전략으로 느껴졌으나, 대만 중의학은 이미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중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었다. 특히 ‘약식동원(藥食同源)’의 현대적 재해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의학을 단순히 보양식이나 전통적인 기호식품, 혹은 쓴 한약의 한정된 이미지에 가두지 않고, 대중의 일상 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하고 있었다. 하수오를 활용해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브라우니’, 한약재를 조화롭게 가미해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하는 ‘프리미엄 밀크티’ 등 매력적인 메뉴 개발은 중의학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원동력이고, 전통의학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 관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를 보며 우리 역시 너무 기존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성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임상실습 연수과정에서는, 단순한 참관을 넘어 임상 교수님의 배려로 진료실에서 직접 환자들의 맥을 짚고 뜸 치료를 시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교과서에 갇혀 있던 기존의 지식들이 살아있는 임상 경험으로 치환되는 값진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진료 현장에서 만난 현지 의료진과의 교류 기회도 다양하게 가질 수 있었는데, 대만 인턴들과 소통하며 중의학의 높은 사회적 위상을 체감했으며 한의학-중의학 간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사회문화적 토대에 따른 임상 적용과정에서 국가별 독특한 차이를 비교해보면서 세계를 향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연구중심 중의학을 지향하는 국립양명교통대(NYCU)와 타이베이 보훈종합병원(TVGH) 한약제제 엑스제를 중심으로 변화해 가는 대만의 전통의학 국립양명교통대학교와 연계된 타이베이 보훈종합병원은 국가적 차원의 연구 역량이 집중된 곳으로, 현대과학과 중의학의 정밀한 결합이 돋보였는데, 데이터와 시스템이 견인하는 미래형 중의학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만의 학계를 선도하는 국립양명대와 첨단 반도체를 비롯한 최신 IT산업을 견인해온 교통대가 2021년 2월 합병하여 설립된 것이 국립양명교통대이며, 이 대학의 전통의학연구소(Institute of Traditional Medicine)는 1991년 다학제 의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흥미로웠던 사실은 전통의학연구소가 중의학 석·박사 학위과정을 모태로 하기에 높은 연구역량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으며, 2024년 설립된 중의계의 교육과정에서 첨단 IT산업과의 다학제적 접근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현지병원(TVGH) 수련 시스템에서 확인한 교육제도의 유연성도 인상 깊었는데,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흡수하는 대만의 ‘학사후(post-bachelor)’ 과정은 중의학의 외연을 넓히고 타 학문과의 융합을 촉진하는 강력한 기반이 되고 있었다. 이를 보며, 과거 임상가 양성 위주의 6년제 틀을 깨고 ‘다학제 간 융합’을 목표로 출범했던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 비전을 타국에서 생생하게 재확인하는 듯했다. 병원 약제실 실습에서 확인한 대만 중의학은, 이미 80% 이상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농축 추출물(한약제제엑스제)’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었다. 특히 조제 유도 표시등(Light Signal)과 바코드검증을 통해 조제 오류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은, 과거 원전 속 처방이 현대 기술과 만나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임상연수 과정에서 경험한 ‘2인 의사 협업 시스템’도 특징적이었는데, 레지던트가 초진 문진을 전담하고 주치의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은 몰려드는 보훈병원 환자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관리하는 대만 중의학의 효율성과정확성을 모두 고려한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판단됐다. 한의학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과 연구, 경영의 혁신 임상연수를 통해 경험한 한의학 세계화의 미래 이번 임상연수는 예비 연구자의 시각에서도 한의학계의 혁신이 나갈 방향성을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 대만 중의학의 경쟁력은, 전통의 가치를 고수하면서도 이를 전달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철저히 현대화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 한의학계 혁신의 방향성을 다시금 되돌아봤다. 먼저, 무형의 임상 노하우를 유형의 데이터 시스템으로 규격화한 점이 놀라웠다. 장경기념병원의 뜸치료실은 특수 배기 시스템을 통해 연기와 냄새를 완벽히 통제하는 물리적 환경을 구축했고, 시술 과정은 엄격한 진료차트 시스템에 의해 표준화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양방 협진 시스템을 통해 고도의 데이터 연동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관리가 시행되고 있었다. 이는 전통 치료법이 현대적 병원 환경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고 생각됐다. 다만, 지도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한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전자 뜸 기술이 오히려 대만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에 한 번 더 놀랐다. 둘째는, 임상과 연구의 즉각적인 선순환 구조다. 반도체와 AI 분야에서의 연구력이 입증된 교통대와 의학에 강점이 있는 양명대의 통합은 중의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자부하는 모습이 상당한 귀감이 됐다. 단순히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방대한 임상(협진) 데이터를 곧바로 연구에 연동하여 단기 및 중장기 임상연구를 상시 진행하는 체계가 흥미로웠다. 다학제적 연구를 선도하면서 우수한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거침없이 과학적 근거를 창출하려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특히, 코로나 치료제 청관 1호(NRICM101)를 개발하여, 국가 시스템에 바로 활용했던 경험을 듣다 보면, 그들이 가진 저력과 시스템의 효율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대만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반영한 고도화된 의료 경영과 고객관계관리(CRM)의 정착이다. 환자 중심의 고품격 의료서비스와 표준화된 경영모델을 통해 대만전역에서 독보적인 신뢰를 구축해가는 마광의료망(馬光醫療網)의 경영 전략이 혹시 한의학의 대중적 확장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도 교수님의 15년 지기이신 신의원(信義院) 정홍강 원장님의 각별한 배려 덕분에 대만 중심가 101 타워가 보이는 신의원(信義院)을 구석구석 살펴보게 되었고,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CRM 매니저의 세심한 환자 관리시스템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예약 중심 보험 진료 프로세스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학문적 깊이 만큼이나 운영의 묘(妙)에서 완성됨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의료진과 행정팀 간의 긴밀한 협업 체계는 중의학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세련된 전문 의료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 같았다.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의료인으로 성장할 변곡점 이번 임상연수 프로그램에서의 배움이 한층 더 깊었던 이유는, 전 일정을 함께 하면서 연수 기관과 일정을 설계한 이유와 우리 학생들의 경험에 대한 설명을 더해 주신 전문 큐레이터, 지도교수님이 계셨다는 점이었다. 지난 수년간 ‘한의학의 세계화’를 학교의 비전으로 접해왔지만, 실천적인 방법론이나 나의 진로와 연결된 구체적 의미에 대해서는 막연함이 앞섰다. 그러나 이번 연수는 달랐다. 미국과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한의학 세계화 분야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채한 교수님께서는 프로그램의 설계 의도부터 현장 경험의 가치, 그리고 현실적인 한계까지 상세히 짚어주셨다. 무엇보다 이를 예비 한의사의 커리어에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 함께 고민해 주신 시간은 실로 귀중했다. 비유하자면, 우연히 들어선 박물관에서 그 유물을 직접 발굴한 고고학자 및 문화해설사와 동행할 기회를 얻어 생생한 해설을 듣는 듯한 전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아울러, 졸업 선배님(원광대학교 한상윤교수님)이 세계화 협력사업을 진행하시는 바쁘신 업무 일정 속에서도 대학 후배들에게 당신의 학교생활과 졸업 후 경험을 나누어 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해외 임상연수를 다녀온 것이지만, 어느새 강의실을 통째로 해외현장으로 옮겨 놓은 것만 같은 살아있는 수업을 진행해 주신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교수님들께서 자비를 들여 마련해 주신 이런 특별한 수업을 경험할 수 있었던 우리는, 얼마나 운이 좋은 학생들인가.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느끼게 해준 인생의 중대한 변곡점이었다. 이번 임상연수에서의 전환점을 후배들도 경험하기를 바라면서– 이번 경험을 토대로 나도 좋은 선배가 되어 후배들에게 한의학 세계화를 이야기하기를 소망하면서– 남은 방학 동안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려한다. 이번 임상연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 주신 한국과 대만의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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