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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불안장애김근우 교수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분당한방병원) 온 나라가 바이러스 때문에 난리다. 현재는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우리나라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 하는 상황이며, 그 역량의 초점은 감염학을 중심으로 구축된 환자관리 의료시스템, 확진 방지를 위한 사회인프라, 환자발생에 대한 신속한 정보전달에 맞추어져 있는 등 나라 전체가 준 전시상황을 방불케 한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현 상황에서 한의사의 공공적인 측면에서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면역력’이라는 의료상품을 공공재의 개념으로 공급을 하는 것인데, 현 상황에서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의료 직종에서 큰 역할을 하는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정신의학적인 측면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이해하고 임상적으로도 대처하는 방안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공포감의 원인은 강한 전파력 정신의학적 발병 요인의 3가지 축은 우울, 불안, 분노의 정서이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조사에서, 불안장애의 평생유병률은 9.3%로, 알코올 관련 장애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아, 우울장애의 평생유병률 5.0%를 훨씬 앞서고 있다. 당연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눈여겨 볼 질환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주는 불안의 정서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크게 3가지 정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이번 코로나19의 가장 큰 공포감의 원인은 강한 전파력에 있다는 것이다. 즉, 나의 행동범위에 감염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사회구성원간의 경계와 혐오를 일상화 시키고 타인에 대한 막연한 심리적 불신에서 비롯된 사회전반적인 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둘째는 구속된 삶이다. 필자도 집과 진료실 이외에는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다. 그리고 예정된 일정이 흔들리거나 취소되는 사회적 구속 상황으로 그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있다. 스트레스 관련 실험연구에서도 ‘구속 스트레스’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동물모델이다. 일정한 공간에서의 지속된 생활은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을 반응하게 하고 epinephrine, dopamine 등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하여 우울과 불안과 관련된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사회적 문제가 개인적 삶의 기반에 영향을 주는 사회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모든 매체가 같은 목소리로 부정적인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객관적인 주변 상황으로 받아들이지만, 반복된 노출은 논리적인 뇌 보다는 감성적인 뇌를 반응하게 하면서, 또한 나의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사회심리적 요인이 또한 불안의 심리를 유발한다. 구체적으로 예측되는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그렇다면 정신의학적 진단범주를 기준으로 코로나19에서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유형을 살펴보자.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로서는 일상에서의 지나친 불안이나 걱정을 호소하며, 이러한 불안이나 걱정의 조절을 어려워하는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에 근접하나, 이 진단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간이 최소 6개월이 되어야 하고 특별하고 뚜렷한 유발인자가 없어야 하기에, 그 증상적 특징에는 해당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는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으로, 이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극심한 공포나 불안의 유발로 특징되어지는데, 그 공포의 대상이 부정적 사건에 대한 ‘과도한 정보의 전달’로 유발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역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그 기간이 6개월 이상이고 주로 10세 이전에서 발생 한다는 측면에서 뚜렷하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나, 해당 연령대가 추후에 관련 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은 높다. 현재 가장 구체적으로 예측되는 것은,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되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이다. 진단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외상성 사건(들)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이 존재하며 1개월 이상 외상성 사건과 관련을 가지는 반복적이고 불수의적인 침습적 기억, 그리고 사건 관련 다양한 자극의 회피, 분노폭발, 과장된 놀람, 과각성 등 다양한 정신의학적 증상으로 일상적 삶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향후, 관련 환자가 내원한다면 고민해야 하는 장애이다. 한의학적으로 다양한 증후에서 불안장애 나타나 그럼 관련된 과거사를 살펴보면, 바이러스 질환을 ‘역병(疫病)’으로 정의 내렸을 때, 역병을 국가적 재난으로 보고 심리적 불안에 기록된 한 예가 있다. <仁祖實錄 45券>에 도승지 윤순지(尹順之) 등이 임금에게 아뢰기를 “……癘疫連年, 遍滿國中, 人民死亡, 十室九空……尙安得恬然玩愒, 而無警惕危懼之心哉?”라 하여 신하의 입장에서 疫病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불안감을 토로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의학적으로는 경계·정충(驚悸·怔忡)을 비롯한 다양한 증후에서 불안장애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는데, 현재 사건을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한다면 이후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증후는 ‘심비양허(心脾兩虛)’, 심기부족(心氣不足) 등에서 나타나는 임상적 증상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부터라도 국가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의사로서, 환자가 진료실에서 불안의 정서문제로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면,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을 한번쯤은 고려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이제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자이 재 수 원장 - 이재수한의원장 - 대구한의대총동창회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도시는 생명력을 잃어버린 듯 지쳐가고 적막감마저 돈다.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진다. 코로나19 감염병은 우리의 대구, 아니 대한민국을 집어삼켜 버린 듯하다. 봄의 길목에서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 꽃의 향기가 느껴지는 완연한 봄의 계절 3월이다. “코로나 극복 힘 보탤게요.” 기업과 연예인 그리고 각계각층의 기부와 ‘착한 임대인 운동’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아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19의 빠른 회복을 위한 따뜻한 열정에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대구·경북 힘내세요!’ ‘#대한민국 파이팅!’의 슬로건이 SNS에 봇물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진 환자는 3월 4일 기준으로 5328명으로 집계되어 신규 확진자는 매일 수백 명씩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은 이미 무너져 무늬만 남은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차라리 이제는 개인위생(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예절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만 같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인 팬데믹(pandemic)을 선포할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이에 의료계는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한 앞으로 ‘결정적 2주’의 시간을 제시했다. 최대한 집에 머물면서 2주간 모임이나 외출 등 접촉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실내운동과 환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상비약을 구비하라고 한다. 그리고 감기 유사증상은 3, 4일 쉬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이틀 이상 발열, 호흡곤란, 경련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자발적 격리’를 당부했다. 부득이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 간 2m 안전거리 유지하고 다수가 앉아 있을 때 마주 보지 말고 ‘지그재그’로 앉기를 권한다. 출퇴근 유연제나 재택 근무제 활성화, 집회 단체행사 종교행사 등은 당분간 쉬고, 발열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귀가하는 ‘사회적 격리’의 행동 수칙을 발표했다.(동아일보: 제30644호(2020.3.2.)) 이제 우리는 방역의 대상이며 주체가 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며칠 전 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 회의 때 마스크 착용을 한 채 회의진행은 기본이고 건물 출입부터 체온을 체크하거나 손 세정제를 바르는 등의 과정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공포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텅 빈 거리 인적이 드문 도시는 점점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회적 패닉상태다. 코로나19의 감염공포는 우리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코로나19의 가장 좋은 방역은 신뢰다. ‘대구 포비아’가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포비아’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희망을 얘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은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도우는 저력을 보였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돕는다’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이 지금도 내려오고 있다. 지난 월요일부터 우리 한의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의 반 타의 반 휴진을 하였다. 앞산의 맑은 하늘과 아파트 정원의 하얀 매화와 노란 산수유가 눈에 들어오니 코끝의 향기가 진하다. 대한민국은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다. 힘내자 대한민국! -
‘상한론’은 ‘원인치유의학’몸의 치유를 넘어 정신질환 치료에 도전 상상과 억측 걷어내고 실천적 임상진료 기록 담아 ‘상한론’은 몸과 마음의 질병 원인을 치유하는 의학서 앞으로 부록의 성격을 띤 임상사례집 별도 출간 계획 “‘상한론’의 허구를 걷어내고 보니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의학이었다. ‘상한론’이란 ‘환자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변화를 관찰하여 기록한 임상진료 기록서’였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처절하게 기록한 임상노트였던 것이다.” 최근 ‘임상 상한론(상한론의 정신질환 및 난치성질환 적용과 실제)’를 펴낸 노영범 한의사. 그가 한의학에 몸을 담은 지 약 40년, ‘치료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이란 일념 하나로 임상에 몰두한지도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의학을 접하지 못하며 많은 좌절도 겪었지만 ‘상한론’을 접한 순간 한의학의 뿌리를 찾고 싶고 한의학의 기원을 갈구하던 그의 꿈을 실현시켜줄 책이란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단다. 그러나 ‘상한론’을 제대로 해석해 임상에서 적용하기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상한론’에도 허구와 억측이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일본의가인 요시마스토도의 약징과 복진이라 할 수 있다. “저 역시 한때 진단을 약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상한론을 임상에 적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고 원했던 임상 결과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한의학의 기원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했다. 그동안의 모든 학문적 행로를 문제의 인식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상한론’의 허구를 걷어내고 보니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의학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한론’은 질병발생 당시의 원인을 인체가 반응하는 패턴에 따라 7가지 변병으로 진단하는 제강으로 구성된 구조였으며 질병 발생과 주소증을 야기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나열한 것이 조문으로 구성된 의학서였던 것이다. “사람을 알게 되고, 질병의 근원적인 원인을 알아내어 근본적인 치유를 실행하는 모든 방법이 ‘상한론’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굳이 현대적인 언어로 구사한다면 ‘원인치유의학’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노영범 한의사는 김경일 교수와 함께 2015년 ‘상한론 원본에 실린 고문자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역사 속의 변환과정을 검증해 ’고석본‘이라는 방식으로 ’상한론-고문자적 번역과 해석‘을 펴낸 바 있다. 그리고 당시 그는 고문자적 해석을 바탕으로 ‘상한론’의 임상 실제 출간을 약속했으며 마침내 이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3년 간 임상 경험상 고문자적 고석을 통한 언어학적 해석과 실제 임상을 바탕으로 한 해석과는 약간의 괴리감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고문자적 고석이 없었다면 한 글자 한 글자의 근거도 불분명할뿐더러 완전한 해석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더구나 실제 임상에서도 완벽한 결과를 도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상한론’ 전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고문자적 해석의 방법론에 의해 코드가 달라진 것을 새삼 실감했다. ‘상한론’이 환자를 중심으로 추상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철저하게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태를 표현한 문헌이며 쓰여진 한 글자 한 글자가 환자의 상태를 압축해서 기록한 처절한 임상진료 기록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상한론’의 고문자적 해석을 바탕으로 임상에서 실제로 체득한 것을 다시금 이 시대에 재현하는 것이 ‘상한론’의 완성이라는 것. 그래서 이번에 펴낸 ‘임상 상한론’은 ‘상한론-고문자적 번역과 해석’에 임상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진료한 치열한 임상 기록을 원문과 함께 기록했다.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상한론’에 드리워진 모든 허상을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모르는 부분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존재할 것이고 향후에 추적도 가능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채워주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상한론’ 최초 저술 시기에 기록한 것으로 여겨지는 15자행만 임상적 해석을 진행했다. 후세 의가들의 찬입이라 여겨지는 14자행과 13자행은 과감하게 배제시켰다. 또 15자행도 임상에서 체득하지 못한 것은 임상적 해설도 유보했으며 임상적 해설을 하고 임상사례가 없는 경우 또는 심증은 가나 구체적인 사례가 확실치 않은 케이스는 임상치험례를 기록하지 않았다. 개인적 의견을 피력할 필요가 없는 내용들은 가감 없이 그대로 인용을 했으며 논문 내용, 책의 일부분, 발표 자료 등에서 이 책 내용과 일맥상통하다고 인정이 되는 부분은 출처를 정확하게 밝혔다. 특히 이번 ‘임상 상한론’은 현대의학의 가장 큰 과제이자 난제인 ‘정신질환 및 난치성 질환’에 적용한 실제 치유 사례를 중심으로 집필됐다는 점이다. “한의학은 전체과학이며 전인적 치료에 장점이 있다. 그래서 만성질환, 면역질환, 기능적 질환 특히 신경정신과 질환 치유에 강점이 많다. 양의학의 장점, 한의학의 장점들을 극대화해 서로가 인정한 대등한 상태에서 통합 의료를 실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의학의 모델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상한론’은 내향적 원인으로 인한 모든 질환에 장점이 매우 많다. 질병을 야기한 몸과 마음의 현상들만 제거한다면 그 어떤 질환도 접근이 가능하고 치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상한의학’이 가진 큰 강점이다. 현대의학에서 어렵게 느끼는 정신의학을 ‘상한론’으로 한의학에서 해결해 나간다면 한의학의 우월성은 입증될 것이고 양의학과 대등한 의학이 될 것이며 한의학의 미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에서는 ‘상한론’의 심리적 분석을 위한 시도로 매슬로우의 동기 이론과의 접목을 시도한 점도 주목된다. “‘상한론’은 인간의 질병 발생 원인을 추적한 의학서다. 그렇다면 질병을 야기한 행위를 분석해야 되고 그 행위 이면에 깔린 동기를 추적해야 근원적인 원인 추적과 치유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질병 발생 당시에 외부 자극이나 역동이 주어졌을 때 개체에 따라서 반응하는 패턴이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상한론’의 변병진단체계와 매슬로우의 동기 이론과의 접목을 시도한 이유다.” ‘임상 상한론’에서는 변병진단과 동기이론을 연계시켜 실제적으로 임상에서 적용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론을 전개하는 동시에 ‘상한론’을 바탕으로 정신질환을 치유하는 치료과정(진단, 치유, 적응, 훈습의 4단계 프로토콜)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미비하고 미완성된 부분들이 많아 보인다는 노영범 한의사. 그는 앞으로 부록의 성격을 띤 임상사례집을 별도로 출간할 계획으로 임상사례의 부족한 부분은 이 별책을 참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내가 꿈꾸었던 꿈들은 ‘상한론’의 진실을 밝혀내 한의학도 치료의학임을 천명하고 싶었다. 아직도 ‘상한론’에 드리워진 허상을 보고서 혹세무민하는 부류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수많은 동료 한의사들에게 한의학의 뿌리는 ‘상한론’이며 ‘상한론’은 몸과 마음의 질병의 원인을 치유하는 의학서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러한 의학의 근거를 가지고 학문적 완성을 이뤄 임상적 데이터를 구축해 우월감에 젖어있는 양의학에 한의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구제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고 싶었다. 특히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는 유일한 해결책이 되는 의학이 되기를 갈망한다.” -
“검도하는 자체가 곧 마음의 수련”본란에서는 학부 시절부터 검도를 취미 활동으로 이어오며 블로그, 유튜브 등에 활동 기록을 남기는 정희석 세보한의원 원장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유튜브에선 ‘검도왕(KenDoKing) TV’, 네이버 블로그에선 ‘검도하는 한의사의 한가로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정희석이다. 가천대 95학번이고 경기도 광주 쌍령동에서 세보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무협지를 좋아했다. 무협지에 나오는 혈자리나 동양의 세계관이 저를 한의사가 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림고수에 대한 환상이 약간 있었는데 이 때문에 검도도 한의학처럼 시작한 것 같다. 수련은 대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했다. 한의대생이 중앙동아리 회장까지 했으니, 제 대학교 생활은 검도동아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원 후 차로 출퇴근하고 진료하면서 거의 앉아만 있으니 건강이 너무 안 좋아진 듯해 2013년경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배우자를 설득했다. 하지만 검도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막내가 생겨서 2년을 또 쉬고 2015년도에 다시 시작했다. 검도를 시작한 후 가장 큰 일상의 변화는? 검도 수련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처음엔 거의 매일 했는데 요즘은 일찍 들어와서 얼굴 좀 보자는 아이들의 성화 때문에 수련하는 날을 좀 줄이긴 했다. 그렇지만 몸을 단련하고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조금 더 활력이 생겼고, 환자를 진료할 때 생기는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취미활동으로 검도를 유지하게 하는 동력은? 제 자신이 조금씩 발전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한 때는 와우와 같은 롤플레잉 게임에 빠지기도 했다. 게임의 캐릭터를 키우면서 자신이 발전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롤플레잉 게임이 아니더라도 스타크래프트, 롤, 오버워치와 같은 게임의 기술이나 숙련도가 느는 것에도 기쁨을 느끼는 편이다. 검도는 가상 세계의 내가 아니라 현실의 기술, 레벨, 체력을 키우는 기쁨이 있습니다. 유튜브, 블로그에 검도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처음엔 네이버 블로그에 검도일기를 썼다. 2015년 11월이었다. 10년 넘게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기 때문에 실력이 빨리 늘고 싶었다. 검도 일기를 쓰고 한의원 블로그도 같이 운영하면서 한의원 홍보도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지금은 홍보보단 검도 관련 내용만 주로 올리고 있다. 4년 정도 검도일기를 쓰면서 연습한 내용을 기록하고, 이웃 검도인의 블로그를 통해 공부도하다보니 검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늘어났다. 유튜브는 처음엔 매일 수련 영상을 찍고 , 기록을 저장하는 용도로 시작했다. 초반 영상은 수련하는 모습을 찍기만 한 무편집 영상들이다. 점점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편집을 해서 올리면 수익도 올리고 더욱 재미있을 것같아 시작하게 됐다. 추나요법 전문 지식이 실전 검도에 도움을 주는가? 검도할 때 굽은 어깨가 교정이 되지 않은 상태로 검도하시다가 어깨를 다치시는 분들을 가끔 본다. 저는 젊은 시절에 시작해서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분들은 몸이 뻣뻣하기 때문에 그런 부상이 가끔 나타난다. 몸이 똑바로 나가지 않고 우측 반신이 먼저 나갈 경우에도 발목이나 아킬레스, 무릎에 통증이 쉽게 발생한다. 오른쪽 어깨가 과하게 앞으로 나가면서 틀어지는 경우다. 저도 그런 증상이 나타났지만, 스스로 자세교정을 통해서 재발되지 않고 금방 나았답니다. 추나에 대한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나았던 것 같다. 검도 선수로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등 출전 계획은? 경기도 광주시 대회는 개인전 우승, 준우승을 모두 해 봤다. 대학교 시절에 대통령배대회나, 사회인대회에 진행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특히 사회인 대회에서 우승한 친한 사범님이 너무 멋있었다. 그 후로 사회인 대회 우승은 꿈이 됐다. 가정이 있기 때문에 꿈에 걸맞은 시간과 열정을 쏟지는 못 하고 있지만, 어제의 나를 이기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한의사에게 검도란? 검도는 한의사에게 잘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분위기 자체가 마음 수련을 강조하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한의사들이 검도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검도왕TV’를 검색해 나오는 콘텐츠를 구독 부탁드린다. 이름도 ‘검도하는 한의사 TV’로 바꿀지 고민 중이다. 한의학 관련 내용도 곧 올릴 예정이다. -
‘코로나 한파’ 31번째 확진자 나온 후 집단감염 등 양상 변화본란에서는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추세와 향후 전망을 분석한 김정국 강남구한의사회 부회장의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김정국 강남구한의사회 부회장 동장군보다 무서운 코로나19 한파를 맞은 지 3일 기준 44일째다. 처음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우려는 되지만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 기세가 너무나 대단했고, 중국 당국에서는 도시를 봉쇄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럼에도 ‘우한폐렴’의 전파력은 이전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의 그것과 사뭇 달랐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발생 사항을 대비해, 질병관리본부에서는 1월 13일부터 방역 체계를 가동하고,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올렸고, 1월 20일에 첫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 환자가 발생을 하고 있었으나, 중국의 사례에 대비해서 한국은 감염에 대해 성공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는 듯 했다. 1월 18일 31번째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사태는 반전이 되었다. 이전 하루 한두 명 정도 확진이 되던 상황과 달리, 수십 명에서 수백 명씩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특정 종교집단, 병원 등 특수 상황에서 대규모로 감염이 확산이 되면서 우리나라는 공포에 휩싸이고, 코로나19 한파가 전국을 뒤덮었다. 마음과 함께 경제까지 얼어붙어, 그저 언제 개선이 될지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탐색을 하며 개선이 될 때를 찾고자 한국의 코로나 환자의 검사·확진 상황 및 중국의 누적 확진 환자를 대비해서 추세분석을 해 보았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서 1일 정례브리핑 자료를 기초로 했으며, 중국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브리핑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다. 기존의 사스나 메르스 때와 전파 상황이 전혀 달라 비교를 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중국의 추이에 한국의 상황을 비교 추적을 했다. 한국의 전파 양상은 31번 환자의 확진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31번 환자가 확진이 되기 전에는, 감염이나 확산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효율적으로 전파를 차단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감염이나 확산의 우려는 의심증상 혹은 유증상자의 검사 추이로 알 수가 있다. 2월 초 누적확진환자가 12~18명 선일 때에, 1일 검사 건수는 최소 107건에서 최대 490건이었다. 이때 확진율은 1%대 이하로 의심이 되는 이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을 하였으나 실제 확진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검사자의 변동이 확진자의 변동으로부터 2일 후로 연계가 되었는데 이 역시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2월 18일 31번 환자의 확진 이후, 대규모의 집단적 감염이 나타났다. 중국 역시 발생 초기에서 45명의 확진자가 확인될 때까지 30일이 걸렸는데, 이후 약 1.5일에 2배씩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의 감염 확산 사태가 이와 비슷한 추이로 진행이 되었다. 3월 3일 현재, 현재는 확실히 중국의 모델로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은 아직도 진행형이며, 수천 명의 감염자가 있어 의료자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이들까지 나타났다. 현재 확진을 받은 후 격리해제까지 약 15~16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확진을 받은 이들이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대증요법에 의한 자가 치유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투사를 위해, 격리해제까지 걸리는 시간을 어떻게 단축시킬 것인지, 가용한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고래로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사투였다. 한의학적으로도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치료 시도가 있었으며, 이를 함께 활용해 격리해제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한파로 점점 더 지쳐가는 국민들은 언제 이 사태가 마무리되고 일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JP모건에서는 지난 2월 말, 한국은 약 1만 명의 누적환자가 나타날 것이며, 3월 20일 경에 안정기에 들어갈 것이란 예측을 내 놓은 바 있다. 중국의 상황을 대비해 본다면, 일견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필자의 관측도 있다. 각 지역별 상황을 구분해 보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와 경북의 경우 특정한 집단감염 이후 2차 3차 전파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이 되는 환자의 흐름이 그렇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의 경우, 전체적인 확진환자 증가세가 둔화가 되고 있다. 특수한 감염사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조기에 안정권으로 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져 본다. 수천 명의 확진환자가 나오고, 90여 개국에서 한국인들의 입국을 거부하고, 한국인들이 격리되는 비관적이고 참담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과 같은 진료·검사·구호를 하는 곳이 과연 어떤 나라에서 가능할지 의문이 들면서,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수많은 분들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 진심을 다해 감사드린다. -
국가 재난, 모든 의료인력 활용하라코로나19의 누적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다른 곳 보다 유증상자 및 확진자 수의 급증으로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는 물론 지역경제가 큰 손실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힘내라 대구·경북!을 외치며 전국 각지서 격려와 후원이 쏟아지고 있다. 한의계도 마찬가지다. 각 시도지부와 분회는 물론 개별 한의원 차원에서 마스크, 쌍화탕, 경옥고, 격려금 등을 기부하며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아래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깊은 정을 전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의계는 무엇보다 의료인력이 태부족한 대구·경북지역에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한의사를 파견해 국가적 재난상황인 감염병에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한의사들의 효과적인 활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방역대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방향과도 맞지 않다. 지난 달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의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이 힘을 모아 감염병 방역과 전염 차단을 위해 고유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검체 채취업무를 하던 공중보건한의사가 한의사라는 이유로 해당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국가재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직역 구분에 따른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의료진 부족으로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이 시점에서는 의료인의 직역 구분이 필요없으며,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려내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현재 제일 심각한 문제점은 대구·경북 지역 현장 의료진들의 엄청난 피로 누적이라고 한다. 감염 우려에 따른 불안보다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료진들의 희생 정신이 헛돼선 안되며, 의료진 부족 때문에 환자들의 실의와 고통이 외면돼선 안된다. 가용 가능한 모든 의료인이 결집하여 경증 및 중증환자의 정도에 맞춘 단계별 맞춤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한의협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충분한 효용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에 제안한 마행감석탕, 은교산, 쌍황련 등의 한약제제에 대해 복지부장관은 조속히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직권으로 결정해야 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화가 겹친다. 특히 질병은 초기에는 진단하기 어렵지만 치료하기는 쉽고,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단은 쉬우나 치료는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손쓸 수 없는 상황을 맞기 이전에 가능한 모든 의료자원을 총동원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특단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7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東醫寶鑑』은 106개의 門으로 구성되어 있다. 門마다 끝부분에 ‘鍼灸法’이라는 제목으로 침과 뜸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醫書들과 차별성이 있는 점이다. 이 鍼灸法만 하나로 모아서 單卷으로 만든 필사본이 민간에서 돌아다니고 中國의 肖少卿의 『中國鍼灸處方學』같은 책에서도 뒷부분에 『東醫寶鑑』의 鍼灸法만 한군데 모아놓고 소개하는 것으로 보아 그 학술적 가치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그런데 『東醫寶鑑』에는 鍼灸法이 나오지 않는 門들이 몇군데 있다. 먼저 內景篇의 鍼灸法이 나오지 않는 곳에 대해 이번 글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 身形門 : 內景篇 권1 身形門에는 鍼灸法이 없는 대신에 煉臍法, 熏臍秘方, 灸臍法을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臍下三寸을 藏精之府로 여겨 중요하게 여긴 許浚의 입장에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許浚의 의학사상 가운데 엄지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으로 氣歸丹田論이 있다고 본다. ‘氣歸丹田’이란 氣를 臍下三寸의 下丹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을 말하니, 기운을 丹田으로 돌아가게 함으로서 최고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시켜 長生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은 身形門에 등장하는 각종 방안의 전체적 목표이기도 하다. ‘搬運服食’, ‘按摩導引’, ‘還丹內煉法’ 등의 글들이 이에 해당한다. ‘養性延年藥’으로 분류된 瓊玉膏, 三精丸, 延年益壽不老丹, 遐齡萬壽丹, 延齡固本丹, 斑龍丸, 人蔘固本丸, 玄菟固本丸, 固本酒, 烏鬚酒 등은 모두 下丹田에 精이 저장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身形門에 鍼灸法이 없이 煉臍法, 熏臍秘方, 灸臍法이 있는 것은 本 門에서 추구하는 氣歸丹田의 맥락에서 볼 때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이들 세가지 방법은 모두 灸法이고 배꼽에 시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鍼法을 거부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鍼法에 대해서 『東醫寶鑑』 鍼灸篇에서는 ‘鍼法有瀉無補’라는 제목의 글에서 鍼法은 瀉만 하고 補는 없다는 주장을 한 바가 있기에 이러한 논리와 소통되는 것이다. ○ 五臟六腑, 肝臟, 心臟, 脾臟, 肺藏, 腎臟, 膽腑, 胃腑, 小腸腑, 大腸腑, 膀胱腑, 三焦腑 : 『東醫寶鑑』 內景篇 권3에는 五臟六腑와 胞, 蟲이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胞와 蟲을 제외한 五臟六腑(이하 五臟六腑, 肝臟, 心臟, 脾臟, 肺藏, 腎臟, 膽腑, 胃腑, 小腸腑, 大腸腑, 膀胱腑, 三焦腑를 ‘五臟六腑’라고 통칭함.)에 해당되는 부분에 鍼灸法이 없다. 각 門마다 뒤에 덧붙여 놓는 單方은 있음에도 鍼灸法이 없는 것은 무언가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五臟六腑’가 鍼灸治療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일까? 아니면 ‘五臟六腑’를 치료할 鍼灸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까? 각종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부분에 鍼灸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五臟六腑’에 대한 許浚의 견해를 표출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부분에 나오는 내용들은 ‘五臟六腑’의 총론적 내용들이다. 肝臟을 예로 들면 肝形象, 肝部位, 肝主時日, 肝屬物類, 肝臟大小, 肝傷證, 肝病證, 肝病虛實, 肝病間甚, 肝病治法, 肝絶候, 肝臟修養法, 肝臟導引法, 單方의 순서로 이어진다. 肝臟에 대한 이론적 부분이 주가 되어 있고 養生法과 單方이 뒤에 덧붙여진 형태이다. 肝病治法에 부가되어 있는 처방은 어쩌면 이 門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肝病治法에 附記된 처방은 淸肝湯, 補肝丸, 瀉靑丸, 洗肝散, 當歸龍薈丸 등이다. 각각의 主治는 淸肝湯은 “治肝經血虛有怒火”, 補肝丸은 “治肝虛”, 瀉靑丸은 “治肝實”, 洗肝散은 “治肝實”, 當歸龍薈丸은 “治肝臟實熱脇痛”이라고 하여 虛實을 위주로 하고 있다. 診斷과 治療에서 虛實은 陰陽表裏寒熱虛實 가운데 1/4을 차지하는 비중의 것임을 감한할 때 ‘五臟六腑’에서는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것 보다는 이 외의 다른 부분과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五臟六腑’의 虛實은 診斷上 중요한 콘텐츠로서 나머지 부분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
장내 미생물 조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한창우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 KMCRIC 제목 장내 미생물 조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개선에 효과적인가? ◇ 서지사항 Loman BR, Hernandez-Saavedra D, An R, Rector RS. Prebiotic and probiotic treat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utr Rev. 2018 Nov 1;76(11):822-39. doi: 10.1093/nutrit/nuy031. ◇ 연구설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자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 개선 효과가 있는 프리바이오틱, 프로바이오틱, 또는 두 가지 혼합 제제를 투여하는 비교 대조 연구, 코흐트 연구, 전후 비교 연구 및 단면 연구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 연구목적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환자에게 프리바이오틱, 프로바이오틱, 또는 두 가지 혼합 제제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환자의 각종 검사 지표를 개선시키는지 확인하고자 했음. ◇ 질환 및 연구대상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 시험군중재 · 이 고찰에 포함된 연구들은 시험군에서 프리바이오틱(n=9), 프로바이오틱(n=11), 또는 두 가지 혼합 제제(n=7)를 투여하고 있음. · 프리바이오틱으로는 beta-glucan–supplemented 시리얼, fructooligosaccharides(FOS), xylooligosaccharides(XOS), 차전자 껍질, 치커리 이눌린, 식이섬유 등이 사용되었음. · 프로바이오틱으로는 Lactobacillus reuteri, Lactobacillus bulgaricus, 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rhamnosus, Lactobacillus lactis, Lactobacillus casei, Lactobacillus plantarum, Lactobacillus sporogenes, Lactobacillus delbrueckii, Bifidobacterium bifidum, Bifidobacterium longum, Bifidobacterium infantis, Bifidobacterium breve, and Streptococcus thermophilus이 사용되었음. ◇ 대조군중재 대조군 처치로는 위약, 운동, 일반 식이, 일상적 관리(usual care) 및 무처치가 적용되었음. ◇ 평가지표 메타 분석을 시행한 평가 지표 ·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 전달 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 알라닌 아미노 전달 효소(alanine aminotrans ferase, ALT) · 신체 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 · 감마-글루타밀 전이 효소(gamma-glutamyl transferase, γ-GT) · 종양 괴사인자 알파(tumor necrosis factor alpha, TNF-a) · C-반응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 총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 · 고밀도 지질 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 · 저밀도 지질 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및 중성지방 (triglyceridges, TAG) ◇ 측정 시점 · 대조군이 있는 연구의 경우 치료 종료 시점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측정값을 비교했으며, 대조군이 없는 연구의 경우 시험 개시 시점의 측정값을 대조 값으로 사용했음. ◇ 주요결과 · 메타 분석 결과 프리바이오틱, 프로바이오틱 또는 복합 제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그렇지 않은 대조 그룹에 비하여 아래와 같은 변화가 확인됐다. · 신체 질량 지수(0.37 kg/m2 감소), 알라닌 아미노 전달 효소(6.85 U/L 감소),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 전달 효소(4.6 U/L 감소), 감마-글루타밀 전이 효소(7.86 U/L 감소) 총콜레스테롤(10.10 mg/dL 감소), 저밀도 지질 단백질(4.52 mg/dL 감소) 및 중성지방(10.14 mg/dL 감소)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됐다(P<0.05). · 종양괴사인자 알파(2.04 ng/mL 감소), C-반응 단백질(0.74 mg/L 감소) 및 고밀도 지질 단백질(0.56mg/dL 증가)은 개선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 저자결론 이 메타 분석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치료에서 미생물 치료의 효용성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작용 기전에 대해서도 부분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향후 관련 연구들은 이 논문에서 분석한 지표들의 한계와 미생물 치료의 개체 특수성을 함께 고려하여 진행될 필요가 있다. ◇ KMCRIC 비평 미국간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가 2018년 초에 발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진료 지침(practice guideline)에는 치료법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1]. 우선, 500~1,000 kcal/day 정도 감소된 저칼로리 식사만을 시행하거나 적절한 운동과 함께 병행하여 체중을 줄이도록 하며, 지방증이 있는 경우는 3~5%, 염증 및 섬유화가 동반된 경우는 7~10% 정도의 체중을 감소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약물 치료는 조직 검사를 통해 염증 및 섬유화가 확인된 환자에게 제한하도록 하고, 약물 치료 중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을 투약하는 경우, 당뇨가 없고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비타민 E 800 IU/day을 투약하는 경우, 고중성 지방혈증이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오메가-3를 투약하는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메트포르민(metformin)과 우르소데옥시콜산(Ursodeoxycholic acid)은 치료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glucagon-like peptide-1 agonist에 대해서는 아직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위 절제술 대상이 되는 비만이 동반된 경우에는 아직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으므로, 숙련된 전문 의사가 개별 환자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위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으며, 과량의 음주는 금해야 하고, 적당한 음주라도 안전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 본 연구에서 평가한 프리바이오틱 또는 프로바이오틱을 통해 장내 미생물을 개선하는 치료법에 대해서 미국간학회 2018년 진료 지침은 아직 어떤 기술을 하지 않고 있다. 효용성의 유무에 대해 기술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아직 확정적 판단을 내릴 만한 충분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자들이 기술한 바와 같이 프리바이오틱과 프로바이오틱, 또는 그 혼합 제제는 보편적으로 섭취되는 식품의 영역에 포함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론과 같이 장내 미생물 개선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한 보다 안전한 치료법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전문가 그룹의 판단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참고문헌 [1] Chalasani N, Younossi Z, Lavine JE, Charlton M, Cusi K, Rinella M, Harrison SA, Brunt EM, Sanyal AJ.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Practice guidance from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Hepatology. 2018 Jan;67(1):328-57. doi: 10.1002/hep.29367.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714183 ◇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 SR&access=S201811041 -
보건산업진흥원, 지역 취약계층에 마스크 지원[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권덕철)은 5일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이날 오송사회적가치실현협의체(이하 오가협)와 함께 마스크 6000개를 지역 취약계층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가협은 오송 소재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만든 협의체다. 이번 기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충북지역 마스크업체 아미에서 사회공헌활동에 협조하고자 마스크를 원가에 제공했으며, 진흥원은 확보된 마스크를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배포함으로써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한다고 밝혔다. 마스크는 오는 6일부터 순차적으로 오송지역 장애인 복지관, 아동시설 등과 흥덕구청을 통해 지역취약계층(저소득층, 장애인, 한부모가정 보호대상자 등)에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권덕철 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에 힘을 보태고자 마스크 지원에 나서게 됐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마음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코로나 극복 위한 여한의사들의 선한 영향력대한여한의사회(회장 김영선, 이하 여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의계 여성 단체로서의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곳곳에 나눔을 실천했다. 여한은 지난 5일 코로나 감염 예방 및 방역업무를 총괄하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대구 경북지역, 소외단체 등에 격려의 뜻을 담은 한약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평소 의료봉사를 했던 나눔의 집, 스텔라집, 성북쉼터 이주여성 단체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향한 기부도 이어졌다. 고성희 여한 의무이사는 “모두 다 어렵지만 특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데도 현재 의료봉사를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럴 때 더욱 도움이 필요한 곳인 만큼 ‘면역조절 능력’을 높이기 위해 원내에서 직접 달인 한의사 처방인 경옥고와 쌍화탕, 청심환 등 총 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영선 여한 회장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어떻게 도움을 줄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민 끝에 여한의사들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여한은 향후에도 사회 곳곳 기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