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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명세서 작성 및 교부강진철 수윤HR노동법률사무소 대표노무사 (現)대한한의사협회 고문노무사 오는 19일부터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및 공제내역 등을 적은 ‘임금명세서’를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근로기준법 제48조(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 ① 사용자는 각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임금과 가족수당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 임금액,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적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하는 때에는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제43조제1항 단서에 따라 임금의 일부를 공제한 경우의 내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임금명세서를 서면으로 교부하여야 한다. 임금명세서에는 법에서 위임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공제내역 등을 중심으로 필수적인 사항을 기재하여 서면으로 교부해야 하는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에 의거 이메일, 휴대전화 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교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 임금명세서 기재사항 ①성명 ②생년월일, 사원번호 등 근로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 30일 미만 사용하는 일용근로자 제외) ③고용 연월일, 종사하는 업무 ④근로일수, 근로 시간 수 ⑤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 수 (※상시근로자수 4인 이하 사업장과 감시단속적 근로자 제외) ⑥기본급, 수당, 기타 임금의 내역별 금액 ⑦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등 공제 항목별 금액 ⑧임금 및 수당 등의 산출식 및 산출방법 임금명세서 작성 및 교부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는 위반행위 및 횟수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1차 위반시 30만원, 2차 50만원, 3차 이상 100만원의 과태료가, 임금명세서 일부 누락 및 허위 기재시에는 1차 위반시 20만원, 2차 위반시 30만원, 3차 이상시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법 개정은 모든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에 따른 적절한 임금이 지급되었는지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로 하여금 사업장 노무 관리 및 급여 관리에 있어 더 세심한 주의를 다할 것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
“한의학,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의학임을 알리고 싶어”[편집자 주] 뇌과학 연구원, 공중보건의, 한방병원 부원장, 무역회사 근무 등 한의사라면 십중팔구 걸어가는 임상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을 걸어온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박재현 기획이사. 그가 최근에는 경기고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 ‘경기 창의인재 아카데미’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경희바름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전일제 연구원으로 들어가 뇌과학 분야 연구도 해보았고, 공중보건의사와 부원장 시절을 거쳐 개원을 했다가 잠시 한의원을 내려놓고 무역회사에서 다 년간 일도 해보았다. 현재는 제가 잘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있는 지역에 한의원을 열어 강남구 한의사회 회무와 소속돼 있는 학회 일도 함께 하며 진료를 하고 있다. Q. 졸업 후 대학원에서 뇌과학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갑자기 무역업으로 전직을 했다. 연구원 시절에는 세포실험, 동물실험, 임상시험 모두 참여해 봤는데 어떤 치료법은 정말 효과가 좋았고, 어떤 치료법은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검증의 중요성과 한의학의 표준화, 객관화의 필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해외 학술대회 참가와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과 만나는 시간도 즐거웠지만, 주로 연구실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평소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서 사람을 직접 치료하는 임상의의 길을 선택했다. 개원을 하고 자리를 잡아나갈 무렵 저의 부친께서 망막출혈로 시력이 안 좋아지면서 긴급하게 사업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 돼 무역 분야 일을 하게 됐다. 급하게 무역협회 교육만 받고 바로 업무에 들어갔는데, 연구원으로서 경력이 있었기에 서류작업, 외국인과의 서신교환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다. 바이어 상담 및 해외 출장도 해외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 및 질문 답변을 해보았던 경험이 있어 빠르게 적응했다. 무역회사에서 주로 건설 장비 부품을 수입, 수출했는데 환자 대신 건설 장비의 부품을 공급해 건설 장비를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했다. 3년 동안 열심히 무역 일을 했는데, 어느 순간 초등학교 때 저의 몸을 뒤덮었던 피부질환 건선도 재발하더라. 그래서 휴식기를 갖게 됐다. 해외를 많이 오고가고 상대방 국가의 시차에 맞춰 일을 하면서 내 몸의 면역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 자신을 치료하며, 한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본업인 한의사로 돌아오게 됐다. Q. 다양한 경험들을 살려 최근 경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인재 아카데미’ 강연을 했다.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다른 지리적, 경제사회적 차이로 다르게 발전해 왔다는 것을 인문학적으로 비교하고, 동양의학 기본인 기와 음양이 허구가 아닌 어떤 현상임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자 했다. 아울러 수험생 대표질환인 통증(편두통, 긴장성 두통, 복통, 위경련 등), 불면증, 상사병, 변비,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생활습관 개선 방법과 한의학적 치료 방안 등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Q. 학생들에게 꼭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한의학은 몸이 아프다는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며, 치료 효과가 있는 실용적인 의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최신 물리학과 최신 뇌과학을 공부해보면 이들 학문들도 점점 한의학적인 관점과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고전 물리학은 ‘어떤 물질의 움직임이 계산에 따라 정확하게 계산될 수 있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최신 물리학은 양자역학으로서 ‘어떤 물질은 확률적으로 존재하며, 어느 위치에 존재할 확률이 높을 뿐이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빛뿐만 아니라 질량이 있는 입자도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성을 갖는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미노산 15개로 이루어진 생체분자도 입자이면서 파동성을 갖는다는 점이 실험 결과로 확인됐다. 따라서 한의학의 기본 개념인 ‘기(氣)’라는 것은 어떠한 가상의 개념이 아닌 물질이나 빛의 입자로서 파동성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란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어 과학적으로도 이해가 가능하다. 물론 이 부분은 제 생각으로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한의학이 관념론일 뿐이란 생각의 틀을 깨주는 큰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최신 뇌과학에서도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 대해 먼저 장부에서 어떠한 이미지가 생긴 뒤 그것을 뇌에서 기억·감정과 결합해 느낌으로 바뀌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장부에 감정을 배속하고 그 장부를 치료해 정신적인 문제를 치료한다는 한의학적 접근방식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 볼 수 있다. 최신의 물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옛 의가들의 관찰력과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직관력은 매우 뛰어났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Q. 지난해에는 ‘한-UAE 한의약 세미나’에 참가해 현지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했다. 현지 의사들을 상대로 영어로 강의를 해야 했는데 2개월이 채 안 되는 준비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현지 UAE 보건청 직원들도 침치료와 추나요법을 너무 좋아해줬고, 강의를 듣는 의사들도 추나요법, 침치료, 매선요법 등에 관심이 많았다.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하루하루 배우고 실천하면 기회가 온다.” 저는 어떤 일이라도 해 본 후에 그 일을 지속할지 안할지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해보지도 않고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하고 지금의 위치에 와 있는 것도 이런 신념 덕분이다. 지금도 매일 한의학을 비롯한 의학, 경제,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지식 습득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꾸준히 배운 뒤 이를 하나씩 실천하고 주변에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K-pop', 'K-contents'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진정한 ‘K-medicine’인 한의학이 해외로도 많이 진출해야 한다.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고, 어느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인류세의 한의학 <2>김태우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자동차 창문을 내리고 시동을 걸어본 적이 있으신가? 운전하면서 한 번씩 경험하는 그러한 상황은, 엔진이 돌아갈 때 나는 소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 공간이 실내주차장이라면 소리의 크기는 확연하다. 정지해 있던 순간의 고요에서, 진동과 함께 들리는 엔진 소리는, 시동 걸기라는 잠깐의 동작이 큰 차이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이러한 진동과 소리의 격차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폭발’이다. 휘발성이 강한 휘발유를 공기와 접촉시킨 상태에서 점화플러그에 불꽃을 튀겨 폭발하게 한다. 그 폭발력으로 엔진의 피스톤이 돌아가고 자동차가 움직인다. 엔진이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연속적 폭발로 가능하다. 도시화된 한국사회에서 엔진은 어디서든지 돌아가지만, 자동차 폭발음은 우리에게 잘 들리지 않는다. 머플러를 비롯한 소음 저감 부품들(커버, 밀폐제 등)이 차에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만큼 차는 무거워지고, 차를 움직이기 위해 또 더 많은 휘발유와 폭발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지하든, 하지 못하든 엔진은 돌아가고 폭발은 계속된다. 머플러를 개조해서 의도적으로 내는 스포츠카의 폭발음이, 내 차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할 때도, 꽉 막힌 도로에서 빨간 미등이 끝을 모르고 이어질 때도, 폭발은 계속된다. 폭발로 마트에 가고, 회사에 출근하고, 캠핑 떠난다. 폭발의 일상이다. 석탄을 태워 증기기관을 돌릴 때부터, 원터치 시동의 지금 자동차 운행까지, 탄소(탄화수소)를 폭발시키고 태워서, 우리는 지금의 문명을 돌리고 있다. 비행기를 띄우고, 공장을 돌리고, 전기를 발전하는 것도, 대부분 폭발하고 불타는 탄소에 의지하고 있다. 가히 탄소문명의 시대다. 탄소문명은 탄소집착문명이다. 우리들의 자동차가 움직이기까지, 이어져 있는 연결선들을 돌아보면 그 집착적 증후가 드러난다. 땅을 파고, 바다 밑 해저를 뚫어서(이 땅과 바다는 대부분 중동에 있다), 해양오염을 무릅쓰고 유조선을 띄우고, 토양오염의 위험에도 송유관을 깔아, 기어이 석유를 가져온다. 석유를 구하기 위해 쇼크(오일쇼크)도 감내하고, 전쟁(걸프전)도1) 불사한다. 그 집착은, 원유를 뒤집어쓴 물새로 상징되는, 죽어가는 생명들을 못 본 체하게 한다. 무엇이 이렇게 탄소에 집착하게 하는가? 폭발하고, 태워서 나오는 에너지다. “효율적인” 에너지가 만드는 편리, 풍요, 성장이 잘 폭발하는, 잘 타는 탄소만 보게 했다(직면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효율적이라는 말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탄소에 대한 집착은, 탄소를 저 멀리 우주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이 가능하게 했다. 최근 기후위기 문제에 학문적·사회적 실천을 집중하고 있는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2) 17세기 즈음 이 시선의 등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자연]을 단순히 ‘생산 요소’로, 말하자면 우리의 행동에 완전히 무관하고 무심한 자원, 마치 지구와는 관계없는 목표를 추구하는 외부인이 멀리서 획득해도 되는 것처럼 받아들였다.”3) 자원으로 전용된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 자원만을 바라보게 하는, 또한 그와 연결된 존재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집착을 낳았다. 이것은 마치 멀리 시리우스와 같은 별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라투르는 말한다. 그는 그 시선에 대비하여, 가이아(Gaia)의 시선에 주목하자고 말한다. ‘가이아’는 지구의 생물과 무생물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는 것을 지시한다. 그 관계를 통해 지구는 생명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다. 탄소문명의 탄소에 대한 집착은 지구의 자기조절을 흩트리는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 가이아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가이아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라투르가 지적하고 있듯이 가이아로의 전환은 우주의 다른 별에서 지구를 바라보듯 하는 시선을 재고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지구 안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가이아는 사시(四時)와 시선의 방향성을 공유한다. 탄소집착문명을 떠받치던 시선과 다른, 가이아의 시선이 기후위기 시대에 주목받고 있듯이, 사시와 같은 비서구의 시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라투르도, 비서구의 방식이 “미래의 생존법을 배우기 위한 소중한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4) 가이아와 사시는 모두 연결성의 관점을 강조한다. 가이아 이론을 주창한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대기학의 내용, 해양학 자료, 지질학적 내용을 조사하여 생물들과 환경의 밀접한 상호관계를 보였다. 그럼으로써, 수동적 ‘자원’이 아닌, 능동적 자연을 말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사유방식을 드러내는 사시는, 일관되게 흐르는 테마에서부터 시작한다. 세계의 현상을, 하늘에서부터 만물의 존재들(인간, 비인간 공히)까지, 꿰뚫는 논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 중심 테마를 취해서 그것의 현현인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생명 현상에 관한 핵심적 테마가 사시다. 존재들이 공유하는 생명운동의 방식을 생장수장(生長收藏)이라고 보았다. 자라나고, 펼치고, 수렴하고, 모으는 운동이 모든 존재에, 즉 인간, 비인간, 만물 모두에, 공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지라는 생명들의 터전에도 그 생장수장의 흐름이 있어서 생명을 살리고 지지한다. 천지를 자연이라고, 혹은 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천지는, 자연과 환경은,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들과 사시의 흐름을 공유하며 연결되어 있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생명과 무생명이라는 자연의 이분화가 그렇듯 확연하게 이루어지지 아니 했다. 우주 자체가 그대로 하나의 생명체로서 파악되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이 우주는 생명으로 꽉 차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원로 철학자의 통찰은,5) 사시의 시선으로 바라본 천지(자연)와 만물의 관계에서 자명하다. 환경과 사람은 “하나의 생명체”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결성 속에서 (앞으로의 연재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동아시아에서는 기후(氣候)를 사람 몸의 현상에 대해서도 사용하였다. 자연의 기후와 사람 몸의 기후가 유사한 현상이고, 연결되어 있는 현상인 것이다. 이와 같이 가이아와 사시는 연결성의 시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생장수장 사시의 순조로운 흐름은, 생명이 그 기운을 생명답게 펼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지금 기후위기의 상황에서 그 순조로운 흐름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일상적 폭발, 태움의 문명이 지핀 자욱한 탄소(이산화탄소)가 생명들의 펼침을 가리려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도, 2020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최근 기사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다. 전환(turning)은 시선을 돌리는(turn to) 데서부터 시작 가능하다. 일상화된 우리의 폭발과 태우기를 어느 날 모두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 이상 지속되어 온 탄소집착, 탄소의지 문명을 갑자기 가동 중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집착의 시선을 돌리는 일에서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작지 않은 전환이 될 것이다. 가이아와 함께, 사시의 연결성의 시선을 따라가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1) 중동 석유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영국의 의지가 2003년 이라크 침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예시를 제공한다. 2)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브뤼노 라투르는 철학, 사회학, 인류학, 과학기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는 논문과 저서를 발표하였다. 3) 라투르(2021)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p.109. 4) 같은 책. p.110. 5) 이완재(1997) <동양철학을 하는 방법> p.17. -
한의계의 약한 고리 下이선동 원장 서울 영등포구 행파한의원 전 상지대 한의과대학 교수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약점과 강점을 면밀히 분석, 다양한 질환 치료에 큰 효과를 발휘하며 영구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치료 치료는 진단결과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진단이 잘못되면 어떠한 치료도 소용없다.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올바른 치료는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전제한다. 특히 한의학은 진단결과에 따라 처방 등이 전혀 다르며, 진단과 치료가 거의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한의계는 진단보다는 치료, 치료를 위한 술기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주변의 한의사들만 봐도 처방이나 치료기술에 관심이 훨씬 많다. 그렇다 보니 표준적 효과적인 치료지침서가 있어도 치료에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 각자의 경험이나 관점을 더 중시한다. ‘醫者意也’ 의식이 아직도 높기 때문이다. 동일 환자라도 한의사마다 다르게 치료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나와 다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다르면 나, 다른 한의사 또는 모두 잘못일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너도 모두 올바르다는 것이다. 모두를 정답으로 본다. 당연히 효과가 최고인 것만이 정답이다. 정답은 하나이다. 치료에서도 진단처럼 환자 의존도가 문제다. 치료효과를 판정하는 객관적 지표나 수단 등이 적거나 없다. 치료자인 한의사가 치료결과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데 환자가 좋아졌다고 하면 좋아진 것이며, 효과가 없다고 하면 없게 되는 형편이다. 약물, 침 중심의 단순한 치료수단도 큰 약점이다. 이것만으로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 그나마 한의계의 최대 장점인 바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5000여종의 한약재가 있는데도 100~200여종만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주로 처방되는 약재는 일부 보약재와 오적산류 등이다. 최대의 장점을 스스로 최소화하고 있다.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는 중의학과 너무 대조적이다. 효과적인 각 질병별 치료지침서, 매뉴얼 기반 등의 근거기반 치료가 필요하다. 이들 내용 중에 치료율, 치료기간, 재발률, 독성 및 부작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이외에도 감염병, 응급의료분야 등의 일정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서 한의계의 역할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기타 건강보험 참여 등의 제도화도 문제다. 높은 치료비 부담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매우 크다. 여기에다 효과의 확실성이 낮고 서양의학의 보험강화나 실손 등으로 본인부담금이 거의 ‘0원’에 가까운 상태에서 한의치료비의 경우 본인부담금 100%는 큰 문제다.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으로 한의치료를 꺼리고 있다. 이미 모든 사회주의나 자유방임형 의료경향이 있는 미국조차도 사회보장제로 국민의 건강, 질병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대세를 따르거나 아니면 극복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한의계의 잘못된 수가책정 등 여러 문제와 건강보험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이외에도 인터넷상에서의 한의계 평판은 너무 부정적이다. 치료할 수 있다고 하여서 높은 본인부담금에도 불구하고 치료했는데 효과를 못 본 환자들의 성토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든 문제가 공개되고 드러나는 인터넷 특성상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한의계다. 이렇다보니 한의치료를 하고자 하는 예비 소비자들까지 외면한다. 대부분이 객관적 자료에 기반하거나 표준화된 근거기반의료가 아닌 경험적, 관습적 근거 없는 과장된 진료의 결과다.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한의치료 우수 질병이 없다. 누구든 무슨 질병하면 한의원에 가라는 한의치료 우수분야가 없다는 뜻이다. 보약, 근골격계 질환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환자의 이용률이 높은 것이지 다른 의학에 비해 치료율이 훨씬 우수하다는 근거는 없다. 한의약 우수분야가 있는 것은 의학적, 경영측면 등 여러 면에서 한의계로서는 유익하다. 예로 서양의학은 진단, 수술, 감염병, 응급의학 등 누구나 우수성을 인정하는 분야를 지니고 있으며, 중국은 최근 중의학으로 치료가 잘되는 중의우세병종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처럼 모든 분야를 커버하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우위에 있는 분야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상의 엄연한 이치 중 하나는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잘 한다는 것은 모두 못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 지금까지 분야별 한의계의 약한 고리를 알아보았다. 근거가 높은 연구가 없거나 자료부족(부재), 유용하지 않는 이론이나 치료법이 많은 것, 증(증후)기반의학,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높은 환자 의존성, 낮은 객관적 검사 및 진단자료 활용률, 주관적 진단, 진료지침서나 매뉴얼의 부족으로 근거기반 진료나 표준적 치료의 한계, 치료율이나 치료기간 등을 예측할 수 없는 것(치료 불확실성), 본인부담금 문제, 한의치료 우수 질환 문제 등은 한의계의 가장 약한 고리다. 이러한 문제가 계속 악순환 되고 있으며 더 축적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이 한의계의 과제다. 3. 요약 및 결론 어느 분야든 강점과 약한 고리인 약점이 있다. 특히 모든 의료는 더욱 그렇다. 분명한 것은 약한 고리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완해야 한다. 앞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이지만 대부분은 동의할 것이다. 수준 높은 연구나 자료가 많을수록 좋다. 여러 면에서 유용성과 활용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나 한의계가 생산한 한의학 관련 기본적인 자료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각 질병별 한의학적인 환자 자료는 더욱 필요하다. 좀 더 정확한 변증과 치료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용하고 효과적인 표준화된 진단, 치료지침서도 시급하다. 이것들은 한의사마다 제각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치료결과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런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와야 한다. 이게 없어 전국의 한의사들이 좀 더 나은 처방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다. 표준화된 진료는 환자의 신뢰를 얻는다. 한의학은 상당한 효과가 있는 의학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료 불확실성, 치료비 부담의 문제도 크지만 특히 진료가 한의사마다 제각각이어서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것은 한의학의 의학적 불안정을 의미한다. 현재 한의계의 제각각 의학의 한계점이다. 어떤 한의원을 가더라도 동일한 진단과 치료를 하고, 어느 정도의 효과만 있다면 상당수는 다시 자신의 몸을 맡길 것이다. 진단과 치료과정이나 결과판정 등 모든 진료 과정에서 한의사는 실질적 중심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의학적인 다양하고 유용한 지표를 개발해서 활용하고 각종검사, 영상자료를 진료에 활용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객관적이고 엄격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 단순하고 편의적이다. 질병기반 의학이 아닌 증(증후 )기반의학도 큰 문제다. 우선 각 질병관련 많은 증, 증후로 한의사들은 불필요한 업무부담(loading)이 있으며 이것으로 잘못된 처치를 할 수 있다. 모든 의학은 症(證) 중심의학이 아닌 질병기반 의학이다. 한의계는 여러 면에서 의학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다양하지만 질병명은 단 하나 코로나19 감염증이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증상은 발병원인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애면 된다. 한의계의 약한 고리는 강한 고리보다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한의계를 옥죄는 것들도 대부분이 한의계의 약한 고리 때문이다. 잘 아는 것처럼 코로나19 극복의 핵심은 효과가 충분한 백신접종이다. 이외는 근본적인 처치가 아니며 일시적 조치일 뿐이다. 한의계도 핵심적 약한 고리를 알고 이것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
“한의약적 치료 통한 자연임신 적극 지원이 조례 취지”[편집자 주]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내 난임부부에게 한의학적 난임치료를 지원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조례가 제정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한의난임치료 조례 제정을 주도한 동대문구의회 이의안 의원에게 조례 발의 배경과 기대효과 등을 들었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동대문구의회 이의안 의원(답십리1동, 전농2동)이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만큼 복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현재 제8대 후반기 동대문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 동네 구석구석을 직접 뛰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의 복리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복지 관련 조례 제·개정에도 노력을 기울여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조례안’, ‘장기요양요원 처우 개선 및 지위 향상에 관한 조례안’,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또한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촉진 조례안’, ‘아동학대예방 및 보호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입양가정 지원에 관한 조례안’ 등의 조례안을 공동발의 했다. 이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덕분에 얼마전 동대문구 공무원 노동조합이 주관한 ‘2021년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공무원이 뽑은 베스트 구의원으로 선정됐는데, 다른 어떤 상 보다 의미가 있었고, 큰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구민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 Q. ‘동대문구 한방난임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해 최근 제정됐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난임으로 마음 고생하는 부부들이 꽤 많다. 늦은 결혼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과 스트레스로 인한 난임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동대문구 한방난임지원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 한의학으로 난임을 치료하는 것은 짧은 기간 내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고, 지원 실적 또한 아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난임에 있어 한의학을 기초로 한 한의의료를 선호하는 의료 소비자들은 많이 존재한다. 전통의학 보전이라는 측면과 체질을 바탕으로 한 한의치료를 통해 임신확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조례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난임 부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점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더불어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하지 못하는 구내 난임부부들이 많다. 이들에게 한의약적 치료를 통해 자연임신을 적극 지원하자는 것이 이번 조례의 취지다. 이 조례가 작은 불씨가 되어 난임을 겪고 있는 부부의 자연임신과 출산율 증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평소 한의약 치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양의학과 달리 한의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한의학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약은 양약과 달리 개개인에 맞춰 진료를 하고, 여러 약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효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한의학적 특성으로 인해 연구결과를 도출해내기가 어려워 편견과 오해가 쌓이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한의학도 오랜 기간 임상으로 증명된 우리 고유의 의학이자 과학이다.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있어 양의학과 한의학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 가지 모두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Q. 국가적 위기인 초저출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10여 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세계 꼴찌’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금까지의 정책들을 재검토해 좀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동대문구도 시행하고 있는 출산장려금 같은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자녀 출산 시 지원하는 장려금인데, 수혜자가 출산 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해당 지자체의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출산 정책들은 출산장려금과 같이 일시적인 정책에만 몰두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제는 영유아나 자녀양육가구를 직접 지원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시행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는데 더욱 효과가 있을거라 본다. Q. 의정활동 중 꼭 이뤄 내고 싶은 현안이 있다면? 저는 정치에 입문한 뒤 늘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는 경계성 지능 아동을 돕기 위한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여도 조금만 말을 섞어보면 이상한 점이 느껴지는 아이들이 바로 ‘경계성 지능’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다. 보통 지능지수(IQ)가 70~85 사이로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학부모의 아픈 이야기를 듣고 준비하게 됐다. 앞으로도 모든 의정활동의 중심에는 구민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구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Q.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구민과 동행하는 따뜻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요즘 우리 사회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하다. 간혹 고독사라든지 생활의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웃들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런 가슴 아픈 일들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제한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려워져 적지 않은 이웃들이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심리적 고독감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회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 -
뇌졸중 환자의 하지 마비에 한약은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추홍민 인천 옹진군 대청보건지소 ◇KMCRIC 제목 한약은 뇌졸중 환자의 하지 마비에 효과적이다. ◇서지사항 Yu Y, Tang L, Cui F, Jiao F, Zhang D, Ma J, Ding W, Yu Y, Zhang B, Meng Z, Dai X, Liu D, Chang J, Qu Y, Li Y, Wang H, Wang X, Liu X, Zhou H, Zhao J, Wang Y, Zhang Y, Ma Q, Liu K, Liang J, Lu Y, Xiaomin Y, Song Y, Guo E, Li X, Yang Q, Huang L, Wu P, Wang J, Liu J, Li B, Chen B, Chen Q, Yue Q, Xie Y, Wang Y, Wang Z. Effect of Qizhitongluo capsule on lower limb rehabilitation after stroke: A randomized clinical trial. Pharmacol Res. 2021 Mar;165:105464. doi: 10.1016/j.phrs.2021.105464. ◇연구설계 무작위 배정, 다기관, 이중 맹검, 위약 비교 임상연구 ◇연구목적 뇌졸중 환자에게 중국 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Qizhitongluo capsule(QZTL)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질환 및 연구대상 35세에서 80세 사이의 영상을 통해 뇌졸중이 진단된 환자 중 기허 및 어혈로 변증되었으며 발병일 이후 15일에서 28일 이내 치료를 시작한 환자로 NIHSS가 4점 이상, 20점 이하로 퓨글마이어 척도 상 95점 미만 혹은 Aphasia Quotient 93.8점 미만인 환자 ◇시험군 중재 1) QZTL 군(n=309): QZTL 캡슐(500mg)을 아침, 저녁 식후 각각 4캡슐 복용, 점심에는 플라세보 캡슐 4캡슐 복용 2) NXT 군(n=195): 매 끼니 후 NXT 캡슐(400mg)을 4캡슐씩 복용 ◇대조군 중재 1) 위약군(n=195): 4캡슐의 플라세보 캡슐을 매 식사 후 복용 피험자들은 총 12주간 약물을 복용 ◇평가지표 1) 1차 평가 변수: 12주 치료 후의 Lower Limb Fugl-Meyer Motor Score(FMMS-LL)을 초기 측정 시와 12주 후 비교함. 2) 2차 평가 변수: 12주 치료 후 FMMS and Upper Limb FMMS(FMMS-UL) scores, Aphasia Quotient(AQ) score, Barthel Index를 비교함. 그 외에도 기허 및 어혈 증후군 설문지를 시행하여 비교함. 3) 기타 2차 평가 변수: 혈당, 지질 농도, 혈액 점도 4) 평가일: 치료 시작 시, 4주 후, 발병일 90일 후, 12주 후 ◇주요결과 1) FMMS-LL score는 QZTL 군에서 4.81포인트 상승했고, NXT 군에서는 3.77포인트 상승, 그리고 위약군에서는 3.00포인트 상승을 보였다. QZTL 그룹이 위약군에 비해 더욱 효과적이었다.(difference, 0.89 [0.30,1.49] at week 4, P=0.0032; difference, 1.83[1.01,2.66] at 90 days poststroke, P<0.0001; difference, 1.81[0.88,2.74] at week 12, P=0.0001) ◇저자결론 QZTL 캡슐은 하지 운동 결손에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이 연구의 결과는 QZTL 캡슐이 뇌졸중 재활에 있어서 하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KMCRIC 비평 이 연구는 총 622명이 등록된 대규모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연구로, 뇌졸중 후 환자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보행과 연관 있는 하지 마비에 대해 QTZL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해 평가했다. 연구 설계에 있어서 QTZL뿐만 아니라 중국 내 임상에서 다용되는 NXT(Naoxintong)를 활용하여 비교 대조군을 설정하였으며 위약을 포함해서 환자에게 투여된 QTZL과 NXT를 동일하게 만들고, 복용 횟수를 맞추기 위해 QTZL 투여 환자에게도 점심 식후에는 위약을 복용하게 하는 등 한약에 대한 다기관 임상 연구로는 잘 설계된 논문으로 평가된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지질농도나 PT, APTT, INR 등의 응고인자에 안전한 결과를 확인한 것도 의의가 있다. QTZL 캡슐은 12주간의 투약에서 상지 기능과 실어증 관련 점수에서도 호전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이 연구의 Subgroup analysis에서 특징적으로 ‘기허어혈증’ 설문지를 진행하였음에도 해당 설문 점수가 높은 그룹에서 효과가 좋았다고만 언급 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He 등의 유사 연구에서는 ‘기체혈어’의 변증에 대한 중약 투여의 효과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연구진이 QZTL 그리고 대조약으로 쓰인 NXT에서 기허혈어 변증 설문을 진행한 이유 등에 대해 선정 이유와 설문지 내용이 상세히 제시되었으면 하는 한계점은 존재한다 [1]. 또한 대상 환자들 모두 가이드라인에 따라 아스피린을 지속 복용하였던 점에 대해서는 한약 단독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뇌경색 환자들은 항혈소판제 혹은 항혈전제를 지속 복용해야 하는 실제 임상 환경을 반영한 점에 있어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들이 본 연구에서 대상이 된 QZTL은, 단삼, 작약, 천마 등을 포함한 한약제제이다. 이러한 약재는 뇌졸중 환자 초기 회복을 위한 한약에 다빈도로 활용되기에 이번 연구의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도 급성기 뇌졸중 한약 병용에 대해 임상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사료된다. 이번 연구처럼 국내에서도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약 병용에 대해 국내 한의학의 특성을 잘 살린 다기관 연구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1] He H, Chen G, Gao J, Liu Y, Zhang C, Liu C, Li H, He Q, Li J, Wang J. Xue-Fu-Zhu-Yu capsule in the treatment of qi stagnation and blood stasis syndrome: a study protocol for a randomised controlled pilot and feasibility trial. Trials. 2018 Sep 21;19(1):515. doi: 10.1186/s13063-018-2908-9. https://pubmed.ncbi.nlm.nih.gov/30241562/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2103015 -
한의원 경영과 증례보고 작성 노하우 ‘한 자리에’[편집자주]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 · 이하 한의학회)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4일 동안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2차)’를 온라인 학술대회 · 상설강좌 플랫폼 ‘하베스트’에서 개최한다. 본란에서는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2차)의 주요 강연 내용과 주제 중 한의학회에서 주관하는 3가지 주제의 강의를 소개한다. ◇대한한의학회 마케팅 등 한의원 경영과 증례보고 작성 방법 공유 한의학회는 이번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2차) 에 주관학회로 참여해 △우리 한의원 자료를 이용한 증례보고 작성법(임정태 원광대 한의대 교수) △한의원 기반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신은규 동서대 보건행 정학과 교수) △한의원 기반 마케팅 방법 및 사례(김 양균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등의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우리 한의원 자료를 이용한 증례보고 작성법 우선 임정태 교수는 한방 병·의원에서 치료에 자신 있는 질환을 증례 논문으로 작성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점을 소개한다. 논문을 쓰기 전 초진 단계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을 비롯해 평가지표 선택, CARE checklist, 동의서 및 중앙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 준비, 증례보고 작성시 흔히 하는 실수, 실제 SCIE 증례논문 출판 사례 등에 대해 설명한다. 임 교수는 “학회에 투고된 증례논문을 심사하고, 여러 개원가와 국내외 학술지에 증례논문을 출판하는 작업을 하면서 미리 준비하고 보완했다면 좋았을것 같은 점이 생각나 아쉬웠던 경험이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뜻깊은 치료사례를 널리 공유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의원 기반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 또한 신은규 교수는 중증질환 치료보다 가벼운 여행, 휴식을 이유로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한다. 한의학은 감염병 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면역력을 중시해온 역사가 있는 만큼 현대인의 면역력 향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한국은 ‘의료관광’ 관점에서 수술 잘 하는 나라, 빨리 치료하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곁에 있었던 한의학은 다르다”며 “장기적인 효과를 보이는 한의학은 의료관광객들의 질환에 대한 근원을 찾아 원인을 비수술적 방법으로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원 기반 마케팅 방법 및 사례 이와 함께 김양균 교수는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이 진료 후에 의료기관 평가 플랫폼 ‘모두닥’의 애플 리케이션, 웹사이트 등에 남긴 리뷰 결과를 분석해 한의원 경영에 적용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긍정적인 표현과 부정적인 표현을 분석해 현재 한의원 이용자 들이 느끼는 만족과 불만족의 요소를 확인하는 식이 다. 특히 한의원이 위치한 지역 특징을 마케팅 전략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한의원은 경영에 많은 어려 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진료에 필요한 역량과 의사소통 방법을 모색하고, 외부 마케팅으로써 홍보 전략에도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2차)를 수강하는 회원은 △전국한의학학술대회 36강 무료체험(보수평점 무관) △보수교육 평점 4점 △이수증 발급 △자료집 파일 다운로드 △8대 한방 온라인 쇼핑몰 할인쿠폰 제공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도영 회장은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성황 리에 종료한 한의학회는 한의사 회원들이 안정적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회원들의 요청이 있는 양질의 내용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임상의 전문성 강화 등에 관심 있는 회원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의료봉사, 환자들과 건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편집자주] “베푸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이타적인 성격이다. 먹거리나 도서, 생필품 등 친구들이 지나가듯 말했던 것을 잘 기억한 뒤, 필요한 순간에 챙겨줄 때 큰 행복을 느낀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런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하와 원장(안성 경옥당한의원)은 단순히 침을 놓고 약을 처방하는 행위가 아닌 환자와의 진정한 교류를 추구한다. 화초를 가꾸듯이 환자에게 애정을 쏟으며 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한다. KOMSTA에 입단해 의술의 나눔을 펼치는 그로부터 의료봉사활동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의료봉사활동이 어느덧 1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자유로운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KOMSTA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그 중에서도 의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진료에 최적화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게 익숙해진 터라 봉사 물품 세팅부터 학생단원 교육, 환자 상담 그리고 진료 업무까지 한꺼번에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는 게 쉽지 않았다.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의 전폭적인 지원과 도움으로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한지 어느덧 1년이 됐다. 의료봉사 초반에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많이 혼란스러웠다. 미처 주문하지 못한 물품, 방황하는 학생단원들, 밀려드는 환자, 모자란 병상 수 등 위태로운 순간들이 있었다. 초반의 부족한 부분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계속해서 찾아주시는 환자분들께 감사하다. Q. 환자들의 상태, 치료 후 경과는 어떠한가? 단순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다. 반복적인 노동으로 육체 피로도가 높은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분들이다. 체력이 좋고 회복이 빠른 청장년층이 주 내원 환자군이기 때문에 대부분 드라마틱한 호전을 보인다. 근골격계 문제뿐만 아니라 소화불량, 다이어트, 탈모 등에 대한 상담 요청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만족스러운 진료 후에 다음 봉사활동 일정을 묻거나, 재차 진료를 받길 원해 연락처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 분들께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의원 명함을 드리거나 약봉투에 한의원 이름과 주소를 적어드리기도 한다. 재밌는 점은 명함을 받아가거나 한의원 이름을 메모해간 분들 중에 실제로 내원한 환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시간과 거리상의 이유로 내원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이제는 요령껏 직장 근처에 위치한 한의원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고 들었다. 두 가지 부류가 있다. 1년간 꾸준히 내원했는데 이제는 안보이면 섭섭한 류, 그리고 의사소통의 장애로 애를 먹었던 류. 두 부류 모두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다.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부터 지금까지 매달 빠지지 않고 내원한 중국인 환자 분이 있다. 이제는 남편과 아드님까지 함께 방문하고 있어 한 가정의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만성적인 요통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는 분이지만 치료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에 덩달아 힘이 난다.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다 보니 가끔 한국말이 서툰 환자들도 있다. 한국어와 몸짓을 섞어가며 간신히 대화를 이어가는데, 진료 후에 웃으며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며 국경 없는 의술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근무 중인 한의원에서도 나의 이러한 경험을 인지하고 외국인 환자들이 내원하면 “외국인 환자는 주 원장으로”라는 암묵적인 규칙까지 생겼다. 참 부끄럽다. 이에 올해의 목표도 역시나 영어공부로 정했다. Q.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봉사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은 있었으나 실천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의대 입학 후 빠른 임상경험을 위해 의료봉사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봉사활동의 세계에 들어서게 됐다. KOMSTA에는 강소진 한의사의 추천으로 입단했다. 그는 학부생 때부터 KOMSTA의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오곤 했는데, 그 당시 나는 1년의 3분의 1 가량을 동아리 봉사활동으로 보내면서 KOMSTA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KOMSTA와의 인연이 닿은 것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에 참여할 한의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서다. 한의학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 정도와 선호도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KOMSTA에 가입하게 되었고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Q.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 외 ‘안성-평택 지역사회’를 위한 후원금도 전달했다. 제가 근무하는 한의원의 대표 원장께서 환자 우선 진료방침 외에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지역사회 후원, 나눔 그리고 봉사다. 늘 베푸는 삶에 대해 강조하시고 실천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자연스럽게 후원에 동참하게 됐다. Q. 대학교 학생회 홍보국장과 피자가게를 운영한 특이 이력도 있다. 인생의 전환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학생회 홍보국장 활동이라 말하겠다. 의도치 않게 들어간 학생회에서 다시 한 번 의도치 않게 홍보국장으로 임명되며 나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홍보 관련 지식은 전무했지만 시키는 일을 성실히 해내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라 각종 행사 포스터, 영상 제작까지 빠르게 섭렵하며 1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 모습이 지금의 동료인 강소진 한의사 레이더에 포착됐다. 내게 피자가게 동업을 제안하더라. 그렇게 ‘피자 스페이스’가 탄생하게 됐다. 우주 컨셉을 시작으로 로고부터 피자 레시피, 인테리어, 캐릭터 디자인, 메뉴판, 포스터 제작 등 하나부터 열까지 깊이 관여했다. 학생회에서 갈고닦은 홍보물 제작 능력도 쓰이게 됐다. 악명 높은 대전대학교 본과 3, 4학년을 피자 Pub 운영과 병행했다. 유급의 두려움과 국시의 압박감 속에서도 가게를 유지할 만큼 애정이 담긴 공간이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믿음직한 후배에게 가게를 양도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Q. 다양한 경험을 살려 영화인 처우 개선을 위한 의료봉사도 하고 있다. 학생회와 피자 스페이스를 통해 보여준 능력치 덕분인지 문화예술의료봉사단체 ‘시네한스’의 창단 멤버 제의를 받았다. 시네한스는 시네마와 한의사의 합성어로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영화인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봉사단체다. 현재는 법인이 되기 위한 승인 과정 중에 있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한의사들로 이루어진 무명의 봉사단체였다. 코로나 시국 전에는 영화 촬영 현장을 방문해 침, 추나, 한약 등의 활발한 의료지원을 했으며, 현재는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한약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시네한스에서도 홍보이사를 맡아 단체의 로고와 명함, 배너 디자인등을 담당하고 있다. Q. 향후 목표가 있다면? 서울-수도권에 모든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지방 중소도시의 주민들이 의료복지와 문화생활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위해 한의원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의료센터’를 설립하는 게 나의 목표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의원, 도서관, 미술관, 체육관,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 한의신문 구독자분들도 동참해주시길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
[시선나누기-5] 말과 손톱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최근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이 아이는 내 앞에서 수줍어했다. 내 앞이라 그런 것인지, 아이의 본래 천성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가 섞인 것인지 몰랐다. 묻는 말에 배시시 웃고 고개를 숙이고, 다시 눈길을 돌리며 소리 없이 웃고, 고개를 숙였다. 손톱을 보여 줄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가 가장 심했는데, 책상 위로 두 손을 올려 열 손가락을 잠시 꺼내놓더니 얼른 감추어 버렸다. 놀라 동그래진 내 눈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아이의 손가락 끝에는 손톱이랄 것이 없었다. 뭉그러진 듯한 손가락 끝은 핏물이 밴 살갗이 너덜너덜했다. 뿌리 쪽으로 이삼 밀리 정도 되는 손톱의 흔적이 겨우 보였다. 열 손가락이 모두 그랬다. 보는 내 눈이 아팠다. 옆에 서 있는 엄마의 말로는 열 개의 발톱도 똑같다고 했다. ‘가능한가? 발톱을 입으로 가져가 열 개를 몽땅 물어뜯는 게?’ 나는 놀랐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아이가 그렇다고 하지 않는가. 말없이. 배시시. 아이의 깊은 불안과 고독을 내가 함부로 말하거나 건드리거나 만져줄 수 없다는 절망감이 내 안에서 일었다. ‘나는 너를 응원한다. 너에게 나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겠지만, 지금 너를 만나고 있는 이 시간 전부, 내 마음 전부를 오롯이 너에게 기울인다.’ 나는 이런 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이와 눈을 맞춘다. 말을 묻고, 짧은 말을 듣고, 웃음을 받고, 웃어준다. 별 소용없을 몇 마디 부탁도 한다. 부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아이는 어떻게든 자라리라.’ 믿는다. 믿어준다. 믿는 데에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배우 배우가 무대에 있다. 홀로 붉은 조명을 받으면서 몸을 뒤틀고, 구른다. 긁으며, 뒹군다. 일그러진 얼굴로 제 손톱을 물어, 뜯어, 뽑는다. 뽑을 때, 뽑아서 뱉을 때, 손톱이 바닥에 떨어지는 희미한 소리가 낯설게 귀를 때린다. 나는 움찔, 움찔한다. 배우가 다시, 몸을 일그러뜨려 발톱을 물어, 뜯어, 뽑는다. 간절히, 간절히도 손톱과 발톱을 물어뜯어 뽑을 때, ‘아이의 깊은 불안과 고독’이라고 했던 나의 언어는 여지없이 흔들렸다. 어른, 치료자로 건너다보던, 안타깝게 관찰하고 안전하게 내려다보던 나의 짐작과 시선이 바닥에 처박혔다. 바닥에서, 문자로 걸러졌던 고통이 날것의 통증으로 몸을 찔렀다. 그랬다. 고통이, 몸을, 찔렀다. 존재 자체가 겪어야 하는 통증을 맨몸으로 꺼내놓는 일이라니. 눈앞에 펼쳐 들이미는 일이라니. 배우는 말 없는 마임 배우여서 더욱이 통증은 조용한 벼락처럼 떨어졌다. 실존의 고통. 고통의 현시. 배우의 몸은, 언어를 넘어서 직면하게 되는 이 구체성은 존재와 감각, 존재와 의식의 거리를 지우고, 덧칠을 걷어내고, 인간을 바로 보게 한다. 그럴 때는 보는 눈이 아프지 않다. 눈이 아플 새가 없다. 통째로 내가 고통 속에 있다. ◇손톱 특수분장사가 만들어준 손톱이 망가지고 분실되어서, 배우는 인조손톱을 다시 샀다고 했다. 핏물을 들이느라고 인조손톱에 붉은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조명 아래서 보아 크게 차이 나진 않을 것이나, 무시할 수 없는 디테일이란 게 있다고, 나는 이쑤시개 끝으로 한 올 한 올 핏줄기를 그려 넣자고 했다. 리허설이 끝나고, 무대가 열리기 전, 잠깐의 평온한 적막 속에서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간이 특수분장’을 한다. 열 손가락을 펼친 사진 위에 핏물 밴 손톱을 장난스레 얹어보고, 이거 예술이네, 감탄하며 즐거워하며 다시 사진을 찍는다. 공을 들이는 일. 사람 사이 기꺼운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는 일. 사소한 아름다움을 만들고, 발견하고, 귀하게 여기는 일. 이 모든 일들이 순간순간 일어난다. 아이는 말 대신 손톱을 뜯었다. 뜯으면서 소리 없이 말하고 있었을 것이다. 파도 같고 벼락같은 말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는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 -
“한의학 용어 체계적 정리… 한의 표준화 기여”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이하 한의학회)가 한의학 용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표준한의학용어집’을 지난 1일 개정 발간했다. 9704개의 표제어와 5851개의 대표표제어가 수록된 이번 용어집에는 한의학회 내 여러 회원학회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한의학회에 따르면 표준한의학용어집 2.1은 ‘현재 한국에서 공인되어 사용하는 한의학의 학술용어’로, 표준한의학용어집 1.0과 2.0의 한글 표제어를 기반으로 했다. 다만 1.0과 2.0에서 표제어가 중복된 경우 분류, 뜻풀이 등을 비교해 여러 표제어 중 하나를 선택해 서술했다. 이번 간행을 총괄한 이수진 한의학회 표준이사(상지대 한의대 교수)는 표준한 의학용어집 2.1이 기존 용어집과 다른 점에 대해 “1.0과 2.0에는 표제어가 서로 중복되거나 각각 다른 판에는 없는 내용도 있으며 분류 체계도 다른데, 이를 통합 정리하면서 표제어와 분류 체계를 정비했다”면서 또한 “용어 뜻풀이의 오류를 수정하고 쉬운 용어로 풀어 설명해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으며 경혈 위치와 본초의 설명은 최신 동향을 반영했 다”고 설명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표제어, 원어, 분류, 뜻풀이, 관련어(대표표제어, 동의어)’ 순 으로 구성해 특정 용어의 대표적인 표현과 한의학적 분류를 함께 알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신사지관’(臣使之官)은 ‘생리’ 분류에 해당하는 용어로 ‘① 심장의 기능을 대행하고 심장을 보호하는 무형의 장부’, ‘② 심장 외부를 둘러싼 조직기관’ 으로 풀이된다. 대표표제어와 동의어는 각각 ‘심포’(心包)와 ‘심포락’(心包絡)이다. 모든 표제어에 ‘뜻풀이’ 포함 표제어에 오류가 있는 경우나 현재 사용하지 않는 표현은 변경하거나 삭제했 으며 동의어가 있는 경우 표제어를 대표 표제어로 정하고 나머지 용어를 동의어 로 표시했다. 동의어에는 있으나 표제어가 아닌 경우 표제어로 추가했고 동음이 의어인 표제어의 분류가 다를 경우에는 표제어를 분리했다. 한의학의 세부 분야를 표시한 ‘분류’ 항목에서는 부호로 ‘【 】’를 사용했으며 △경락 △경외기혈 △경혈 △기공 △기구 △기타 △방제 △변증 △병리 △병증 △본초 △부인 △사상 △생리 △예방 △운기 △증상 △진단 △체질 △추나 △치법 △침구 △포제 △해부 등 24가지로 한정했다. 모든 표제어는 ‘뜻풀이’를 반드시 포함 하고 있는데, 경혈 위치의 경우 세계보건 기구 서태평양 지역사무처(W H O WPRO)에서 발간한 국제표준 경혈 위치에 맞춰 수정했다. 한의학회는 지난 2000년부터 의학 분야의 교육, 진료, 연구, 각종 공문서 작성과 한의정보의 표준화에 기여하기 위해 한의학용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업을 펼쳐 왔다. 이에 2006년 표준한의학용 어집 1.0을 발간했으며 2014년에는 표준 한의학용어집 2.0을 발간했다. 현재 표준한의학용어집 2.0은 한국한의 학연구원과 기술계약으로 한의학회 홈페 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한의학연구원과의 기술계약은 자동 연장되며 기존 자료를 업그레이드해 표준한의학용어집 2.1을 온라인 서비스할 예정이다. 다만 세부적인 사항은 양 기관 의 협의 하에 진행될 계획이다. 최도영 회장은 “한의학회는 한의학 표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9년 표준 위원회 규정을 제정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전문위원회·용어 및 정보분과위원회 등을 구성해 한의학 분야의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작업은 회원학회의 추천을 받은 위원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용어 및 정보분과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수행한 결과다. 표준한 의학용어집 개정작업을 직접 수행한 표준위원회 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 다”고 밝혔다. 한의약 세계화 길잡이 기대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첫 표준 한의학용어집은 현대 한의학의 발전과 위상제고를 위해 6년여 시간동안 5800 여개의 현대한의학 용어를 집대성해 2006년 처음 완성됐으며, 이는 세계보건 기구 침구경혈부위 국제표준 등에 한의학 용어가 채택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주의 회장은 “첫 표준한의학용 어집 발간이 한의계 발전의 밑거름이 됐듯이, 새롭게 발간된 2.1 역시 한의학 발전은 물론 한의약의 세계화와 현대화에 일익을 담당하는 소중한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