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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한의사회 제11대 회장 당선증 전달식 -
코로나 확진자 100명당 1명꼴로 경구치료제 처방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지역별 투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4일부터 3월 26일까지 총 12만4571명에게 경구용 치료제가 투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2월 1주 971명을 시작으로 3월 4주 3만7849명을 투약해 8주간 3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확진자수는 15만9889명에서 245만9173명으로 15배 증가했다. 경구용 치료제를 투여 받은 환자 10명중 8명은 재택치료 환자였다. 구체적으로 재택치료(80.4%), 감염병전담병원(17.7%), 생활치료센터(1.0%) 순으로 많았다. 의료기관에서 투약 보고된 경구용 치료제 투여 대상은 총 3만9747명으로 이 중 60세 이상이 87.8%였다(60대 35.8%, 70대 24.1%, 80세이상 27.9%).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100명당 1명꼴로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받았으며, 확진자 대비 경구용치료제 처방률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높았다. 비수도권 중에 경북권(1.83%), 호남권(1.55%), 강원(1.54%) 순으로 높았고 제주(0.75%)가 가장 낮았다. 신현영 의원은 “처방과 조제, 약배송 등의 절차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할 뿐만 아니라, 처방현황이 제대로 수집되고 분석 될 수 있도록 감염병 임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며 “코로나의 완전한 회복을 위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감염병 시대의 미완의 과제들을 지금부터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치료제의 22만명 추가 도입이 되는 만큼 경구치료제의 사용 평가 및 처방 대상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코로나 대응의 효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봉독약침 안전성 분석 연구, SCI급 학술지 게재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병원장 김영일)은 통증재활센터 이은정 교수팀이 봉독 약침 시술 후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 발생률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저명학술지인 Toxins (IF: 4.086) 2022년 3월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봉독 약침은 목·허리디스크, 관절염, 오십견 등의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 질환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파킨슨, 알츠하이머병, 암 및 고질적인 피부질환뿐 아니라 COVID-19의 예방 및 치료에도 잠재적인 효과가 있다고 발표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런 우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봉독 약침 치료 후 일부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반응과 같은 부작용은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은정 교수팀은 49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봉독 약침 치료를 받은 59,733명 중에서 아나필락시스 발생률은 0.045%였으며, 이는 2020년 이은정 교수팀이 대전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대상으로 수행했던 후향적 연구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도의 발생률은 2019년 미국 대규모 의료 시스템의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하여 발표한 약제관련 아나필락시스 발생률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는 0.130%이었고 페니실린의 경우에는 0.459%로 보고됐다. 한편, 남녀 간 비교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4배 가량 높았으며, 1990년대 보고된 결과들에 비해 2010년대 이후로는 약 1/30 정도로 아나필락시스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는 2000년대 중반부터 봉독 약침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들을 거의 완전히 제거하고 유효성분인 멜리틴만을 순수정제 분리 하는 기술의 도입과 관련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진료현장에서는 임상의와 연구자들이 경험과 연구가 누적되면서 치료 효과는 배가시키면서 부작용은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부작용의 발생률이 감소한다. 본 연구결과는 봉독을 이용한 한의학적 치료법이 난치질환에 활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안전한 봉독 약침 이용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연구를 주도한 이은정 교수는 “기존 연구들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봉독 약침의 부작용 관련 요인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며 “의약품이상사례보고시스템처럼 다기관에서 봉독 약침 부작용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수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감상비평문 <매치포인트>: 우리는 돌을 굴려야 하는 무력한 시지프본란에서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최근 원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학적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개최한 ‘동제신춘문예’ 공모전의 수상작(시, 수필)을 소개한다. 제목만 봐서는 마지막 한 점을 두고 다투는 치열한 스포츠 영화라 예상되는 <매치포인트>는 드라마, 범죄 장르 영화로 인생에 대한 간단하고 반박하기 어려운 통찰을 담고 있다. 영화에 대한 논의가 단순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감독인 우디 앨런의 인생관, 작품관을 먼저 얘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생각하는 인생관은 그에게 감독상을 비롯한 아카데미 4관왕을 안겨준 1977년 영화 <애니 홀>의 오프닝씬 속 대사에 잘 드러나 있다. “... 두 중년부인이 캣스킬즈산 유원지에 놀러 갔다가 그 중 한 사람이 ‘이봐, 여기 음식은 정말 형편없구먼.’ 하고 말하자 다른 부인이 되받길, ‘그래, 맞아. 게다가 양도 너무 적어.’ 라고 했지요. 에, 그것이 본질적으로 제가 삶에 대해 느끼는 방식입니다. 외로움과 비참함, 고통, 불행으로 가득 찬 그 삶은 너무 빨리 끝나버리기도 하죠.” 그는 인생을 비참한 것이라고 본다. 어느 특정 사람과 상황에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일생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영화 중반부에 이를 뒷받침 하는듯한 대사가 또 나온다. 감독 스스로가 연기한 주인공 앨비가 애니에게 서점에서 말한다. “저는 매우 비관적인 인생관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데이트하려면, 당신이 이쯤은 알아야 할 거 같아서요. 난 인생이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고 봐요. 끔직한 것 그리고 비참한 것. 딱 두 개의 범주가 있을 뿐이죠. 끔직한 인생은 어, 잘은 모르겠지만 말기 암환자 같은 거예요. 이해하시겠어요? ... 그리고 비참한 인생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에요. 그게 다죠. 그래서 당신은 인생을 살아나갈 때, 당신이 비참하다는 걸 감사해야만 할 거예요. 왜냐면 당신은 다행히도 운이 좋아서 그저 비참할 뿐이니까요.” 행복한 순간들은 금방 지나가고··· ‘운이 좋아서’라는 말을 기억해두자. 그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운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애니 홀>이 개봉한지 35년 후인 2012년, <The Talks>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삶에서 행복은 불가능하며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에게 어떤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했다. 삶을 매우 명료하게 바라보면, 꽤 가차 없는 기획이기 때문에 견딜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행복한 삶을 부정했고 우리 삶의 멋지고 행복한 순간들은 금방 지나가고 실존 그 자체로 되돌아온다고 말한다. 이게 우디 앨런의 인생관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과 멋진 곳에서의 저녁식사, 노력 끝에 얻어낸 성취, 심지어 복권에 당첨되는 것까지, 삶에서 멋지고 행복한 순간들은 우리 인생 전체에서 얼마만큼을 차지할까. 그런 순간들은 잠시일 뿐 우리는 실존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을 투영시킨 환상과 현실간의 큰 괴리 그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로 알베르 카뮈를 뽑은 적이 있다. 카뮈는 끊임없이 돌을 굴려야 하는 시지프의 신화에서 깨어있는 의식, 통찰과 반항으로 인해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디 앨런에게 행복한 시지프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시지프가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는 이상. 여기서 감독의 작품관 중 하나를 알 수 있다. 사랑, 낭만, 불륜, 불평, 수다, 유머, 중산층 지식인, 재즈 그리고 뉴욕 등으로 대변되는 우디 앨런 작품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현실과 환상 간의 괴리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생은 기본적으로 비참하다. 삶이 괴롭기 때문에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어떤 환상 속에 자신을 투영하고 스스로를 기만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욕망이 필수불가결하게 작용한다. 특정 사람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환상 속에 자기투영을 실행한다. 그 정도가 약하면 괜찮지만 심하면 문제가 된다. 자신을 투영시킨 환상과 현실 간의 큰 괴리(와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욕망)는 당사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긴다. 우디 앨런은 <카이로의 붉은 장미>에서 팍팍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극장을 도피처로 삼는 여인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담아냈고,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원작으로 하는 <블루 재스민>에서는 시궁창이 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욕망을 기저에 깐 채 환상 속에 자신을 투영하는 여자를 냉소적으로 그리고 있다. 비교적 최근 작품인 <원더 휠>에서도 이 주제 의식은 변하지 않는다. 뉴욕을 사랑하는 감독이 대서양을 건너가 유럽에서 만든 작품들이 몇 개 있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파리와 야경을 배경으로 담았고 <투 롬 윗 러브>에서는 로마의 멋진 건물들과 거리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에서는 남부 프랑스의 시골 전경을 화사하게 담아낸다. 하지만 <매치포인트>는 런던이라는 배경을 활용하지 않고 오로지 인간 내면과 사건에 집중한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매치포인트>는 우리 인생이 비참하다는 감독의 논조에 힘을 싣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페라 배경음악, 등장인물 간의 긴 대화의 부재,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에서 대부분의 우디 앨런 작품들과는 궤를 달리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담은 영화는 없을 것이다. 실존으로서의 선택, 운, 욕망, 그의 영화의 키워드 중 사랑, 불륜, 그리고 환상 속에 자기투영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살펴보자. 독자들의 흥미를 위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이하의 내용은 <매치포인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영화는 왔다 갔다 하다가 네트에 맞고 튀어 오르는 테니스 코트의 공을 비추며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누군가 선한 삶보다 운 좋은 삶이 낫다고 한다면 인생을 달관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삶의 대부분이 운에 좌우한단 걸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 골몰하면 미칠 지경일 테니. 시합에서 공이 네트를 건드릴 때 공은 넘어갈 수도 그냥 떨어질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공은 넘어가고 당신은 이긴다. 반대의 경우 패배한다.” 운과 노력, 무엇이 더 중요한가? 런던으로 이사 온 주인공 크리스는 성공하고 싶어 하는 포부가 매우 큰 테니스 강사로 상류층에 속하고 어울리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그 환상을 이루기 위해 기회를 엿본다. 런던의 비싼 집세를 걱정하면서 오페라를 듣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에 대한 암시라도 하듯 후반부 크리스의 모습은 <죄와 벌>속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와 겹쳐 보인다. 곧 크리스는 자신의 수강생 중 상류층 자제인 톰 휴윗과 오페라를 관람하며 친해지고 톰의 여동생 클로이와 교제하게 되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크리스는 톰의 약혼녀인 놀라에게 반해서 계속 추파를 던진다. 그 사이 크리스는 회사를 운영하는 톰의 아버지를 통해 일자리를 얻고 휴윗 가족에게 인정받으며 자신의 환상을 조금씩 실현하기에 이른다. 이와 대비되게 놀라는 미국 출신 배우 지망생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번번이 떨어진다. 톰의 어머니는 이런 놀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놀라가 휴윗가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모습은 별장으로 놀러간 그들의 의복에서도 드러난다. 결국 별장에서 비가 폭풍처럼 쏟아져 한 치 앞이 안보이고 모든 것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날씨 아래에서 크리스와 놀라는 불륜을 저지른다. 크리스는 이후에도 계속 놀라에게 치근덕대지만 놀라는 한 번의 실수뿐이었다면서 관계를 이어나가길 거절한다. 그 사이 크리스와 클로이는 결혼하고 톰은 다른 여자가 생겨 놀라와 헤어진다. 잠깐 클로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두 커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크리스와 클로이의 상반된 가치관이 드러난다. 두 다리를 잃은 아버지와 가난한 삶을 살아온 크리스는 성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운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유복하게 자라온 클로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크리스와 결혼하게 된 클로이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리고 아마 평생 동안 인생이 노력하는 대로, 자신이 통제하고 선택하는 대로 풀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크리스 부부는 임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고 톰과 헤어진 후 얼마 동안 미국에 다녀온 놀라를 미술관에서 크리스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이야기는 다시 전개된다. 다시 모든 것을 가리듯 눈이 오는 날 둘은 불륜 관계를 맺고 그 이후부터는 더 이상의 죄책감은 없다는 듯이 시도 때도 없이 만난다. 인생은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인생은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으니, 원하던 클로이와의 임신은 소식이 없고 놀라가 덜컥 임신 소식을 알린다. 클로이와의 상류층 인생을 꿈꾸던 환상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다시 한 번 놀라가 있는 환상을 꿈꾸며 자신의 욕망을 채워나가던 크리스는 그녀의 임신으로 인해 현실로 돌아온다. 크리스는 운이 없다며 한탄하고 이 사실을 클로이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놀라에게는 클로이와 갈라서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을 투영시킨 (현실이 된) 환상을 크리스가 포기할리 없다. 그는 휴윗가의 별장에서 사용했던 엽총으로 놀라를 쏴 죽이기로 결심한다. 엽총을 빼내 오고 놀라에게 퇴근 후 그녀의 집에서 보자고 한 뒤 그녀보다 먼저 집에 도착한 후 마약 중독자의 강도 살인으로 위장하기 위해 그녀의 옆집에 사는 노부인의 집에 들어가 부인을 먼저 쏴 죽인다. 정황을 만들기 위해 집 안의 약과 귀중품들을 급하게 챙기고 노라를 기다리던 크리스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윗집에 사는 청년이 노부인의 집 문을 두드리며 슈퍼에 가는 데 살 것이 없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일상을 영위하던 실존의 부존재화로 인해 현실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극대화되던 장면이다. 크리스는 한 존재를 지워버린 자신의 행동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거친 숨을 내쉰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곧 청년은 떠나가고 뒤이어 계단을 올라오는 놀라의 뒤에서 크리스는 그녀의 존재를 확인하듯 놀라의 이름을 부르고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긴다. 초반부에 크리스가 읽던 책이 <죄와 벌>이었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특히 이 시퀀스에서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의 모습이 크리스에게 겹쳐 보인다. <죄와 벌>을 읽으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라스콜리니코프의 살인과 해당 시퀀스가 상당히 유사하다. 계획적인 살인, 두 명의 여성 피해자(크리스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세 명)와 먼저 살해당하는 노부인, 좁은 통로와 쫓기듯 계단을 내려가는 살인자... 두 살인자의 의식과 동기는 유사해보이지 않지만 욕망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살인 동기가 된 범인, 비범인이 구분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스스로가 다른 이들을 초월하고 고도의 지성과 의지를 가진 초인이라는 얇은 허울 아래에는 가난으로 인한 단죄의 욕구, 초인으로서 정의를 쫓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있었다. 크리스의 의식과 동기는 어찌 보면 라스콜리니코프의 것보다 더 순수하다고 볼 수 있다. 순도 100%욕망이었으니. 그러나 두 살인자의 결말은 다르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자백을 통해 형을 선고 받고 최종적으로 소냐의 사랑을 통해 구원 받는 반면 크리스에게는 구원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운이 좋다면 공은 넘어가고 당신은 이긴다 상류층 인생이라는 환상을 지켜낸 그에게 남은 일말의 죄책감이 형상화된 것 같은 피해자의 유령이 보이지만 그 뿐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살인 후 전개되는 선택과 운을 그린 마지막 20분이다. 살인 후 크리스는 테니스 가방에 엽총을 숨겨 알리바이를 위해 계획한 대로 클로이와 영화를 보러 가고 살인에 쓰인 도구도 다시 무사히 갖다 놓는다. 경찰의 수사는 크리스의 계획대로 마약중독자의 강도사건 그리고 놀라는 운 없는 목격자라는 식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클로이도 임신에 성공하면서 모든 것이 주인공의 입장에서 순조로워 보였으나 놀라가 일기를 썼다는 게 밝혀지면서 크리스는 수사 대상에 오른다. 조사받기 전 그는 위장을 위해 노부인의 집에서 가져온 약과 귀중품을 강에 인멸하고 돌아가다가 마지막으로 주머니에 남은 반지 하나를 마저 던지고 돌아선다. 카메라는 날아가는 반지를 슬로모션으로 비추면서 영화의 오프닝씬을 상기시킨다. 날아가는 반지와 강둑에 낮게 쳐진 펜스는 첫 장면의 테니스공과 코트의 네트를 연상시키고 오페라 <맥베스>의 <O figli, o figli miei>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주인공의 불운을 암시하는 듯하다. 반지는 테니스공이 네트에 맞고 튀어 오르듯이 펜스에 맞고 튀어 오른 후 펜스를 넘지 못하고 주인공 쪽 코트, 강둑에 떨어지고 만다. 주인공의 운도 다했고 사필귀정이 실현되는 것일까. 필자가 재개봉한 본 작품을 관람하던 극장 안에선 주인공에 몰입한 관객들이 이 장면에서 터뜨린 탄식을 실제로 들을 수 있었다. 다들 크리스의 몰락을 예상했을 것이다. 오프닝 씬의 내레이션을 다시 보자. ‘운이 좋다면 공은 넘어가고 당신은 이긴다. 반대의 경우, 패배한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바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같은 궤적의 테니스공이라 하더라도 네트에 맞았을 때 결과가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같은 궤적일 경우 다른 결과를 만드는 차이는 운이 아니다. 차이는 공이 회전하는 횟수, 스핀에 있다. 똑같은 궤적이라 하더라도 스핀이 더 많이 걸린 공은 네트에 맞고 상대편 코트로 넘어갈 확률이 올라간다. 스핀을 더 많이 넣으려는 의지, 결국 운도 중요하지만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이 증거를 확실히 인멸하려는 의지와 간절함이 더 있었더라면, 반지에 스핀이 더 들어가서 펜스에 맞고 상대편 코트로 넘어갔더라면 크리스에게 행운이 되었을까. 영화의 마지막 3분에서 감독은 필자의 감상을 무색하게 만드는 기묘하고 노련한 솜씨로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 무조건 운이 좋아야 한다? 크리스는 조사를 받으며 경찰에게 놀라와 불륜 관계였다고 밝히고 가족에게 비밀로 해줄 것을 당부한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두 경찰 중 한 명은 그가 휴윗가의 별장에 있는 엽총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강하게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잠을 자다가 깨서 크리스가 범인이라고 확신한 그 경찰은 출근해서 동료에게 자신의 추리를 열변하면서(실제로 다 맞았다) 조사를 철저히 하자고 한다. 그러나 동료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어제 마약중독자 간의 싸움에서 한 명이 총에 맞아 죽었는데 피해자의 주머니 속에서 결혼 날짜와 이니셜이 적힌 노부인의 것이 틀림없는 결혼반지가 발견됐다고 말한다. 어떤 마약중독자가 크리스가 넘기지 못한 반지를 강둑에서 주워 자기도 모르게 크리스의 계획을 완성시켰던 것이다. 펜스를 넘어가지 못한 반지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작용했고 마약중독자가 이를 줍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물론 크리스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크리스를 의심하던 경찰관은 곧바로 의심을 거두고 동료와 아침이나 먹으러 나간다. 새로 태어난 크리스의 자녀를 보며 훌륭하게 자라는 것 보다는 무조건 운이 좋아야 한다는 톰의 말에 휴윗가 사람들은 맞장구치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그 밖에 주요 장면을 장식하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오페라 속 상황과 가사와는 다르게 오해, 아이러니, 통제되지 않는 선택과 인생을 가리키는듯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가 우리의 인생이 비참하다는 감독의 논조를 강화시키는 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실존으로서 매 순간 책임져야 할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마저 우리의 통제대로 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뜻대로 된 듯해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지가 크리스의 의도대로 넘어갔다면 그는 체포됐을 것이다. 그는 반지가 넘어간 줄 알지만 사실은 아니었고 그에 따른 과정과 결과는 크리스와 우리 모두의 예상과 반대된다. 크리스는 완전 범죄가 자신의 계획대로 이루어진 줄 알고, 클로이와 휴잇가는 크리스가 능력 있고 가정에 충실한 남편으로 알고 있고, 경찰들은 놀라가 그저 안 좋은 장소와 시간에 있었던 것으로만 안다. 안 그래도 비참한 삶인데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마저 개인의 순수 자유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가. 더한 사실은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개인의 노력도 카르마도 아니라는 거다. 그냥 운일 뿐이다. 이유는 찾을 수 없고 그냥 재수가 있어서, 재수가 없어서다. 시지프는 신들을 속인 벌로 무거운 돌을 산 정상까지 끊임없이 굴려야 한다. 카뮈를 좋아하는 우디 앨런의 생각에 우리들은 마치 이 시지프 같을 것이다. 하지만 우디 앨런의 시지프는 한술 더 떠 운(명) 앞에 무력하고 무지하기까지 하다. 무방비하게 운의 영향을 받으면서 무력하게 묵묵히 돌을 굴려야 한다. 카뮈가 말한 행복한 시지프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기만하고 속이는 방법밖엔 없다. 우디 앨런은 이런 암울한 인생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을까? 적어도 본 작품 안에서는 없는 듯하다. 아니라면 그가 영화 속에서 그리스의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대사 &#8211;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이다-를 인용했을 리 없으니. 비참함을 덜어줄 무언인가가 필요하다 그가 해답을 제시했다면 잘 모르겠지만 감독의 개인사와 작품들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건 식상하고 고전적이지만 역시 사랑이다. 적어도 그에게는 사랑일 것이다. 자신의 작품처럼 로맨틱하지만은 않은 감독의 사생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비관적인 그의 인생관을 접했을 때 생각나는 우화가 있었다. 불교의 <불설비유경>에 나오는 <안수정등도>의 인생에 대한 비유다. 어떤 사람이 들판을 걷고 있는데 성난 코끼리가 갑자기 그를 쫓아와 피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다 보니 칡넝쿨이 달린 우물이 있어 우물 속에 매달려 몸을 숨겼다. 그러나 우물 바닥에는 독사가 혀를 널름거리고 있고 우물 밖에는 코끼리가 성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흰 쥐와 검은 쥐가 나타나 그가 매달린 칡넝쿨을 갉아 먹고 우물 벽에는 작은 뱀들이 나타나 그를 노린다. 그 때 벌 다섯 마리가 날아와 칡넝쿨에 집을 지었는데 그 벌집에서 꿀이 한 방울씩 아래로 떨어졌다. 그 사람은 자신의 위급한 상황도 잊은 채 꿀을 받아먹으며 꿀이 더 떨어지길 바라고 있었다는 우화다. 이야기에서 코끼리는 흘러가는 세월, 칡넝쿨은 생명줄, 검은 쥐와 흰 쥐는 밤낮, 작은 뱀은 질병, 바닥의 독사는 죽음, 벌은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를 뜻한다. 비참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에 대한 적절한 비유다. 거기다가 누군가의 칡넝쿨은 강철케이블처럼 튼튼할 수 있고 누군가의 칡넝쿨은 나팔꽃 줄기만 못할 수도 있다. 누구는 작은 뱀들이 없을 수 있고 누구는 우물 밖에서 돌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걸 결정하는 게 무엇인지는 언급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불설비유경>에서는 그 사람이 어떻게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보잘 것 없는 쾌락을 탐하냐며 중생들을 깨우치려 하지만 그것마저 없다면 정말로 비참한 인생이 아닐까. 무력하게 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모습이라 해도 이 세상에 던져진 이상 - 깨어 있는 의식이든, 반항이든, 스스로를 속이는 기만이든, 사랑이든, 오욕을 충족시키는 쾌락이든- 비참함을 덜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관람일: 200807광화문 씨네큐브, 220120네이버 시리즈온 -
“한의의료기관에서 코로나 대면진료 받으세요∼”보건복지부가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 및 코로나 외 질환의 대면진료가 가능하도록 외래진료센터 신청대상을 한의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병·의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신청방법도 기존의 시도 지정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직접 신청하는 절차로 간소화했다. 외래진료센터를 신청한 의료기관은 신청 후 별도 심사 없이 신청한 날부터 즉시 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으며, 참여하는 병·의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수가(감염예방관리료 등) 청구가 가능하다. 이번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관리료 수가는 4일 진료분부터 별도 종료 안내시까지 적용되며, 요양급여비용 청구는 오는 18일부터 가능하다. 신청은 의원급인 경우 4일부터 심평원에 의료기관이 직접 신청하면 되는데, 우선 코로나19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신청·변경서를 작성하면 되며, 이때 서식내 의료기관종별 한의원은 ‘의원’으로, 한방병원은 ‘병원’으로 기재하면 된다. 신청서 작성 후에는 자필 서명 또는 직인 날인해 팩스로 송부하면 되고, 오는 8일부터는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포털을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이처럼 한의의료기관에서의 대면진료가 가능해짐에 따라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성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보지 못했던 많은 국민들이 건강보험을 통해 원활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반면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한개원의협의회는 4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정부가 동네 병·의원을 외래진료센터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한의원을 포함시키는 최악의 방침을 발표했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한의학이라는 비과학적인 대처를 받게 하는 것은 질병 그 자체보다 더 비참하고 중대한 위협을 만들게 한 것”이라고 밝히며, 강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는 물론 후유증 및 백신접종 후유증에 대한 한의약치료는 이미 대한한의사협회가 정부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한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통해 그 치료효과 및 국민들의 만족도가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그동안 한의계에서는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의료인인 한의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그리고 강력하게 제기해 왔다”며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코로나 외래진료센터에 한의의료기관이 동등한 의료인으로서 참여할 수 있게 결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홍 회장은 “이번 외래진료센터 신청에 많은 한의의료기관이 참여해 한의사가 감염병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의료인으로서 국민들께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향후 신종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의협에서는 앞으로도 감염병의 대처에 있어 초기 단계부터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회무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권선우 한의협 의무이사도 “의료인인 한의사가 코로나 대면진료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 양의계의 반대의 목소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치료효과가 입증된 한의약의 도움으로 코로나 및 코로나 후유증으로부터 빨리 회복돼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한의사 회원들은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우석한의대 연구팀, 한약추출물로 통풍치료 기전 규명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팀이 천연 추출물을 통한 통풍 치료 효능을 입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준호 박사·양갑식 교수·김홍준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천연 추출물로 통풍을 치료하는 기전을 규명했으며, 이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염증 조절 복합체 발현을 조절해 통풍을 치료한 것으로 선천성 면역계 일부인 염증조절 복합체는 세포 내에서 위험신호를 인식하고 염증반응을 활성화하는 단백질 복합체다. 연구팀은 야국화, 홍삼, 호장근, 차전자, 여정자, 노봉방 등이 통풍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호 박사는 “염증조절 복합체 발현 조절을 할 수 있는 한의약 소재의 임상시험 설계를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통풍은 관절 내 요산이 침착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2020년 기준으로 국내 환자는 47만명 정도에 달한다. -
선조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어떻게 극복했을까?허준박물관(관장 김쾌정)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염병 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가 담긴 ‘전염병의 어제와 오늘’ 특별전을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허준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함께 진행하는 공동 기획전으로, 전시를 통해 전염병의 역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를 살펴보는 한편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방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전염병과 관련된 의서 및 기록들 △전염병을 치료하는 의약기 △전염병과 약초 △전염병 극복을 위한 노력들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현대의 코로나19와 비슷한 두창, 홍역, 콜레라, 온역 등 역병을 극복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전염병과 관련된 의서 및 기록들’에서는 전염병이 고전에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인 ‘삼국사기’와 허준이 왕명을 받아 당독역이라 불리는 전염병에 대한 치료방문 기록을 모아 편찬한 ‘벽역신방’ 등을 소개한다. 특히 1613년 허준 선생이 쓴 ‘신찬벽온방’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과 유사한 전염병 치료 방식이 소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쓰였던 것은 약재를 달여 복용하는 방식이며, 두통이나 진통이 있을 때는 강활을, 지금의 감기 기운에는 감초를, 또 열을 낮추는 데는 세신 등을 썼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허준 선생은 전염병에 전염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기술했는데, 이는 오늘날 개인 방역 핵심 수칙 ‘생활 속 거리두기’와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찬벽온방의 ‘환자를 상대해 앉거나 설 때 반드시 등지도록 한다’, ‘전염되지 않는 방법을 취하지 못한 채 온역 환자를 맞이했다면 독기를 빨리 밖으로 뱉어내야 한다’, ‘웅황가루를 참기름에 개어 콧구멍 속에 바르면 환자와 침상을 함께해도 전염되지 않는다’, ‘집안에 시역이 유행하면 처음 병이 걸린 사람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한 후 밥 시루에 넣어 찐다’ 등의 내용은 코로나19 시대에 개인간 충분한 간격을 두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환기와 주기적 소독을 권장하는 방역지침과 같은 의미라는 것. 이밖에도 이번 특별전에는 조선시대 한약방을 재현하고 약장, 약저울, 약탕기 등 당시에 사용한 의약기들과 전염병과 관련된 처방전과 약재를 소개 및 전시하고, 코로나19와 유사한 종두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도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또한 현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도구와 의료진을 위한 응원편지 및 격려 엽서 등이 함께 전시되며, 허준기념실 등 다양한 상설 전시와 ‘천연비누 만들기’, ‘동의보감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허준박물관 김쾌정 관장은 “과거 마스크가 없었던 시절에는 서로 등을 돌려 침이 직접 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고, 환자들이 사용했던 옷이나 수건 등을 삶아서 사용했던 점 등 선조들은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염병에 대한 대비를 과학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염병을 극복한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2일까지 허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허준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허준박물관 홈페이지(누리집)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올 하반기 본격 사용 추진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가 지난 1일 열린 가운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의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를 설치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18개 기업에서 19개 품목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은 9개 기업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백신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임상 3상 대상자 접종을 완료했고, 검체 분석을 통한 백신 효능을 확인하고 있는 단계로 올 상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1일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선구매 계약(1천만 회분)을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속범용 백신·고부가가치 백신·백신기반 기술개발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관련 예산 169억 원을 편성한데 이어,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개발을 위해서는 과기정통부가 예산 113억 원을 편성했다. 또 국내에서 개발 생산되는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제기구 등과의 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기업의 ‘세계보건기구(WHO) 품질인증(PQ) 절차’ 등을 적극 지원키로 했으며, 먹는 치료제(MSD사, 화이자사)에 대한 국내 기업의 제네릭 의약품의 생산 및 수출도 지원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외 코로나19 대응 치료제·백신 개발 사례 등을 분석하고, 향후 감염병 발생시 신속하게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한국형 감염병 대응 치료제·백신 신속 개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감염병 대응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자원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 시 즉각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 자원과 데이터를 신속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병원체 자원은행-대학-병원-연구소 등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국내외 감염병 병원체자원 관리 및 분양 활성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권덕철 장관은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체계를 수립하여 향후 발생 가능한 미래 감염병에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의학한림원 한의사 정회원 두고 양의계 ‘딴지’<사진설명: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학용어 원탁토론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의학한림원)이 처음으로 한의학 석학을 정회원으로 맞았지만, 양의계가 또 다시 발목잡기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의학한림원은 지난달 10일 경희대 한의대 고성규 교수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신병철 교수를 비롯한 석학 30명을 신입 정회원으로 선출했다. 의학한림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이번에도 양의계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2014년에도 의학한림원은 한의계 교수 4명을 정회원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양의계의 심한 반대로 인해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의학한림원이 올해 다시 한 번 고 교수와 신 교수를 정회원으로 맞아들이자 양의계 단체들은 자금 지원 중단은 물론 ‘의학한림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극렬한 반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보도 자료를 내고 “의학한림원의 한의사 영입을 저지하고, 한의사 영입 결정이 취소될 때까지 의학한림원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의협 집행부에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의학한림원을 향해서도 “한의학 석학들을 회원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의학한림원 관계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의사총연합도 같은 날 보도 자료를 내고 “정신 나간 의학한림원은 한의사의 정회원 인정을 즉각 취소하고 의사들에게 사과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전의총은 또 “지난 2014년에도 한의사를 회원으로 영입하기로 발표했지만 의사들의 반발에 철회한적 있다”면서 “이렇게 정신 나간 결정을 연속으로 하는 것을 보면 의학한림원 회원들이 젊을 때는 영민했으나 나이 먹어 노욕과 치매가 들어 판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의학한림원은 설립이념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단체가 되었으므로 의협은 지원을 즉시 중단하고 의학한림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의 거센 반발과 달리 아직까지 의학한림원은 철회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의학한림원은 2010년대부터 그 구성 범위를 넓혀 의학 분야 외에도 한의학, 간호학, 수의학, 약학, 영양학, 치의학 등 인접 학문 분야 석학에게도 지속 개방해왔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의학계열 외에 물리학, 생물학, 수학, 의공학, 전산학, 정보학, 화학 등 기초 및 응용과학과 사회과학, 의사학, 인문학 등에 종사하는 석학 중 의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학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전문성과 함께 다양성과 윤리성을 높여오고 있다. 또 의학한림원의 활동 취지 역시도 각 석학 회원들이 쌓아 온 업적과 인품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들이 석학이자 원로로서 또 다른 차원의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있어왔다. 그런 만큼 의학한림원의 2022년도 신입 정회원을 선출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고성규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경우 먼저 다양한 분야에서 그에게 의학한림원의 정회원 지원을 권유한 바 있다. 또 의학한림원도 신입 정회원으로 맞을 한의학 석학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대한한의학회로 보냈고 대한한의학회 역시 이 공문을 산하 각 정회원학회 및 예비회원학회, 각 대학으로 보내 추천 절차를 진행하는 등 선출 과정에 있어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양의계 일부 단체가 한의계 석학 영입을 비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의학한림원은 임상 영역이나 제도 등을 다루는 이익단체가 아닌 순수한 학문단체고, 타 학문과의 학술교류 역시 단순히 ‘직역 갈등’만을 이유로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와 관련 의학한림원 관계자는 한의사 정회원 영입에 따른 의료전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학 분야의 발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학한림원이지만 그동안 의학 분야 외에도 타 분야의 훌륭한 학자들에게 폭넓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한의학 분야에 지원한 교수 2명은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회원으로 영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의학한림원은 의학발전 및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설립된 학술단체다. 의학 및 의학 관련 분야에서 학술 연구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해당분야의 학술적 발전에 현저한 업적을 가진 자를 대상으로 정회원을 선출하며, 정회원 활동 기간은 5년이고, 2022년 현재 총 450여명의 석학이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한의학을 비롯한 치의학, 간호과학, 약학, 수의학, 영양학 분야의 석학들은 제9분회에 속해 있다. 제9분회 정회원 현황을 보면 한의학 2명, 치의학 5명, 간호학 4명, 약학 2명, 수의학 1명, 영양학 4명 등 총18명이 포진해 있다. 이 중 만 70세가 된 정회원 중에서 선임하게 되는 종신회원의 수는 치의학 3명, 간호학 3명, 약학 1명, 영양학 3명 등이다. -
식약처, 의료기기위원회 분과 신설…한의학 ‘포함’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 이하 식약처)가 지난 1월 개정된 ‘의료기기법 시행령’에 따라 의료기기위원회를 구성·개편했다. 신설 분과에 한의학·내과계가 포함됐으며, 의료기기위원회 위원 수가 확대됨에 따라 한의학·내과계 분과위원회에는 상지대 한의과대학 남동현·동국대 한의과대학 김은정 교수가, 신개발·혁신 의료기기 분과위원회에는 상지대 한의과대학 김주희 교수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식약처는 분과위원회 개편과 관련, ‘정책·기획 조정 분과’와 ‘의료 전문분과’ 4개 등 5개 분과위원회를 신설, 분과 수를 총 10개로 확대해 의료기기 정책·기획에 대한 자문 기능과 의학적 전문성 강화를 도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설 분과에는 한의학·내과계 이외에도 △외과계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비뇨기과 △치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정책·기획 조정 등이 포함됐다. 이번 의료기기위원회 위원 수를 기존 97명에서 197명으로 확대·임명한 배경에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의 전문성과 운영의 강화·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의료기기위원회 위원장이 ‘식약처 차장’과 ‘민간위원’의 공동위원장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민간위원장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경 교수를 임명했다. 김강립 처장은 “의료기기위원회가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의료기기 정책·제도 등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잘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