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한의사의 X-ray 진단기기 사용에 관한 법원 판결 이후에도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이 정비되지 않은 가운데, 환자 안전을 전제로 한 한의사의 자격 인정 가능성과 안전교육·관리체계 마련 필요성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특히 직역 간 이해관계보다 환자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한의사의 기존 교육·직무 역량을 고려한 자격기준 검토와 방사선 안전관리체계 정비가 개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의사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인정 가능성과 필요한 안전교육·관리체계 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역 간 업무범위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며 업무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방침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가 27일 실시한 보건복지부 종합감사에서 전 의원은 정 장관을 상대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문제를 질의했다.

◎ 전진숙 의원 “직역 이해관계보다 환자 안전”…자격 인정 검토 촉구
전 의원은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문제는 직역 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국회와 정부가) 중심에 놓아야 할 기준은 환자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사의 자격 인정 가능성과 함께 필요한 안전교육 및 관리체계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의료법’ 제37조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설치·운영과 안전관리기준 등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에 한의사가 명시되지 않아 법원 판결 이후에도 행정절차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년 12월22일 초음파진단기기 관련 판결에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관련 법령상 사용 금지 규정 존재 여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에 입각한 적용·응용과의 관련성 등을 제시했다.
이후 X-ray 사용과 관련해서도 2025년 1월 수원지방법원의 2심 무죄판결이 확정되면서 관련 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8월 한의원 3개소에 X-ray 장치를 설치하고, 현행 자격기준에 따라 방사선사를 안전관리책임자로 고용한 뒤 검사 신청을 진행했다.
한의협은 검사·측정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행정적·사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한편 △보건복지부령 개정 또는 행정해석을 통한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 정비 △서영석 의원 등 국회의원 51명이 공동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논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 한의사 직무기술서에 ‘X-ray 검사하기’…교육·직무 역량도 검토 필요
한의사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인정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육·직무체계도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한의사 직무기술서에는 ‘X-ray 검사하기’가 포함돼 있으며, 한의사 국가시험 문항 중 약 60%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진단명과 관련한 영상진단 융합 문항인 점이다.
또한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2012년 발표한 ‘의대와 한의대의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에선 한의대 강의 내용에 의대 강의 내용의 75%가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같은 자료는 한의사의 기존 교육·직무 역량을 고려해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인정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관련 교육 이수 현황과 방사선 안전관리 역량을 평가하고, 필요한 안전교육 및 관리기준을 구체화함으로써 환자 안전과 한의사의 진단의료기기 활용을 함께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 의원이 자격 인정 가능성과 안전교육·관리체계의 병행 검토를 요구한 맥락으로, 한의사의 자격 인정 여부를 직역 간 이해관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환자 안전을 중심으로 필요한 자격과 관리기준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 정은경 장관 “업무범위 정리 선행”…업무조정위원회 통한 조정
이에 정 장관은 한의사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인정 문제에 대해 방사선 장치 사용 가능 여부와 직역 간 업무범위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방사선 장치의 사용 가능 여부나 직역 간 업무범위가 먼저 정리돼야 교육과 자격 문제도 함께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관련 법(보건의료기본법 개정)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이를 통해 조정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이 언급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는 보건의료 직역 간 업무범위에 관한 쟁점을 조정하기 위한 기구로, 한의사의 방사선 장치 사용 가능 여부와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문제 역시 이러한 조정 절차와 연계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업무조정위원회는 직역 간 업무범위가 불명확하거나 조정이 필요한 사안을 논의하는 기구”라며 “X-ray 사용 문제는 이미 2025년 수원지방법원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만큼 추가 논의를 이유로 제도 개선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환자 안전을 위한 관리체계를 조속히 마련하고, 한의사들이 X-ray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적·제도적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향후 복지부가 직역 간 업무범위 조정과 함께 한의사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인정 가능성, 방사선 안전교육 및 관리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과제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