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군 의료 현장에서 한의약이 담당할 수 있는 역할과 근거를 폭넓게 살펴보고, 다학제 협력을 통해 군진의학의 발전과 함께 한의약의 활용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군의무사령부(사령관 이상호)가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밀리토피아 호텔에서 ‘제57차 군진의학 및 2026년 국제군진외상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미래를 개척하는 군진의학, 국민 곁으로, 세계 속으로’를 주제로 열렸으며, 한의세션을 비롯해 후송의학, 치의학, 군 디지털 의료정책 등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상호 사령관은 인사말에서 “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전·평시 군 의료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군진의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다학제 세션을 새롭게 추가해 각기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고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항상 장병들의 건강을 세심히 살피며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 군의관 여러분의 임무는 중차대한 역할”이라며 “군진의학의 발전은 의료의 발전을 넘어 우리 장병들의 건강과 안전을 더욱 든든히 지키는 소중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의세션에서 윤 회장은 “군진의학의 발전과 함께 한의약의 역할과 활용 영역을 적극 확대해 장병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격려했다.

국군수도병원 엄유식 대령이 디렉터와 좌장을 맡은 이날 한의세션에서는 ‘군진 한의학의 미래-신뢰와 공감을 통한 동반 성장’을 주제로 군 복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상과 스트레스 반응부터 중증 외상 후 회복, 근골격계 응급상황, 심혈관질환 관리까지 군 의료 현장에서 한의학이 담당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다뤘다.
먼저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군 복무 중 외상 경험과 스트레스 반응: 트라우마 이해 기반 한의학적 접근’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훈련 중 사고, 부대 내 인간관계, 동료의 사고, 사고 현장, 재난·파병·대민 지원 등 전투 경험 외에도 장병들이 외상을 겪을 수 있다”며 “침·이침으로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호흡 이완, 한약 처방을 통해 몸이 안전 신호를 감지하도록 해 방어 반응이 풀리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호흡·그라운딩·자침 등으로 감각과 주의를 현재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환자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다가가야 한다”며 “특히 동일본대지진 생존자들에게서 ‘시호계지건강탕’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됐다”며 한약을 통해 개선된 사례를 소개했다.
또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침구의학과 김건형 교수는 ‘중증 외상 후 회복을 위한 한의 진료의 근거와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여러 한의약 연구논문을 통해 중증 외상환자의 통증 완화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중증 외상 환자는 큰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침 치료, 경혈자극밴드 착용 등의 한의치료와 협진해 통증을 조절하고 완화함으로써 성공적인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한의진료의 근거를 탐색해 외상 전 주기 관리에서의 역할을 정립하고, 다학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 침구의학과 김건형 교수,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진단학교실 임정태 교수, 스포츠한의학회 박지훈 부회장의 강연 모습
이어진 발표에서 스포츠한의학회 박지훈 부회장은 ‘견관절 탈구 응급처치와 한의학 치료를 통한 복합관리’를 주제로 시연을 곁들인 강연을 펼쳤다.
박 부회장은 “장병의 어깨 탈구 시 관절정복 전에 액와신경 및 혈관 평가를 반드시 기록하고 우선적으로 안전한 관절정복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환자의 잔여 이물감 제어를 위해 침 치료를 진행하고, ST 관절 추나 등으로 가동성, 안전성, 근력의 3대 지표를 평가한 후 부대 복귀를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진단학교실 임정태 교수는 ‘심장질환(부정맥)의 한의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주제로 장병들의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살폈다.
임 교수는 중국과 국내에서 수행 중인 임상진료지침과 연구 사례 등 부정맥 관련 한의치료의 근거 축적 현황을 소개했다.
더불어 임 교수는 “부정맥 환자는 한의치료뿐만 아니라 수면, 운동, 식단, 심리 등 다양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며 “습담이 유발되지 않도록 식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 교수는 리듬을 확인해 위험을 관리하고 환자가 일상에서 덜 불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진료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