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AAO Convocation’에 다녀와서
이현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이사
<미시간주립대학교의 명예교수인 Lisa DeStefano 교수님과>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이하 추나학회)에서는 매년 세계 수기의학의 최신 지견을 접할 수 있는 미국오스테오패시의학회(American Academy of Osteopathy, AAO) 학술대회에 일정 인원을 파견해 참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최신 지견에 대한 지식의 습득을 통한 학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본 행사에 해당하는 ‘2026 AAO Convocation’은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콜로라도 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개최됐다. 필자는 2023년부터 4년 연속 참가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전 행사인 Pre-convocation에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 나머지 참가자들보다 조금 빠르게 참가를 하게 됐다. 3월 14일 진료를 마치고 공항에서 김원식 원장(추나학회 교육위원, 국제분과위원)을 만나 같이 출국하게 됐다.
사전행사인 ‘Pre-convocation’에 참석
긴 여정 끝에 본 행사장인 Broadmoor Hotel에 도착하니 어느덧 밤이 됐고,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강의 및 워크숍을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에 ‘Silent Waves’의 저자인 프랑스 의사(MD)이면서 오스테오패시의사(DO)인 Bruno Chikly의 ‘Paradigm Shifts in Embryology’ 강의가 3일 동안 진행됐다. 필자는 미국 Maine주에서 임상을 하고 있는 부드러운 인상의 Gage라는 DO와 파트너가 되어 3일 동안 실습을 같이 진행했다.
<팔찌 색깔에 따른 접촉의 편함 정도를 알려주는 표지판>
올해부터는 지난해와 다르게 강의 전에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의 팔목에 착용하는 밴드를 나누어줬는데 각각의 색깔에 따라서 접촉 정도에 따른 개인적 허용도를 누구나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얼마 전에 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에서도 수기의학과 관련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이전과 다르게 의료인의 윤리적인 부분들이 별도의 챕터로 추가됐다. 수기의학이라는 특성상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접촉과 관련해서 항상 환자에게 사전 고지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충분히 설명하는 부분을 수기의학을 하는 의료인이라면 항상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추나학회는 실제로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 이전부터 정규워크숍에서 의료인의 윤리적인 부분과 관련해 선도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었다.
“Mastering Technique Precision & Perception”주제 본 행사 시작
정신 없었던 사전 워크숍의 3일이 지나고, 어느덧 본 행사 참가자들을 맞으러 콜로라도 스프링스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서 픽업을 하고 호텔로 복귀했다. 19일부터는 “Mastering Technique Precision & Perception”이라는 주제로 올해의 본 행사가 시작됐다. 올해 행사는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각종 오스테오패시수기요법(OMT)에 대해서 조금 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다양한 최신 지견들과 함께 기존의 기법들이 발전했던 역사를 살펴보는 시간들이 많았다.
일례로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지던 OA decompression 기법과 관련해서 이것이 현대의학적으로 가지는 의미에 대해 해부학적 실체를 토대로 최신 지견들을 소개하는 이론강의를 오전에 하고, 오후에는 심박변이도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 기구와 함께 결과를 직접 실습을 하면서 살펴보는 워크숍이 개최되기도 했다.
<Bruno Chikly 와 그가 사인해준 그의 저서 사진>
수기의학 발전 위한 AAO학회 구성원의 문제의식 느껴
이러한 의학적인 지식과 관련된 강연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DO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는 강의들도 있었다. 실제로 DO의 발전역사를 살펴보면 의료 낙후 지역 등에서 1차 의료를 주로 담당하면서 그 안에서 수기요법을 다양한 환자 군에게 적용하며 발전 시켜왔다. 최근에 미국에서는 오스테오패시대학이 점차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는 배출되는 DO의 수가 1년에 8000여명에 육박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점차적으로 수기의학을 하는 DO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수기의학의 특성상 환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데, 최근의 흐름은 시간 대비 돈을 더 빠르게 벌 수 있는 다른 의료분야로의 진출이 공공연하게 늘어나면서 수기의학을 하는 DO의 수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본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선배 세대 등의 기존의 DO들처럼 수기의학을 발전시키려는 AAO학회 구성원이 가지는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 모임에 가더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국가보험 체계 내에 제도화된 부분이 있는 독일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나라가 세대교체에 실패한 모습을 볼 수 있다. 2019년도부터 대한민국 건강보험체계에 추나요법이 편입되면서 대한민국의 한의사들의 많은 수가 현재 추나요법을 시행하고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유입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외국의 다른 나라에서는 추나학회의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환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해 치료에 도움을 주는 수기의학의 근본적인 환자 중심의 세계관이 훼손되지 않고 잘 발전할 수 있도록, 나아가서는 수기의학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의학의 침치료, 약침치료와 같은 치료법을 통합해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계 다른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세계 수기의학의 발전에 일조하는 것이 추나학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MSU 동문행사에서의 반가운 소식
추나학회에서 매년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MSU)의 동문행사에 참여했더니 반가운 소식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학회를 위해서 항상 애정어린 강의를 해주는 Lisa DeStefano 교수님이 AAO의 President-elect로 당선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축하의 인사를 나누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한 이날 MSU의 여러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추나의학도 배우고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는 인사와 함께 추나학회 구성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올해도 무탈하게 별도의 낙오자 없이 귀국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필자는 귀국 전 마지막 워크숍에서 콜로라도 DO 2인들에게 받았던 2인 기법 덕분인지 귀국길 비행기에서 편안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항상 넓은 통찰력으로 학회를 잘 이끌어 주시는 양회천 회장님,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항상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남항우 부회장님, 적재적소에서 올바른 결단력으로 이번 여정도 잘 이끌어 주신 송경송 부회장님, 박학다식한 지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주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기성훈 이사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운전 파트너 김원식 위원님 덕분에 힘든 일정 속에서도 올해의 AAO 참가도 잘 마무리 됐다고 생각한다. 한의계, 나아가 대한민국,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 속에서 발전하는 추나학회가 될 수 있도록 올해 얻은 성과들도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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