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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04일 (토)

세계 무대로 활약하는 침구의학회, 큰 그림 그리며 장기적 비전 제시

세계 무대로 활약하는 침구의학회, 큰 그림 그리며 장기적 비전 제시

[편집자 주] 한의신문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열린 세계침구학회연합회 행사에 참여한 남동우 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의 참가 수기를 싣는다.




한국 한의학의 주도 아래 세계 전통의학시장 이끌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 마련 시급

WFAS 참가 수기




2143-32-1필자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3일간 북경의 모 호텔에서 성대하게 개최된 WFAS(World Federation of Acu­punc­­ture & Moxibustion Societies) 30주년 기념 총회에 대한한의학회 대표로 참석할 기회를 갖게 됐다. 험난하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이번 참석 후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화려한 개회식이 인상적이었다. 대형 LED 화면으로 꾸며진 무대에서 전통 무희들이 무술과 무용이 적절히 잘 배합된 예술 공연을 보여주면서 행사의 개막을 알렸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학회의 역사를 한눈에 비주얼하게 보여주고, 웅장한 사운드와 볼거리로 가득한 총회 개회식이었다. 물론 중국 특유의 긴긴 내·외빈 인사 시간은 그대로였지만, 필자에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 긴 시간 동안 행사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우리 학술대회에 가보면 사실 개회식 때 회원들이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곳은 물론 인구가 어마어마하게 많고, 당일 학회에 참석한 인원도 많았던 부분도 있겠지만, 정말 행사장에 자리가 없어서 서 있으면서도 행사장 안에 들어와 있고 싶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모두 앞에서 어떠한 내용이 진행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사진도 찍고 모두 흥미진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다.



몇몇 젊은 참석자들은 학회의 이런 역사적인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기도 했다. 웅장한 오프닝과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동시에 권위 있는 내·외빈들의 힘 있는 인사 말씀과 그 내용 속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공통의 비전이 이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학회의 힘이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의 충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회 정관을 바꾸고 임원을 정하고 다양한 안건들로 투표를 진행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투표 장면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관 변경에 대한 설명의 시간이 끝나고 투표가 바로 진행됐다. 공개적인 거수 투표였다. 찬성하는 사람 거수하고, 반대하는 사람 거수하고, 투표권을 포기하는 사람 거수하기. 모든 안건은 일사천리로 만장일치로 통과되고 곧바로 모든 참석자의 박수로 이어졌다.



임원 위촉에 관해서도 미리 일부 임원들에 의해서 구성된 임원 명단이 한 장씩 나눠졌고, 모든 임원들에 대해서 찬성한다는 빈칸에 체크를 하든지,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당 후보자 이름에 하나하나씩 ‘X’ 표시를 해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흡사 우리가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중국 공산당의 투표 방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일부 엘리트가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중국의 사회 구조 속에서는 이 방식이 아니고서는 일이 추진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방식까지도 우리가 본받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을 택하면 된다. 필자가 가장 부러웠던 것은 그들이 그리는 큰 그림이었다. 그들은 시작부터 늘 큰 그림이 있는 사람들 같았다.



학회 창립이 준비되는 과정까지도 사진 기록으로 보여주는데, 그들은 단순히 중국 국내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자 계획을 통 크게 잡았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해 2년이라는 긴 시간을 차근차근 준비해가면서 WHO의 승인을 받고, 다양한 국가 단체들을 섭외하고 제대로 된 모양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을 볼 수 있었다.



침과 관련된 규정이 없는 국가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성, 그 이후에 그들을 교육하고 그 속에 세력을 키워 그 나라의 학회와 제도까지도 모양새를 갖추어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들의 열린 마음이 부러웠다. 그리고 지금도 그들은 본인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통 큰 그림을 제시하면서 장기적인 계획들을 세우고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와 교육 과정이 다르다고 외국 침구사들과의 교류도 조심스러워하고, 중국이 선도해가는 판에서 우리는 단순한 거수기 혹은 아류에 머물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중국 중의사들과의 교류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와 교류하고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 것일까?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에만 머물면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중국이 전 세계를 호령하게 되는 과정을 먼발치에서 지켜만 보면서 불평만 하고 있어야 할까? 더 적극적으로 우리와 다른 부분도 포용하고 흡수하여 우리가 주도가 되어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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