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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동양의학회, ‘K-통합암치료’와 조우…전이·재발 억제부터 돌봄까지[한의신문]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의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을 앞두고 국제동양의학회와 일본동양의학회 관계자들이 국내 한의 통합암치료의 임상·연구 현장을 찾았다. 수술·항암·방사선치료 환자에 한의치료를 단계별로 연계해 부작용 관리부터 전이·재발 억제, 완화·돌봄까지 이어가는 ‘한국형 통합암치료’가 일본 측에 소개됐다. 일본동양의학회(회장 타하라 에이치·이하 JSOM) 및 국제동양의학회(회장 모토오 요시하루·이하 ISOM) 관계자들은 지난달 22일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공동센터장 조정효·유화승)를 방문해 통합암치료 프로그램과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양국 전통의학의 암 치료 경험과 연구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방문에는 △동서암센터 유화승 공동센터장·김수진 수련의·김영은 수련의 △JSOM 타하라 에이치 회장 △ISOM 이종안 사무총장·요시토미 마코토 이사·야마오카 덴이치로 이사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위원회 강서원 이사·박성주 위원 등이 참석했다. ◎ 임상서 근거·인재까지…한의종양학 30년 ‘산실’ 1991년 개설된 동서암센터는 국내 최초의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암센터로, 전통 한의치료를 기반으로 현대의학적 암치료를 협력·보완해 환자별 최적의 진료전략을 모색하는 전문 통합암센터다. 30여 년간 한의종양학의 임상·학술적 근거와 치료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다수의 국가 연구과제를 통해 SCI급 논문 125편과 국내 논문 144편을 발표했다. 연구영역도 한약·침을 활용한 암 치료와 증상 관리에서 △수술·항암·방사선치료 부작용 관리 △전이·재발 억제 △면역기능 △생존·예후에 관한 장기 임상연구 △종양미세환경·항암면역 기전 등으로 확장해 왔다. 한의 암 전문인력 양성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사)대한통합암학회로부터 ‘통합암 인증기관’ 인증을 받아 한·의사가 함께 참여하는 환자 중심의 통합암 진료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통합암 인증의과정을 이수한 의료진이 진료하고, 전문가과정 또는 코디네이터과정을 이수한 인력이 상담에 참여하는 등 전인적·근거 중심의 진료를 제공한다. ◎ 암세포 넘어 ‘치료의 전 과정’으로…K-통합암치료 센터는 병원 리모델링을 통해 전문 암병동을 갖추고 통합암치료를 위한 진료환경을 강화했다. 이날 JSOM 관계자들은 탕전실을 시작으로 전문 암병동과 검사실, 한방 좌욕·족욕시설, 옥상정원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한국형 통합암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구현되는 과정을 살폈다. 방문단은 고주파 에너지를 활용하는 온열치료와 심박변이도(HRV) 등을 분석해 교감·부교감신경의 활성도와 균형을 파악하는 자율신경 기능검사 등 센터에서 운영 중인 검사·치료 프로그램도 살펴봤다. 이날 유화승 공동센터장은 JSOM 방문단에게 동서암센터가 구축해 온 ‘한국형 통합암치료’의 개념과 실제 임상 적용과정을 소개했다. 한국형 통합암치료는 암세포 자체뿐 아니라 암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다양한 기전과 종양미세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술·항암제·방사선치료 등 현대의학적 치료에 한의치료를 단계별로 결합해 부작용을 관리하고 전이·재발 위험 감소와 환자의 기능 회복을 함께 추구한다. 진료과정은 크게 △병행치료 △전이·재발 억제 △완화·돌봄의 3단계로 운영된다. 1차 치료기에는 수술·항암·방사선치료 전후 부작용 완화와 신체 회복력 강화에 집중하고, 표준치료 이후에는 전이·재발 위험과 면역기능을 관리한다. 재발 이후 2차 치료기와 완화·돌봄 단계에서는 통증·불안·피로 등 암 관련 증상을 관리하며 환자의 일상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항암면역 활성과 암 염증환경 조절, 암세포 분열·증식 및 혈관형성 억제 등 여러 경로에서 종양미세환경에 접근하는 한의치료 전략도 제시됐다. ◎ 암 아닌 ‘암환자’를 치료한다…30년 다듬은 전인적 치료모델 동서암센터가 30여 년간 임상·연구를 통해 발전시켜 온 ‘수레바퀴 암치료법’도 방문단에 소개됐다. 이는 △한방약물치료 △대사활성치료 △호흡명상치료 △항암식이치료를 네 축으로 구성한 전인적 암 관리 프로그램이다. 한방약물치료와 침·약침·온열치료 등 대사활성치료에 호흡·명상·상담 및 항암식이치료를 결합해 환자의 신체·심리·영양 상태를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일본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장비와 치료법을 갖추고 통합적으로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접하기 쉽지 않다”며 “특히 온열치료 등 여러 치료기술을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보험진료의 범위 안에서 시행할 수 있는 치료가 제한돼 있어 한국처럼 다양한 치료기술을 폭넓게 병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여러 치료수단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통합암치료의 강점으로 보이며, 일본에서도 이러한 의료기관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화승 공동센터장은 “이번 방문은 JSOM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발전시켜 온 통합암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전통의학을 현대 암 치료와 접목해 온 환경과 경험이 서로 다른 만큼, 각자의 강점을 공유한다면 통합암치료의 임상적 가치를 높이고 근거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남이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한·일 한의종양학의 임상·연구 교류로 이어져 양국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통합암치료 모델을 함께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서암센터는 이번 일본 관계자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암 치료 경험과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학술교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韓·日, ‘단년 회원·영어세션’으로 ICOM·JSOM 문턱 낮춘다[한의신문] 내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제22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제77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를 앞두고 한국 연구자들의 발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1년 회원제’와 영어세션을 활용해 회원 자격과 언어 장벽을 낮추고, 한국 연구자들의 실질적인 학술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가 열린 가운데 국제동양의학회(회장 모토오 요시하루·이하 ISOM)와 일본동양의학회(회장 타하라 에이치·이하 JSOM)는 23일 대전 ICC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국 연자 초청 및 발표 기회 확대 △JSOM 영어세션 활용 △국내 기업 공동후원 △한국 참가자 유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ISOM 이종안 사무총장·이태형 부사무총장,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위원회 강서원 이사·박성주 위원이, 일본 측에서는 타하라 에이치 회장, ISOM 요시토미 마코토 이사·야마오카 덴이치로 이사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한국 연구자들이 JSOM 학술총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1년 회원(단년 회원)’ 자격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일본 측은 한국 연구자가 JSOM에 1년 회원으로 가입한 뒤 11월경 초록을 제출하고, 이듬해 3월 이사회 승인을 거치면 발표할 수 있다는 절차를 소개했다. 이어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한 영어세션 활용 방안도 논의됐다. JSOM 측은 일본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연자들도 영어세션에서 발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한국 측은 영어세션의 세부 주제를 사전에 공유받을 경우 이에 적합한 국내 연자를 발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영어 포스터 발표 가능 여부와 번역자료 제공 등 구체적인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 참가자들의 학술교류 확대와 한의약 산업 분야의 국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의견도 오갔다. 한국 측은 국내 한의약 관련 기업과 연구자들이 연구·산업 성과를 공유하고, 학술과 산업을 연계한 국제협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일본 측은 학술대회 전체 프로그램과 공간 여건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한국 측도 연자·주제·후원 등 세부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 일본 조직위원회와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종안 ISOM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국 연구자들에게 국제 학술대회는 언어와 회원 자격 등의 제약으로 발표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번 협의를 통해 1년 회원제와 영어세션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로를 확인했다”며 “이를 한국의 관련 학회들과 공유해 ICOM뿐 아니라 JSOM까지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도 “ICOM 참여국 간 활발한 학술교류를 위해 보다 많은 한국 연구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단순한 학술대회 참석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함으로써 해외 연구자들과 직접 교류·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에선 한·일 심포지엄에 이어 홍보부스를 운영, 한의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아울러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오랜 세월 한·일 전통의학의 발전과 학술 교류에 헌신하며 양국 간 신뢰와 우정을 쌓아오신 故 김영신 선생께 깊은 존경과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앞으로 그 뜻을 이어받아 의료인과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어 공동연구와 인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공통의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행사는 내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일본 나고야 국제회의장에서 동시 개최된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6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달 전에 한국동양의학회 김영신 회장이 타계했다. 근현대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일 전통의학 교류의 길을 탐색했던 큰 별이 진 것이다. 필자는 약 11년 전인 2015년경, 『조선 이코노미』의 ‘한방명의 열전’ 시리즈를 진행하며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동산한의원에서 김영신 회장을 직접 취재하고 대담을 나눈 인연이 있다. 당시 마주했던 김영신 선생은 단순한 임상가를 넘어, 동아시아 의학의 역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탁월한 안목의 소유자였다. 고인이 된 그를 추모하며, 취재록에 남아 있는 그의 독특한 개인사와 한의학적 업적을 의사학적 관점에서 다시 기록하고자 한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일본동양의학회의 한국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해 이종안 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배원식한의원장)을 통해 밤을 세가면서 김영신 회장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도 여기에 참조했음을 밝힌다. 김영신은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출신 한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일본 최고 명문 사립 중 하나인 와세다실업학교를 거쳐 다쿠쇼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재였다. 졸업 후 부모의 나라인 한국으로 건너올 때까지만 해도 경영학도로서의 미래를 그렸으나, 우연히 접한 한의학의 깊이에 매료되면서 인생의 항로를 전면 수정했다. 인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우주로 바라보고 근본을 치료하는 의학철학에 빠진 그는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한 후 1984년 졸업하고, 1990년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이 유년기의 추억을 간직한 곳이라면, 한국은 그의 인생 전성기를 함께한 한의학의 모태였던 셈이다. 그의 개인적 배경은 임상과 연구 방식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김영신 회장은 환자를 진료할 때 問診을 매우 철저히 하고, 환자의 증상과 치료 기록인 차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는 일본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체득한 정밀함과 기록을 중시하는 태도가 몸에 밴 결과였다. 그는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솔직하게 고지하며, 무리한 투약보다는 질병과 조화를 이루며 건강 수명을 늘리는 ‘삶의 질’ 중심의 의료철학을 실천했다. 필자와의 대담에서 김 회장이 가장 강조했던 것 중 하나는 일제강점기 ‘한의학 말살정책’에 대한 역사적 비판과 현대적 대안 제시였다. 그는 일제의 한의학 왜곡과 1913년 제정한 醫生 제도가 한·양방 갈등의 비극적 시발점임을 명확히 짚어냈다. 메이지유신 이후 전통의학을 양의학 아래 강제 편입시켜 학문적 발전을 정체시킨 일본의 과오를 경계한 것이다. 동시에 일본 의사의 80% 이상이 한약을 활용하고 한·양방 융합에 적극적인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한의계가 기본적인 현대 기기조차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제의 모순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는 진정한 국익과 전통의학의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과학적 도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학문적 실천력은 국제동양의학회(ISOM) 활동에서 가장 큰 결실을 맺었다. 김 회장은 한국 한의학이 옛 동아시아 의학의 정통 본류를 온전히 보존한 유일한 의학이라는 확고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소수의 약재만 쓰는 일본의 腹治醫學이나 침구에 치우친 중국의 中醫學(TCM)과 비교해, 한국은 독자적인 제도 하에서 높은 학문적 수준과 처방의 깊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논지였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2003년 중국의 사스(SARS)를 한·양방 병행 치료 성공 사례와 WHO 권고안을 인용하며 “감염병에 맞서 몸의 면역력과 저항력을 키우는 한의학적 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던 그의 목소리가 지금도 선하다. 시대를 앞서간 혜안으로 근현대 한의학의 영토를 넓혔던 故 김영신 회장. 필자가 받아든 그의 부고는 단순한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동아시아 의학의 주권을 지키고자 했던 한 거인과의 이별을 의미한다. 고인이 남긴 학문적 유산과 한의학을 향한 과제는 이제 남은 이들의 몫으로 남았다. -
‘근거의 데이터화’와 ‘미래의 표준화’…일본 한방의학이 가는 길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JSOM) 학술총회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야마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올해 학술총회는 일본 한방의학계의 임상·교육·연구 현황을 확인하는 자리였을 뿐 아니라 한방의학의 디지털 전환과 국제표준화 전략, 그리고 임상 근거 창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 학술대회는 도야마 국제회의장과 인근 도야마 시민프라자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10개의 회의장과 포스터 전시장이 운영됐으며, ‘Meet the Expert’ 세션을 비롯해 복진 술기 세미나와 설진 체험 세미나가 큰 관심을 모았다. 일본 학회가 이를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모습은 국내 한의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 급성기 진료·구강안면질환·AI…일본 한방의학의 현재 특히 필자가 한의대 교수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Meet the Expert’ 세션으로, 이는 회원 추천을 통해 만나고 싶은 전문가를 선정하고, 해당 전문가가 짧은 강연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학술 발표를 넘어 세대 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국내 학술대회에도 참고할 만한 시도였다. 최근 일본 한방의학계에서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급성기 통합진료다. 급성기 서양의학 치료 과정에서 한방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분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한방치료가 임상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연구가 활발히 발표됐다. 이는 한방치료를 보완요법을 넘어 급성기 의료체계 안에서 활용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협진체계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임상 분야에선 구강안면질환도 새로운 관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구내염과 구취 클리닉뿐 아니라 안면부 질환 전반에 대한 한방치료 적용 사례가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부인과 질환, 스트레스 관련 질환, 수면장애 등은 여전히 주요 연구 주제로 자리하고 있었다. 한편 최근 2~3년 사이 급속히 확산된 생성형 AI 활용 흐름 역시 일본 한방의학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임상, 교육, 연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관련 서적도 출간되고 있었다. ▲(왼쪽부터) 필자, 이토 고(기타사토대)·전찬용(가천대 한의대)·권나연(가천대 한의대) 교수 ◆ 표리한열과 상열하한, 병태별 접근의 가능성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타사토대학 한방의학연구소의 이토 고(ITO Go) 교수를 만나 수족냉증 연구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눌 기회도 있었다. 그는 수족냉증의 병증명과 진단기준 정립 문제를 비롯해 체온 측정 방법론에 대한 연구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표면온도보다 심부 체온 변화에 주목해 복부 밀착형 온도 측정기와 다수의 센서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오수유탕과 부자제제 복용 후 체온 변화를 장시간 추적 관찰한 결과도 소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 규모보다 측정의 정밀성을 우선시한다는 점이었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연구대상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반면, 일본 연구진은 소수 사례라도 정밀한 생리학적 변화를 확인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또한 수족냉증을 표리한열(表裏寒熱)과 상열하한(上熱下寒) 등 다양한 병태 유형으로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향후 한의 임상진료지침과 변증 연구 발전에 참고할 만한 부분으로 보였다. ▲이토 교수와 수족냉증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국제표준화 전략에서 읽는 일본 한방의 미래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에서 매년 주목하게 되는 세션 중 하나는 ISO와 WHO 관련 활동 보고다. 일본은 ISO/TC249 대응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와 산업계 전문가를 함께 참여시키고 있으며, 국제표준 제정 과정과 진행 상황을 학회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와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하며 학술과 산업의 관점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ICD-11(11차 국제질병분류) 역시 중요한 변화다. WHO는 ICD-11 제26장에 전통의학 병증 분류 체계를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서양의학 진단과 전통의학 변증을 동시에 기록하는 이중 코딩이 가능해졌다. 이는 향후 특정 질환군에서 어떤 변증이 많이 나타나는지 분석하고, 변증별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전통의학 변증의 과학적 타당성을 WHO가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통의학 진단체계를 국제적으로 표준화하고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후생노동성을 중심으로 ICD-11 관련 자료와 일본어 표준 번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관련 논의와 진행 상황을 일반 회원들이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학술대회에서 정기적인 국제표준화 활동 보고 세션을 운영하는 일본의 사례는 국내 한의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왼쪽부터) 토야마대학병원, 병원 내 화한진료과(한방진료과) ◆ 일본 한방의학의 현재와 한국 한의계에 던지는 과제 이번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를 통해 확인한 가장 큰 흐름은 ‘근거의 데이터화’와 ‘미래를 위한 표준화’였다. 급성기 통합진료, AI 활용, 객관적 진단기술 개발, 국제표준화, ICD-11 대응 등은 모두 한방의학을 현대 의료체계 안에서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었다. 한편 JSOM은 내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국제동양의학회(ISOM)와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 한방의학계가 보여주고 있는 변화와 도전이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ISOM, 故 김영신 선생 뜻 잇는다…AI 기반 국제교류 플랫폼 구축[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ISOM·회장 요시하루 토모오)가 AI 기반 다국어 아카이브 구축과 국제 공동세션 확대를 통한 전통의학 국제교류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ISOM 한·일지부는 13일 일본동양의학회(JSOM·회장 타하라 에이치) 제76회 학술총회 기간 중 한·일 간담회를 열고, 내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ISOM·JSOM 공동 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종안 ISOM 사무총장(한의협 부회장)이 진행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지난달 별세한 故 김영신 ISOM 국제교류이사를 추모하고, 그가 이끌어 온 한·일 동양의학 교류와 한의학 세계화의 뜻을 이어가기로 했다. ▲(왼쪽부터) 요시하루 토모오 회장, 이종안 사무총장, 카이누마 모사부로 대회장, 타카야마 신 일본 부지부장 요시하루 토모오 회장은 인사말에서 “내년 나고야에서 열리는 국제동양의학회 학술대회(ICOM)가 JSOM 학술총회와 공동 개최되는 만큼 일본에서는 JSOM 회원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겠다”며 “한국과 대만 참가자들에게도 이번 공동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종안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3주 전 별세하신 故 김영신 선생께서 준비해 주신 덕분에 마련될 수 있었다”며 “그는 우리 모두가 친구처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주신 분으로, 앞으로도 그 뜻을 이어받아 한·일 동양의학 심포지엄을 통해 학술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카이누마 모사부로 JSOM 학술총회 대회장은 “한국에서 많은 한의사들이 참석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학술총회는 여러분의 참여로 더욱 성대하고, 뜻깊은 행사가 됐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JSOM, 故 김영신 이사 추모…“한·일 동양의학 잇는 소중한 가교” 특히 JSOM을 비롯한 일본 관계자들은 故 김영신 이사를 추모하며 한·일 동양의학 교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별세한 故 김영신 이사는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다쿠쇼쿠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 경희대 한의대에서 한의학을 공부하고, 서울 서대문구 동산한의원을 운영해 왔다. 그는 40여 년간 한·일 교류 활성화는 물론 한국·일본·대만 전통의학계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섰으며, 특히 30여 년간 한·일 동양의학 심포지엄 등 JSOM과의 협력을 통해 한의학의 국제화와 세계 전통의학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추도사에서 “故 김영신 선생은 오랜 세월 일본과 한국의 동양의학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며 “학술 교류뿐 아니라 선생이 쌓아온 우정과 신뢰는 양국 전통의학계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가 남긴 뜻과 유산을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추모인 만큼 젊은 세대를 포함한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연구·교육·임상 분야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이에 내년 나고야에서 열리는 행상에서 한국의 많은 한의학자들이 참석해 한·일 교류를 더욱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후임으로는 남동우 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가 선임되어 ISOM의 국제 업무를 이어받게 됐다. ◎ AI 다국어 아카이브 구축·국제 공동세션 확대…국제협력 새 활로 간담회에서는 ISOM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정책·학술·임상 자료를 집대성하는 국제 아카이브 구축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한국어·일본어·중국어·영어를 지원하는 AI 기반 다국어 플랫폼을 조성해 회원국 간 소통을 강화하고, 감염병 등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은 “지난해 제21회 ICOM에서 발표된 ‘타이베이 선언문’의 취지에 따라 AI 기반 다국어 플랫폼을 구축해 회원국 간 유의미한 의료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현대사회에서 동양의학이 지닌 임상적 가치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 나고야에서 공동 개최되는 ISOM·JSOM 학술대회의 운영 방향도 공유됐다. 양측은 기존 국가별 세션 중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회원국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국제 공동세션 확대에 공감했다. 주요 논의 분야로는 △재택의료 △암 치료 후 한방관리 △미용 한방 △정신건강 등이 제시됐으며, 특히 침 치료의 정신건강 분야 활용 사례를 바탕으로 국제 공동세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재택의료와 암 환자 삶의 질 관리 모델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관련 임상 경험과 정책 사례를 공유해 국제 표준화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 연구자들의 학술 참여 확대를 위해 영어 기반 국제 공동세션과 포스터 발표 기회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다. 참석자들은 현재 일본 학회 발표를 위해 요구되는 회원 가입 절차와 참가비 부담이 해외 연구자들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ICOM 공동 개최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밖에도 JSOM은 내년 공동 학술대회에서 기존 일본 내 지역·분과 중심 세션을 축소하는 대신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온라인 회의와 실무 협의를 통해 세부 프로그램을 조율하기로 했으며, 오는 9월 학술대회 초안을 공유한 뒤 11월 최종 프로그램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의협은 한의계가 직면한 한의재택의료와 프라이머리케어 기반 한의일차의료의 제도화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대표 전문가들을 한국으로 초청, 이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공식 토론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종안 사무총장은 “초고령사회, 감염병 펜데믹 등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보건의료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가 간 학술·임상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각국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한의학의 국제 표준화와 제도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韓·日, 황련해독탕 ‘청열해독’ 넘어 자율신경 조절·지혈제로 재조명[한의신문] 전통적인 청열해독 처방으로 알려진 황련해독탕이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이하 JSOM) 학술총회에서 △신경계 질환의 자율신경 조절 △피부·정신 증상 개선 △대장게실출혈의 지혈 치료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한의학회(회장 이재동)과 JSOM 국제위원회는 14일 도야마 시민프라자에서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좌장 요시토미 마코토·남동우)’을 공동개최, 양국 연구자들의 황련해독탕 관련 항염증·항산화·신경보호 기전과 임상 근거, 새 제형을 통한 표준화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한국의 황련해독탕의 역사적 발전과 최신 적용-신경계 증상 및 질환을 중심으로(권승원 대한한의학회 편집이사) △한의 임상에서 황련해독탕 약침의 활용-전통 이론에서 근거중심 진료로(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일본 측에서는 △황련해독탕의 피부·정신 증상 개선 효과: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야마오카 덴이치로 마쓰야마기념병원 교수) △항염증 효과를 넘어선 황련해독탕-약리학적 지혈제로서의 가능성(사카타 마사히로 히라이외과·위장과의원장)이 발표됐다. ◎ 뇌졸중 후유증·PNES까지…자율신경 조절 전략으로 부상 권승원 편집이사(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황련해독탕이 전통적인 청열해독 처방을 넘어 신경계 질환의 자율신경 과항진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근거 기반 치료 전략으로의 발전 내용을 소개했다. 황련해독탕은 전통적으로 열성 질환과 염증·출혈 증상에 활용돼 왔으며, 현대에는 화열(火熱) 병리를 신경생리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면서 뇌졸중 후유증과 치매행동심리증상(BPSD), 어지럼증, 불면, 심인성 비간질성 발작(PNES) 등 신경계 질환으로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의 임상 효과가 화열 변증 환자군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반면 한증(寒證) 환자군에서는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정확한 변증’을 제시했다.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의 자율신경 조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로 △뇌졸중 후 병적 웃음 환자의 중증도(9.1점→4.8점)·지속시간(10.9초→6.6초)·발생 빈도(6.4회→3.0회) 감소(p=0.01) △심인성 비간질성 발작 환자의 전신 근간대성 경련 소실(AIMS 22점→8점) △통증·스트레스 유발 일시적 혈압 상승 환자의 수축기혈압 안정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일본에 우리나라 한의계가 추진 중인 △황련해독탕 약침 △청혈단(淸血丹·HH333)을 통한 제형 혁신과 표준화 연구를 소개하며 “황련해독탕은 신경계 과흥분과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조절하는 치료 전략으로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며 “향후 표준화된 제형 개발과 전향적 임상연구를 통해 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한의약의 근거 수준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약침 제형으로 확장된 항염증·항산화·신경보호 기전 이어 안병수 회장은 ‘황련해독탕 약침’의 제조 원리와 작용 기전, 안전성, 임상 적용 현황 및 향후 연구 과제를 소개했다. 이는 증류 공정을 거쳐 제조되는 멸균 주사제로, 처방 전체의 복합 약성을 유지하도록 개발됐다. 기초연구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모델에서 iNOS·NF-κB 활성을 억제하고 TNF-α를 75% 감소시켰으며, 항산화 활성은 최고 농도에서 88%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코폴라민 유도 인지기능 저하 모델에서는 아세틸콜린 증가와 아세틸콜린분해효소 감소, BDNF·p-CREB 발현 증가를 통해 학습·기억 기능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GLP 기준 단회 근육독성시험 결과, 암수 실험동물 40마리에 최대 1.0mL 이상 투여해도 사망 사례가 없었으며 체중 변화와 혈액학적·혈액생화학적 검사, 부검 소견, 국소 내약성 평가에서도 유의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 임상 적용 분야는 근골격계·피부질환·신경정신과 영역으로, 국내 임상연구 39편(증례보고 34편·대조연구 5편)에선 △교통사고 후 경항통·급성 발목염좌·말초성 안면신경마비(HB 3.4점→2.7점, NRS 8.5점→3.0점) △욕창(자운고 병행)·알레르기 피부염 △뇌졸중 후 우울증·두통·안구건조증·자율신경 불균형 등에 대한 활용 사례가 보고됐으며, 뇌졸중 후 우울증 환자 대상 예비연구에서는 HAM-D·BDI 점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안 회장은 “황련해독탕 약침은 전통적 청열해독 이론을 항염증·항산화·신경보호 작용이라는 현대 과학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향후 경혈과 주입 깊이, 용량을 표준화하고 위약 대조 무작위임상시험과 장기 추적연구를 확대해 국제적 근거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항염증·신경조절 작용으로 피부·정신 증상 동시 개선 야마오카 덴이치로 교수는 황련해독탕이 피부질환과 정신증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피부-뇌 연결축(Skin-Brain axis)’ 기반 처방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황련해독탕은 전통적으로 습진과 피부염 등 염증성 피부질환에 활용돼 왔으나 최근 임상에서는 초조와 불면, 흥분 상태 등 정신 증상 호전이 함께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련해독탕 적용 증례 2건에 대한 후향적 분석과 기존 한방 임상 경험을 종합 고찰한 결과, △염증성 피부·점막 증상 및 정신 증상 동시 개선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기능적 연관성 △신경전달물질·수용체의 표피세포 발현에 따른 피부의 정보처리 기능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피부와 신경계가 모두 배아 발생 과정에서 외배엽에서 유래한다는 점에 주목해 황련해독탕의 이중 효과가 항염증·신경조절·스트레스 완화 작용을 통한 외배엽 유래 조직의 기능 조절과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야마오카 교수는 “황련해독탕은 피부과와 정신건강 영역을 연결하는 한방 처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피부-정신 연관성에 관한 학제 간 연구와 국제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대장게실출혈 새 치료 대안…지혈 가능성 주목 사카타 마사히로 원장은 황련해독탕이 대장게실출혈(Colonic diverticular bleeding) 환자에서 새로운 약리학적 지혈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던 고령 환자 증례에선 기존 지혈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던 흑색변이 황련해독탕 투여 후 안정적인 경과를 보였다. 이에 사카타 원장은 고령화와 항혈전제 사용 증가로 일본 내 대장게실출혈이 늘고 있으나 출혈 부위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효과적인 약물치료 전략이 부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대장게실출혈 환자 224명(재입원 포함)을 대상으로 지혈 치료와 재출혈, 임상 경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서 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확인하지 못한 환자 101명 중 36명, 출혈 병력이 있거나 출혈 부위를 확인하지 못해 침습적 처치가 어려운 환자를 중심으로 투여한 결과, 중대한 이상반응 없이 양호한 임상 경과를 확인했다. 사카타 원장은 “황련해독탕의 일관된 안전성과 긍정적인 임상 결과는 기존 내시경 지혈술이 어려운 대장게실출혈 환자에서 새로운 약물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황련해독탕에는 일차 지혈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단시간 작용 성분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운 약리학적 지혈제로 재조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표 후 토론에서 황련해독탕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대처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은 “‘동의보감’과 ‘경악전서’ 등 의서에서는 열(熱)을 다스릴 때 허실(虛實)과 진가(眞假)의 구별을 강조한다”며 임상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을 질의했다. 이에 야마오카 덴이치로 교수는 “황련해독탕은 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처방 시 질환의 특성과 환자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권승원 이사는 “열성 질환의 허실을 감별할 때 맥진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청혈단은 약재 용량을 제한하고, 에탄올 추출 공정을 적용해 기존 황련해독탕보다 더 폭넓은 환자군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본동양의학회…AI·재택의료 시대 韓·日 공동의제, 미래의학으로 연결[한의신문] 일본동양의학회가 국경을 초월한 미래의학의 핵심 가치로 전통의학의 전인적 접근을 제시하며 한·일을 잇는 동양의학 국제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일본동양의학회(회장 타하라 에이치·이하 JSOM)는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야마시에서 ‘동양의학의 발전, 차세대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제76회 학술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총회에선 △재택의료 △암 치료 후 관리 △응급의학 △정신건강 △AI 대전환 등 한·일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임상·정책 과제가 집중 논의됐다. 특히 내년 6월 일본 나고야에서 국제동양의학회 학술대회(ICOM)와 공동 개최되는 차기 학술총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공동연구와 국제교류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일본 내 보건의료인과 학부생, 한국 한의사 등 315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학술대회는 온디맨드 서비스와 QR코드 기반 디지털 운영 시스템, 실습·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을 통해 차세대 인재 양성과 한·양방 융합을 강조한 참여형 모델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카이누마 모사부로 대회장, 타하라 에이치·이재동·요시하루 모토오 회장 ◎ “전인적 관리가 미래의학의 핵심”…동양의학 가치 재조명 13일 열린 간친회에서 카이누마 모사부로 JSOM 대회장은 “동양의학을 둘러싼 환경에는 인재 양성, 교육·연구 체계 구축, 생약의 안정적 공급, 보험제도 개선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번 행사가 새로운 시각과 발상을 통해 한방의학을 다음 세대로 발전시키고, 한방과 양방의 ‘이도류(二刀流)’를 통해 미래의학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이번 총회를 통해 임상과 연구, 교육, 근거 창출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이를 실질적인 협력과 교류로 이어갈 때”라며 “세대와 국가를 넘어 서로 연결되고, 앞으로 직면할 여러 과제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동 대한한의학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병원 중심의 치료의학에서 가정과 일상 중심의 예방의학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전인적·맞춤형 관리를 지향하는 동양의학이 미래의학의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내년 JSOM 학술총회와 ICOM 공동개최 소개에 나선 국제동양의학회(ISOM) 요시하루 모토오 회장은 “나고야는 오랜 기간 문화 교류와 혁신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도시로, 동양의학에 대한 우리의 열정과 비전을 재확인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타하라 에이치 회장과 가이누마 모사부로 대회장에게 전통의학 발전과 국제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종안 한의협 부회장(ISOM 사무총장)은 “오랜 기간 한·일 전통의학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온 JSOM에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ICOM을 중심으로 각국이 긴밀히 협력해 동양의학의 가치와 가능성을 세계 의료계에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황련해독탕’부터 재택의료·AI까지…한·일 공통 의제 부상 학술대회는 도야마 국제회의장과 시민프라자 등 2개 장소, 10개 강연장에서 진행됐다. 핵심 의제별 심포지엄과 특별연제, 위원회 기획 세션, 일반 구연·포스터 발표, 학생 발표, 실습 세미나, 시민 공개강좌 등 연구·교육·임상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에서는 양국 연구자들이 황련해독탕의 임상 활용 가능성과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일본 측에선 △황련해독탕의 피부·정신 증상 개선 효과: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야마오카 덴이치로 마쓰야마기념병원 교수) △항염증 효과를 넘어선 황련해독탕-약리학적 지혈제로서의 가능성(사카타 마사히로 히라이외과·위장과의원장) 발표가 진행됐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의 황련해독탕의 역사적 발전과 최신 적용-신경계 증상 및 질환을 중심으로(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 임상에서 황련해독탕 약침의 활용-전통 이론에서 근거중심 진료로(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를 주제로 강연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은 “황련해독탕을 현대 의료환경에 접목한 발표를 통해 한·일 학술교류의 성과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경희대한방병원의 청혈단과 대한약침학회의 약침은 황련해독탕의 활용 범위를 확장한 새로운 접근으로 평가받으며 일본 의료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계가 직면한 과제와 맞닿아 있는 △재택의료 및 팀의료에서의 한방의 역할-일상으로의 복귀 지원 △AI×한방의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임상·교육·연구의 최전선 △급성기(응급) 통합진료에서의 한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마련돼 한국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 AI 기반 국제교류 아카이브 플랫폼으로 故 김영신 이사 뜻 잇는다 총회 기간 중 열린 ISOM 간담회에선 지난달 별세한 故 김영신 ISOM 국제교류이사의 뜻을 기리는 한편 내년 ISOM 개최를 계기로 국제교류 플랫폼 구축에 뜻을 모았다. 재일동포 출신 한의사인 故김영신 이사(전 한국동양의학회장·동산한의원장)는 오랜 기간 ISOM 활동을 이어오며 한·일 동양의학 학술교류와 한의학의 세계화에 기여해 왔다. 이에 따라 후임으로는 남동우 이사가 합류해 관련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이날 양국은 정책·학술·임상 분야의 온라인 아카이브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최신 AI 기술을 활용해 한국어·일본어·중국어·영어를 동시 지원하는 다국어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회원국 간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보건의료 위기에 공동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나고야에서 공동 개최되는 JSOM 학술총회와 ICOM에선 △한·일·대만 공동 관심 분야 발굴 및 국제 공동세션 운영 △재택의료·암 치료 후 한방관리·미용 한방·정신건강 분야 집중 논의 △침 치료 기반 정신건강 국제세션 추진 △한국형 재택의료 및 암 환자 삶의 질 관리 모델의 국제 확산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의협은 일본·대만 전문가들과 연구자들을 한국에 초청해 한의재택의료와 프라이머리 케어 기반의 한의일차의료 정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제77회 JSOM 학술총회는 ‘동양의학에 대한 사랑-다음 세대로의 계승’을 주제로, ICOM과 함께 내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나고야에서 개최된다.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 각 세부기사 보기(클릭) ▶ ISOM, 故 김영신 선생 추도(akomnews.com/67497) ▶ 韓·日, 황련해독탕 심포지엄(akomnews.com/67479) ▶ EBM위원회 심포지엄-한의CPG(akomnews.com/67635) ▶ 日 급성기(응급)에서의 한방 심포지엄(akomnews.com/67558) ▶ 日 한방 AI 대전환 심포지엄(akomnews.com/67573) ▶ 日 한방 재택의료 심포지엄(akomnews.com/67659) -
日 나고야서 ISOM·JSOM 학술대회 동시 개최한다▲(왼쪽부터) 윤성찬 한국지부장, 요시하루 토모오 회장, 소수의 대만지부장, 이종안 사무총장 [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회장 요시하루 모토오·이하 ISOM)가 AI 기반 협력 체계 구축과 국제 학술 교류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초고령사회 대응 속에서 동양의학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다국어 기반 실시간 소통 구조 도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류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ISOM은 26일 서울시한의사회관 송촌지석영홀 및 온라인(ZOOM)을 통해 제43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제22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준비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AI 활용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성찬 한국지부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에 방문한 각국 임원진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초고령사회, 동양의학은 실질적인 역할 속에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각국의 경험과 정책, 임상 데이터를 공유를 통해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한국지부 역시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회원국 간 지속 가능한 교류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무대에서 동양의학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요시하루 토모오 회장은 “지난해 ISOM 50주년 행사를 마련해 준 대만·한국지부에 감사드리며, 내년 나고야 행사 또한 확대된 규모로 각국 연구자와 임상의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동양의학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제 협력이 강화되고, 임상과 정책을 잇는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수의 신임 대만지부장은 “이번 ICOM 준비 과정은 각국의 강점을 연결하고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대만지부 역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회원국 간 실질적 협력과 공동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갈 때 동양의학의 국제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안 사무총장이 진행한 이날 회의에선 한국·일본·대만·호주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42차 정기이사회 회의록 △임원 현황 △기금 현황 등이 보고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제13대 이사·감사 선거’에서 선출된 소수의(蘇守毅) 이사장을 신임 대만지부장에 임명됐으며, 첨영조 전 이사장도 이사진에 합류됐다. 이날 ICOM 준비 현황 보고에 나선 타카야마 신 일본 부지부장에 따르면 제22회 행사는 내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일본 나고야 국제회의장에서 제77회 일본동양의학회(JSOM) 학술총회와 동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Love for Oriental Medicine’을 주제로, 한국·일본·대만이 공동참여하는 △약물치료 세션(생명유지의학, 초고령사회 노쇠·치매) △침·구·뜸 세션(정신과 치료 개입) △학술교류 심포지엄(ICOM·JSOM 공동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2018년의 기억, 2027년의 기대’라는 슬로건을 제시한 타카야마 부지부장은 “2018년 나고야에서 열린 JSOM 학술총회의 열기를 재현하고자 한다”며 “국제 행사에 걸맞은 대규모 회의장을 기반으로, 두 개의 학술대회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공간과 충실한 시설, 풍부한 녹지와 수변 환경이 활발한 교류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식에서는 환영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한국과 대만을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행복과 번영을 기원하는 일본 전통 의식 ‘카가미비라키(鏡開き)’를 통해 학술 교류를 넘어선 문화적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토시아키 마키노 일본 부사무총장은 “나고야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역사적 유산인 나고야성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통과 미래가 교차하는 나고야에서 동양의학의 새로운 배움과 교류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지부는 제22회 ICOM 행사 관련 QR 코드를 안내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및 향후 상세 정보를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다. ▲(왼쪽부터) 타카야마 신 부지부장, 토시아키 마키노 부사무총장, 이태형 부사무총장, 첨영조 전 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이사장 이날 기타 논의에서는 이태형 부사무총장이 ISOM 회원국들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보교류를 위해 ISOM 홈페이지 상 AI를 활용한 웹진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제21회 ICOM에서 채택된 ‘타이베이 선언문’을 근거로 들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건 위기에 대비해 회원국 간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한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AI 기술 등을 활용해 동양의학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방안은 △정책 △학술 △임상 분야를 중심으로, 최신 AI 기술을 활용해 한국어·일본어·대만어·영어를 동시 표기하는 방식이다. 각국이 필요한 질의를 제기하고 이에 대해 상호 답변을 이어가는 구조로 정보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부 사무총장은 “과거 한국의 경우 ‘의림(醫林)’, 일본의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 등의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한의학 관련 정보를 각국 내에서 교류해온 만큼 앞으로 ISOM 차원에서 온라인 상 회원국들 간 정보 교류를 추진한다면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의 신임 대만지부장에게 '국제동양의학회 50년사'를 전달하는 이종안 사무총장 이에 대해 내년 열리는 ISOM 이사회에서 각국 사무총장들이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아울러 이종안 사무총장은 “ISOM 운영에서 AI 기반 웹 플랫폼 구축은 실시간 협업과 다국어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전환점”이라며 “각국 사무국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상시 소통 구조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와 대응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열리는 제22회 ICOM 참가 및 관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plaza.umin.ac.jp/~ISOMjpn/ICOM22/icom22_top.html)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韓·臺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서 국제협력 강화 결의[한의신문] 경상북도와 영덕군이 공동 주최하고, 경상북도한의사회와 영덕문화관광재단이 공동 주관한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 2025’가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와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이사장 첨영조)가 지난달 30일 오찬 간담회를 통해 양국 전통의학의 국제교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양국의 전통의학계를 대표하는 단체 간 협력 확대의 뜻을 재확인한 자리로, 향후 학술·임상·산업 분야에서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윤성찬 회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은 의료이원화 체계 국가로서, 공통적으로 한의학과 중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매우 크다”며 “각국의 보험제도에서 현대 진단기기 활용 등 상호 벤치마킹을 통해 많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다양한 학술 연구와 부스 운영을 통해 중의학 분야의 임상 응용과 연구 성과도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이러한 교류가 양국 전통의학의 상호 발전은 물론 문화적·정서적 유대까지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첨영조 이사장은 “대만의 중의사 행사에 항상 참석해 주시는 한의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한의사들과의 긴밀한 국제 교류를 이어온 덕분에 대만의 중의사들도 제도와 기술 측면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현재 대만의 중의사들도 이제 공식적인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웰니스페스타 준비 과정을 통해 얻은 배움이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윤성찬 회장, 첨영조 이사장, 이재덕 위원장, 이여영 회장 이번 양국의 협력은 그동안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주최해온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및 ‘국의절’ 행사 등에서 이어져 온 긴밀한 네트워크의 연장선에 있다. 양 대표단은 이날 전통의학과 관련해 △감염병 대응 △난임치료 제도 △의료보험 및 산업 발전 △초음파·X-ray 등 현대진단기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향후 학술 교류를 넘어 공동연구와 임상데이터 교환 등 실질적인 협력으로 나아가자는 데 의견을 모으며, 전통의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협력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덕 웰니스페스타추진위원장은 “양국의 전통의학이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할 때, 현대의학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웰니스페스타가 한·대만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웰니스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여영 신죽시공회장은 “그동안 자매결연을 통해 따뜻하게 교류해 온 한국 한의사분들과 다시 만나 기쁘다”며 “앞으로도 임상·연구·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한·대만 전통의학이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대만중의사공회는 윌니스페스타의 ‘국제의료 체험존’에서 ‘대만 침·천연 허브파스 체험 부스’ 운영을 통해 영덕 군민들에게 중의약 치료를 선보였다. 또한 ‘K-한방 의료와 글로벌 전통 의학의 융합’ 컨퍼런스에선 첨영조 이사장이 ‘대만전통중의학의 미래와 추세’를, 황가봉 신죽시중의사공회 명예이사장 ‘중의학에 AI를 적용하다’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이종안 한의협 부회장(ISOM 사무총장)은 “이번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는 전통의학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한국. 대만, 일본, 각국이 창의적으로 발전 현황을 볼 수 있는 지혜의 장이자 ISOM에서 다져온 협력의 연장선상으로, 양국의 학술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근거 중심의 임상 연구와 현대 진단기기의 활용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국제모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국제 학술 행사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아시아 전통의학의 표준화와 세계화에 기여하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의협 윤성찬 회장을 비롯해 서만선·이종안 부회장, 강서원 국제이사, 웰니스페스타추진위원회 이재덕 위원장·김현일 집행위원장, 경상북도한의사회 김봉현 회장·조희창 수석부회장·왕기언 국제이사,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박성우 회장·남호문 부회장, 경기도한의사회 민상준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만 측에서는 첨영조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이사장, 황숙경 보생당 중의의료체계 집행장, 신죽시중의사공회 이여영 회장·황가봉 명예이사장, 핑둥현중의사공회 진기정 이사장·구미지 진료소 집행장, 임패진 중의항노화의학회 이사장, 송문영 타이베이시중의사공회 부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
"전통의학을 '통합의학'으로…ICOM으로 확인한 한의학의 글로벌 가능성"유용주 학생(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국제동양의학회(ISOM)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와 ISOM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전통의학, 근거 기반 의학에서 통합의학으로(Traditional Medicine: From Evidence-Based Medicine to Integrative Medicine)’를 주제로, 감염병 대응과 통합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홍콩,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얀마 등 14개국에서 약 1,400명의 의료 전문가와 학자가 참석했으며, 주요 강연 12개를 포함한 총 90개 강연과 92편의 논문 발표, 96편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 다시 찾은 ICOM, 더 넓은 시야로 본 한의학 나는 예과 1학년 시절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ICOM에 처음 참석했다. 이후 JSOM, ICMART 등 다양한 국제 학회를 꾸준히 찾아다니며 한의학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이번 ICOM은 예전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 동시에, 한의학의 세계적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해준 자리였다. 8월 29일 이른 새벽, ICOM 참석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피곤에 겨워 잠든 사이 비행기가 이륙했고, 승무원의 기내식 안내에 잠에서 깨어 다시 식사 후 착륙까지 단잠을 잤다. 타이베이에 도착한 첫날에는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Taipei Tzu Chi Hospital을 방문했다. 병원은 내부를 둘러보는 데만 4시간이 걸릴 만큼 규모가 컸고, 곳곳에서 환자 중심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장기 입원 환자들을 위한 산책용 테라스, 가정집처럼 꾸민 호스피스 병동, 환자가 부담 없이 명상을 할 수 있는 불교식 공간까지—모든 것이 조화롭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 병원은 불교 재단에서 운영되며,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평등하게 대하고 치료 후 관리까지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아산병원이 의료 품질로 브랜드화했다면, 이곳은 ‘자비와 평등’이라는 가치로 병원을 상품화한 셈이었다. 저녁에는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대만 전통 음식을 즐기며 각국의 임상 현황과 교육 시스템을 공유했다. 문화와 의료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의료인의 공통된 고민과 열정이 느껴지는 뜻깊은 만남이었다. ■ 첫째 날, 부인과 질환 중심의 심도 있는 강연 ICOM 첫째 날의 주요 주제는 여성 갱년기 및 난임 치료의 한의·중의학적 접근이었다. 첫 번째 강연자인 Wang-Chuan Chen 교수는 갱년기 증상을 단순히 호르몬 변화로 보지 않고, 개인의 체질과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갱년기 관절통을 간신부족 혹은 비신음허로 변증하고, 각각 백합지황탕 등 적합한 처방을 제시했다. 또 피부 증상은 폐신음허나 음허혈조, 비뇨생식기 증상은 음허정휴나 신기부고로 변증하여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증상 완화가 아닌, 정확한 변증과 치법의 적용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진 Jung-Nien Lai 교수의 ‘난소 기능 장애(Ovarian Dysfunction)의 중의학적 치료’ 강의는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발표였다. 난소 기능 장애를 “40세 이상, 난포 반응 저하, AMH 수치 저하 중 두 가지 이상”으로 정의하고,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의 임상적 활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전통적으로 잉부 금기 약재로 여겨지는 활혈거어약이 난임 여성에게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신선했다. 도인승기탕과 저당탕 등 하초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이 난임 치료의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Lai 교수는 “나이는 질병이며, 치료할 수 있다”는 문장으로 발표를 마쳤다. 나이에 따른 생식기능 저하를 ‘치료 가능한 상태’로 보는 시각은 인상 깊었고, 한의학이 전체 인체의 균형 회복을 통해 생식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혈류 상태가 임신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임을 설명하며, 자궁내막이 얇을 때는 신허·궁한, 두꺼울 때는 습열·어혈로 진단해 접근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난자 개수나 호르몬 수치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기능 회복을 통한 임신 가능성의 극대화’라는 한의학적 관점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 둘째 날, 포스터 세션에서 본 한의학의 미래 둘째 날은 각국의 연구 포스터가 전시된 날이었다. 그중에서도 Isoorientin 성분의 항암 효과를 다룬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한의학은 항암 치료의 보조적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Isoorientin처럼 본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직접적인 항암 작용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한의학이 항암 치료에 ‘직접 참여하는 의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번 학회를 통해 한의학의 임상 영역이 근골격계 질환에 치중되어 있다는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과, 정신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적 접근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아직 그 영역이 협소하게 인식되고 있다. ICOM에서 만난 연구자들은 이 한계를 넘어 한의학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본다” — 통합의학으로 나아가는 길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법이죠”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한 대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ICOM의 강연들은 바로 이 문장을 떠올리게 했다. 한의학은 ‘전체의 균형’을 통해 국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의학이며, 난임·갱년기·암 등 복합적 질환일수록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만에서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한의학이 더 이상 ‘전통의학’에 머무르지 않고, 근거 기반의 통합의학(Evidence-Based Integrative Medicine) 으로 발전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증과 치료의 정밀화, 국제적 협력, 그리고 열린 학문적 교류가 있다. 이번 ICOM 참가는 한의학이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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