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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진진찰료 인상···지역·필수 의료에 2조 7천억 투입[한의신문] 내년부터 동네의원의 초진진찰료 1만8840원에서 1만9980원으로 오르는 등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 연간 2조 7000억 원을 우선 투입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이행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6월 확정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의 후속 조치로 혈액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MRI 등에서 연간 2조 6000억 원의 지출을 줄이고, 지역·필수의료 보상을 연간 3조 6000억 원 늘릴 계획이다. 이날 위원회에 상정한 2.7조 원은 11월 중 고시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의원급 초진 진찰료는 상대 가치 점수를 6%, 재진은 4% 높이고, 병원급 이상은 초진·재진 진찰료를 각각 2% 인상함에 따라 방문 1회당 의원급의 초진 진찰료는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으로 오른다. 10년 넘게 고정됐던 입원료 기본 수가도 일반 병실은 7%, 중환자실은 10% 올리며,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는 전체 수술 수가의 61%에 해당하는 1,670개 중증 수술·시술 건강보험 수가 수준을 20% 상향한다. 휴일·야간에 응급으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서는 응급실 내 응급처치 가산을 50% 인상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전신마취에 대한 수가 수준을 현행 대비 10~50% 상향하고, 1,670개 중증 수술·시술과 이에 동반되는 마취에 대한 야간·공휴일 가산을 현행 100%에서 150%로 강화한다. 지역에 따른 의료 보상 격차도 줄이는데, 비수도권과 수도권 6개 취약지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에서 시행하는 2740개 수술·처치에는 수가의 10%를 추가 가산하고, 야간·휴일 응급 중증 수술은 지역 가산을 포함해 최대 470%까지 보상한다. 인구 감소 지역 86개 시군구의 의료 기관에는 진찰료를 5% 가산하고, 병원급 이상에는 입원료도 5% 가산한다. 반면에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어 연 1.7조 원의 과다 지출을 줄이고, 위탁검사 검사료의 10%를 위탁관리료로 산정하는 제도를 폐지하여 2천억 원의 지출을 줄인다. 또한 컴퓨터단층촬영(CT)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어 연 7천억 원의 과다지출을 줄인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중환자 치료에는 내년 1월부터 지역우대를 적용한다. 임신 34주 미만 산모를 응급 이송받아 분만을 맡는 중증모자의료센터에는 기존 보상 외에 264만원을 지급하고 비수도권이나 수도권 취약지의 센터에는 330만원을 더 준다. 소아 진찰료 가산 대상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높인다. 6세 미만 소아의 중증 수술에는 50%를 추가 가산하고, 소아 중환자실의 중증 처치와 야간 소아 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또한 마약류 중독환자의 집중·회복 치료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내년 1월부터 추진하기로 했으며,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2기 시범 사업은 3년 연장하고, 재활 치료 대상과 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 재활의료기관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를 현재 47곳에서 최대 68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수가 혁신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필수 단계"라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대구한의대한방병원 백경민 교수, 파킨슨병 증상 및 치료법 안내[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한방병원 중풍재활·순환신경센터 백경민 교수가 24일 ‘TBC클리닉 건강365’에 출연,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과 진단, 치료 및 일상생활 관리법에 대해 안내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고령화와 함께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초기에는 단순한 노화로 여기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백경민 교수는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동작이 느려지는 서동, 손발 떨림,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을 소개했다. 특히 걸음걸이가 달라지거나 보폭이 좁아지는 현상, 한쪽 팔의 움직임 감소, 목소리가 작아지는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모든 환자에게 손 떨림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우울·불안, 변비, 후각 저하, 수면장애 등 비운동 증상도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을 바탕으로 진단하며, 필요한 경우 뇌 MRI와 핵의학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질환과 감별한다. 치료는 도파민 기능을 보완하는 약물치료가 중심이며, 환자의 증상과 진행 상태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백경민 교수는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침·약침·한약 등은 표준 약물치료를 대체하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행을 고려할 수 있는 치료로, 운동 증상뿐 아니라 통증과 수면장애 등 다양한 불편을 함께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며 “치료 방법은 질환의 진행 단계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하며,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 교수는 일상생활 관리에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변비 관리, 낙상 예방을 핵심으로 꼽았으며, 특히 개인의 신체 상태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집 안의 문턱과 미끄러운 바닥 등 낙상 위험 요소를 정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백 교수는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떨림이나 보행 변화 등을 단순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꾸준한 치료와 신체 활동,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도수치료 규제하자 냉각치료로 이동…“비급여 ‘두더지 게임’ 중”[한의신문] 지난 7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된 가운데 유사 비급여 치료로 청구가 이동하는 이른바 ‘두더지 잡기식’, ‘풍선효과’ 의혹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신장분사치료의 건당 진료비는 두 달 새 91%, 체외충격파 치료는 29.8% 상승했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선 도수치료를 시행하고도 신장분사치료 명목으로 청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청희)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 비급여 21.8조원…국민 의료비 증가분 58% 차지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비는 ’14년 11조2000억원에서 ’24년 21조8000억원으로 10조6000억원(94.6%) 증가했다. 비급여 본인부담률도 같은 기간 14.6%에서 15.8%로 상승했다. 국민이 병원비로 직접 부담한 의료비 증가액 7조3000억원 중 비급여 증가분은 4조2000억원(58%), 그 외 의료비 증가분은 3조1000억원(42%)을 차지했다. 김 의원은 “국민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주범이 비급여”라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에 따른 유사 비급여 치료의 가격 상승과 청구행태 변화를 추궁했다. ◆ 도수치료 대신 신장분사치료로…실손청구액 2.3배 급증 김 의원은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을 계기로 유사 비급여 항목인 신장분사치료로 청구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지적했다. ‘신장분사치료(Cryotherapy)’는 고압의 극저온(영하 약 78°C 수준) 액화 이산화탄소나 냉각 가스를 통증 부위나 늘어난 근육에 분사해 피부 온도를 급격히 낮추는 비수술적 통증 치료로 알려져있다. 5개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장분사치료의 건당 진료비는 올해 6월 3만4703원에서 8월 6만6330원으로 9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는 18만건에서 21만건으로 증가했으며, 실손청구액은 62억6000만원에서 144억원으로 약 2.3배 급증했다. 김 의원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40분 시행 후 신장분사치료 명목으로 20만원 청구 △도수치료 40분·신장분사치료 5분 시행 후 신장분사치료만 20만원 청구한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일부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신장분사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하도록 유도한 정황도 언급하며 “도수치료를 받았는데 진료비 내역에는 아예 없는 것으로, 이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도 위반되는 사항인 만큼 철저히 청구 적정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체외충격파 단가도 29.8%↑…자율규제 실효성 도마 체외충격파 건당 진료비도 6월 7만8653원에서 8월 10만2097원으로 29.8% 상승했다. 일부 의원에서는 치료비가 12만원에서 24만원으로 두 배 올랐으며, 다른 의원에서는 홈페이지에 7만~13만원으로 안내한 치료비를 최대 26만원까지 청구한 사례도 제시됐다. 의협의 자율 가이드라인이 치료 횟수와 적응증은 규정했지만 가격 상승은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비급여라고 해서 과다하게 비용을 받고 있는데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며 공단의 관리 실태를 추궁했다. 이에 강청희 이사장은 “현재는 비급여 모니터링 위주로 하고 있고 세분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비급여 진료에 진찰료·열치료·레이저치료 등 급여 항목이 동반 청구되는 점을 들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우려했다. 이어 현행 비급여 보고자료가 연간 1~2개월분에 집중돼 있다며 △연중 청구 모니터링 △급여 동반 청구내역 분석 △허위·부당청구 의심기관 조사 의뢰 △건강보험·실손보험 데이터 연계를 요구했다. 특히 비급여 규제 이후 다른 항목으로 청구가 이동하는 현상을 ‘두더지 게임’에 빗대며 심평원·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강 이사장은 “비급여 모니터링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같은 진료비 확인제도인데…환불률 지역별 최대 10배 격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확인제도에서도 지역별 환불률 격차가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건당 약 380만원인 무릎 줄기세포 치료 관련 진료비 확인제도의 환불률은 서울 21.5%인 반면 경기 2.1%, 인천 2.5%로 최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MRI 관련 환불률도 부산 35.2%, 서울 3.4%로 약 10배 격차를 보였다. 특히 ’22~’25년 부산은 4년 연속 20%를 웃돈 반면 서울은 3~8% 수준에 머물렀다. 김 의원은 홍승권 원장에게 “같은 시술인데 지역에 따라 환불받는 비율이 10배씩 차이 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지역본부마다 판단 기준이 다른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만희 복지위원장도 환불률 격차의 원인을 묻자 홍 원장은 “공개 항목과 관련된 부분은 거의 격차가 없는데, 비공개로 환자가 선택했다고 하는 부분에서 격차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별 환불률 편차에 의문을 제기했다. -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감사와 희망[한의신문] 콤스타 제184차 한방의료봉사단은 한의사 5명과 단원 8명, 총 13명으로 구성되어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출발했다. 첫날은 서로 어색했지만, 8일 간의 봉사와 생활을 함께 하며 친밀해졌고 마지막 날에는 감사와 아쉬움 속에 일정을 마무리했다. 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봉사 학생 시절부터 국내 의료봉사에 관심을 가졌던 나는 본과 3학년 때 선배들과 함께 ‘보륜’이라는 의료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소록도의 한센인분들을 치료했다. 이후 병원 수련의, 과장, 개원까지 이어지며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부터 해외 의료봉사와 단기 의료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되었고, 올해 기회가 되어 이번 우즈베키스탄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양한 환자들과의 만남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는 그동안 매체로만 접했던 곳이었는데, 이번 봉사를 통해 직접 방문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환자들은 우즈베크족, 러시아인, 그리고 강제 이주로 정착해 살아온 고려인까지 다양했다. 4일 간의 일정 동안 많은 환자가 찾아와 치료를 받았다. 의료봉사하면서 받은 인상 봉사 중 깊은 인상을 받은 점은 네 가지다. 첫째, 여러 질환으로 검사 결과지를 가져온 환자가 많았는데, 특히 X-ray와 MRI 필름을 들고 와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싶어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CD에 담긴 영상만 보다가, 현지에서 창문에 필름을 비춰가며 설명했던 기억이 남는다. 둘째,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생활로 인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가 많았고, 그로 인한 허리·무릎 통증 환자가 대다수였다. 그 밖에도 피부질환,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 ADHD 소견을 가진 아이 등 다양한 질환을 진료했다. 셋째, 고려인 환자분들이 짧은 한국말로 인사하며 증상을 설명하는 모습에 깊이 감동을 하였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중앙아시아로 이주했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온 모습에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 날 한 고려인 어르신께서 감사의 뜻으로 초콜릿과 원두커피를 선물해 주셨을 때는 감사와 함께 치료 기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넷째, 우리가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기간에 ‘2026 KOICA INTERNATIONAL KOREAN MEDICINE ACUPUNCTURE TRAINING COURSE’가 진행 중이었다. 당시 교육에는 우즈베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의 의료인들이 참여했으며, 각 진료실을 참관하며 한의학 침 치료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교재로만 접하던 침 치료를 넘어 실제 치료 방법을 배우려는 그 열정에서 다시 한 번 한의학의 위상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한 분들 언어적 어려움은 현지 통역원들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제 진료실을 맡아준 베거임, 전체 통역을 담당한 모히라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함께한 단원들은 의료봉사 동안 큰 힘이 되었다. 본과 2~4학년 학생들, 사회복지학과 학생, 교사 등 다양한 배경의 단원들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은 큰 도전과 영감을 주었다. 특히 한의대 학생들의 모습에서 한의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진실과 진료실에서 함께 수고한 단원들, 특히 각각 2일씩 도와준 허태경(동의대 본2), 김보미(원광대 본3)에게 감사드린다. 숙소에서 함께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정희식(교사), 함께 진료한 한의사 동료 정수빈(공보의), 안준영(공보의), 최다인(자생 수련의), 그리고 팀장을 맡아 전체를 이끈 이경민 원장(강산한의원)께도 감사드린다. 정윤진(부산 한의전 석사3년), 김우진(가천대 본4), 최지원(세명대 본4), 백건욱(부산 한의전 학사3년), 문현지(가톨릭대 사회복지 4년)와도 뜻깊은 시간을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늘 미소로 봉사를 지원해준 콤스타 사무국 권수연 대리와 천세정 사원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뜻깊은 만남 이번 의료봉사에서 대학교 보륜 동아리를 함께 했던 후배 송영일 원장(교육과정을 기획·운영한 우즈베키스탄 KOICA 글로벌협력 한의사)을 졸업 후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으며, 의료봉사 기간 동안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 콤스타 해외의료봉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해외의료봉사를 고민하는 학생과 한의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시간적·환경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꼭 참여해보시길 권한다.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음식이 주목받는 지금, 우리 고유의 의학인 한의학 역시 K-Medical의 대표로서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해외 봉사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큰 보람을, 한의학적으로는 더 큰 성장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의사 없는 보훈병원·진료 없는 위탁병원…“유공자 희망 과목 파악해야”[한의신문] 국정감사에서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의료체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훈병원의 의료인력 이탈과 장비 노후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 의료공백을 보완해야 할 위탁병원에서도 진료실적 저조와 지역별 지정 불균형이 드러나면서 보훈의료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이 국가보훈부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훈병원 의사직 현원은 458명으로 퇴직률은 23%에 달했다. ’22년 24%에 이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의사직 퇴직률은 △’16년 12% △’19·’20년 각 20% △’22년 24%로 상승한 뒤 ’23년 15%로 낮아졌으나 △’24년 17% △’25년 23%로 다시 증가했다. 반면 간호직 퇴직률은 ’22년 13%에서 △’23년 12% △’24년 10% △’25년 8%로 감소해 직종별 인력 이탈 양상이 엇갈렸다. 단가 2000만원 이상 의료장비 978대 중 321대(32.8%)가 10년 이상 사용된 장비로 △10~15년 미만 281대 △15~20년 미만 34대 △20년 이상 6대였다. 병원별로는 △중앙보훈병원 143대 △부산 65대 △광주 47대 △대전 36대 △대구 30대 순이었다. CT·MRI·PET-CT·초음파·내시경·방사선치료기 등 주요 진단·치료장비 169대 가운데 56대(33.1%)가 10년 이상 사용됐으며, 이 중 13대는 15년을 넘었다. 주요 장기 사용 장비는 △중앙보훈병원 CT·MRI·PET-CT 각 1대(2011년 도입) △부산보훈병원 MRI 1대(2009년) △대구보훈병원 심장초음파진단기 1대(2003년) 등이었다. 내용연수를 초과하고도 올해 8월 기준 구체적인 교체계획이 없는 장비는 398대에 달했다. △부산 105대 △광주 89대 △중앙 66대 △대전 52대 △대구 45대 △인천 41대 순으로, 공단은 향후 예산과 우선순위를 고려해 순차 교체한다는 입장이다. 장비 고장으로 검사 중단도 발생했다. ’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료장비 고장은 425회, 수리비는 12억9029만원이었다. 부산보훈병원은 골밀도측정기·유방촬영기 고장으로 각각 1일·2일간 검사가 중단됐으며, 대전보훈병원 혈구계산기는 4차례 고장으로 수리기간이 총 108일에 달했다. 공단 전체 고객만족도는 ’24년 92.0점에서 ’25년 86.8점으로 5.2점 하락했다. 병원별로는 △중앙 93.6→86.0점 △부산 94.9→89.6점 △대전 92.7→84.2점이었다. 외래분야 만족도도 평균 88.6점에서 84.1점으로 떨어졌으며, 대전은 89.9점에서 79.3점으로 10.6점 하락했다. 의료장비의 장기 사용 자체가 곧바로 성능·안전성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고장과 검사 중단이 확인된 만큼 사용연수·고장빈도·안전성을 반영한 교체계획 마련이 요구된다. 박 의원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의료를 책임지는 보훈병원에서 의사는 떠나고 의료장비는 늙어가고 있다”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구호가 아니라 의료의 질로 증명해야 하는 만큼 의료인력 이탈 원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노후 장비 교체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탁병원 이용 증가에도 ‘진료 0건’ 속출…지정·운영 실효성 도마 연간 보훈대상자 진료실적이 ‘0건’인 위탁병원은 △’22년 5곳 △’23년 16곳 △’24년 31곳 △’25년 30곳에서 올해 8월 기준 38곳으로 늘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합산 120곳으로, 동일 병원의 중복 집계가 포함됐다. 최근 5년간 연도별 집계를 합산한 진료실적 저조 병원은 △10건 이하 74곳 △50건 이하 146곳 △100건 이하 123곳이었으며, 폐업·휴업한 위탁병원도 30곳(폐업 27곳·휴업 3곳)이었다. 반면 전체 위탁병원 진료인원은 ’22년 255만5993명에서 ’25년 349만229명(36.6%↑)으로, 진료건수는 351만2596건에서 492만5209건(40.2%↑)으로 증가했다. 국비부담 의료비 역시 같은 기간 1110억1429만원에서 1692억2471만원(52.4%↑)으로 늘었다. 전체 의료이용과 국비 투입 증가에도 진료실적이 전무한 병원이 발생하면서 실적·진료과목·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위탁병원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위탁병원 간판만 달아놓고 실제 보훈대상자가 한 명도 찾지 않는다면 의료 접근성 확대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며 “정부는 지정 병원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이용실적과 진료과목, 지역별 의료수요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실효성 없는 위탁병원은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산 보훈대상자 40% 거주지역에 위탁병원 없어…장관 “전면 조사” 부산의 위탁의료 대상자는 2만6628명으로 경기·서울에 이어 전국 세 번째지만 지정 위탁병원은 8곳에 불과했고, 중증질환·합병증 등에 대응할 종합병원급 위탁병원은 전무했다. 부산 16개 구·군 중 위탁병원이 지정된 곳은 금정구·기장군·남구·동래구·부산진구·사상구·서구·해운대구 등 8곳뿐이다. 반면 북구·사하구·연제구·수영구·영도구·동구·강서구·중구 등 나머지 8곳에는 지정병원이 없었다. 이들 의료공백 지역의 위탁의료 대상자는 1만645명으로 부산 전체의 약 40%에 달했으며, 북구에도 2145명이 거주하지만 지정병원은 전무했다. 박 의원은 6일 열린 국가보훈부 국정감사에서 위탁병원 미지정 사유로 제시된 ‘수요 부족’ 논리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병원이 없으니 이용실적이 없고, 이용실적이 없으니 수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병원을 지정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의원은 기존 이용실적 중심의 지정기준에서 벗어나 △보훈대상자 수·연령 △이동거리 △진료수요 △인접 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평가하고, 위탁병원 미지정 8개 구·군 전수조사와 중증·전문진료 수요 분석을 통한 종합병원급 위탁병원 추가 지정 검토를 요구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부산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내용을 전면 조사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실제로 위탁병원이 없는 구도 체크하고 수요에 대해서도 체크한 다음 의원님께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변했다. 보훈병원 의료인력 부족과 관련해서는 민간·대학병원 의사가 일정 기간 보훈병원에서 진료하는 초빙의사제 도입을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부산은 보훈대상자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인데도 절반의 구·군에는 위탁병원이 한 곳도 없고, 종합병원급 위탁병원도 전무하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사는 곳 때문에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메디컬센터, 진료대기·시설 노후화 심각[한의신문] 나고야 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39개를 비롯해 총 15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선전했으나 이들의 훈련 거점인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의 의료 인프라는 선수들의 치료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메디컬센터를 찾은 일부 선수는 치료를 받기까지 2시간 가까이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메디컬센터 장비 및 선수 대기시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한 달간 선수들의 메디컬센터 방문은 총 1543건으로 집계됐다. 평균 대기시간은 한산한 시간대를 포함해 16분이었으며, 30분 이상 기다린 사례는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특히 113분·118분 등 100분 이상 대기한 사례도 6건에 달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신속한 치료를 위한 의료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디컬센터의 협소한 공간과 시설·장비 노후화 문제는 앞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김 의원이 지난 2024년 국정감사에서 선수촌 의료장비 노후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부 장비가 교체됐으나 이후 MRI 장비 등의 교체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지난해에도 메디컬센터 증축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위를 선양하는 선수들에게는 훨씬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한데 우리 국가대표 선수촌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체육인은 연평균 5회, 1년에 한 번 이상은 모두 부상을 경험할 정도로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어 국가대표 선수들의 상시적인 치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쾌적하고,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즉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비급여 10개 중 7개 가격 올라…같은 검사도 지역 따라 2.5배 차이[한의신문]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같은 진료라도 지역과 의료기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비급여 10개 항목 중 7개 이상에서 평균가격이 오른 데다 일부 항목은 지역별 중앙가격이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 환자가 실제 부담할 비용을 보다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가격정보 제공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비급여 진료비용(’26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비교가 가능한 593개 항목 가운데 평균가격이 상승한 항목은 436개로 73.5%에 달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용은 전국 7만4449개 의료기관의 753개 항목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와 달리 의료기관별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비용을 환자가 직접 부담한다. 정부는 국민이 진료 전 가격을 비교해 의료기관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별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된 가격을 지역별로 비교하면 일부 항목은 의료기관 가격의 중앙값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복부 정밀초음파 중앙가격은 제주 10만원, 세종 25만300원으로 약 2.5배 차이가 났다. 유방 정밀초음파도 충남 12만원, 서울 25만9480원으로 약 2.2배 벌어졌다. 1인실 상급병실료는 경북·전북이 각각 10만원인 반면 서울은 20만원으로 2배 차이를 보였다. 뇌 MRI 일반검사도 충북 40만원에서 제주 62만원까지 약 1.6배 차이가 났다. 일부 의료기관의 예외적인 최고·최저가격뿐 아니라 지역 내 가격 분포의 가운데 값인 중앙가격에서도 격차가 나타난 셈이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가 컸다. 복부 정밀초음파 중앙가격이 10만원인 제주에서는 의료기관별 가격이 5만~30만3578원에 분포했다. 세종은 중앙가격이 25만300원이었지만 기관별로는 22만400~28만200원이었다. 유방 정밀초음파는 충남의 경우 중앙가격 12만원에 기관별 10만~20만원, 서울은 중앙가격 25만9480원에 6만5000~36만3950원으로 나타났다. 뇌 MRI 일반검사도 충북은 중앙가격 40만원에 22만5820~68만8900원, 제주는 중앙가격 62만원에 22만5820~68만원이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가격 격차도 확인됐다. 뇌 MRI 일반검사 중앙가격은 △의원 40만원 △병원 45만원 △종합병원 55만원 △상급종합병원 76만8500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의원의 약 1.9배였다. 유방초음파 일반검사는 △의원 8만원 △병원 10만원 △종합병원 13만원 △상급종합병원 22만1000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의원보다 약 2.8배 높았다. 치과 임플란트(지르코니아·1치당) 역시 △치과의원 110만원 △병원 120만원 △종합병원 140만원 △상급종합병원 221만4400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결국 같은 비급여 진료라도 지역별 중앙가격이 다르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의료기관별 가격이 크게 벌어지는 데다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서도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 수준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소병훈 의원은 “비급여는 환자가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같은 진료라도 사는 지역과 이용하는 의료기관에 따라 어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지 국민이 진료 전에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비급여 가격을 단순히 공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지역별·의료기관 종별 가격 수준과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를 국민들이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보다 알기 쉽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도미식축구협회, 한의 의료협력체계 구축[한의신문] 경기도미식축구협회(이하 GAFA)와 박주환 원장(본라인한의원 을지로점)이 경기 지역 미식축구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회복을 돕고, 선수 생활 전반에 걸친 건강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한의 의료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GAFA와 박주환 원장은 13일 홍천서면생활체육공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한의약을 활용한 체계적인 의료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진료 서비스 제공을 넘어 스포츠 손상의 예방과 조기 치료, 경기 후 회복, 도핑으로부터 안전한 컨디셔닝 관리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은퇴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의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등 통합적인 지원에 나선다. 앞으로 박주환 원장은 협약 기간 동안 GAFA의 ‘공식 한의 협력 의료진’ 및 ‘경기도 대표팀 한의 의료 자문진’으로 활동하면서, △스포츠 손상에 대한 침구·약침·봉침·부항 치료 △추나치료를 통한 척추·골반 및 관절 기능 회복 △시즌별 맞춤 한약 처방 △뇌진탕 후유증과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관리 △경기 후 회복 중심의 침·약침 치료 프로그램 등의 역할을 해나간다. 특히 이번 업무협약에는 초음파를 활용한 진료도 명시, 이를 통해 부상 당시 현장에서 근골격계 부상에 대한 영상진단 및 중증도를 평가하고, 초음파 유도하 약침·도침 시술 등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시 MRI 등 추가 영상검사의 필요성을 판단해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의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선수들의 도핑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문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한약이나 보충제 관련 진료·상담 과정에서 한국도핑방지위원회와 세계도핑방지위원회의 최신 기준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금지약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박주환 원장은 “강한 충돌과 빠른 움직임이 반복되는 미식축구에서는 부상을 치료하는 것만큼이나 부상을 예방하고, 정확하게 상태를 평가해 경기와 훈련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한의학적 치료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스포츠의료는 단순히 다치면 치료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즉 선수 한명 한명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은 물론 다시 경기장에 서는 순간까지 함께하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부상을 미리 예방하고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스포츠 의료진으로서 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GAFA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현장에서 선수들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보다 안전한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낯선 땅에서 마주한 통증의 얼굴들[한의신문] 낯선 라오스어로 첫 인사를 건네며 진료실 문을 열었던 날이 떠오른다. 짧은 봉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현장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환자들의 눈빛과 온기는 떠올릴수록 더 그리워지는 기억이다. 봉사 기간 동안 총 1,399명의 환자분들이 진료소를 찾았고, 저는 그중 286명의 환자를 직접 만나며 그들의 아픔을 듣고 한의진료를 했다. 이번 봉사는 저에게 단순히 의료를 베푸는 시간을 넘어, 한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자세와 진정한 치료의 의미를 다시금 고민하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먼 곳에서 찾아온 환자들, 진료실에서 마주한 현실 진료소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더 먼 곳에서 온 이들의 간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엔티안 현지 주민들뿐만 아니라, 저 멀리 방비엥에서 기차를 타고 달려온 분들, 심지어 태국에서 국경을 넘어 찾아온 분들도 계셨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내원한 환자들의 질환군은 한국에서 접하던 패턴과 조금 달랐다. 추간판탈출증이나 퇴행성 관절염, 협착증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당연히 많았지만, 지간근이 굳어 손 전체가 뻐근하게 아프다고 호소하는 시장의 할머니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 환자들도 유독 많았다. 특히 뇌졸중 환자 한 분의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몸 한쪽이 마비되었지만, 당장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일을 멈출 수 없어 제대로 된 검사나 치료 없이 5년을 버텨왔다는 분이었다. "5년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도 나아지지 않나요?"라고 묻는 그분의 눈빛 앞에서 저는 깊은 먹먹함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뇌졸중 원인 평가(Stroke source work-up)나 예방을 위한 약물 복용, 체계적인 재활 치료의 기회조차 그들에겐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의료의 빈자리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삶 발달 지연과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 아기를 안고 찾아온 부모를 만났을 때는 속상한 마음에 "왜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두셨냐"며 다그치듯 묻기도 했다. 하지만 진료를 이어가며 이내 제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다. 그들에게는 하루하루 삶을 살아내는 것 자체가 이미 버거운 투쟁이었고, 병원에 가는 것보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 더 우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환자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지 못하고 조급했던 저 자신을 돌아보며 나지막이 미안한 마음을 삼켰다. 한 편으로는 엑스레이나 MRI 필름을 소중하게 봉투에 넣어 들고 다니면서도, 정작 자신의 병명이 무엇인지, 왜 아픈지조차 전혀 듣지 못해 답답해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들이 가져온 필름을 하나씩 햇빛에 비춰보며 한국어학과 통역사를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 드렸다. "척추가 탑처럼 차곡차곡 쌓여있고, 그 사이에 디스크라는 쿠션이 있는데 그것이 눌려서 다리가 저린 것입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기에 오히려 쉽고 직관적인 표현을 고민하게 되었고, 내 몸의 상태를 드디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밝아지는 환자들의 표정에서 깊은 보람을 느꼈다. 느린 진료 속에서 다시 배운 한의사의 역할 현장의 여건상 진단 기기는 없었지만, 그것은 도리어 한의학의 기본인 망문문절(望聞問切)에 집중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질의응답 하나를 주고받는 데 통역을 거치며 두세 배의 시간이 걸렸고, 때로는 질문과 다른 답이 돌아와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느린 기다림의 시간 동안 저는 환자의 얼굴빛을 유심히 살피고, 맥을 잡고, 혀의 상태를 보고, 체형과 걸음걸이를 관찰했다. 때로는 청진기를 대고 진찰하며 환자의 몸이 보내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치료 반응은 정직했다. 허리가 덜 아파서 오늘은 걸어왔다는 할머니, 운전할 때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아저씨부터, 어제보다는 입꼬리가 조금 더 올라간다는 벨마비 환자분까지, 양손을 맞대며 연신 "콥짜이(고맙습니다)"를 외치던 환자분들이 떠오른다. 침 치료와 함께 증상에 맞춰 처방해 드린 귀비탕을 복용하고 "처음으로 밤에 잠을 편안하게 잤다"며 환하게 웃으시던 환자분, 보중익기탕을 드시고 "입맛이 돌아 밥을 한 숟가락 더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고마워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진료실에서의 피로를 씻은 듯 날려주었다. 현지의 물리치료사들과 의사들 역시 한의학적 치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가 놓는 침 자리나 부항 치료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사진을 찍어가는가 하면, 왜 이곳을 치료하는지 열정적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단기 봉사의 특성상 침 치료 한 두 번만으로는 만성 질환을 완전히 뿌리 뽑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치료 효과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 속 자가 관리'에 공을 들였다. 한국에서 챙겨간 필라테스 밴드를 활용해 진료 보조 선생님들과 함께 치료가 끝난 환자들에게 스트레칭과 운동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드렸다. 벽면에 붙여둔 라오스어 운동 포스터는 어느새 현지 주민들이 줄을 서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가는 진료소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자그마한 씨앗을 심어주고 온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마음을 나눈 의료봉사, 지속가능한 연대를 꿈꾸며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진료소 문을 나설 때, "콥짜이(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환자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며칠만 더 머물렀다면 이분들의 통증을 조금 더 덜어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마지막 날 단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마음을 전하는 것이 봉사의 본질"이라는 구절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의료봉사는 단순히 약을 주고 침을 놓아주는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서로의 체온과 마음을 주고받는 따뜻한 교감이라는 것을 깊이 배웠다. 라오스에 두고 온 마음의 온기가 쉽게 식지 않기를, 그리고 이 작은 동행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더 길고 지속가능한 연대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라오스에서의 날들은 앞으로 제가 한의사로서 걸어갈 길에 오래도록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 34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한의학이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고 생명 활동의 조화를 돕는 데 탁월하다면서,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 의존을 줄이고 환자의 근본적인 건강 회복을 이끄는 일차의료 주치의로서의 생생한 임상 기록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는 “의학은 불확실성의 과학이자 확률의 예술이다”고 했다. 이 '확률의 예술'을 관통하는 수학적 원리 중 하나가 바로 18세기 토머스 베이즈(Thomas Bayes)가 제시한 '베이즈 정리'다. 베이즈 정리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때 기존의 확률을 갱신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임상 진료에서 의사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 신체검진 등을 종합하여 질병에 대한 '사전 확률(Pre-test Probability)'을 추정한다. 이후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 등 진단 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얻은 새로운 증거가 기존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우도비(Likelihood Ratio)’를 통해 평가하여, 질병의 가능성을 '사후 확률(Post-test Probability)'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즉, 진단기기는 스스로 답을 내는 마법 지팡이가 아니며, 검사의 의미와 결과가 갖는 임상적 가치는 검사 시행 전 임상적으로 추정한 사전 확률과 함께 해석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와 AI로 검색해 보니, 제 증상이 이상근 증후군과 비슷한 것 같아요.” 좌측 둔부와 다리로 이어지는 극심한 방사통으로 내원한 58세 외국인 남성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며 건넨 첫마디였다. 그는 이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병명을 확신하고 있었다.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청취하며 임상 추론을 시작했다. 환자는 평소 업무 중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허리 통증이 잦았으며, 높낮이 조절 책상을 사용할 정도로 허리 상태 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 내원 한 달 전, 공항에서 수화물을 들던 중 급성 요통으로 증상이 시작됐다. 이후 중국과 튀르키예를 오가는 장시간 비행은 증상을 더 악화시켰다. 튀르키예 현지 병원에서는 척추 질환을 의심하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와 근육이완제를 처방했고, 이후 일시적인 통증 경감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예약된 CT 검사는 시행하지 못했다. 허리 중앙부에서 시작된 통증은 점차 좌측 엉덩이와 허벅지 뒤편으로 퍼져 나갔다. 환자는 진통제와 온찜질을 통해 증상을 조절했을 뿐, 추가 진료를 통한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 약 3주 동안의 해외 일정을 마친 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본원에 내원했다. 병력 청취를 통해 추정한 사전 확률을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해 신체 및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했다. 좌측 하지직거상검사(SLRT)에서 수동으로 45도까지 거상했을 때 기존의 좌측 둔부 및 하지 방사통이 뚜렷하게 재현됐다. 반면, 이상근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각종 유발 검사(Active piriformis, Beatty, FAIR Test 등)는 모두 음성이었고, 오직 Pace test에서만 미약한 양성(trace) 반응이 관찰됐다. 병력과 신체검진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환자의 증상은 이상근 증후군보다는 제5 요추-제1 천추(L5-S1) 분절의 추간판 돌출에 의한 S1 신경근 병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다음 단계로 현대 과학의 도구인 진단 의료기기를 활용해 임상적으로 추정한 ‘사전 확률’에 검사 결과를 반영하여 ‘사후 확률’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시작했다. 감별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에 요추 자기공명영상(L-spine MRI) 검사를 의뢰했다. 진료의뢰서에는 '요추 통증에 대한 MRI 검사 요망’이라고 간단하게 적는 대신 ‘L5-S1 분절의 추간판 탈출증(HIVD)이 강력히 의심되나, 환자가 우려하는 이상근에 의한 좌골신경 자극(piriformis syndrome)의 가능성도 감별하기 위해 대좌골절흔(Greater sciatic notch) 주변의 이상근 및 좌골신경 주행을 확인해 달라’고 명시했다. 임상의가 명확한 임상적 의문과 감별진단을 제시할수록 영상의학과 전문의 역시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영상을 보다 집중적으로 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MRI 판독 결과는 나의 임상 추론을 뒷받침했다.(그림 1) T2 강조 축상면 및 시상면 영상에서 L5-S1 좌측 중심성 추간판 돌출과 이에 동반된 좌측 제1 천추(S1) 신경근의 경도 압박 소견이 관찰됐다. 반면, 환자가 스스로 의심했던 이상근은 관상면 영상에서 좌우 대칭적인 형태를 보였으며, 비정상적인 신호강도도 관찰되지 않았다. 판독상 이상근은 특이 소견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림 1. 요추 및 골반 자기공명영상(MRI) 소견 (A) 제5요추-제1천추(L5-S1) 분절의 추간판 돌출(disc protrusion)을 보여주는 T2 강조 시상면 영상(T2-weighted sagittal image, 화살표). (B) 좌측 제1천추 신경근의 경도 압박(mild compression of the left S1 nerve root)을 동반한 좌측 중심성 추간판 돌출(left central disc protrusion)을 보여주는 L5-S1 분절의 T2 강조 축상면 영상(T2-weighted axial image, 화살촉). (C) 좌우 대칭적인 형태와 비정상적인 신호강도가 관찰되지 않는 양측 이상근(bilateral piriformis muscles)을 보여주는 T2 강조 관상면 영상(T2-weighted coronal image). 환자가 스스로 의심했던 이상근 증후군은 병력, 신체검진 및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주요 감별진단에서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확인된 영상의학적 소견과 이를 종합한 임상적 판단을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침구 치료, 약침 치료, 한약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시행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도 수개월 동안 허리 통증이 지속되고 해서, 이곳을 소개해 주었어요.” 치료가 진행되며 환자의 방사통은 점차 호전됐고, 자신의 증상이 왜 발생했는지와 현재 상태를 명확히 이해한 환자는 치료 과정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바야흐로 AI 혁명의 시대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AI의 힘을 빌려 자신의 증상을 해석하고 질병을 추정한 뒤 진료실 문을 두드릴 것이다. 의학에서 진단은 흔히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비유된다. 파편화된 증상 몇 가지를 인터넷 검색창에 넣으면 AI는 그럴듯한 병명들을 나열해 주지만, 이는 코끼리의 코나 꼬리만을 만지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의사의 임상 추론은 이러한 파편들을 모아 질병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은 첨단 진단기기가 아닌,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병력 청취와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신체검진이라는 '기본 진료'에서 완성된다. 특히, 환자의 이야기를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거기에 다시 질문을 던지며, 직접 신체를 진찰하고, 서로 다른 가능성을 비교하여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의사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초음파, X-ray, CT, MRI와 같은 진단기기나 혈액검사와 같은 진단검사의 결과만으로 임상적 의미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가 갖는 임상적 의미는 임상의가 문진과 신체검진을 통해 추정한 '사전 확률'과 함께 해석될 때 비로소 제대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I가 수많은 가능성을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그 가능성 가운데 무엇이 실제 환자에게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기본 진료'의 가치는 오히려 커질 것이다. 전체론적 관점(整體觀念)을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 하나에만 매몰되지 않고 생활습관, 병력, 신체 전반의 변화를 함께 살피는 한의학적 진료는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임상 추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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