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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성장은 腸에서 시작된다…‘膽’의 새로운 해석윤지연 원장(장충한의원 원장·동서비교한의학회 학술이사) [한의신문] 최근 면역학에서 주목받는 개념 가운데 하나가 ‘공통점막면역계(Common Mucosal Immune System, CMIS)’다. 과거에는 장·호흡기·비뇨생식기·침샘·눈물샘 등의 점막이 각각 독립적으로 면역반응을 수행한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이들이 하나의 통합된 면역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몸 곳곳에 흩어진 점막이 서로 면역 정보를 공유하며 하나의 방어체계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점막면역 네트워크에서 장간막림프절(Mesenteric Lymph Node, MLN)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장에서 유입된 항원을 분석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교육한 뒤 이들의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면역 조절의 핵심 거점이다. ◆ 면역세포의 목적지를 정하는 장간막림프절 소장의 파이어판(Peyer's patch)에서는 M세포(microfold cell)가 장내 항원과 미생물을 포획해 점막 아래의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에 전달한다. 항원을 넘겨받은 수지상세포는 CCR7 발현을 증가시키고 구심성 림프관을 따라 장간막림프절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항원을 경험하지 않은 순진(naive) T세포와 B세포가 처음으로 항원을 인식하면서 항원 특이적 면역반응이 시작된다. 장간막림프절의 역할은 항원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수지상세포와 기질세포가 비타민 A 대사산물인 레티노산(retinoic acid)을 생성해 활성화된 림프구에 특정 점막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조직 특이적 귀소 프로그램(tissue-specific homing program)’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인테그린 α4β7과 케모카인 수용체 CCR9·CCR10 등의 발현이 증가하고, 이들은 혈관 내피의 MAdCAM-1과 CCL25·CCL28 등의 신호를 따라 림프구가 필요한 조직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장간막림프절이 면역세포의 목적지를 정하는 일종의 ‘면역 내비게이션 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장에서 시작해 온몸으로…IgA가 만드는 점막 방어선 교육을 마친 림프구는 수출림프관과 흉관을 거쳐 혈액순환에 합류한 뒤 각 점막 조직으로 이동한다. 특히 장에서 활성화된 림프구 가운데 일부는 장뿐만 아니라 호흡기·비뇨생식기·유선·침샘·눈물샘 등 다른 점막 조직에도 자리 잡아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한 점막에서 시작된 면역반응이 다른 점막과 연계될 수 있는 공통점막면역계의 기본 원리다. 특히 B세포는 파이어판과 장간막림프절 등에서 TGF-β·IL-10·레티노산 등의 영향을 받아 IgA를 생성하는 방향으로 동종형 전환(class-switch recombination)을 거친다. 이후 IgA 생성 형질세포가 여러 점막 조직으로 이동하고, 만들어진 IgA는 상피세포의 폴리머면역글로불린수용체(pIgR)를 통해 분비형 IgA(secretory IgA)로 점막 표면에 방출된다. 분비형 IgA는 병원체가 점막에 부착하는 것을 막고 독소를 중화하는 한편, 공생미생물과의 균형 유지에도 관여하는 점막면역의 핵심 방어수단이다. 이러한 점막 간 연계는 장의 면역환경 변화가 다른 점막의 면역반응과 연결될 수 있는 생물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경구백신처럼 특정 점막을 통해 유도한 면역반응이 다른 점막 부위의 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반대로 장내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장 장벽이 손상되면 점막면역의 항상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영향은 장-폐 축(gut-lung axis), 장-뇌 축(gut-brain axis), 장과 비뇨생식계 간 상호작용 등 원거리 장기 네트워크로 확장될 수 있으며, 알레르기·자가면역질환·만성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도 연구되고 있다. ◆ 장-간-면역-뇌 축, 그리고 한의학의 담(膽) 최근 시스템 생물학은 이러한 현상을 개별 분자의 작용보다 ‘생체 네트워크의 항상성’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본다. 하나의 신호전달 경로만으로 질병을 설명하기보다 여러 장기와 세포가 주고받는 정보의 균형 속에서 건강과 질병을 이해하려는 접근이다. 이러한 시각은 장-간 축을 넘어 장·간·면역·뇌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살피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담즙산 역시 이들 장기와 대사·면역 신호를 연결하는 주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담즙산 연구는 한의학에도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한의학에서 담(膽)의 ‘결단(決斷)’은 정신적 작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간(肝)의 소설(疏泄)을 비롯한 장부 간 기능적 관계 속에서 담의 역할을 이해해 왔으며, 이는 장부를 서로 분리된 기관이 아닌 상호 연계된 기능체계로 바라보는 한의학적 관점과 연결된다. 최근 현대의학에서도 장-간 축(Gut-Liver Axis), 장-폐 축(Gut-Lung Axis), 장-뇌 축(Gut-Brain Axis), 공통점막면역계 등 장기 간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인체의 항상성을 설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를 한의학의 장부 이론과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인체를 유기적 시스템으로 이해하려는 현대 생명과학의 흐름과 한의학의 통합적 생명관 사이에서 의미 있는 학문적 접점을 모색할 수 있다. 결국 담즙산 연구는 하나의 대사물질을 규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장과 간, 면역계와 내분비계, 장내미생물을 연결하는 생명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성장 역시 성장판이나 성장호르몬이라는 단일 요소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소화·대사·면역·내분비와 장기 간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성장의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환원주의를 넘어 통합적 관점에서 성장과 건강을 다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IoT 기반 ‘붙이는 전자약’ 개발…원격·자동 통증관리 가능성 제시[한의신문] 통증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기관을 찾거나 진통제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붙이는 전자약’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피부에 붙이면 전기자극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장거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어 향후 재택·원격 통증관리 기술로의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공동연구팀은 무선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전자약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원격 제어 기술을 결합한 웨어러블 전자약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피부에 부착하는 하나의 작은 기기에 안정적인 전기자극과 스마트폰 원격 제어, 환자의 몸 상태에 따른 자동 자극기능을 향후 함께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다면 의료기관 방문 없이 집이나 일상생활에서도 개인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상, 전기 전달 미흡 등 기존 전자약의 한계 극복 만성 통증 치료에는 진통제가 널리 사용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의존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암성 통증 등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장기간 사용할수록 내성이나 오남용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약물 대신 전기자극으로 신경을 조절하는 ‘전자약’이 새로운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자약의 경우 몸 속에 기기를 심는 방식은 수술이 필요하고, 피부에 붙이는 전극은 땀이나 각질 등 피부 상태에 따라 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으며, 특정 부위에 전류가 몰리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화상 위험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코자 온도에 반응하는 전도성·접착성 마이크로니들 전극을 개발, 미세 바늘이 전기저항이 높은 피부 각질층을 통과하도록 해 땀이나 각질 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전기자극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하이드로젤(Hydrogel)’을 전극에 코팅해 전류가 바늘의 끝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한편 피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전극의 접착력이 약해져 전극이 스스로 피부에서 떨어지도록 설계해 전기자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화상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한국·미국 간 거리에서도 원격 제어 가능 이와 함께 연구팀은 전자약에 IoT 기술을 접목, 의료진이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 전자약의 작동 시간과 전기자극을 실시간 또는 예약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실제 한국과 미국처럼 국가간 거리가 먼 환경에서도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광혈류(PPG) 센서를 이용해 통증과 관련된 스트레스 상태를 감지하고, 이를 토대로 전기자극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폐루프(Closed-loop)’ 치료 기능을 구현해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전자약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는 환자가 직접 기기를 켜고 자극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몸 상태 감지→필요한 전기자극→상태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자동 통증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 이밖에 동물실험에서는 기존 젤 전극보다 전류가 효과적으로 전달됐으며, 통증 완화 효과도 확인하는 한편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전기자극에 따른 피부 감각 통증 역치의 변화를 확인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직접적인 진통 효과는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된 단계로, 연구팀은 향후 실제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웅 교수는 “안정적인 피부 인터페이스 기술과 IoT 기반 원격 관리 기술을 결합해 웨어러블 전자약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며 “향후 임상 검증을 거쳐 환자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훈 박사는 “이번 연구가 향후 웨어러블 침 치료 기술과 융합돼 전기자극으로 경혈을 자극하는 새로운 비약물성 통증 관리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상훈 박사는 한의 분야 인공지능(AI)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될 ‘건강인 한의 핵심 생체지표 백서’ 발간을 주도하면서, 한의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한의 임상데이터의 AI-ready 데이터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백서를 통해 한의 임상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생체지표에 대해 △표준 측정 절차서(SOP) △참조값 △한국인 성별·연령별·체질별 표준 분포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등 한의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데이터 구조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서 향후 한의 전자의무기록 표준화는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와 의료 AI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근거 확립에 나서고 있다. 한편 KAIST 김희수 박사과정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세권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자약기술개발사업과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한국한의학연구원 주관연구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Wireless IoT-Enabled Microneedle Electroceutical for Personalized and Connected Pain Management’라는 제하로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
“화병도 앱으로 관리”…화병 환자 30명 대상 4주 앱 프로그램 적용[한의신문] 억눌린 분노와 화병(火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ACT)기반 디지털치료기기(DTx)의 실현 가능성과 예비 효과를 확인한 단일군 파일럿 연구 결과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권찬영 교수(동의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연구팀은 화병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4주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화푸리(Hwa-free)'를 적용한 파일럿 시험 결과를 담은 논문 'Digital Therapeutic for Hwa-Byung (Korean Culture-Related Anger Syndrome) Based on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 Pilot Feasibility Trial'이란 제하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Healthcare(IF: 3.4)'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화병은 분노와 억울함을 오랜 기간 억누르면서 가슴 답답함, 열감, 목이나 명치의 이물감 등 신체·심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한국형 문화증후군으로, 미국정신의학회도 '문화적 고통 개념'으로 인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MZ세대에서도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는 등 현대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전문 치료 접근성은 지리·경제·낙인 등의 장벽으로 제한적인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동의대 한의대 부속한방병원에서 단일군·단일기관 설계로 화병 진단면접척도(HBDIS)로 확진된 성인 환자 30명을 모집했다. '화푸리'는 화병에 대한 ACT 기반 디지털치료기기로, △주간 심리교육 영상 △복식호흡 훈련(스마트폰 가속도계 기반 호흡 감지) △이완요법 △명상 △세 줄 일기 작성 △화병 증상 자가평가 기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참여자들은 4주간 매일 밤 10시 알림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며, 4주 개입 종료 후에는 앱 접근이 차단된 채 4주간의 관찰 기간(8주차까지)을 거쳤다. 최종 분석대상(n=28) 참여자들은 28일 중 평균 20.3±7.8일 앱을 사용해 최소 이용일 기준 순응도 72.6%를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9분이었다. 이는 정신건강 스마트폰 앱 임상시험에서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참여율(40~70%)의 상한을 웃도는 수준이다. 4주차 이용자 경험(UX) 조사에서는 영상 콘텐츠(82.8~89.7%), 화병 자가평가 기능(86.2%), 명상요법(86.2%), 앱 내 안내(85.7%)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긍정 응답률이 80%를 넘었으며, 설문 전체 신뢰도(Cronbach's α)는 0.9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4주 개입 종료 시점(mITT, n=28) 분석 결과 화병 증상척도는 개입 전 대비 20.9% 감소(효과크기 d=-0.92, p<0.001)했으며, 우울(BDI-II)은 34.2% 감소(d=-1.11, p<0.001), 상태분노(STAXI-S)는 27.1% 감소(d=-0.96, p<0.001)해 18개 임상척도 중 가장 큰 변화폭을 보였다. 이 밖에도 화병 성격척도(HBPS), 특성불안(STAI-T), 특성분노(STAXI-T), 경험회피(AAQ-II), 분노표출·분노억제, 삶의 질(EQ-5D-5L) 등 11개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화병 선별검사 양성률(HBSS 30점 이상)은 개입 전 100%에서 4주 후 82.1%, 개입 종료 4주 후인 8주 시점에는 55.6%까지 낮아졌으며, 앱 사용이 차단된 관찰 기간에도 경험회피(AAQ-II) 개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이어져(p=0.041), 개입 기간 중 습득한 ACT 기반 대처기술이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험 기간 중 보고된 8건의 경미한 이상반응은 모두 개입과 무관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화병 대상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및 확증 임상시험 설계의 근거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대조군이 없는 단일군 관찰 설계라는 한계를 밝혔다. 권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화병 특화 디지털치료기기의 실행 가능성과 수용성을 확인한 예비연구로, 관찰된 증상 개선을 개입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자연 관해, 기대효과 등 다른 요인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조군을 갖춘 확증적 무작위대조시험을 통해 실제 효능을 검증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수행하는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4-00442032, RS-2023-KH13936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홍승권 심평원장 “실적 아닌 성과로…국민이 체감하는 변화 만들 것”[한의신문]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14일 ‘취임 150일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실적에서 성과로 △일방적 관리에서 자율과 책임으로 △데이터 보유에서 가치 창출로 △획일적 심사에서 정교하고 예측 가능한 심사로 △제도 도입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기관의 관점에서 국민의 관점으로의 변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 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전환(AX) 기반 데이터 심사행정 구축 △사후 삭감 중심에서 성과·가치 중심의 심사·평가 체질 개선 △2년 주기 수가조정 및 공공정책수가 확대 및 지불제도 혁신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지켜나갈 것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일을 했다’가 아닌 ‘일이 됐다’로 평가받을 것” 지난 150일간 가장 많이 던진 질문으로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습니까”를 꼽은 홍 원장은 “회의를 열고 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을 했다’와 ‘일이 됐다’는 엄연히 다르다”고 밝혔다. 즉 “데이터 기반 자율 개선 지원 대상 의료기관을 선정했다면, 진료가 개선된 기관 수와 불필요한 의료이용 감소량 등 국민 건강과 보험재정에 나타난 실질적인 변화를 수치와 사례로 제시하겠다”며 “앞으로 ‘실적’이 아닌 ‘성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이는 우리가 만든 가치를 국민에게 명확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평원 보유 데이터의 가치 창출에 매진 또한 홍 원장은 “심평원은 의료현장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는 축적을 넘어 새로운 통찰과 가치를 찾아낼 때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면서, 앞으로 데이터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오는 12월24일부터 도입되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은 적정의료이용을 위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제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며, 1일부터는 무릎관절 분야에 시범적으로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진료비 심사에 활용하기 시작했고, 향후 척추와 요로결석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만 전문적인 의학적 최종 판단은 사람이 수행하도록 해 업무효율과 더불어 심사업무의 정확성을 담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정한 ‘자율’ 실현 위해 의료기관의 ‘거울 역할’ 해나갈 것” 이와 함께 홍 원장은 “심평원은 데이터를 통해 의료기관의 적정진료와 자율적인 진료행태 개선을 돕고 있다”면서 “이중 지적해야만 바뀌는 것은 관리의 성과일 뿐 자율의 완성은 아니며, 진짜 자율은 의료기관이 진료 데이터를 스스로 보고 고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평원은 의료기관이 자신의 진료행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진료 데이터와 이상 신호를 제공하고, 청구경향 정보와 모니터링·피드백·컨설팅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거울’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홍 원장은 “필요한 진료는 충분히 보장하고, 불필요한 의료이용은 줄여 환자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심평원이 지향하는 변화”라며 “다만 자율에는 책임이 따르는 만큼, 국민이 맡긴 건강보험료를 위협하는 명백한 부당청구에는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좋은 심사는 많이 깎는 심사 아닌 예측 가능한 심사” 특히 홍 원장은 “좋은 심사는 삭감을 많이 하는 심사가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심사’”라며 “동일한 진료와 청구라면 본원이나 지역본부 모두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하며, 아우럴 어떤 기준으로 심사받는지 미리 알아야, 의료인이 심사 걱정 없이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심사의 일관성과 투명성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닌 신뢰의 문제”라며 “의료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데이터 기반의 자율 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사후 삭감 중심에서 성과·가치 중심으로’라는 핵심과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지역·필수·공공의료 보상 강화…공공정책수가 확대 또한 홍 원장은 지역·필수·공공의료와 관련해선 제도 설계 지원뿐 아니라 실제 의료가 유지되는 것까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홍 원장은 “응급·분만·소아 진료와 같이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급 유지가 어려운 의료가 ‘하면 손해 보는 진료’가 되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것과 함께 의료현장의 변화를 보다 적시에 반영하는 수가조정 체계 마련, 나아가 공공정책수가를 확대해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통제보다 신뢰를, 사후 적발보다 사전 예방은, 일방적 관리보다 데이터 기반 자율 개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평원 성과, 국민의 언어로 설명하겠다” 이밖에 홍 원장은 심평원의 정책과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심사’, ‘평가’, ‘급여기준’, ‘적정성’과 같은 용어는 국민의 일상 언어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은 국민의 삶과 가장 가까이에 있다”며 “몇 개 기관을 관리했다는 것이 아니라 진료가 어떻게 달라졌고 환자가 얼마나 안전해졌으며 보험료를 어떻게 지켰는지 등과 같이 국민의 언어로 국민의 삶에서 정책의 성과를 누리고 있는지를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이어 “앞으로도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습니까’라고 계속 물어나가겠다”면서 “언젠가 이 질문에 심평원만 답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은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답하고, 국민은 “병원 가기가 더 믿을 만해졌습니다”라고 느끼며, 직원들은 “내 일이 국민의 삶을 바꿨습니다”라고 자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한의원 세무 1:1 맞춤 퍼스널티칭이주현 세무사/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지난달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율 자체의 인상보다 기존의 ‘보유’ 중심의 세제혜택을 ‘거주’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즉,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줄여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정부의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호에서는 2026년 세제개편 중에서도 부동산 관련 변화에 중점을 두고 향후 부동산의 처분 전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2008년부터 이어져오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폐지되고, 장기거주소득공제라는 새로운 공제제도가 등장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토지나 건물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 1년에 일정 공제율을 적용하여 보유기간 수만큼 양도차익에서 공제 해주던 제도를 말하는데, 일반 토지 및 건물의 경우에는 공제율이 최대 30%에 달하고, 1세대 1주택의 경우에는 보유시 공제율과 거주시 공제율을 합하여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큰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납세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상당 부분 줄여주는 중요한 절세제도로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거주공제로 단계적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에 고가의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임대사업자들은 늦어도 ’28년 중에는 주택을 양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1세대 1주택>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7년 12월 말까지는 현행 공제율 그대로 적용되지만 ’28년도부터 거주 공제율 연 6%, 보유 공제율 연 2%로 개편되며 ’29년도부터는 거주시에만 연 8%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도록 개편된다. <다주택자> 다주택자의 경우 27년 12월 말까지 현행 공제율 그대로 적용되다가 28년도부터 거주시 연 2%, 보유시 1%의 공제율 중 큰 금액으로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개편, 29년도부터는 거주시에만 연 2% 공제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2.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는 보유요건이 거주요건으로 개편된 것 뿐만 아니라, 종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공제 한도가 신설되어 공제 효과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3.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금액 변화 종합부동산세는 과세기준일(매년 6월1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공시가격 합계가 기본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부과되는 보유세의 일종이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되었을 때, 비거주 주택분의 기본 공제금액을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하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나, 9월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정부안에서는 비거주 주택분의 기본공제금액은 12억원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한 비거주주택의 기본 공제금액은 9억원에서 4억원으로 하향하는 것으로 발표했다가 이번 정부안에서 6억원까지만 하향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4.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보유 주택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이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되었다. 당초 ’26년 5월10일자로 종료되었던 중과세 유예 규정이 세제 개편안에서 단계적 완화의 형태로 부활한 것이다. 5. 마치며 이번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종합해 보면, 향후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상 규제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정부가 5월9일 이후 부활한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만큼,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이러한 한시적 완화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해당 주택의 처분을 고려하고 있다면, 세부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2028년까지 양도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이주현 세무사 카카오톡채널] https://pf.kakao.com/_xgJrFK, E-Mail: sjtax0701@gmail.com, 연락처: 055-282-7331 -
내과 진료 톺아보기 34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한의학이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고 생명 활동의 조화를 돕는 데 탁월하다면서,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 의존을 줄이고 환자의 근본적인 건강 회복을 이끄는 일차의료 주치의로서의 생생한 임상 기록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는 “의학은 불확실성의 과학이자 확률의 예술이다”고 했다. 이 '확률의 예술'을 관통하는 수학적 원리 중 하나가 바로 18세기 토머스 베이즈(Thomas Bayes)가 제시한 '베이즈 정리'다. 베이즈 정리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때 기존의 확률을 갱신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임상 진료에서 의사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 신체검진 등을 종합하여 질병에 대한 '사전 확률(Pre-test Probability)'을 추정한다. 이후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 등 진단 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얻은 새로운 증거가 기존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우도비(Likelihood Ratio)’를 통해 평가하여, 질병의 가능성을 '사후 확률(Post-test Probability)'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즉, 진단기기는 스스로 답을 내는 마법 지팡이가 아니며, 검사의 의미와 결과가 갖는 임상적 가치는 검사 시행 전 임상적으로 추정한 사전 확률과 함께 해석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와 AI로 검색해 보니, 제 증상이 이상근 증후군과 비슷한 것 같아요.” 좌측 둔부와 다리로 이어지는 극심한 방사통으로 내원한 58세 외국인 남성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며 건넨 첫마디였다. 그는 이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병명을 확신하고 있었다.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청취하며 임상 추론을 시작했다. 환자는 평소 업무 중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허리 통증이 잦았으며, 높낮이 조절 책상을 사용할 정도로 허리 상태 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 내원 한 달 전, 공항에서 수화물을 들던 중 급성 요통으로 증상이 시작됐다. 이후 중국과 튀르키예를 오가는 장시간 비행은 증상을 더 악화시켰다. 튀르키예 현지 병원에서는 척추 질환을 의심하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와 근육이완제를 처방했고, 이후 일시적인 통증 경감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예약된 CT 검사는 시행하지 못했다. 허리 중앙부에서 시작된 통증은 점차 좌측 엉덩이와 허벅지 뒤편으로 퍼져 나갔다. 환자는 진통제와 온찜질을 통해 증상을 조절했을 뿐, 추가 진료를 통한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 약 3주 동안의 해외 일정을 마친 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본원에 내원했다. 병력 청취를 통해 추정한 사전 확률을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해 신체 및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했다. 좌측 하지직거상검사(SLRT)에서 수동으로 45도까지 거상했을 때 기존의 좌측 둔부 및 하지 방사통이 뚜렷하게 재현됐다. 반면, 이상근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각종 유발 검사(Active piriformis, Beatty, FAIR Test 등)는 모두 음성이었고, 오직 Pace test에서만 미약한 양성(trace) 반응이 관찰됐다. 병력과 신체검진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환자의 증상은 이상근 증후군보다는 제5 요추-제1 천추(L5-S1) 분절의 추간판 돌출에 의한 S1 신경근 병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다음 단계로 현대 과학의 도구인 진단 의료기기를 활용해 임상적으로 추정한 ‘사전 확률’에 검사 결과를 반영하여 ‘사후 확률’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시작했다. 감별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에 요추 자기공명영상(L-spine MRI) 검사를 의뢰했다. 진료의뢰서에는 '요추 통증에 대한 MRI 검사 요망’이라고 간단하게 적는 대신 ‘L5-S1 분절의 추간판 탈출증(HIVD)이 강력히 의심되나, 환자가 우려하는 이상근에 의한 좌골신경 자극(piriformis syndrome)의 가능성도 감별하기 위해 대좌골절흔(Greater sciatic notch) 주변의 이상근 및 좌골신경 주행을 확인해 달라’고 명시했다. 임상의가 명확한 임상적 의문과 감별진단을 제시할수록 영상의학과 전문의 역시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영상을 보다 집중적으로 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MRI 판독 결과는 나의 임상 추론을 뒷받침했다.(그림 1) T2 강조 축상면 및 시상면 영상에서 L5-S1 좌측 중심성 추간판 돌출과 이에 동반된 좌측 제1 천추(S1) 신경근의 경도 압박 소견이 관찰됐다. 반면, 환자가 스스로 의심했던 이상근은 관상면 영상에서 좌우 대칭적인 형태를 보였으며, 비정상적인 신호강도도 관찰되지 않았다. 판독상 이상근은 특이 소견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림 1. 요추 및 골반 자기공명영상(MRI) 소견 (A) 제5요추-제1천추(L5-S1) 분절의 추간판 돌출(disc protrusion)을 보여주는 T2 강조 시상면 영상(T2-weighted sagittal image, 화살표). (B) 좌측 제1천추 신경근의 경도 압박(mild compression of the left S1 nerve root)을 동반한 좌측 중심성 추간판 돌출(left central disc protrusion)을 보여주는 L5-S1 분절의 T2 강조 축상면 영상(T2-weighted axial image, 화살촉). (C) 좌우 대칭적인 형태와 비정상적인 신호강도가 관찰되지 않는 양측 이상근(bilateral piriformis muscles)을 보여주는 T2 강조 관상면 영상(T2-weighted coronal image). 환자가 스스로 의심했던 이상근 증후군은 병력, 신체검진 및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주요 감별진단에서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확인된 영상의학적 소견과 이를 종합한 임상적 판단을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침구 치료, 약침 치료, 한약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시행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도 수개월 동안 허리 통증이 지속되고 해서, 이곳을 소개해 주었어요.” 치료가 진행되며 환자의 방사통은 점차 호전됐고, 자신의 증상이 왜 발생했는지와 현재 상태를 명확히 이해한 환자는 치료 과정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바야흐로 AI 혁명의 시대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AI의 힘을 빌려 자신의 증상을 해석하고 질병을 추정한 뒤 진료실 문을 두드릴 것이다. 의학에서 진단은 흔히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비유된다. 파편화된 증상 몇 가지를 인터넷 검색창에 넣으면 AI는 그럴듯한 병명들을 나열해 주지만, 이는 코끼리의 코나 꼬리만을 만지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의사의 임상 추론은 이러한 파편들을 모아 질병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은 첨단 진단기기가 아닌,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병력 청취와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신체검진이라는 '기본 진료'에서 완성된다. 특히, 환자의 이야기를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거기에 다시 질문을 던지며, 직접 신체를 진찰하고, 서로 다른 가능성을 비교하여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의사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초음파, X-ray, CT, MRI와 같은 진단기기나 혈액검사와 같은 진단검사의 결과만으로 임상적 의미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가 갖는 임상적 의미는 임상의가 문진과 신체검진을 통해 추정한 '사전 확률'과 함께 해석될 때 비로소 제대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I가 수많은 가능성을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그 가능성 가운데 무엇이 실제 환자에게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기본 진료'의 가치는 오히려 커질 것이다. 전체론적 관점(整體觀念)을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 하나에만 매몰되지 않고 생활습관, 병력, 신체 전반의 변화를 함께 살피는 한의학적 진료는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임상 추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엉겅퀴, ‘다중표적 항암’ 효과 규명…암 증식·전이·치료저항성 억제▲(왼쪽부터) 여태경 원장, 유화승·박소정 교수 [한의신문] 전통 한의학에서 염증·간질환 등에 활용돼 온 ‘대계(Cirsium japonicum·엉겅퀴)’가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 혈관신생을 억제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한편 면역회피와 치료저항성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특히 대계의 주요 성분인 펙톨리나리제닌(pectolinarigenin)은 세포주기를 조절하고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루테올린(luteolin)은 세포사멸과 페롭토시스 유도, 전이 억제, 종양미세환경 조절 등에서 항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전임상 근거를 보였다. 오쿨리한방병원 여태경 원장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가 연구를 수행한 ‘Targeting Cancer Hallmarks with Cirsium japonicum: Molecular Mechanisms and Therapeutic Potential’라는 제하의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IJMS)’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김경희 국민대 응용화학부 교수, 박소정 부산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도 참여했다. ◎ 대계, 암 ‘Hallmark’ 다중 경로 겨냥…종양 억제·면역반응 증가 연구팀은 기존 항암연구를 현대 종양학의 ‘Hallmarks of Cancer’ 체계에 따라 △암세포 증식 △성장억제 회피 △세포사멸 회피 △자가포식 △페롭토시스·산화환원 취약성 △종양촉진 염증 △침윤·전이 △혈관신생·저산소 △면역회피 △치료저항성 등으로 재분석했다. 또한 근거를 △대계 추출물·분획·직접 분리성분을 사용한 ‘식물 직접 근거’ △정제 화합물 또는 다른 식물에서 분리된 동일 성분을 활용한 ‘성분 기반 근거’ △일반 암 생물학을 뒷받침하는 ‘맥락적 기전 근거’로 구분, 정제 성분의 효과를 대계 자체의 효과로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했다. 대계 자체를 활용한 동물연구에서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S180 육종·H22 간암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서 대계 총 플라본 분획(FLCJ)은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세포성·체액성 면역반응을 증가시켰으며, 개별 플라보노이드보다 높은 활성을 보였다. 메탄올·에탄올·물 추출물에서 분리한 펙톨리나린과 5,7-dihydroxy-6,4′-dimethoxyflavone도 △S180 종양 성장 억제 △H22 종양 보유 생쥐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나타냈다. 대계 지상부에서 분리한 페닐프로파노이드 배당체는 △MCF-7 유방암 △U87 교모세포종 △HCT116 대장암 △A549 폐암 세포에서 낮은 마이크로몰 농도의 세포독성을 보였다. ◎ 펙톨리나리제닌, 세포주기·전이↓ 항암제 감수성↑ 펙톨리나리제닌은 비인두암·폐암·유방암·간암·교모세포종·방광암 등에 걸쳐 △세포주기 정지 △미토콘드리아성 세포사멸 △자가포식 조절 △DNA 손상 △침윤·전이 억제 △항암제 감수성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 교모세포종에서는 RRM2·CDK1의 자가포식성 분해를 촉진해 G2/M 세포주기 정지를 유도했으며, RRM2 과발현 시 성장억제가 부분적으로 되돌아가 기능적 의존성도 확인됐다. 피하종양과 뇌내 orthotopic 모델에서도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방광요로상피암에서는 △TOP2A 관련 DNA 손상 △p53 연계 G2/M 체크포인트 활성화 △후기 자가포식 흐름 변화 △젬시타빈(gemcitabine) 항암효과 증강이 나타났다. 유방암 전이모델에서는 △STAT3·MMP-2·MMP-9 감소 △TIMP2 증가 △CD8+ T세포의 종양 내 유입 증가 및 폐전이 억제가 확인됐다. 간세포암에서는 PI3K/AKT/mTOR·ERK 신호 억제, 비소세포폐암에서는 PTEN–PI3K/AKT 관련 악성 표현형 감소가 보고됐다. ◎ 루테올린 등 주요 성분, 암 핵심기전 ‘다중 표적’ 성분별 작용기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아피제닌은 △PI3K/AKT/mTOR 억제 △Nrf2 항산화 방어 억제 △보호성 자가포식 차단 △독소루비신 내성 간암의 약제 감수성 회복 △TRAIL·cisplatin·5-FU 감수성 증가 △GLUT1 관련 방사선 감수성 증강 효과를 보였다. ATG5 억제 또는 약리적 자가포식 차단 시에는 세포사멸이 증가했다. 루테올린은 △DR5 의존 세포사멸 △ER-stress·비정형 자가포식 △p53 의존 성장억제 △p38/ROS/caspase 기반 방사선 감수성 증가 △HO-1 관련 페롭토시스 △AhR–CXCR4–MMP 축 전이 억제 △VEGFR2·integrin β1 매개 혈관신생 억제 △IL-6/STAT3·TGF-β1 조절을 통한 M2형 대식세포 분극 억제 등 폭넓은 작용기전을 나타냈다. 신세포암에선 △철 축적 △glutathione 감소 △지질과산화 증가가 나타났으며, ferrostatin-1과 철 킬레이터 투여 시 세포사멸이 감소해 페롭토시스 의존성을 뒷받침했다. 아카세틴(acacetin)은 직접 표적 검증 근거가 확인됐다. 위암에서 DARTS·CETSA 분석을 통해 EGFR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나타났으며, EGFR agonist 처리 시 STAT3·ERK 억제가 일부 역전됐다. 비소세포폐암에선 p53–miR-34a 경로를 통한 △세포주기 정지 △세포사멸 △PD-L1 감소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에서는 정상 B세포보다 종양세포에서 선택적인 미토콘드리아 ROS 증가와 세포사멸이 나타났다. 리나린(linarin)은 교모세포종의 NF-κB/p65 억제와 대장암의 HIF-1α/PD-L1 억제를 통해 저산소 적응과 면역회피 조절 가능성을 보였다. ◎ 암 증식·세포사멸 조절 근거…항암·방사선 감작도 ‘Strong’ 근거평가에서는 암세포 증식 억제와 세포사멸 조절이 가장 근거가 강한 영역으로 평가됐다. 증식 억제에는 EGFR·RRM2–CDK1·TOP2A·PI3K/AKT/mTOR·cyclin/CDK 축이, 세포사멸에는 DR5·M3 receptor·Bax/Bcl-2·caspase·mitochondrial ROS 등이 핵심 경로로 제시됐다. 치료저항성 분야에서도 △아피제닌의 독소루비신 내성 회복 △펙톨리나리제닌의 젬시타빈 효과 증강 △아피제닌·루테올린의 방사선 감수성 증가 등을 근거로 화학항암제 감작과 방사선 감작 모두 ‘Strong’ 수준으로 평가됐다. ◎ 전임상 넘어 정밀종양학으로…표준화·약동학·오가노이드가 열쇠 연구팀은 임상 적용을 위한 한계와 후속 연구 방향도 제시했다. 식물 추출물의 표준화·품질관리와 활성 성분의 약동학(Pharmacokinetics)·생체이용률 규명, 실제 인체 환경을 반영한 3차원 오가노이드 및 면역 적격 동물모델을 활용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펙톨리나리제닌을 ‘advanced preclinical constituent candidate’, 아카세틴을 ‘target-oriented preclinical candidate’로 평가했으며, 후속 과제로는 △원료·추출물의 화학적 표준화 및 배치 간 일관성 확보 △정량 약동학·종양 내 노출량 규명 △직접 target engagement 및 유전자 rescue 검증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orthotopic·syngeneic·humanized 동물모델 △single-cell multiomics·spatial transcriptomics 활용 등을 제시했다. 향후 분자아형·대사형·면역상태·치료력 등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대계 유래 성분과 병용치료를 선택하는 정밀종양학 전략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유화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타깃에 국한됐던 기존 암 치료의 한계를 넘어 한의약 소재인 대계의 다중 표적 조절능력을 현대 종양학의 관점에서 집대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의약 기반 표준화 항암신약 개발과 정밀종양학 임상 진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태경 원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관찰되는 한약의 효능을 분자생물학적 근거로 연결한 결과”라며 “난치성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을 위해 기초의학과 임상을 잇는 중개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전국체전을 앞둔 운동선수 한약 처방, 피로 회복에 집중해야최영진 원장(경희다복한의원) 오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선 제107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17개 시·도 선수단과 해외동포 선수단 등 3만여 명이 50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친다. 대회를 두 달여 앞둔 8월은 무더위 속에서도 훈련 강도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다. 이 시기 선수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컨디션 관리다. 이에 엘리트 선수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선수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재는 강근골(强筋骨)·보간신(補肝腎) 계열이다. 두충, 속단, 우슬, 골쇄보 등이 대표적이다. 반복되는 고강도 훈련으로 근골격계 손상이 잦은 선수들에게 이러한 접근은 충분히 타당하다. 하지만 대회 당일의 경기력은 근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산소 운반 능력과 피로물질 처리, 면역 유지 등 회복 능력 역시 중요한 변수다. 근골격계를 하드웨어에 비유한다면, 피로 회복 시스템은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하드웨어만 보강하고 소프트웨어를 방 치하면 훈련량은 늘어나도 기록은 정체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수 있는 처방이 생맥산이다. 생맥산은 인삼·맥문동·오미자로 구성돼 기를 보하고 진액을 보충하며 흩어진 기운을 수렴하는 대표적인 기음양허 처방이다. ◆ 고강도 훈련에도 암모니아 ‘절반’…간기능·면역지표도 개선 생맥산을 중재로 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임상시험 ‘Modified Saengmaeksan, an herbal formula containing six herbs, improves hypertension through RhoA/Rho kinase-mediated vasorelaxation(Shi J, Lee JH, Won SJ, Oh S, Ha MS. *J Immunol Res*. 2023;2023:3269293)’ 논문을 살펴보면 대학 남자 테니스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4주간 여유심박수 70~90%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주 5회 시행했다. 생맥산군은 하루 770mL를 7회로 나누어 복용했고, 대조군에는 색상과 포장을 동일하게 맞춘 위약을 투여했다. 연구 결과는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 암모니아의 경우 생맥산군은 120.56±43.61 μg/dL에서 58.89±37.21 μg/dL로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142.22±35.32에서 160.78±48.18 μg/dL로 증가(시간×처치 교호작용 F=21.620, p<0.001)했다. 간기능(ALT)는 생맥산군에서 20.67→15.78 IU/L로 감소했고, 대조군에서는 13.22→16.44 IU/L로 증가(p=0.041)했다. AST는 군 간 차이는 없었으나 생맥산군에서 20.78→17.00 IU/L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점막 면역 IgA는 생맥산군에서 증가했고 대조군에서는 감소(p<0.01)했으며, 젖산의 경우 두 군 모두 유의한 변화는 없었다. ◆ 승부 가르는 ‘판단력’과 감염 변수…생맥산서 찾은 두 개의 신호 특히 암모니아 감소는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하다. 암모니아는 운동 후 중추피로를 유발하는 주요 물질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농도가 높아질수록 판단력과 정밀한 운동 수행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생맥산 복용군에서 암모니아가 감소했다는 결과는 테니스나 구기종목, 격투기처럼 순간적인 판단과 정확성이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종목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IgA 결과 역시 현장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지구성 종목 선수들은 고강도 훈련 이후 타액과 점막의 IgA가 감소하면서 상기도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을 무너뜨리는 가장 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다. 물론 이번 연구는 대상자가 18명에 불과했고, 단일 기관·단일 종목의 남성 선수만 포함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VO₂max나 실제 경기 기록과 같은 직접적인 경기력 지표를 평가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고강도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화학적 스트레스를 생맥산이 완화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왜 ‘생맥탕’이 아니라 ‘생맥산’일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생맥산은 이름 그대로 ‘탕(湯)’보다 ‘산(散)’ 제형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 구성 약재인 오미자의 주요 활성성분인 쉬잔드린(schisandrin) 계열 리그난은 친지질성 물질로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미자의 수추출물과 에탄올 추출물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에탄올 추출물의 리그난 함량이 수추출물보다 수 배 이상 높게 보고됐다. 따라서 열수추출물보다 산제로 복용하면 유기산에 의한 수렴(收斂)·생진(生津) 작용뿐 아니라 씨앗 속 리그난까지 함께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상에서 반드시 탕제를 사용해야 한다면 오미자를 분쇄한 뒤 탕전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세포벽이 파괴되면서 리그난이 외부로 노출되고 표면적도 넓어져 통째로 달이는 것보다 유효성분의 추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추출제나 환산제를 활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차선책이다.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4, 한의신문 2026. 3. 30.) ◆ 근거·제형·도핑, 선수 한약의 세 가지 조건 “丹溪心法附余”에서도 생맥산의 용량과 조제법을 기록하고 있는데, "약재를 빻아 물 한 컵을 넣고 7/10이 남을 때까지 달여 복용한다"고 하였다. 즉 약재를 탕전하기 전에 여러 번 문질러 고운 입자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선수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도핑 안전성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지난해 발표한 ‘한약재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빈도 사용 한약재 32종 가운데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약재는 다음과 같다. * 마황: Ephedrine, Methylephedrine, Pseudoephedrine * 백굴채·부자·세신·연자육·오수유·오약·산초: Higenamine * 마전자·보두: Strychnine 임상적으로 특히 주의해야 할 약재는 연자육이다. 마황이나 부자는 선수에게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자리 잡았지만, 연자육은 보약 처방에 비교적 쉽게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히게나민은 세계도핑방지규약(WADA) S3 베타-2 작용제에 해당하는 상시 금지 성분이다. 처방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선수 한약은 단순히 몸을 보하는 처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근거 중심의 처방, 유효성분을 고려한 제형 선택, 그리고 철저한 도핑 안전성 검토가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경기력 향상과 선수 보호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12년 만에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스포츠한의학의 이러한 원칙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심평원, 박래웅 신임 진료심사평가위원장 임명[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이하 심평원)은 오는 14일 자로 제9대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에 박래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사진)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6조에 의한 법정위원회로, 요양급여비용의 심사 및 적정성 평가와 관련해 전문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며, 위원장은 중앙심사위원회와 지역심사평가위원회 운영을 총괄한다. 세부적으로는 △전문분야별 심사의뢰건 심사 및 자문 △심사기준 제·개정사항 발굴 △행위·약제·치료재료 관련 정책지원 △해당 분야 직원 대상 전문의학 교육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평가 모니터링, 평가수행기준 개선과제 수행 △의약계등 업무 관련 대내외 소통 △의료데이터 AI 엔지니어링 지식 및 기술 등의 분야에서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박래웅 신임 위원장은 보건의료 분야 데이터 표준화, 디지털 전환(DX) 및 인공지능 전환(AX) 연구를 국내에서 선도해 온 최고 권위자로, 임상 현장의 전문 의학적 판단과 데이터·AI 기반 심사평가를 성공적으로 접목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박래웅 신임 위원장은 “심사평가의 대외적 신뢰는 객관적 데이터와 엄밀한 전문 의학적 타당성에서 출발한다”며 “심사위원의 전문성에 AI 분석 역량을 결합하고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의료계·학계와 상생적 소통을 이어가는 등 실사용증거(RWE)에 기반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심사평가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박래웅 신임 위원장은 아주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병원에서 병리과 전문의를 취득했으며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교수, 아주대학교의료원 의료정보연구센터장,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통데이터모델(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연구망을 안착시키는 등 의료 인공지능 및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위원회, 과학기술자문회의 바이오 특별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가 보건의료 데이터 표준화와 의료 AI의 임상 적용 및 제도화 논의를 주도해 왔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심사평가의 미래는 현장 의학의 전문성과 첨단 인공지능의 분석 역량이 함께할 때 열린다”며 “박래웅 신임 위원장과 함께 단순 삭감이 아닌 ‘객관적·과학적 근거로 설명하는 심사평가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래웅 신임 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며, 오는 14일부터 원주 본원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
AI Native HIS…지역·필수의료엔 ‘시간’을, 재택의료엔 ‘연결’을지역·필수의료 인력 공백을 보완하고, 의료진에게 환자 진료에 집중할 ‘시간’을 돌려줄 대안으로 ‘AI Native HIS(AI 내재형 병원정보시스템)’가 제시됐다. 병원 밖 건강정보까지 진료와 연결할 데이터 인프라와 이를 뒷받침할 수가·입법 마련이 과제로 꼽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시대,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의료 AI 확산 전략’을 주제로 제2회 K-헬스케어 의료기기 활성화 포럼을 개최했다. 서영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통합돌봄 시행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AI 대전환의 활용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재택의료·만성질환 관리·건강 모니터링 등으로 활용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 연계·활용과 데이터 활용 범위, 안전·책임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하며, 기술의 가능성과 현장의 수용성, 국민의 신뢰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통합돌봄 시대, 주요국 데이터 연계 입법 동향과 시사점(김재선 동국대 법학과 교수) △현장에서 본 디지털헬스의 역할과 산업 활성화 과제(이상호 헬스맥스 대표)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돌봄은 통합, 데이터는 ‘각자도생’…정보 칸막이 없애야 김재선 교수는 통합돌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요양·복지기관에 흩어진 데이터를 ‘개인 단위’로 연결하고, 이를 실제 돌봄에 활용할 수 있는 입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 NIH ‘All of Us’ 플랫폼의 접근성 강화·민간기업 데이터 활용 활성화 △영국 UK Biobank 통합데이터 연계·NHS Digital 중심 활용 △일본 ‘차세대의료기반법’·‘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주요국의 의료데이터 연계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국내 통합돌봄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생명윤리법·돌봄통합지원법·지역보건법·장기요양보험법 등으로 분절돼 기관·시스템 간 연계와 2차 활용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EMR→건보공단 장기요양정보→지자체·보건소 복지·방문간호 기록→개인 단위 결합→AI 활용으로 이어지는 정보 흐름을 제시하며 가명처리와 기관 간 시스템 연계, AI 활용 근거 및 책임체계 정비를 과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통합돌봄 AI를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적 인프라로 접근해 정부 주도의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연계·결합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통합돌봄지원법’과 ‘디지털헬스케어법’ 개정을 통해 △데이터 연계 특례·2차 활용 범위 명확화 △정보주체 권리 보호 △AI 연구를 위한 안전한 처리환경 △책임·비용보상체계 △데이터 가치평가·인센티브 마련 등을 제안했다. ◎ 재택의료, 병원 밖 ‘24시간’을 잇는다…AI로 구현하는 AIP 이상호 대표는 통합돌봄의 ‘Aging in Place’ 실현에 있어 24시간 일상생활 관리 중심의 디지털·AI 전환과 이를 위한 △데이터 연계 △수가·보상체계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될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역 거점의 AI 키오스크를 Hub로, 가정의 웨어러블·스마트밴드 등 일상 모니터링을 스포크(Spoke)로 연결해 생체정보를 24시간 수집하고, 이를 의료기관 EMR과 보건소 PHIS 등에 연계하는 AI 돌봄모델을 제시했다. 수집된 라이프로그는 정제·표준화·보안 과정을 거쳐 보건소부터 일차의료·재택의료·방문간호까지 이어지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현장에선 EMR 간 표준화 미비로 데이터 연동에 막대한 시간·비용이 발생하고, 외부 플랫폼 전송 및 AI 활용에 따른 의료진 책임도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별로 다른 EMR 구조와 업체별 연동 방식에 따른 비용 부담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사고, 통신장애·기기결함 등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 범위도 불분명하고, AI(CDSS) 오작동에 대한 책임체계 역시 미비하다는 것. 그는 “현행 수가가 24시간 모니터링 등 디지털 예방관리의 연속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실증사업이 종료되면 서비스도 중단되는 구조”라며 “일차의원의 전산·행정 부담과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표준 EMR 지원·데이터 송출 의원 가산 △사각지대 의원 대상 AX 바우처(EMR 연동·보안 인프라·디바이스) △복지부 인증 건강관리기관 업무위탁 △실증 혁신제품의 지자체 돌봄사업 우선조달 등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이지원 상무, 노유현 대표, 조향심 부장, 김민정 과장 ◎ “지역·필수의료 AI, 의료진에게 ‘시간’을 돌려줘야” 한편 이승복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서는 AI로 의료진의 반복 업무를 줄여 확보한 시간을 환자 진료에 돌리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지원 이지케어텍 상무는 “AI 기술이 쏟아지는데 왜 정작 의료인력 부족과 진료공백으로 신음하는 지역·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쉽게 활용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문제는 AI 성능보다 AI가 실제 일할 수 있는 의료 IT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기존 업무와 단절된 AI는 현장에서 지속되기 어렵다며 △과거력·검사추이 파악 △진료대화 기반 EMR 초안 작성 △전원·퇴원기록 요약 △간호 반복기록 감소 등을 HIS 안에서 구현하는 ‘AI Native HIS’를 제안했다. 지역·중소병원의 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는 Cloud HIS를 꼽았다. 다수 병원이 별도 GPU 서버나 개별 인터페이스를 구축하지 않고 AI를 활용하고, 기존 병원 HIS도 공통 연계체계를 통해 클라우드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지역·필수의료에서 AI가 돌려줘야 할 것은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를 통해 병원의 치료를 가정까지 잇는 모델을 제시했다. 코그테라는 △12주 음성기반 메타기억 훈련 △개인별 난이도 자동조절 △의료진 모니터링을 제공하며, 실제 적용에서는 △7개 의료기관 확증임상에서 인지기능 저하 지연 △평균 훈련 이행률 약 85% △8월 기준 누적 처방 2000건 등을 확인했다. 확산 과제로는 수가·데이터·규제가 꼽혔다. 비급여에 따른 환자 부담과 고령자의 초기 사용지원, EHR 연동·데이터 표준화와 함께 의료진의 처방·안내·치료과정 확인 등 ‘집과 병원을 잇는 관리·모니터링’의 가치를 보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조향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디지털의료기술등재부장은 AI·디지털치료기기의 정식 건강보험 등재에 대비해 기존 행위별수가 적용 여부와 환자가 스스로 수행하는 디지털치료의 보상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근거 창출과 성과평가를 위한 데이터 활용 및 법제화도 과제로 꼽았다. 김민정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AI의 역할도 결국 의료진이 환자에게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의료데이터 표준화·상호운용성 강화 △전국 책임의료기관을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술 발전과 데이터 연결, 의료현장의 활용 여건,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개인정보·환자권리 보호를 전제로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활용과 디지털헬스케어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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