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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밖으로 향한 여한의사들…“한의 돌봄의 손길을 정책으로”[한의신문] “한의사 개인의 선의에 기댄 봉사만으로는 안 됩니다. 의료소외가 지속되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가 TV 대담을 통해 대중에게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한의학의 돌봄과 사회적 역할을 알리고, 현장의 의료봉사를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여성폭력 피해자와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 등에 대한 의료지원을 넘어 트라우마 지원과 한의 난임, 노인·장애인 주치의 등 국가 보건의료정책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박소연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TV 대담 프로그램 ‘경세제민 촉-여성 한의사 7천명 시대, 21세기 여성 슈바이처들’ 편에 출연해 대한여한의사회의 사회공헌 활동과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한의약의 역할, 향후 정책과제 등을 소개했다. 매우 화요일 11시30분에 방영되는 ‘경세제민 촉(진행 차유나)’은 국내외 경제·산업·보건의료·정책 분야의 전문가와 CEO, 학계 인사 등을 초청해 해법과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대담형 토크 프로그램이다. 이날 박 회장은 “의료인이라면 의료 현장의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도 가져야 한다”며 “의료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직능이 가져야 할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 몸의 증상 뒤에 숨은 상처…폭력피해자 찾아간 ‘심신의학’ 이날 프로그램이 주목한 대상은 성폭력·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피해자다. 여한의사회는 그동안 마자렐로센터와 서울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성북쉼터·한울타리쉼터 등을 찾아 위기 여성청소년과 이주여성에게 한의진료를 제공해 왔다. 아울러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의 신체·심리 회복을 돕고, 전국성폭력상담소와 연계한 트라우마 치료에도 나서는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박 회장은 진료 과정에서 두통이나 소화장애, 불면, 근육통 등을 호소하던 환자가 상담을 이어가면서 과거 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털어놓는 사례를 접하면서 이들의 의료지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나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감추는 경우가 많아 의료 혜택에서도 소외되기 쉽다”며 “한의학은 몸과 마음을 함께 살피는 심신의학적 접근을 해온 만큼 이들을 돌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은 미혼모와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등으로 확대됐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미혼모, 북한이탈주민 아동 등에 대한 의료봉사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보호처분 청소년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은 보호처분 청소년 시설에서 만났던 한 학생을 떠올렸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상담하던 학생이 박 회장이 외부 일정으로 두 달가량 방문하지 못한 사이 퇴소를 앞두게 됐고, 다시 찾아온 박 회장을 보자 복도에서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내민 작은 손 하나가 한 아이의 삶에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과 미혼모 등을 조금 더 보듬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 “개인의 선의 넘어 정책으로”…트라우마·난임·주치의 제안 박 회장은 이러한 활동이 의료인의 자발적인 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살펴 국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왜 이분들이 지속적으로 의료에서 소외되는지를 생각하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며 “일회성 봉사나 개인의 선의에 기댄 활동이 아니라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단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성폭력 피해자 지원 경험을 범죄·재난피해자 등으로 확대해 국가 트라우마 지원체계에서 한의약의 심신의학적 접근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과 관련해선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중앙정부 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계가 오랫동안 난임 영역에서 역할을 해왔지만 제도적으로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인적 모성 건강에 기반한 한의학적 난임 지원이 중앙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인·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일차의료에서도 한의약의 참여 확대를 주문했다. 박 회장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 의료에서 소외되기 쉬운 분들에게 한의의료지원이 정책적으로 제대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의 노인·장애인주치의 등 사업에 전국의 한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AI 시대에도 남는 ‘사람을 만나는 의료’ 박 회장은 AI 시대 한의학의 경쟁력으로는 환자의 ‘개별성’과 ‘소통’을 꼽았다. 데이터 표준화와 분석 등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되 환자 개개인을 직접 만나 상태를 살피는 의료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성평등가족부가 주최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대회’에서 AI를 주제로 건강의료·과학기술 분야 네트워크 행사를 진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표준화와 시스템화, 근거 마련에는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의료에서는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환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개개인을 만나 맞춤치료와 처방을 하고 직접 진맥하고 이야기를 듣고 침을 놓는 것은 한의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인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치료하는 일이라면 단체는 작은 뜻을 모아 사회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며 “개인의 선의에 기대던 일이 정책화된다면 사회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방송은 매일경제TV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다정한 마음을 나누다[한의신문] 한의사 6명과 일반단원 11명으로 구성된 제185차 WFK-LCK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은 지난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의료봉사를 수행했다. 4일간의 진료 기간 동안 총 863명(1일 차 114명, 2일 차 219명, 3일 차 311명, 4일 차 219명)의 현지 주민들이 한의학 진료를 받았으며, 진료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로의 이동 7시간의 비행 끝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타슈켄트의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였다. 현지 교육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된 한인들의 역사와 과거 이곳에서 한의학 무료 진료소가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현지에서 한의학 관련 강의와 실습이 이루어지고 있어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배우러 온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후 봉사에 필요한 용품을 챙겨, 식사를 마친 뒤 기차를 타고 사마르칸트로 이동했다. 팀장님의 지도 아래, 개인 짐과 봉사용품 박스를 기차에 싣고 옮기는 과정이 분주하게 이루어졌다. 정신없는 순간이었지만 서로를 도우며 봉사 시작 전부터 단원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현지인들의 도움도 받으며 그들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진료 중 마주한 우즈베키스탄 환자들 운이 좋게도 이번 봉사에서 안내부터 예진, 진료 보조까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안내를 하며 짧은 현지어를 배웠고, 예진을 하며 생각보다 고혈압과 두통을 호소하거나 담낭이나 신장에 염증 또는 결석이 있는 환자분들이 많다고 느꼈다. 나중에 송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기름진 양고기와 소고기,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과 석회질이 포함된 물 등의 생활환경이 이러한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Hijama’라는 습식 부항과 유사한 전통 치료법이 있어, 현지인들이 습식 부항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직접 만나고 선생님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지의 의료환경과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봉사를 통해 주고받은 진심 안내를 하던 중 병원의 간호사분이 번역기 화면을 보여주며 “힘들지 않나요? 다들 행복해 보여요.”라고 물으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을 보고 주위를 둘러보니,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웃으며 환대하는 단원들, 낯선 의학 용어를 찾아가며 애써주시는 통역사분들, 그리고 진료에 진심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당시에 ‘힘들 때도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과 기뻐하는 환자분들의 모습에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더 크다’라고 답했는데, 그 순간 우리와 현지분들 사이에 진심이 통한 듯해 마음이 따뜻해졌다. 우리의 진심이 전해진 덕분인지, 환자분들은 매 순간 “라흐맛(Rahmat)”이라고 이야기하셨다. 어떤 분들은 포도와 초콜릿을 나누어 주시기도 했고, 마지막 날에는 “내년에도 오느냐”, “매년 오느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현지분들과 서로의 마음이 통했던 이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봉사를 마치며 생애 첫 해외 의료봉사를 통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의 감정과 마음을 나누는 나눔의 가치를 실감했다. 졸업을 앞두고 어떤 한의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했는데, 이번 봉사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기억하고 실천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끝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애써주신 김상균 팀장님과 쉴 틈 없이 모두를 챙겨주신 권수연 대리님께 감사드린다. 봉사 내내 다양한 현지식을 경험하도록 힘써준 서은해 언니와 모히라, 진료 전후로 다양한 질문에 답해주시고 단원들의 장난도 잘 받아주신 송영일 교수님과 윤희영, 권남규, 김태규, 설승민, 정광호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현지에서 봉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신 통역사분들과 병원 관계자분들, 그리고 봉사 기간 동안 서로 돕고 챙겨준 모든 단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다정한 분들과 함께하며 좋은 태도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번 봉사에서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 앞으로도 다정하고 따뜻한 순간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
“熱은 청하고 瘀血은 풀어 포착 신경까지 해방”…근막 겨냥 약침 전략[한의신문] 환자의 증상과 병기, 치료 목적에 따라 혈기보양약침의 종류와 시술 부위·용량·깊이를 달리하는 임상 활용법이 제시됐다. 지난 6일 진행된 1차 교육에 이어 2차 교육에선 호흡기·피부질환부터 외상·골절 후유증, 상열·울체, 경추·어깨질환까지 약침별 선택과 시술 기준을 구체화했다.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는 13일 한의협 대강당에서 ‘혈기보양약침 실전-증례와 시연으로 보는 임상가들의 실전 활용’을 주제로 제2차 보수교육을 개최했다. 안병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1차 교육에서 척유약침을 중심으로 통증과 움직임을 평가하고 치료 지점을 찾아가는 접근을 살펴본 데 이어 이번 교육에서는 다양한 혈기보양약침을 환자의 증상과 병기, 치료 목적에 따라 어떻게 선택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가들이 진료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판단을 증례와 토론, 시연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교육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현정 원장(토지당한의원)이 전체 교육의 진행을 맡아 혈기보양약침의 임상적 활용 방향을 제시했으며, 이후 이진선 원장(연수당한의원)을 비롯한 패널들이 각 약침을 실제 진료에 활용하며 축적한 임상 경험과 증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패널 토의가 이어졌다. ◎ 30년 묵은 축농증에 숨길을…청폐약침 1회에 비강 호흡 패널 중 허금범 원장(삼인당한의원)은 청폐약침과 청열약침의 임상적 응용을 주제로 강의했다. 청폐약침은 길경·감초·노근·모과·미후도·오가피·조구등·앵도육·용뇌로 구성되며, 강의에서는 ‘길경감초탕+노근청폐탕+용뇌’의 조합으로 설명됐다. △감기·기침·천식에는 소주천·폐수를 기본으로 기침 시 천돌, 인후통 시 편도 부위 △비염·축농증에는 소주천·영향·측두근 △피부질환에는 소주천·병변 주변에 시술하며, 열감·염증이 심하면 청열약침 병행을 고려한다. 36세 여성의 극심한 인후통·흉통·마른기침 증례에서는 천돌·전중에 각 1cc, 늑연골 압통점·영향·풍지·대추에 각 0.5cc를 시술했다. 인후통은 VAS 10에서 1회 치료 후 3으로 감소했으며, 마른기침은 2회 후 5, 3회 후에는 두 증상 모두 1∼2까지 줄었다. 30년 이상 만성축농증을 앓은 51세 남성에게는 영향에 0.5∼1cc, 사해유주침법·풍지·측두근 경결부·익점에 각 0.2∼0.3cc를 적용했다. 1회 치료 후 비강 호흡이 가능해졌으며, 5회 후 증상은 VAS 10에서 3∼4로 감소했다. ▲(왼쪽부터) 김현정·이진선·허금범 원장 ◎ 불붙은 듯한 대상포진 통증, 청열약침 직후 VAS 10→2 청열약침은 금은화·연교·노근·길경·형개·박하·우방자·두시·죽엽·감초·수우각·목단피·생지황·작약·건지황·단삼·당귀·석고·용뇌·초용담·치자·현삼 등으로 구성된다. 은교산과 서각지황탕을 기본으로 수우각·초용담·치자·현삼·단삼·당귀·석고·용뇌 등을 더한 조합이다. 독감에는 소주천·폐수, 발열에는 대추, 대상포진·화상·아토피·발진에는 소주천과 병변 부위 등을 활용한다. 안면 대상포진을 앓은 72세 남성에게는 풍지·대추·후두유양봉합·익점·환부 주변에 0.2∼0.5cc를 시술했다. 통증은 1회 치료 직후 VAS 10에서 2로 감소했으며, 3일째에는 발진이 건조되면서 통증도 2 수준을 유지했다. 전신 발진과 야간 가려움증이 있던 62세 여성은 한약·침 치료 4회까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5회차에 임·독맥을 중심으로 청열약침을 시술했다. 직후 VAS는 10에서 5로 감소했으며, 이후 주 3회씩 8회 추가 치료한 뒤 치료를 종결했다. ◎ 급성기엔 충만어혈, 만성기엔 척유·삼기활력…골절 단계별 전략 이진선 원장은 충만어혈약침을 중심으로 외상·골절의 회복 단계별 치료법을 제시했다. 감초·녹용·당귀·두충·백출·생지황·홍화·인삼·천궁 등으로 구성된 충만어혈약침은 △교통사고·타박 후유증 △골절·염좌·부종 △생리통·난소낭종·자궁근종·다낭성난소증후군 등에 활용한다. 10년 전 타박 이후 왼쪽 얼굴의 먹먹함과 통증이 남은 61세 남성에게는 안면부 약 10곳에 총 1.5cc를 나눠 시술했다. 환자는 두 번째 내원 때 증상이 약 70% 호전됐다고 평가했다. 4개월 전 압박골절로 3개월간 척추보조기를 착용한 76세 여성에게는 치료 후 체위 변경 시 통증이 감소하고 관절가동범위가 증가한 경과가 소개됐다. 골절 치료전략은 회복 단계에 따라 구분했다. 급성기에는 충만어혈·은비약침을 원위부에 적용해 부종과 어혈을 관리하고, 중기에는 삼기활력·은비약침을 사용한다. 만성기·후유증에는 척유·삼기활력약침을 원·근위부에 병행해 근력과 관절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중족골 골절의 경우 고정부위 상·하부의 구허·신맥·곤륜·임읍·족삼리·양릉천 또는 상구·조해·태계·삼음교·음릉천 등에 혈위당 0.1∼0.3cc를 주 3회 적용한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독맥 중심 주천침법도 시연했다. ◎ 통증점 아닌 ‘신경 포착 근막’ 겨냥…삼기활력약침 정밀 주입 이종영 원장(신맥한의원)은 삼정(滲淨)약침을 주제로 임상례와 응용법을 소개했다. 삼정약침은 감초·두충·맥문동·시호·조구등·창출·황금·황련·황백으로 구성된다. 황금·황련·황백의 청열사화와 시호·조구등의 평간해울을 바탕으로 △윤제 △청간열 △해울을 목표로 한다. 기본 혈위는 백회·풍지·견정·전중이며, 압통점과 증상에 따라 각손·이문·천종·천용·예풍·동자료·염천·천돌·중완·천추 등을 추가한다. 30G 25mm 주사침과 0.8cc를 기본으로 하되 환자 상태에 따라 총량을 0.4∼4cc로 조절한다. 상열·두통·현훈·불면·구건·구고·안구충혈·이명·난청·식체·흉통·흉만·안면홍조·피부질환 등에 사용하며, 두통·불면·현훈 동반 여부와 맥진·설진 결과 등을 토대로 추가 시술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삼기활력약침은 녹용·당귀·인삼·맥문동·천문동·오미자·감초·산조인 등으로 구성된다. 통증 부위만 자극하기보다 신경이 포착된 근막면에 0.1∼0.5cc를 정밀 주입해 유착과 신경 주변 조직을 함께 치료한다. 경추 추간판질환·상지 방사통에는 제4∼7경추 다열근의 심부 근막층에 총 2cc를 적용하며, 바늘이 근막을 통과할 때 느껴지는 ‘저항 소실감’을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 회전근개 손상은 △중사각근 근복부·힘줄 부착부에 0.1∼0.5cc 적용 △상완신경총 주변 압박 완화 △회전근개 부착부 치료 △통증·호흡·관절가동범위 변화 확인 순으로 접근한다. 아울러 김 원장은 “같은 약침이라도 환자의 상태와 임상가의 판단에 따라 시술 부위와 용량, 깊이, 순서가 달라진다”며 “증상과 병기, 치료 목적에 맞춰 약침과 시술법을 선택하고 임상 반응에 따라 치료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임상침도연구회 공식 출범…최신 침도 술기 연구·교육 추진[한의신문] 임상에서 활용되는 침도 술기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추진하는 ‘임상침도연구회’가 공식 출범했다. 임상침도연구회는 12일 바른지성한방병원 강의실에서 창립 발족식을 개최, 침도 술기의 연구·교육 및 임상 교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초대 회장에는 손덕칭 한의사(바른지성한방병원 병원장)가 선임되고, 임원진은 손덕칭 회장을 비롯해 김환준 학술이사, 송정현 교육이사, 강순식 총무이사로 구성됐다. 학술이사는 임상사례와 논문 검토, 연구주제 발굴 및 학술행사 기획을 담당하며, 교육이사는 정규·심화교육과 세미나 운영 및 교육 콘텐츠 개발을 맡는다. 총무이사는 연구회 운영과 회원 관리, 학술활동 지원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손덕칭 회장은 “침도 치료의 임상 활용이 늘면서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최신 술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임상적 관점과 새로운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침도 치료의 연구와 교육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횡자(橫刺)를 통해 근육 표층근막을 효과적으로 절개하는 ‘근막침도치료’, 두개골의 표층 골막을 자극해 두뇌질환 등에 활용하는 ‘골침도치료’, 목 전면의 천층근막을 점자해 인후부 및 호흡기 질환에 적용하는 ‘전경근막 침도치료’ 등 최신 술기의 연구와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근골격계질환에 주로 활용돼 온 침도 치료를 내과, 두뇌·신경계, 이비인후과 질환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침도 정규강의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현재까지 3기 정규과정과 심화과정이 운영됐으며, 약 70명의 한의사가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은 단순히 치료점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습강사의 지도 아래 자침 실습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수강생들이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술기를 익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강생들은 교육과정에서 익힌 술기를 임상에 적용한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며 침도 치료의 활용 가능성과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 연구회는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연구와 학술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연구회는 특정 학파나 술기에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의학 지식과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연구 분야는 근골격계질환을 비롯해 두통, 어지럼증, 이명 및 내과질환 등이다. 질환별 침도 술기의 적용 과정과 환자 경과, 관련 학술자료 등을 검토해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회원들의 임상사례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비식별화한 뒤 공유하며, 증례 발표와 토론을 통해 치료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 및 후속 연구 방향 등을 논의한다. 학술활동을 위한 학술교육팀도 운영한다. 학술교육팀은 임상사례와 관련 논문, 학술 주제 및 침도 술기 자료를 정리·공유하고 정기 세미나와 발표를 진행한다. 또한 연구회 교육 프로그램과 학술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국내·외 학술대회 및 연구회 학술행사의 준비와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연구회는 정회원에게 임상 교류와 심화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외 연자를 초청한 학술세미나와 공개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원들의 임상 경험을 학술자료로 발전시켜 연구논문 발표와 교육 콘텐츠 제작 등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송정현 교육이사는 “연구회는 강의 수강자 모임을 넘어 임상 경험을 연구와 교육으로 발전시키는 학술공동체를 지향한다”며 “회원 간 교류를 바탕으로 침도 술기의 연구 및 교육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熱인가 鬱인가”…환자 상태 따라 가르는 ‘혈기보양약침’[한의신문]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기혈이 소모된 환자가 늘면서 침으로 사(瀉)하는 데서 나아가 보(補)까지 이어가는 치료법으로 ‘혈기보양약침’ 활용이 제시됐다. 특히 혈기의 흐름을 ‘통(通)→조(調)→양(養)’의 단계로 회복시키고, 환자의 한열·허실과 장부에 따라 8종의 약침을 감별해 적용하는 체계가 소개됐다.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는 2일 온라인(ZOOM)을 통해 제4회 K-MEDI 포럼을 개최했다. 한의사와 한의대 학부생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혈기보양약침 처방 개발에 참여한 김현정 토지당한의원장이 ‘혈기보양약침 총론’을 주제로 약침의 필요성부터 8종의 감별 기준, 주천(周天)침법의 원리와 임상례를 소개했다. K-MEDI 포럼은 대한약침학회가 약침을 중심으로 임상·산업·정책·연구를 연결하고자 마련한 실행 중심의 지식 플랫폼으로, 탈모 치료·실손보험·AI 에이전트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안병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의학의 영역이 임상을 넘어 정책과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K-MEDI 포럼이 한의사가 의료생태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현대인의 몸은 마이너스 통장”…사(瀉) 넘어 보(補)까지 김 원장은 현대인의 몸을 ‘소비는 많은데 수입이 없는 마이너스 통장’에 비유했다. 침은 경혈을 소통시켜 사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보양까지 이르기 어렵고, 한약으로 보하려 해도 위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소화·흡수 과정에서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약침에 대해 “소화기계를 거치지 않고, 경혈로 바로 들어가는 구제금융”이라며 “같은 혈자리라도 어떤 약침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치료 방향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기보양의 이론적 토대도 짚었다. 김 원장은 △소문·팔정신명론의 ‘혈기자 인지신(血氣者, 人之神)’ △소문·조경론의 ‘혈기화즉 오장안정(血氣和則 五臟安定)’ △영추의 ‘통기경맥 조기혈기(通其經脈 調其血氣)’ 등을 근거로 혈기보양의 원리를 ‘통→조→양’으로 정리했다. 막힌 기혈을 소통시키고 조화롭게 한 뒤 생기와 활력을 길러 인체를 보양한다는 의미다. ◎ 10여 종에서 8종으로…한열·허실·장부 따라 감별 혈기보양약침은 약재를 선별·수치한 뒤 전탕·여과하고 사향수를 첨가해 감압 저온증류추출하는 방식으로 조제된다. 김 원장은 초기 10여 종으로 시작한 처방을 정리해 8종으로 체계화했다. 8종은 크게 △보양에 중점을 둔 삼기활력·척유 △병소의 문제를 정리하는 삼정·청열·충만어혈·청폐·은비·비연으로 구분된다. 삼기활력(三氣活力)은 감초·녹용·당귀·맥문동·인삼·천문동·오미자·산조인 등으로 구성돼 기허·혈허·기혈양허 등 허증으로 인한 무기력과 만성피로에 활용한다. 다른 치료 이후 마무리와 질병 예방까지 아우르는 ‘보양의 기본이자 종착점’이라는 설명이다. 척유(脊癒)는 감초·곽향·녹용·당귀·숙지황·강활·독활·천궁·황기·두충·오공 등으로 구성되며 ‘통(通)과 강(强)’을 핵심으로 경추통·요통·제관절통을 비롯해 식체·두통·성장 등에 활용한다. 삼정(渗淨)은 해독·정화·해울에 초점을 맞춰 간기울결·간열증·담열증과 열로 인한 소화장애, 안구충혈 등에 활용한다. 청열(淸熱)은 열독으로 인한 두통·인후통·편도선염·대상포진·독감 등 열성질환에, 청폐(淸肺)는 보폐·청폐를 목적으로 감기·편도선염·기침·천식 등 폐질환과 피부질환에 적용한다. 충만어혈(充滿瘀血)은 ‘고인 것을 흘려보낸다’는 개념으로 보혈기·산어혈을 목적으로 타박·염좌·생리통·부종 등에 활용한다. 은비(隱痹)는 국소 통증이나 비증, 인대 부종 등에 적용하며 척유나 활력과 병용할 수 있다. 비연(飛演)은 보중익기탕과 형개연교탕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알레르기성 비염과 중기하함 등에 활용한다. 김 원장은 약침 선택의 기준에 대해 “열이 문제냐 울(鬱)이 문제냐로 청열과 삼정을, 통하기만 하면 되느냐 울까지 왔느냐로 척유와 삼정을 가른다”고 설명했다. ◎ “복잡한 환자는 주천부터”…사해 관문 조절해 기혈 순환 이들 약침을 임상에 적용하는 기본 침법으로는 ‘주천침법’이 제시됐다. 주천침법은 사해(四海)의 관문을 조절해 기혈 순환을 하나의 원으로 완성한다는 개념이다. 사해는 인체의 경수(經水)가 바다처럼 모이는 곳으로, 장부와 사지, 365절에 기·정·혈·수곡을 공급·유지하고 경맥 속 혈기의 운행을 돕는다. 수해(髓海)·기해(氣海)·수곡지해(水穀之海)·혈해(血海)로 구분되며 각각 뇌·전중·위·충맥을 중심으로 신, 폐, 비·위, 심·간·비·포와 연계된다. 주천침법은 독맥의 요양관·지양·대추·풍부 4혈과 임맥의 단중·구미·중완·기해 4혈을 기본으로 하며, 환도·족삼리 등 사지까지 확장한 것을 대천(大天)으로 설명했다. 특히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환자에게는 주천침법을 우선 적용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원칙이다. 그는 “곁가지가 정리되면서 질병의 줄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임상례로는 망막혈관폐쇄 치료 이후 백내장 진단을 받고 17년간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고 있는 41세 여성 사례와, 음식을 먹은 뒤 극심한 요통으로 서지 못했던 13세 남학생을 급체로 판단해 척유를 적용한 뒤 이튿날 등교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아울러 김 원장은 질의응답에서 개발 단계에서 생리식염수·포도당 단독 주입과 비교해 차이를 확인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새 침법 외에도 기존에 사용하던 침법에 약침을 가미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전나무 남산당한의원장 남자. 78년생. 만 45세. 2024년 4월4일 내원. 【形】 177cm/74kg. 【腹診】 심하 3 중완 3 【旣往歷】 2023년 5월에 알러지가 생겼다. 면역체계가 무너져서 생겼다고 하더라. 몇 달 되었다. 아직까지도 저녁에 밤 되면 간지럽거나 빨갛게 모기 물린 것처럼 올라온다. 주로 저녁에 올라온다. 밤 되면 전신이 등이고 빨갛게 긁은 것처럼 올라온다. 피부과약 먹고 있는데 약이 독해서 졸리고 무기력하다고 하더라. 6시간 정도 잔다. 양혈사물탕 30첩 2번 투여. 별무호전. 【生活歷】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해서 항상 열에 노출이 많다. 흡연·음주 거의 안 한다. 【症】 ① 피부 알러지. 피부 가려운 게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안 올라올 때도 있는데 피곤하면 올라온다. 묘기증처럼 올라온다. 가렵고 쓰라린 증상도 동반된다. 리도맥스(스테로이드 연고) 바르면서 피부과약 먹는데 피부과약이 너무 독하다. 씨잘(항히스타민제)도 꽤 오래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려움증이랑 어지럼증이 같이 와서 쓰러진 적이 있다. 두피가 간지러울 때도 있다. 사타구니도 간지럽고 아토피 증상이 올라오면서 팔이나 발목, 무릎 이하 쪽으로 빈도수가 더 많다. 빈도수가 팔 다리가 더 많다. 여름에는 팬티라인 밴드 있는 쪽에 많이 올라온다. 밤에 심하다. 낮에 활동할 때는 괜찮다. 컨디션 괜찮을 때가 일주일에 2번 정도 올라온다.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심하게 올라오고, 어떨 때는 손가락 사이도 간지럽다. ② 현훈. 한 번씩 어지럼증이 있어서 눈 감고 있을 때가 있다. 어지러운 게 정도의 차이가 있지 자주 있다. ③ 땀. 사타구니에 땀이 있다. ④ 피로. 많이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⑤ 주방에서 일을 하니깐 목 어깨가 항상 아프다. 【治療 및 經過】 ① 4월4일. 평혈음 가 녹각교 1제 투여. ② 4월11일. 아직 빈도는 비슷한데, 강도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③ 4월24일. 확실히 좋아졌다. 피부증상이 없는 날이 더 많고 있어도 아주 약하다. 평혈음 가 녹각교 1제 투여. ④ 5월30일. 피곤하고 한 거는 있다. 간지러운 건 없다. 한 번씩 계속 어지럽다. 기립성 현훈 저혈압 그런 증상이 있다. 자려고 누으면 좌우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면서 눈알이 왔다갔다 할 때가 있다. 이석증 때문에 쓰러진 적이 있어서 피곤할 때 그런 거 같다. 평혈음 가 녹각교 1제 투여. ⑤ 6월13일. 피부는 가렵거나 그런 건 없었다. 어지러운 건 조금 있었다. 평혈음 가 녹각교 1제 투여. ⑥ 9월5일. 약 다 먹고 일주일 이주일 사이에 슬금슬금 올라오는데, 예전만큼은 아닌데 조금 올라온다. 밤에만 올라온다. 리도맥스 바르고 했다. 양말 라인이나 손가락이나 접촉이 있는 부분에 올라온다. 맥 64/66 평혈음 1제 투여. ⑦ 9월26일. 평혈음 1제 투여. ⑧ 10월25일. 이제 안 올라온다. 【考察】 상기환자는 체격이 좋은 남성으로 피부 알러지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피부알러지 증상은 단독증으로 판단되었다. 이 남성은 주방장으로 항상 더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초진 시에는 미려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양혈사물탕을 선방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후, 증상이 단독증이고 주방에서 열을 가까이한다는 점과 어깨가 항상 아프다는 증상을 참고하여 평혈음을 선방하여 효과를 본 케이스이다. 【參考文獻】 <1> [임상한의사를 위한 형상의학. p746.] 平血飮(평혈음):治諸瘡, 遍身出膿血, 痛痒, 卽升麻葛根湯[方見寒門], 加天麻, 蟬殼也. 右剉, 與人參敗毒散合和, 加生薑, 薄荷, 生地黃, 麥門冬煎服.『得效』 여러 가지 창으로 온몸에서 피고름이 나오면서 아프고 가려운 것을 치료한다. 곧 승마갈근탕[처방은 상한문에 나온다]에 천마·선퇴를 넣은 것이다. 이 약들을 썰어 인삼패독산과 합하고, 여기에 생강·박하·생지황·맥문동을 넣어 달여 먹는다.『득효』 - 형상: 양명형, 삼양경이 발달한 사람 : 안면 돌출형 - 해설 1) 승마갈근탕에 가미한 처방으로 인체의 양경에 작용하는 약으로 체격이 좋고 양명형처럼 체력이 왕성한 사람에게 쓴다. 2) 승마갈근탕과 인삼패독산이 외감과 온독에 쓰는 처방이므로 외사가 피부에 침습 내지 잠복하여 피부에 병변을 일으킬 때 쓰는 처방이다. 3) 양명형인 경우는 승마갈근탕을 주된 처방으로 쓰며, 삼양경이 발달한 사람에게는 인삼패독산을 합해서 쓴다. <2> [동의보감] 升麻葛根湯(승마갈근탕):治溫病, 及時令感冒. 葛根二錢, 白芍藥, 升麻, 甘草各一錢. 右剉, 作一貼, 薑三葱二, 煎服.『局方』 온병과 유행하는 감기를 치료한다. 갈근 2돈, 백작약·승마·감초 각 1돈.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총백 2줄기를 넣어 달여 먹는다.『국방』 <3> [동의보감] 人參敗毒散(인삼패독산):①治傷寒時氣, 發熱頭痛, 項强, 肢體煩疼, 及傷風, 咳嗽, 鼻塞, 聲重. 羌活, 獨活, 柴胡, 前胡, 枳殼, 桔梗, 川芎, 赤茯苓, 人參, 甘草各一錢. 右剉, 作一貼, 入薑三片, 薄荷少許, 水煎服.『醫鑑』②本方, 加天麻, 地骨皮等分, 名曰人參羌活散. ③加荊芥穗, 防風等分, 名曰荊防敗毒散. ①상한이나 유행성 질병으로 발열·두통이 있고 목덜미가 뻣뻣하며, 팔다리와 온몸이 괴롭고 아프거나, 상풍으로 기침하고 코가 막히며 목소리가 가라앉은 것을 치료한다. 강활·독활·시호·전호·지각·길경·천궁·적복령·인삼·감초 각 1돈.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박하 약간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의감』 ②본방에 천마·지골피를 같은 양으로 넣은 것을 인삼강활산이라고 한다. ③본방에 형개수·방풍을 같은 양으로 넣은 것을 형방패독산이라고 한다. -
四海 조절로 氣血을 통하다…척유약침, 통증을 ‘선’으로 보다[한의신문]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척추·골반·관절로 이어지는 운동역학적 연결성을 함께 살피는 ‘혈기보양약침’의 임상 활용법이 제시됐다. 1차 교육에선 ‘척유약침(脊癒藥針)’을 중심으로 사해(四海) 조절과 주천침법, 통증 양상과 신경학적 징후, 관절 가동범위와 Kinetic Chain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불통(不通)’의 원인과 치료 지점을 찾아가는 접근이 소개됐다.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는 6일 ‘혈기보양약침 실전: 증례와 시연으로 보는 임상가들의 실전 활용’을 주제로 1차 보수교육을 개최하고, 척유약침의 이론적 배경부터 척추·관절질환 평가,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법과 치험례를 공유했다. 이번 교육은 정형화된 시술법 전달을 넘어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된 치험례와 임상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강의와 패널토의, 증례 시연 및 실기교육으로 진행됐다. 30명의 한의사가 수강한 가운데 김현정 원장(토지당한의원)이 척유약침을 중심으로 주요 임상 주제와 증례를 제시하고, 노현숙 원장(노현숙한의원)을 비롯한 패널들이 각자의 진료 경험과 치료 접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어졌다. ◎ 녹용·당귀·숙지황 등 구성…“혈기 흐름 원활하게” 김 원장은 먼저 척유를 기혈의 흐름과 신체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둔 혈기보양약침으로 설명했다. 구성 약물 가운데 녹용은 보양기(補陽氣)·익정수(益精髓)·강근골(强筋骨), 당귀·천궁·숙지황은 보혈(補血), 강활·독활은 거풍습·지비통(祛風濕 止痺痛)의 의미를 갖는다. 황기는 보기와 삼초통기, 곽향은 풍한사기 배출, 두충은 고정(固精), 사향은 개규·소종지통(開竅 消腫止痛)의 목적으로 활용되며 감초·오공 등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활용 범위도 경추통·요통·제관절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 한정하지 않고 식체·두통·가래·변비 등 다양한 ‘불통(不通)’ 증상까지 폭넓게 제시했다. 척유 활용의 이론적 기반으로는 주천침법과 ‘사해(四海) 조절’ 개념이 소개됐다. 김 원장은 수해(髓海)·기해(氣海)·수곡지해(水穀之海)·혈해(血海)가 장부와 사지, 365절에 기·정·혈·수곡을 공급·유지하고 경맥 내 혈기의 운행을 돕는다는 관점에서 사해의 순역과 유여·부족을 조절하는 치료 원리를 설명했다. ◎ 척추질환, 진단명보다 먼저 ‘위험신호·통증양상’ 확인 척추질환에서는 급성 요통·근막통증증후군부터 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신경근병증 등 주요 질환을 살펴봤다. 질환별 병리기전은 다르지만 초기 통증 조절과 조직 회복, 재활 및 보존적 치료에서는 공통된 접근법을 갖는 만큼, 단순히 진단명에 따라 치료법을 구분하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기능상태를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치료에 앞서 통증의 발생 시기와 경과, 위치와 방사 양상, 자세나 휴식에 따른 변화, 외상 및 기저질환 등 병력을 면밀히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50세 이후 새로 발생한 요통 △안장마취·대소변 기능장애 △심한 외상 또는 신경학적 증상 △원인불명의 체중감소·암 병력 △발열·야간발한 등은 추가 검사가 필요한 ‘Red Flag’로 제시했다. 이학적·신경학적 평가에서는 보행과 척추 가동범위, 압통, 근력·감각·반사 등을 확인하고, 하지거상검사(SLR)와 Spurling Test 등을 활용한 감별법을 직접 시연해 시술 전후의 변화를 비교하고 개선되는 변화까지 확인했다. 또한 근육·인대·관절 구조물에서 기원해 둔하고 넓게 나타나는 체성통(Somatic Pain)과 저림·근력약화 등을 동반하며 신경분절을 따라 나타나는 신경근통(Radicular Pain)의 특징을 비교해 감별의 중요성을 짚었다. ◎ “치료는 한 점 아닌 선”…관절 넘어 Kinetic Chain 평가 관절질환에서는 “아픈 곳만 치료할 것인가, 전체 Kinetic Chain을 볼 것인가”라는 질문이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김 원장은 “치료는 한 점이 아니라 선으로 본다”면서 “이족보행에 따라 체중부하와 보행 과정에서 각 관절은 독립적이지 않은 만큼 통증이 나타난 관절뿐 아니라 주변 관절과 골반·척추의 정렬 및 기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지에서는 능동·수동 가동범위(ROM)를 비교해 근육·건과 관절 자체의 문제를 감별하고, 통증이 재현되는 움직임과 정확한 발생 부위를 확인하는 평가법을 제시했다. 하지에서는 △골반·하지축·무릎·족부의 정렬(Alignment) △고관절·무릎·발목 등의 가동범위(ROM) △둔근·대퇴사두근·햄스트링 등 근육 수행력(Muscle)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골반과 슬관절의 균형을 고려한 약침 포인트를 선별하는 접근을 제시했다. ◎ 척추·어깨·발목부터 두통·소화불량까지 치험례 공유 이어 요추 가동범위 저하와 허벅지 둘레 감소, 목에서 팔까지 이어지는 저림·당김, 발목염좌, 어깨관절 가동범위 제한 등 척추·관절질환의 치험례가 소개됐다. 또한 두통을 동반한 소화불량과 악관절 긴장·통증 등 근골격계 이외의 사례도 다뤄 ‘通則不痛 不通則痛’의 관점에 따른 다양한 활용법도 살펴봤다. 특히 이날 교육에선 증례별로 김 원장이 환자 상태와 치료 포인트를 제시하면 패널들이 유사한 임상 경험과 치료 범위·시술 순서 등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교육 말미에는 주요 시술 포인트와 접근법을 직접 익히는 임상 실기교육도 진행됐다. 안병수 회장은 “약침은 같은 제제라도 환자의 상태와 임상가의 판단에 따라 치료 부위와 접근법이 다양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교육은 이론 전달에 그치지 않고 증례와 토론, 시연 및 실기교육을 통해 혈기보양약침을 임상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활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약침학회는 이번 1차 교육에 이어 오는 13일 삼기활력·삼정·충만어혈·청폐·청열·은비 약침 등을 중심으로 ‘혈기보양약침 실전’ 2차 보수교육을 진행한다. 신청은 10일까지 대한약침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
“침·한약이 뇌 변화를”…대만 중의대생이 경험한 K-MEDI[한의신문] 대만 자제대 중의대 학생들이 상지대 한의대를 찾아 침·추나·사상체질의학부터 한의진단기기와 신경영상 연구까지 한국 한의학의 교육·임상·연구 현장을 경험했다. 상지대 한의대(학장 박해모)는 방학기간 약 2주간 대만 타이베이 자제대학병원 오현창(吳炫璋, Hsien-Chang Wu) 교수를 비롯한 학부생 6명을 초청해 글로벌 교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대학 견학뿐만 아니라 학부 교육부터 한방병원 임상현장, 진단·치료기기 실습, 최신 연구성과까지 연계해 한국 한의학의 교육·연구·진료체계를 두루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참가 학생들은 첫날 상지대 한의학관과 CPX·OSCE 시설을 둘러본 뒤 연수에 들어갔다. 이후 A·B조로 나눠 △침구과 외래 △추나의학 △소아 침·추나치료 △내과·침구·재활의학과 레지던트 교육 △중풍환자 및 레이저침 치료 등을 순환 실습했다. HRV(심박변이도)를 활용한 평가와 근육이완·명상법, K-PRISM을 활용한 사상체질검사도 교육과정에 포함됐다. 특히 맥진기·설진기·생혈액검사 등 한의진단기기를 비롯해 초음파·안면성형침, CO2레이저·스킨부스터·피부관리기·피부진단기 등을 체험했다. 약제과와 탕전실, EMR 운영체계를 살펴보고 기린탕전원을 방문하는 등 한약 조제·관리 과정도 둘러봤다. 사상체질에서 방문진료까지…대만이 마주한 한의학의 확장 상지대 교수진이 참여한 학술교육에서는 한의치료의 최신 연구성과와 한국의 한의의료 제도를 공유했다. 권보인 교수는 면역질환의 한의약 치료 연구성과를, 여수정 교수는 파킨슨병 침 치료를, 김용주 교수는 최신 한약 방제 연구동향을 각각 다뤘으며, 유준상 원장(상지대 부속한방병원)는 사상체질의학의 이론과 임상적 특징을 설명했다. 윤해창 교수는 ‘한의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주제로 지역사회로 확장되고 있는 한의방문진료 모델과 운영체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학생들과의 교육 교류도 이뤄졌다. 대만 학생들은 한국 학생 30명이 참여한 맥진 실습을 참관했으며, 각 진료과 교수와 수련의가 참여한 임상실습·토론을 통해 양국의 한의학·중의학 교육 및 진료방식을 비교했다. 침·한약의 ‘뇌 변화’에서 임상근거까지 특히 이번 연수에선 한의학의 임상경험을 객관적 연구근거로 연결하는 신경영상 교육도 진행됐다. 이동혁 해부학교실 교수는 ‘한의학에서의 신경영상-뇌 신호에서 임상근거까지’를 주제로 한의치료의 전통적 치료 논리를 검증 가능한 생물학적·임상적 근거로 전환하기 위한 신경영상 연구의 방법론과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신경영상을 △질환에 따른 뇌 구조·기능·관류·신경화학적 변화 규명 △침·한약의 특정 신경계·뇌 네트워크 조절 여부 확인 △신경계 변화와 임상증상 개선 간 기전 검증 △치료반응·예후 예측지표 발굴로 이어지는 단계적 연구수단으로 설명했다. 구조 MRI·확산텐서영상(DTI)·기능적 MRI(fMRI)를 비롯해 ASL·MRS·PET·SPECT·EEG 등 주요 신경영상기법의 원리와 장·단점도 다뤘다. 편두통 연구에선 침 치료가 전대상피질(ACC)·섬엽·전전두엽 등 정서·인지적 통증처리계와 시상·체성감각피질 등 감각계, 중뇌수도관주위회색질(PAG) 등 하행성 통증조절계를 포함한 ‘분산된 통증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양상이 보고되고 있음을 소개했다. 한약 분야에선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 84명을 대상으로 가미귀비탕과 위약을 24주간 비교한 이중맹검 무작위대조시험 사례를 제시했다. 구조 MRI와 과제·휴지기 fMRI, 신경심리검사, 혈액 바이오마커를 평가한 연구설계를 통해 한약의 임상결과와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연결하는 다중모달 연구방법을 설명했다. MRI로 들여다본 침·한약…치료기전의 객관화 신경영상의 해석상 한계도 강조됐다. 이 교수는 특정 뇌 부위의 활성이나 연결성 변화가 관찰됐다는 사실만으로 환자의 임상적 호전이나 특정 경혈의 고유한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며, 뇌 변화와 증상의 상관관계 역시 곧바로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경혈이나 표재성 자침을 사용하는 ‘가짜침(sham acupuncture)’도 체성감각 자극을 유발해 생리학적으로 완전히 비활성인 대조군으로 보기 어렵다는 ‘가짜침 딜레마’를 소개했다. 치료에 대한 기대와 치료환경 역시 신경생물학적 반응에 관여할 수 있는 만큼 침 자체의 특이적 효과와 치료 맥락에 따른 효과를 구분하는 정교한 연구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향후 한의학 신경영상 연구는 치료반응과 예후를 예측하고 임상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임상 바이오마커(Clinical Biomarker)’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과제로는 △다기관 연구 △영상 프로토콜 표준화 △머신러닝 기반 치료반응자 예측 △영상·오믹스·임상정보 통합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재현성 확보 등을 꼽았다. “같은 뿌리, 다른 진료”…2주간 마주한 한국 한의학 참가 학생들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한의학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팽사헌(彭士軒·Justin) 학생은 “약침요법과 한의 미용치료가 특히 인상 깊었고, 사상체질의학과 현대 진단기기를 활용한 진단법 등 한국 한의학만의 독창적인 진료방식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며 “이번 교류를 통해 한국과 대만의 의료보험 체계와 임상적 추론 과정, 치료 접근법의 차이를 훨씬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지대 한의대에서 보낸 2주는 앞으로 의사가 되는 과정에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라며 “교수진과 전공의들의 적극적인 교육과 토론, 한국 학생들의 세심한 배려까지 더해져 뜻깊은 한·대만 교류가 됐다”고 전했다. 유준상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강의 중심의 단기 국제교류에서 벗어나 대만 학생들이 한의대 교육과 한방병원 진료, 의료기기 활용, 최신 연구와 지역사회 방문진료까지 연계해 경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양국 전통의학의 공통된 기반 위에서 서로 다른 교육·임상·연구체계를 공유하며 학생·연구자 간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9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글에서는 계지의 효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았다. 계지의 발한해기, 온경통맥, 조양화기 같은 효능은 처음부터 『신농본초경』에 그대로 있었던 말이 아니라, 처방 속에서 계지가 맡은 역할을 후대 본초학이 다시 정리한 말이었다. 이것은 계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초학 전체와 관계되는 문제다. 우리는 한약의 효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청열사화, 청열해독, 활혈거어, 대보원기, 온경통맥 같은 말을 배웠지만,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치료하는 효능인지 묻는다면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한의사에게 “청열사화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면 대개 “열을 식히고 화를 꺼 주는 것”이라고 답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렇게만 알면 석고의 청열사화와 지모의 청열사화를 이해할 수 없다. 황련, 금은화, 생지황과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하기 어렵다. 모두 열을 식히는 약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효능은 글자풀이가 아니다. 효능은 약재의 한의학적 약리작용을 정리한 말이다. 그리고 그 작용은 반드시 주치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어떤 효능이 있다면 그 효능이 어떤 병증을 치료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효능은 암기할 단어일 뿐이다. 청열사화는 모든 열을 내리는 말이 아니다 청열사화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고열, 더 정확히 말하면 실열을 치료하는 효능이다. 여기서 고열은 열이 충만하여 밖으로 드러난 병태를 가리킨다. 고열과 번갈이 있고, 땀이 나며, 맥이 크고 힘 있는 백호탕증이 그 전형이다. 다른 하나는 장부열 또는 장부화다. 열이 폐로 들어가면 폐화가 되어 해수가 나타나고, 간으로 들어가면 간화로 목적종통이 나타난다. 심으로 들어가면 심화로 인한 불면, 불안, 심계, 정충이 나타나고, 위로 들어가면 위열이 된다. 신열은 신허열과 구분되므로 여기에 넣지 않는다. 그러므로 청열사화는 단순히 “열을 내리는 효능”이 아니다. 고열 또는 장부열을 치료하는 효능이라고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청고열, 청폐지해, 청간명목, 청위생진처럼 나누어 설명할 수도 있다. 효능어는 역사 속에서 정리되어 왔다 이런 효능어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전 본초에는 오늘날 교과서처럼 효능과 주치가 나뉘어 있지 않았다. 『신농본초경』을 보면 “무엇을 주한다”는 문장 안에 증상, 병명, 작용, 오래 먹었을 때의 효과가 함께 들어 있다. 고전의 주치는 오늘날의 효능표가 아니었다. 후대로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원대 이후 의학 이론이 정교해지고, 명청대 본초를 거치면서 청열, 사화, 해독, 양혈, 보중, 익기 같은 말이 더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오늘날 교과서식 효능 체계와 같은 것은 아니다. 고전에는 재료가 있었고, 후대 본초학은 그것을 다시 정리했다.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형태로 굳어진 것은 1950년대 중반 중국에서 중약학 교육 체계를 세우는 과정에서였다. 대량 교육에는 통일된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0년 북경중의약대학을 방문했을 때,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안정화(顔正華) 선생은 자신이 그 작업에 참여했다고 말씀하셨다. 청열약을 청열사화약, 청열조습약, 청열해독약, 청열량혈약, 청허열약으로 나누어 가르치는 방식도 이 흐름 속에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이 흐름을 뒤늦게 받았다. 내가 학생이던 1980년대 초의 본초학은 청대 『본초비요』의 효능으로 배웠고, 1993년 교과서에 와서 중국의 효능 체계가 본격적으로 실렸다. 그러다 보니 그 이전에 본초를 배운 세대와 이후에 배운 세대의 효능 지식이 같지 않다. 효능어는 고전 그대로도 아니고, 현대에 와서 마음대로 만든 말도 아니다. 고전의 주치, 처방 경험, 병기 이론을 후대 본초학이 교육 가능한 언어로 다시 정리한 말이다. 어느 시대의 본초를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다만 오늘날 교육과 임상에서 함께 쓰는 공통 언어가 되려면, 효능과 주치가 원칙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같은 효능은 같은 주치를 가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있다. 같은 효능은 원칙적으로 같은 주치를 가져야 한다. 마황에도 산한해표가 있고 계지에도 산한해표가 있으며 소엽에도 산한해표가 있다면, 산한해표라는 효능이 가리키는 주치는 같아야 한다. 물론 강하거나 약할 수는 있다. 마황은 지해평천과 이수소종을 함께 가지기 때문에 계지와 달라 보인다. 그러나 산한해표라는 효능 자체의 주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청열사화도 마찬가지다. 석고의 청열사화와 지모의 청열사화가 서로 다른 주치를 가진다면 같은 효능이라고 할 수 없다. 청열사화라면 고열 또는 장부열을 치료하는 공통된 주치 범위가 있어야 한다. 다만 지모에는 청허열이 더해지고, 교과서에서 청열조습약으로 분류하는 황련에는 청열조습과 청열해독이 더해지기 때문에 실제 쓰임이 갈라진다. 약재의 차이는 같은 효능을 제각각 다르게 풀이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효능의 강약과 효력, 그리고 함께 가진 다른 효능에서 설명해야 한다. 번역이 정확하지 않으면 실험은 한의학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 문제는 교육과 임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객관화하려 할 때 더 중요해진다. 실험은 환원론적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혈압이 몇 mmHg 떨어졌는지, 체온이 몇 도 내려갔는지, 특정 염증매개물질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본다. 그러나 한의학의 효능은 전체적인 병증과 임상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대부분의 효능은 그 자체로는 용량-반응 곡선의 종축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한약을 실험하려면 한의학의 효능을 현대 실험 언어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번역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청열사화는 소염, 활혈은 혈액순환 개선, 보익은 면역증강이라는 식이다. 이렇게 놓고 실험하면 결과는 나온다. 그러나 염증매개물질이 줄었다는 결과가 곧 청열사화를 설명한 것은 아니다. 청열사화를 소염으로만 보면 석고, 황련, 금은화, 생지황이 모두 비슷한 항염증 약재가 된다. 그러나 이 약들은 각각 청열사화, 청열조습, 청열해독, 청열량혈에 속한다. 모두 열을 다루지만 같은 열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활혈도 마찬가지다. 혈류가 증가했다고 해서 활혈거어를 설명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한약을 대상으로 적지 않은 시간과 연구비가 들어간 실험이 쌓였다. 그러나 출발점의 번역이 정확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특정 약재나 성분이 어떤 지표를 움직였다는 자료로 남을 뿐, 청열사화나 활혈거어라는 효능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한의학의 객관화와 과학화는 실험의 수가 늘어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검증한 것인지 한의학의 언어로 되돌려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효능의 주치를 아는 것이 본초학의 첫걸음이다 본초학에서 효능을 안다는 것은 효능 이름을 많이 외운다는 뜻이 아니다. 그 효능이 무엇을 치료하는 말인지, 곧 주치를 아는 것이다. 산한해표라면 발열·오한·두통·신통을 치료하는 효능이고, 청열사화라면 고열과 장부열을 치료하는 효능이다. 청열량혈은 혈열로 인한 발반과 출혈을 치료하고, 청열해독은 열독으로 생긴 옹종·창양·인후종통 등을 치료한다. 주치가 빠지면 효능은 막연한 말이 된다. 약재의 차이도 흐려지고, 실험 결과를 한의학적으로 해석할 기준도 사라진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효능 이름을 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쓰고 있는 효능이 어떤 주치를 치료하는 말인지 정확히 밝히는 일이다. 본초학의 정리도, 임상의 정밀화도, 한약 연구의 객관화도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
타슈켄트에서 다시 배운 의료의 의미와 배움이번 타슈켄트 의료봉사를 통해 평소 국내에서 만나던 환자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환자분들을 만나며, 한의학의 가능성과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공중보건의로 진료할 때는 비교적 익숙한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분들을 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타슈켄트에서는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피부 질환이나 간장 질환 등 다양한 문제로 한의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시는 환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익숙하게 시행하던 침 치료가 이곳에서는 새로운 치료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해진 치료의 의미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침 치료를 받으러 온 소아 환자들이었다. 침을 처음 접하는 것이 무서워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치료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표정과 행동을 살피고 손을 잡아주며 최대한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치료 후 다시 환자분들을 만났을 때였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는 달랐지만, 치료를 받고 다음날 다시 찾아온 환자분들이 통증이 줄어들었다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특히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겁에 질려 병원이 떠나가도록 울던 소아 환자가 마지막 날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저 역시 참 기뻤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의료에서 언어가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로 자세히 소통하기 어려워도 환자분들은 직접 손을 잡아주시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주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아픈 곳을 치료받고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봉사는 한의학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일상적으로 시행하던 침 치료가 이곳에서는 새로운 치료 경험이 될 수 있었고,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진료하며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치료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낯선 현장에서 다시 배운 한의사의 마음가짐 환자분들뿐만 아니라 함께한 학생분들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송영일 교수님 지도하에 있는 학생분들의 열정이 인상 깊었다. 치료 하나하나의 의미와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계속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 학생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다. 익숙함 때문에 치료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는 순간도 있지만, 학생분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처음 한의학을 배웠을 때의 마음가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금의 지식과 경험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또 하나 뜻깊었던 경험은 함께 진료한 다른 원장님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같은 환자를 보더라도 원장님마다 환자와 소통하고 진료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진료 스타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그 자체가 좋은 공부가 되었다. 현지에서는 국내와 다른 환경적·문화적 차이도 많이 경험했다. 기생충 문제, 탈모 및 여드름, 두통 및 복통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한국에 비해 유독 많다고 느꼈다. 하지만 환경이 달라도 아픈 곳을 치료받고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싶어 하는 환자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번 봉사는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떠났지만, 돌이켜보면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온 시간이었다. 환자분들에게서는 의료의 의미를, 학생분들에게서는 배움의 자세를, 함께한 원장님들에게서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경험에서 얻은 배움은 앞으로의 진료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번 봉사에서 배운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환자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대하며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는 한의사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만들어주신 KOMSTA와 이번 봉사를 위해 힘써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봉사 기간 동안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신 팀장님, 꼼꼼하게 챙겨주신 사무국 선생님들, 함께 진료하며 배우고 의지할 수 있었던 원장님들과 모든 팀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번 봉사에서 만난 환자들과 함께 배우고 고민했던 순간들이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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