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약 복용은 간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김정국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경희 한의대 외래부교수)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한의 의료이용의 실태를 파악하고 장기적으로는 한의약 정책개발을 도모하고자 지난 2008년부터 국가 보건의료 통계에 한의약 분야를 구축하는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 작업을 시작해 현재 3년 주기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에서는 일반 국민 및 한의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용실태와 인식 정도, 이용 행태 등을 분석하고 있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방의료에 대한 인식’에서 향후 한의 의료분야 중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사항으로 33.4%가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꼽았고,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가 22.3%로 뒤를 이었다. 한의 외래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향후 한의 의료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이용자 51.6%는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그 다음으로 14.2%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선택했다. 혈액검사 통해 혈중 중금속 농도를 조사 일반 국민과 한의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국민 모두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2순위에 두었다는 것은 한약재 및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깊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한약재 혹은 한약의 안전에 대한 불신은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한약의 농약과 중금속 문제, 그리고 한약 복용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이다. 한의계는 이 두 가지 문제 제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과 검증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한의사회는 강남구보건소에 의뢰해 각각 34가지 한약(탕제 28개, 환제 6개)과 40가지 한약(탕제 40개)을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 검사 의뢰했다. 당시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는 이들 한약에서 중금속, 잔류 농약, 잔류 이산화황, 곰팡이독소, 벤조피렌 등이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 2006~2010년 5년간 14일 이상 입원해 한·양방 치료를 병행한 환자 8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인성 간 손상은 5건으로 0.56%이하였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실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에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매년 국민 1만 명에 대한 건강수준, 건강관련 의식 및 행태, 식품 및 영양섭취 실태조사를 한다. 이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는 비만여부와 의지로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대한 조사를 비롯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상태와 혈중 중금속 농도를 조사했다. 이에 2008년도, 2009년도, 2010년도, 2011년도 4개년도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혈중 AST, ALT, BUN, Creatinine 수치, 그리고 혈중 중금속 농도에 대해 분석했다. 한약 복용·미복용 집단 간 AST 차이 없어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한 대상자 중 혈액검사를 통해 중금속 농도 데이터가 없는 이를 제외했으며, 체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한약을 복용한 응답자와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응답자로 구분했다. 그 결과 AST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나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ALT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1년도는 복용자의 평균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지표로 활용되는 감마지티피(r-GTP)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0년도, 2011년도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신장 이상 증상 및 신부전증 여부를 측정하는 혈액 요소질소(BUN)는 두 집단 간의 평균에 차이가 없었다. 또 다른 신장기능 검사인 크레아티닌(Creatinine)도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대상기간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납(Pb) 수치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0년도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수은(Hg)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09년도, 2010년도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카드뮴(Cd)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나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망간(Mn)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높게 나왔으며,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으며, 아연(Zn)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높게 나왔고,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한약복용 전후 혈액검사로 안전성 확인 필요 한약 복용이 간 기능과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검사항목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납, 수은, 카드뮴, 망간, 아연의 5개 항목의 중금속 농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체중조절시 한약복용을 선택하는 대상자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기 때문에 Creatinine의 수치가 4개 연도에서 집단 간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자의 인구사회적 특징으로 혈중 카드뮴 농도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높으며, 혈중 납, 수은의 농도는 모두 여성에 비해 남성이 높다는 다른 연구 결과를 참고하면, 체중 조절시 한약 복용을 선택하는 대상자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아 상기 결과도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위의 조사는 체중 조절을 위한 한약 복용에 국한돼 있어 다른 목적으로 한약복용을 한 사례를 구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혈액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응답자가 많아 역시 전체적인 분포를 대변한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목적의 한약 복용자의 복용 전후 혈액검사를 통한 안전성 확인이 필요하다. -
“한의학의 강점을 극대화하라”김정국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 부교수) MBTI가 유행이다. 예능도 MBTI 성향에 따라 편을 나누는 것이 있을 정도이고, 특정 SNS의 프로필에도 자신의 MBTI 성향을 기록해 두는 이도 있다. MBTI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지난 1994년에 개발된 성격유형 선호지표이다. MBTI가 인간의 내면을 온전히 설명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다만 참고 자료로는 사용할 수 있다. 의학에 있어, 현재 주류는 서양의학이다. 동양의학은 ‘대체의학’, ‘기능의학’, ‘전통의학’ 등으로 불리며 비주류이다. ‘아픈 것을 치료한다’는 환자치료의 최종 목표는 같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식과 사고체계는 전혀 다르다. 아래의 표는 필자가 생각하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다. 여기서 한의학의 강점 중 하나는 ‘검사로 나타나지 않지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응해 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은 아무리 환자가 아프다고 하더라도, 물질 검사를 통해 검사 결과를 충족하지 못하면 치료의 대상도 아니며 치료 접근을 할 수도 없고, 치료를 하지도 않는다. 그에 반해 한의학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기본적으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판단과 평가, 공유와 공감이 어렵다는 단점은 명확하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은 비과학이라 호도된다. 하지만 주관적인 느낌을 수치화해 표시하는 방법도 있는데 실제 서양의학 역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때로는 ‘수치평가척도(Numeral Rating Scale, NRS)’를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의학 분야가 아닌 곳에서도 주관적인 느낌을 수치화해 공감을 얻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별점’이다. 주관적 평가척도는 화자의 주관이 개입돼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임상에서 절대적 지표로 사용할 수는 없으나, 환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로는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의학과 같은 ‘증상 중심’에서는 주요 지표로 삼을 수 있다. 이에 한의학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설문을 활용하고 있다. 사상체질도 ‘QSCCⅡ+ 개정한 사상체질분류검사’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객관성 있는 진단 지표로써 활용한다. 이에 필자도 비만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 나눈 비만 변증 유형인 ‘비허’, ‘담음’, ‘양허’, ‘식적’, ‘간울’, ‘어혈’ 등을 두고 비만 환자에게 설문을 진행해 변증 유형에 따라 시각화를 하게 된다면 현재의 상황과 치료 전·후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에 필자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비만 진료시 변증 유형 설문을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변증유형평가는 논문을 근거로 했다. 그 결과 환자의 현재 상황에 따라 6개 유형의 점수를 계산한 뒤 트래픽라이트를 부여해 유형의 경중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또한 치료 후 적정한 기간이 경과한 뒤 설문을 다시 진행해 최초 작성된 내용과 비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차후 연구를 위해 한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는 ‘대조군’에게도 동일한 과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만 체질에 따른 6개 유형의 비만 환자에 있어 치료 전과 치료 후에서 유의미한 치료 결과를 객관적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 한의학의 강점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인정해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경중을 현대적이고도 시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객관적인 도구를 더 많이 개발해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효과만 좋다면 ‘한의학이냐 서양의학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서양의학적인 강점을 가진 ‘물질 검사를 통한 객관적 건강 상태’와 한의학이 강점인 ‘설문을 통한 주관적 건강 상태’를 활용한다면, 환자는 최선의 진료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한방비만학회지 제8권 제1호 Journal of Society of Korean Medicine for Obesity Research 2008:8(1):53-61 비만 한의임상진료지침, 한국한의학연구원, 2016 -
“오미크론, 아직 계절성 감염이라 논할 때 아니다”필자는 2년 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한국과 중국의 확진 데이터를 추적했던 적이 있었다. 2020년 4월,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빨리 종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고통을 받게 될 줄은 아무도 상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 위주로 글을 풀어가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을 서술하는 이유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기 위함이다. 코로나와 관련한 Data는 늘 관심을 두고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 내용을 분석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내용 치명률(%) = (사망자 수)/(확진자 수) *100 조사망률(명) = 사망자 수/인구수 *1,000: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 독감 치명률 -> 미국 CDC 0.1% -> 한국 0.02% (별도 산출 2017년~2019년 평균) 환자수 추출: 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J09: 확인된 동물매개 또는 범유행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 J10: 확인된 계절성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 J11: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인플루엔자 사망자수 추출: 국가통계포털 내 주제통계 사망원인 먼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년간 독감과 관련한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과 질병 진단을 받은 사람을 통해 한국내 독감의 치명률을 별도로 찾아보았다. 2021년 1월 이후 확진·사망자 추이 현지 질병관리청에서는 1일 확진자/사망자, 누적 확진자/사망자 등을 발표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에서는 최근 7일/최근 30일간의 확진자/사망자/위중증/입원 수를 보여주고 있다. 제한된 기간 내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은 누적된 숫자가 너무 크게 보이고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으며, 질병의 흐름을 보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이에 제한된 기간 내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좋으나 이 또한 전체 흐름을 알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그간의 추이를 감안하면 확진자 증감과 사망자 증감은 2주 정도의 간격이 발생했기 때문에 두 가지 관점으로 흐름을 살펴보았다. 표에서 알 수 있듯 2021년은 2020년의 코로나 치명률에 비해 감소했다. 이때 치명률 감소는 두 가지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1.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 자연사’가 진행이 되면서 감염속도는 높으나 치명률은 감소 2. 2021년 초부터 시작된 한국내 백신 접종 2021년 여름부터 치명률은 이전에 비해 현저히 감소해 최저 0.19%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역시 독감의 치명률에 비해 10배 가까이 높다. 그러다 2021년 10월부터 치명률은 증가했고, 12월에서는 확진자 또한 증가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확진자는 다시 증가 추세에 있었다. 2022년 1월에 들어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오미크론의 국내 확산은 2022년 1월 19일에 본격화 됐다. 확진자 증가 추이와 사망자간에 2주 정도의 간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치명률은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21년 11월, 12월의 치명률 증가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확산 혹은 백신 접종의 효과 감소로 인한 것인지 계절적 요인으로 사망자가 증가한 것인지 분석하기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2022년 2월 치명률이 감소했다고 해서 오미크론을 예단하는 것도 금물이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사망자 변화는 아직 알기 어려운 기간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독감 치명률과 비교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독감에 비해 약 700배가 높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2020년 가을과 겨울 코로나 치명률은 다시 급증했다. 2021년에 들어서는 2020년 치명률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변화폭도 적다. 그러나 2021년 3월~9월까지 평균적인 치명률은 독감보다 28.4배가 높았으며, 가장 낮을 때에도 독감에 비해 8.6배가 높았다. 미국의 독감 치명률과 비교 하더라도 평균적으로는 5.68배, 가장 낮을 때는 1.72배가 높았다. 계절성 독감으로 논하기에는 치명률이 높다. 최근 한 달간의 상황은?(‘22년 1월 17일~2월 16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데이터상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치명률의 감소가 사망자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확진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백신 접종간의 상관성은 있는 걸까? 우선 치명률 조절에는 의미가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21년 이후 치명률 그래프의 변동성은 감소했다. 이는 백신 접종의 이익 혹은 당시의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해봤을 때 2020년에 비해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 감염에 효과가 없다”는 귀무가설을 세운다면 H1을 기각하고 H0(영 가설, 통계학에서 처음부터 버릴 것을 예상하는 가설)를 채택해야 한다. 즉, 변이바이러스를 포함 현재 백신이 코로나 확산을 막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김정국 강남구한의사회장(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부교수)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 “비전문가적 편견으로 허위 보고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각성하라!”
- 2 대한한의진단학회, 23일 동계학술대회 온라인 개최
- 3 국회 ‘AI헬스케어포럼’ 출범…“AI헬스는 의료 생존 전략”
- 4 “한의난임사업 확대하고 한의학 연구 지원하라”
- 5 초고령사회에서 노인 우울증의 임상적 중요성과 한의학적 접근
- 6 심평원 서울본부, 하반기 ‘워킹챌린지’ 우승…지속적 ESG 나눔 실천
- 7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공개모집
- 8 식약처-부산대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 개소
- 9 여드름 흉터, 왜 성인에게 더 잘 남을까?
- 10 울산광역시한의사회, 이주노동자 한의의료봉사단 해단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