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최근 대한한의영상학회 송범용 회장(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이 7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송 회장은 임기 동안 한의사의 영상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최일선에서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한의사 회원들의 임상역량 강화는 물론 한의사로서의 자신감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본란에서는 임기를 마무리한 송범용 회장으로부터 임기 동안의 주요 성과 및 향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전망에 대한 견해 등을 들어봤다.
Q. 7년간의 대한한의영상학회장 임기를 마무리했는데.
“먼저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2018년 기존의 한방초음파학회와 한의영상학회가 의기투합해 지금의 ‘대한한의영상학회’로 출범한 이후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과 관련된 여러 소송과 법적 다툼이 당면과제였고, 신규 통합학회로서 대한한의학회 내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하는 등 산적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던 한방초음파장부형상학회 초대 회장인 박형선 원장님을 비롯해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님,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님 등 많은 선배, 후배,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회 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신 고동균 회장님과 현 양기영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분 한분의 절실한 마음과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한의영상학회로 자리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Q. 임기 동안의 주요 성과는?
“먼저 한방초음파학회와 한의영상학회의 통합으로 ‘대한한의영상학회’로 출범한 것이다. 또한 초음파의 한의사 사용을 합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과거에 이뤄진 한의대 교육과정과 한의사 대상 임상교육을 기반으로 최신의 고품질 교육 강좌를 진행, ’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초음파 판결을 유리하게 이끄는데 도움이 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전국한의학학술대회와 춘·추계 학술대회를 비롯해 1년 365일이 부족할 정도로 최고의 교수진을 활용해 영상 관련 한의사 회원 교육을 끊임없이 진행했다. 실제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센터에서의 ‘초음파 실기교육’을 비롯해 춘계학술대회격인 ‘Spring Meeting’, 해마다 연말이면 진행했던 ‘Annual Conference’, 한가지 주제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하루에 진행하는 ‘Radiologic Academy’, 그 외에 초음파 임상연수강좌 프로그램와 더불어 X-ray와 MRI 임상연수강좌 프로그램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교육이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한침구의학회, 대한경락경혈학회와 함께 국제학술대회인 ‘ISAK 2024’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학술행사를 통해 회원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온 것이 최고의 회무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많은 학회들이 자신들의 설립 목표를 지향하면서 크고 작은 사업들을 진행하는 것처럼, 대한한의영상학회 역시 여러 목표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며 진행했던 일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평가와 훌륭한 결과를 낳았던 것 같다. 특히 임상 한의사와 대학의 교수진이 충분한 소통을 기반으로 임상과 교육이 함께할 수 있는 공유의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그 일환으로 임상과 학계 각각의 회장을 유지하는 공동회장 시스템을 추구했고, 대성공을 하지 않았나 자부한다.
또한 대한한의영상학회로 통합 발족 당시, 초음파 사용이 면허 이외의 범주였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수시로 고민하고 토론하며 판결문을 샅샅이 살펴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해결코자 노력했던 때가 기억난다. 무엇보다 한의대생 및 한의사에 대한 교육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오명진·신민섭 부회장이 살신성인의 심정을 함께하며 많은 교육이사들과 함께 풍부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했다. 더불어 대한한의영상학회내 교육센터를 개설해 더 많은 고품질의 영상 관련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성과들이 쌓여가면서 모두가 힘들다던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에 대한 합헌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날의 판결에 대한 생방송 장면과 그 흥분의 감격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Q. 초음파 판결 이후 한의계의 변화는?
“현대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한의학 역시 국민보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의료로써 문명의 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허준 시대와 동의보감을 거론하며 당시의 전통만을 한의학으로 판단하려 하지만, 만약 허준 선생님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한의학을 한다면 당연히 초음파를 비롯한 다양하고 풍부한 현대의 문물을 임상 진료에 충분히 활용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환자를 진찰하고 질병을 판단함에 있어 과학적 산물의 기기는 직역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한의사 스스로도 더욱 당당하게 대응해 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기기에 대한 양질의 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교육은 이론적 교육에 그치지 말고 임상적 교육과 실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축적하고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발전돼야 하며, 이런 활동들이 한의계의 단단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전망은?
“환자의 정확한 검사를 위해 현대 과학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기들은 직역간 차별없이 활용 가능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직역간 각자의 이익이 관여되는 지점에서 부득불 첨예하게 부딪히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협회와 학회에서는 상설 대응팀과 정책 연구 및 법적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 수집 등에 적극적인 대처와 후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초음파를 포함한 의료기기에 대한 급여화가 진행돼야 하며, 이는 시술 관련 의료기기에 대한 영역 확대에도 영향을 주게될 것인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한의학이 명실상부 일차의료로서의 기능이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더 한의사의 역할과 정체성이 충분히 고려된 수준의 적절한 의료기기의 사용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학회의 일원으로 지속적 관심과 힘을 보탤 것이며, 교수로서도 훌륭한 한의사를 배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력이 된다면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개인적 소소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천하는 일상을 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저를 이끌어 주시고 지금껏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며, 언제 어디서 만나든 좋은 인연으로 기억되고 이어지길 바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