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치매가 두렵다고 느끼고 있으며, 치매 환자 급증에 따른 의료·돌봄 비용의 사회적 부담 가중에 대해서도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최성혜)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고령사회 치매 인식 및 치매 조기치료 정책 수요’ 여론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국정과제 수립과 보건복지부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6~’30) 수립을 맞이해 국민의 치매 질환 인식과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를 파악하고자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90.4%가 치매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에 공감했고, 연령별로는 40대와 60대가 각각 94.9%, 94.0%로 가장 높았다.
또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중증 치매로 인한 사회적 의료비 및 돌봄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81.2%가 동의했으며, 40대와 60세대에서 크게 공감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입원 치료에 따른 건강보험 의료비가 가장 많이 지출된 질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1조8694억 원이 소요됐다.
치매에 대한 높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작 치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27.7%에 불과했다.
다만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77.9%로 확인됐는데, 이는 3년 전 동일한 내용의 설문조사에서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41.3%)과 비교할 때 해당 용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이해도가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의 인지 여부는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18~29세에서 ‘전혀 모른다’는 응답(40.2%)이 높게 나왔고, 치매 유병층 및 부양층 세대인 50대 이상에서는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34%)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일부 증상인 인지 장애가 발생한 ‘치매 고위험군’으로, 정상인 사람이 매년 1~2%가량 치매로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 저하가 검사로 확인됐으나 대부분 독립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한 단계로, 이때의 치료 개입은 중증 치매로의 악화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이 같은 경도인지장애 등 초기단계에서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치료 필요성에 대해, 81.2%가 동의했고, 특히 가족과 지인 중 치매 환자가 있는 응답자 중 85.5%가 초기 단계에서의 치료 필요성에 동의해, 치매 환자가 없는 응답자(77.9%)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공감도를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81.5%는 치매 신약 치료에 대해 ‘정부 차원의 건강보험 적용 등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치매 환자 급증에 따른 의료·돌봄 비용의 사회적 부담 가중에 대한 공감도에 따라 치매 신약의 건강보험적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도 일부 나타났는데, 사회적 부담 문제에 공감한 응답자 중 83.7%가 치매 신약의 보험 적용 필요성을 동의했지만 그렇지 않은 응답자 군에서는 75.1%가 동의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응답자의 78.3%는 중증 치매로 인한 국민 고통과 돌봄 비용 감소 목표에 공감하며 이번에 출범한 새 정부가 ‘경도인지장애 등 초기단계의 진단 검사, 신약 치료 지원을 중심으로 보다 선제적인 치매 관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최성혜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은 “새 정부가 수립할 국정과제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치매 정책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담기기를 바라고, 대한치매학회는 이를 마련하는 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