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저출생·초고령사회를 맞아 부천시(시장 조용익)는 생애주기별 건강관리를 위해 ‘한의약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개정해 ‘한의약 육성 협의체’를 설치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예방에서 재활, 정서적 관리까지 아우르는 한의약 기반의 포괄적 접근을 수행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대한한의사협회·한국한의약진흥원은 부천시와 27일 경기도 부천시청에서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간담회’를 갖고, 부천시의 우수 모델 발굴을 통한 한의약 기반 통합돌봄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간담회는 보건복지부 정영훈 한의약정책관·박시원 사무관, 대한한의사협회 박소연 부회장·송인선 보험이사,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장,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은경 정책본부장·한유진 주임연구원, 이소영 부천시 돌봄지원과장, 오진숙 부천시보건소 건강증진과장, 조희진 소사보건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천시 통합돌봄-함께하는 한의 돌봄, 행복한 노후(홍은영 부천시 통합돌봄팀장) △부천시보건소 통합돌봄-함께하는 한의 의료, 건강한 노후(이지희 소사보건소 건강돌봄팀장) △부천시 한의약 및 일차의료 사업현황(김지혜 부천시보건소 치매관리팀장) △부천시 한의약 건강 돌봄 사례(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장)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좌측부터 정영훈 정책관, 박소연 부회장, 이은경 정책본부장, 김범석 재택의료센터장
이날 정영훈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지역 단위의 건강 돌봄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선 지자체와 한의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성공 모델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한의협 부회장은 “통합돌봄의 영역은 지자체의 역할이 핵심으로, 가장 선도적·모범적인 시스템으로 수년간 한의약 기반 우수 모델을 구축해온 재택의료센터 및 시 관계자분들과 현장의 목소리 청취에 나서고 있는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은 “앞으로 지역 자원 연계를 통해 한의약 건강돌봄의 우수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과 연계한 부천시 한의약 건강돌봄 추진 현황에 따르면 1인 노인인구가 23%에 육박한 부천시는 ‘지역사회 계속거주(Aging in Place)’를 목표로 △의료·돌봄 통합지원 △자체 서비스 개발 △지속거주 여건 조성(복지제도 연계 및 협력기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부천시가 실시하는 ‘부천형 통합돌봄’ 사업은 △보건의료 지원(통합건강돌봄센터, 장기요양재택의료, 지역건강돌봄리더, 방문간호) △일상생활 지원(식사영양관리, 환경미화, 틈새돌봄) △주거개선 지원(케어안심주택 등) △돌봄안전망(IOT, 스마트홈서비스 등) 구축으로, 현재 1인당 2.6개 서비스를 통합지원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천시재택의료센터는 △통합지원회의 △의료‧돌봄 통합서비스 제공 △모니터링에 참여해오고 있다.
특히 부천시는 한의방문진료에 있어 ‘24년 일차의료방문진료사업·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에 이어 올해는 ‘재가의료급여 사업’까지 추가해 본인부담금 지원·의료기관·대상자를 확대·시행하고 있다.

홍은영 통합돌봄팀장은 “주기적인 한의방문진료를 통한 통증관리, 건강상태 모니터링, 일상생활 지원에 따라 대상자는 안정적인 재가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통합지원(일상생활·주거·사회보장서비스)도 실시해 신체적·정신적 회복은 물론 가족관계 복원 사례까지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회장은 지난 ‘21년 ‘부천시 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한의방문진료를 실시한 이래 ‘24년부터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이후 현재 한의사 5명, 간호사 5명, 사회복지사 4명의 참여를 통해 재택의료 대상자 87명(누적 192명), 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 대상자 10명, 통합돌봄 대상자 22명, 재가의료급여 2명 등 총 121명을 대상으로, 월 200건의 방문진료·300건 이상의 방문간호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주간보호센터·재가복지센터(73.4%) △가족·본인(25%) △지자체(1.6%) 의뢰를 통해 발굴된 대상자는 △건강보험(65%) △차상위·의료급여(35%) 환자로 나뉘며, 이 가운데 장애인은 55%에 달한다.
지난해부턴 환자의 의료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양방 협진’도 진행, △상호 처방 진단 공유 △통증치료 사유 연계 △건강리더 연계 △비의료적 문제까지 포괄 대응에 나서고 있는 김범석 회장은 “한·양방 상호 보완을 위해 정기적인 한의사·의사 대면회의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능 간 시각차이도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각 단체는 부천시재택의료센터의 방문진료 현장에 직접 참여, 대상자 사례를 통한 제도 점검에 나섰다.
이날 방문한 재택에서 대퇴골 골절 수술 후 후유증을 앓고 있는 80대 여성 A환자(의료급여 1종·장기요양 4등급)는 보행 불편함과 만성질환, 우측 청력 소실, 인지저하 등의 복합적 증상을 동반, 방문진료를 통해 △한의사의 침·전침 치료, 운동처방 △간호사의 재활운동, 인지 검사, 정서적 지지, Vital sign 체크 등을 수행해오고 있다.
특히 루게릭병으로 와상상태였던 50대 남성 B환자(차상위 1종·장기요양 3등급)는 지난 ‘21년 발굴된 이래 △기능 회복 중심의 장기중재적 치료(침·전침·봉약침 치료, 한약 투여, 추나요법) △건강상담 및 생활운동법 교육 △지역자원 연계를 통한 생활환경 개선(임대주택 마련 등) 등을 지원, ALSFRS(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척도는 14에서 현재 35로 개선돼 외출도 가능해졌다.
또 심장·신장·간·당뇨·고혈합·비뇨기과 19종의 다제 약물을 복용해오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증 70대 남성 C환자(건강보험·통합돌봄대상자)에겐 △한·양방 협진 △건강리더 매칭 △통합돌봄센터 치위생사를 통해 전반적인 관리를 실시해오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범석 회장은 “대상자들은 의료소외 계층으로, 복합적 상병에서 수술후 후유증, 치매, 신경계 퇴행성 질환, 말기 암환자 등 기존 질병 중심의 통원 입원치료 시스템에서 케어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면서 “한의사가 주치의는 이러한 여러 이유로 재택에서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고, 도움이 절실한 분들에게 다가가야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소연 부회장은 “가장 큰 과제는 돌봄의 지역 간 격차·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촘촘한 정책 마련이며, 한의방문진료의 특성이 반영된 횟수 제한, 동반인력·거리 가산 수가에 대한 개선 또한 필수”라면서 “한의협은 전국 지부·분회에도 도움될 수 있도록 부천시의 사례를 교육 내용에 담고, 대상자의 수요와 현장의 고충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정부 등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가진 차담회에서 조용익 부천시장은 “재택의료센터를 통한 통합돌봄 등 항상 한의계 노력과 열정에 큰 감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수요자 중심의 생애 맞춤 돌봄도시를 실현할 계획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행복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통해 전문성과 체계성도 한층 굳건히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