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M과 TKM의 차이점은? 사람의 체질 유형을 나누는 사상의학과 사암침법 등 효과적으로 활용, 많은 서양 의사들은 TCM 보다 한의학 이야기에 높은 관심”
‘제36회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3일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렸다.
지난 1983년 결성된 ICMART는 올해 40년이 되는 해로, 지난 2018년 독일 뮌헨에서 iSAMS와 ICMART가 공동 주최한 행사 이후 5년 만에 ICMART 회원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필자는 사암침법학회 워크숍 발표와 함께 포럼에서 공동 좌장을 맡게 됐다.
첫날인 9월 29일에는 WHO에서 근무하는 안상영 박사를 비롯해 Patrick 대회장, Wavan ICMART 회장, Nadire Dogan, Bram Doorgeest NAAV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양생), 음식 알레르기 치료, 경락의 기원(발생학적 관점) 등이 발표됐다.
이어 ICMART 40년 회고 및 포럼을 통해 각국의 패널들이 ‘Acupuncture as a Part of Integrative Medicine’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통합의학의 중심은 침술이 돼야 해”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패널들이 Acupuncture에 대해 ‘서양의사 시각에서 침을 이용하는 medical acupuncture’, ‘중국식의 TCM을 배워 사용하는 TCM acupuncture’, ‘일본 방식의 acupuncture’ 등으로 표현했으며, 특히 ‘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표현들이 이어지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통합의학이라고 하면 각종 보완대체요법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한 참석자는 “중심은 acupuncture가 돼야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총 6개(논문 포스터 전시룸 포함) 섹션별로 마련된 강의실이 운영됐다. 그 중 ‘Joint session(ICMART & WFAS)’ 강의에서는 Patrick 대회장이 연자로 나서서 ‘족소음신경의 발목부위에서 Loop(고리)’에 대한 구성을 고증했다.
이후 몇 연자들을 통해 COVID-19와 관련된 질환에 침과 부항을 추가적으로 이용하는 무작위대조군 연구 내용들이 발표됐다. 이어 진 워크숍에서는 경혈을 선택해 침, 뜸, 부항, 지압, 수기법 등을 통해 각각 神, 氣, 血, 身體에 미치는 영향이 소개됐다.
또한 세계 임상 의사들(일부 국가는 물리치료사가 침 치료)의 △터키 지진 관련 PTSD에 대한 침 치료의 효용성 △혼, 신, 의, 백, 지를 치료하기 위한 침 치료 △다발성 경화증을 가진 환자의 인지기능에 대한 침 치료의 효용성 등의 발표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 침 치료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게 됐고,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은 이날 ‘Treatment of Psychosomatic disorders’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각종 질환에 대한 다양한 침 치료법 소개
둘째 날 워크숍에서는 Umberto Mazzanti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갑상선유두암 환자의 장기간 한의치료(김경한 우석대 교수) △요골경상돌기염에 대해 정골요법과 침 치료의 결합치료 △일본식 PNST 치료 △유착성 관절낭염에 대한 침도요법 △네덜란드 의사의 다양한 치료법과 함께 △침(BL33, BL35)과 전침으로 치료된 과민성 방광 환자 사례 △발바닥 사마귀에 대한 성공적 침구치료 등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Oncology와 Neuropathy’ 세션에서는 △커커민(강황, 울금 성분)과 진세노사이드를 이용한 간암치료에 대한 시너지 효과 △암환자에 대한 침 치료 등 통합치료 프로젝트(벨기에) △항암화학치료 중 침 치료를 위한 평가와 실행프로그램(ACUCHEM) 소개 △TCM 부서의 항암에 관한 침 치료(브라질 상파울로대학) △항암치료 유발의 신경통(CIPN)에 대한 침 치료 △CIPN에 대한 무작위 가짜 침, 단일 맹검 침 치료 발표(대만) 등이 있었다.
특히 대만 연구를 보며 ‘어떻게 저런 시스템을 만들어 암환자를 대상으로 함께 연구할 수 있을까? 그것을 어떻게 우리 정부에도 요구해서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팔풍, 팔사혈 전침과 우차신기환을 소개했다.
필자는 ‘Pulse Diagnosis for Saam Acupuncture Method’을 주제로 진행한 이번 워크숍을 위해 그동안 사암침 관련 도서에서부터 오행체질침(Five Element Constitutional Acupuncture), 이재원 선생 필사본 등을 살펴봤으며, 영어 발표 연습도 병행했다.
워크숍 강의 후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맥진의 요령, 비교맥진을 시연했다. 이후 자원자 2명에게 맥진을 실시하고, 또 다른 자원자에게는 맥진을 진행하도록 해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를 학습케 했다.
이날 받은 주요 질문은 ‘TCM과 TKM의 차이점’이었다. 필자는 이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변증논치를 비롯해 사람에 대한 체질 유형을 나누는 사상의학과 사암침법 등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소개했다. 이에 서양 의사들은 TCM보다도 한의학적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집중했다.
셋째 날 워크숍에서는 미국의 한약 사용에 대한 전망이 발표됐고,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도 소개됐는데 장침과 강자극, 음차(tunning fork), 각종 마사지 기구 등을 사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코로나19로 투병한 노인들을 위한 영양요법도 발표됐다.
이날 ‘ICMART Science award 및 lecture’가 열렸다. 얼마 전 ICOM에서 만났던 대만의 Hung-Rong Yan 중국의약대학(이하 CMU) 학장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는 대만 CMU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를 통해 국립 서울대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언제 우리나라에 그런 일이 생길까?’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스쳐갔다.
왼쪽부터 유준상 교수,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
내년 제주 ICMART 성공적 개최 기대
또 Policy 관련 포럼에서는 각국 전문가들은 의료보험제도 및 사적 보험제도의 영역에서 침구치료 등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남동우 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가 발표했다.
행사는 내년 ICMART 총회 및 학술대회가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열린다는 발표와 함께 막을 내렸다.
이후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으로부터 사암침을 칠정으로 연결하고, 해석해 마음침 등을 개발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동안 사암침법의 총론과 진단이 부족해 뭔가로 채우고 싶었던 나는 맥진을 그 해답으로 찾았다. 하지만 이정환 회장은 10여 년간 심리에서 그 해답을 찾았던 것이다.
이번 ICMART를 통해 연구 분야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2024년 우리나라 제주에서 열리는 ICMART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