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
[편집자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융복합시스템공학부 항공위성시스템전공 교수로 활동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당면한 초고령사회의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한의와 양의의 상호 보완이라고 강조한 그는 한의사, 의사 등 의료인 가족 출신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명희 의원을 만나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과 한의약 육성을 위한 견해 등을 들어봤다.

Q. 국정감사에서 중점 검토 사항 및 개선 목표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보건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의료 관련 수가 개선, 비대면진료 요건 완화, 민간 어린이집 활성화, 다문화 가족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센터 서비스 수준 제고, 반영구화장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점검코자 한다.
행위별 수가체계에 기반하고 있는 현행 의료수가 체계는 의료행위간 보상 수준이 공평하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의료수가 문제는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불균형을 불러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의료수가의 정상화는 이제 국민들의 건강권 수호와 인구위기 극복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부와 국회, 의료계가 ‘원팀’이 돼 당면한 의료수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
또 ‘저출산·고령화 사회 극복’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0.78명이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로 인해 오는 2025년 우리 사회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상회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현실이 된 초고령화 사회를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어르신 돌봄 인력 양성을 체계화하고, 욕창, 치매, 재활 등 노인성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노인의학 전문의를 제도화해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의정활동에 있어 철학이 있다면?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의정 철학은 △실효성 △현장의 목소리 △팩트 기반의 생산 활동, 이렇게 3가지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다.
어떤 현안을 해결코자 할 때는 분명 직역 간, 부처 간 의견차가 항상 존재한다. 일례로 최근 반영구화장 건과 관련된 이슈에서도 해결을 위해 피부과의사 단체와 반영구화장 관련 단체를 모아 토론회 등을 개최, 양측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보건복지 관련 정책에 있어서는 정계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 부처에서도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서 목소리를 자주 들어야 한다. 탁상공론만으론 국민들에게 와닿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에 258개 보건소가 있는데 의료인 출신 보건소장은 40% 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보다 보건의료 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이 보건소장을 맡아 지역돌봄 사업을 펼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방의 경우 의사의 참여율은 저조해 보건의료인이 아닌 공무원이 보건소장으로 임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제도적으로 보건소장 임용 우선순위 자격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한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Q. 한의약에 대한 평소 생각은?
저출산 문제에 한의약이 기여한다는 점은 어려서부터 몸소 잘 알고 있다. 조부님은 대구 약전골목(약령시)에서 양춘한의원을 운영하신 조석필 원장이다.
당시 임신에 도움 되는 한약 처방으로 유명하셔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 시골에서 조부모님이 키워주셨는데 당시 몸이 마르고 허약한 체질이었다. 건강에 좋은 한약을 늘 지어주셔서 이를 복용하면서 성장했다.
주변 지인들도 지금까지 건강한 의정활동을 해 나가는 동력이 어릴 때 복용한 한약 덕분이라고 말해주곤 한다.
또 첫아이 출산 후 모유 수유가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조부님께서 이에 도움이 되는 한약을 지어주셔서 모유 수유도 잘 마칠 수 있었다.
대학에서 교수 재직 시절인 40대 후반 갱년기가 찾아왔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무겁고, 몸에선 열이 났다. 검진을 받아보면 큰 병이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몸이 계속 아팠다. 이에 당시 동료 여교수님들로부터 한의원에 내원할 것을 권유받았다.
이후 망진 등 한의 검진법을 실시해 ‘미병(未病)’의 개념과 한의약이 인체 질환의 근본에서부터 전체 순환을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됐으며, 침 치료 등을 통해 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의약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 출산, 노년기까지 생애 주기별 건강을 돌보는 데에 최적화된 ‘경이로운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Q. 초고령사회 돌봄에 있어 한의약이 나서야할 점은?
부친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장을 역임한 조준승 교수인데, 늘 한약과 좋은 식사의 병행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최근 한의·양의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직능 전체 갈등이 심화돼 매우 안타깝다.
모든 직능은 국민건강을 위해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보다 완벽에 가까운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선 모든 의료 직역은 공존해야만 한다.
곧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들어가게 되는데 병이 발생한다고 해서 계속 수술과 입원만 할 순 없잖은가.
초고령사회 돌봄에 있어서의 한의약은 가정의학과 함께 상호 연계 보완해 병의 예방과 장기적 건강 관리 측면에서의 모델을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필수의료 보완의 한 축으로 한의에도 여러 보험제도 개선 등 이뤄져야 할 것들이 많다.

Q. 가장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가장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한의약-가정의학 간 협진 확대’다.
한민족의 탄생과 함께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한의약은 필수의료 붕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필수의료 문제는 우리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한의약과 가정의학의 협진 확대를 통해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한·양방 교류 활성화로 상호 보완 가능한 의료전달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언제나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 나서서 고군분투하시는 한의사 여러분들의 열정에 감사드린다.
한의약은 동아시아 전통의학 중에서도 그 역사와 독창성,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이며, 이에 더해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이 깃든 의학이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 K-Culture 열풍이 일어나는 가운데 K-Medicine도 글로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삶 속에서 함께 하는 한의약으로 진화를 거듭해나가길 바란다.
우리의 한의약이 더욱 빛나기 위해선 다른 보건의료 직역과도 함께 융합하고, 지역과 연계하는 모델을 구축해 나가도록 홍주의 회장님을 비롯한 대한한의사협회 회원 분들과 함께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
국회에서도 언제나 응원하며, 한의사 회원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만남을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