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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재능·관심에 따라 다양한 진로의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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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개인의 재능·관심에 따라 다양한 진로의 길은 열려 있다”

20년째 ‘임원경제지’ 번역작업 진행…전통지식 바탕 신약개발지원프로그램 개발
전통학문과 현대과학의 연결고리 확장 위한 지속적인 연구 계획 ‘목표’

전종욱1.jpg

 

전종욱 교수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Q. 한국과학문명연구소에서 재직하게 된 계기는?

 

제 이력 중 많은 부분이 풍석 서유구의 대작 ‘임원경제지’ 번역과 관련돼 있다.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와 맞먹는 책으로, 조선 전통지식을 16개 분야로 총정리한 방대한 백과전서다. 의학 부분으로 ‘보양지’와 ‘인제지’가 들어있는데, ‘보양지’는 ‘19년 3권으로 번역 출간됐고, ‘인제지’는 출간원고가 한국고전번역원에 보내진 상태다. 20년째 이 책의 번역에 매달리고 있는 임원경제연구소(소장 정명현)와 함께 한 시간이 연구의 바탕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Q. 현재 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일은?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가 확대 이전해 설립됐다. 대표 프로젝트가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시리즈 30권의 발간 사업(10년·사진참조)이었는데, 지난해 마무리됐다. 조셉 니덤의 20세기의 명저 ‘중국의 과학과 문명’에 필적하는 연구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저는 ‘임원경제지와 조선의 일용기술(권28)’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총서 중 단일 문헌으로서 주제를 정한 것은 딱 두 개인데, 그것이 동의보감(‘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 권1)과 임원경제지다. 그만큼 중요한 문명사적 가치를 이 책들에게서 보고 있는 것이다. 

 

서유구는 우리 역사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학자다. 책을 쓴 뒤 가장 뇌리에 남는 두 단어가 ‘호사자(好事者)’와 ‘삼매(三昧)’였는데, 문자 그대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깊이 진리에 몰입한 경지’를 말한다. 즉 일을 좋아해 무언가 실제 세계를 변화시키는 사람과, 제대로 일을 해내서 오는 성취감에 무상의 기쁨을 느끼는 경지를 제시했다. 그는 오감이 모두 즐거워지는 오관구열(五官俱悅)의 삶을 최상의 인간으로 보아, 우리가 기존에 아는 유학지식인과 크게 다르다. ‘임원경제지’와 함께 한국의 역대 문장을 종합한 ‘소화총서’, 유교 십삼경을 새롭게 주해해 만든 ‘십삼경전설’을 바탕으로 기울어가는 조선을 넘어 새 시대를 준비한 인물로, 문명 단위의 기획을 시도한 것이다. 

 

한약과 관련해서도 서유구는 기존의 湯·散·丸이라는 제형의 한계를 넘어 당시 서학서에 제시된 ‘약로(藥露)’라는 증류추출물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제조법을 그림으로 상세하게 소개했다. 서유구와 임원경제지에 대해 논문을 계속 쓰고 있다. 

 

전종욱 교체사진.jpg

 

Q. 연구자로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는?

 

2005년 삼송도추한의원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했던 시절 황우석의 줄기세포 사태가 터졌다. 그때 여러 가지 고민을 했었는데, 무엇보다 같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세계의 큰 변화를 이끌 흐름에 대해 어떤 자기 판단을 내릴 리소스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큰 흐름의 파고를 선도하거나 적어도 함께 올라타고 가야 기회가 온다고 판단했다. 그런 고민 중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진학하게 됐고, 거기서 줄기세포 연구를 살펴보고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 하에 실험까지 해보는 기회도 얻었다.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임원경제지의 의약정보를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지원프로그램 ‘메디플랜트’의 얼개를 짜고, 특허등록까지 하게 된 계기가 됐다. 후보 화합물을 찾고, 그에 따른 실험 결과로 최근 BMB에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제 플랫폼이 이뤄지고 결과물을 내게 될 만큼 한 싸이클이 작동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본격적인 일은 이제부터라고 본다. 직접적으로 10여 년 연구 결과이지만, ‘임원경제지’의 실제 번역작업 시작부터 꼽아보면 20년이 넘었다. 한편으로는 무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나는 일이다. 애초부터 이런 목표로 정하고 이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지만, 어떤 선택의 기로마다 “그래도 세상에 나서 이것만은 한 번 해봐야지”라거나 “이걸 해 두면 나중에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판단을 우선했다. 나는 인생에서 모든 사람에게 좋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다고 본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도 있지 않던가. 공맹을 위시한 성현들도 같은 말을 했다. 어떤 형태로든 포기하는 것이 있어야 조그마하게라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Q. 향후 연구계획은?

 

현재로서는 전통의약정보를 가공해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연결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연구실과 업체을 연결하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현대과학과 전통학문의 연결고리를 더 확장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용어를 번역하고 서로 이해되게끔 소통하는 일 자체가 ‘문명 간의 대화’다. 관련하여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신경과학(좁게는 뇌과학이라고도 함)은 반드시 킵 페이스해야 할 분야다. ‘임원경제지’를 필두로 전통학문은 그 자체로 통합학문, 統學이다. 즉 의학과 농학, 수학과 유학이 분리된 것이 아니며, 인간 활동의 모든 층위를 하나로 꿰는 데서 지식의 희열이 터진다. 신경과학에서도 지금까지 의식, 기억, 감정의 영역은 나뉘어 이해되었지만 최근에는 점점 통합돼 간다. 감정을 예로 들면 편도체가 분노와 관계된 곳이라는 견해와 이를 지지하는 실험적 증거가 한동안 팽배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감정에 다 관계된 곳이라는 입장과 근거가 지지세를 키워가고 있다. 뇌 연구는 점점 연관된 전체로서 홀리스틱한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또 한편 지구환경 위기가 커지면서 기존의 주관 객관의 분리, 물질과 정신의 이원화, 인간중심주의 등 소위 근대적 인식의 기초가 크게 의심받게 되자 통섭, 지구인문학 등 대안의 사유 구조에 부쩍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이렇듯 차원이 다른 학술 연구가 사실은 깊이 연관된 것임을 분명하게 의식하는 연구 역시 강력하게 요청된다.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어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를 신경과학적으로 풀이하는 답을 내 줄 때 현대의 통학이 나올 것이다. 희로애락의 未發旣發 사이에서 中和를 달성할 때 천지가 제자리를 잡고 만물이 화육한다는 중용의 테제로 보듯이, 유학의 핵심은 인간의 감정의 영역과 천지 만물의 안정과 평화를 연결시킨 데 있다. 그에 걸맞는 통학이 필요한데, 나는 이른바 神經儒學(Neuro-Confucianism)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의학을 포함한 전통학문이 끝내 놓치지 않고 있는 장점이라면 인간 모두가 역사적(문명)으로 또는 진화적(자연)으로 보지해온 인성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존재로 그려지고 권면한다는 점이다. 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선제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명상과학연구소도 이런 측면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는 곳이 될 공산이 있다. 문명 간 교류, 전통학문과 현대과학의 소통은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할 분야다. 


Q.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한의대생이나 한의사 회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주변에는 정말 존경스러운 한의사 회원들이 많다. 힘든 여건에도 동네의원 또는 가족주치의 역할로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운 한의사들이다. 이런 분들이 바로 우리나라 기초 의료를 떠받들고 있는 주춧돌이 아닌가. 최근 탈고한 논문에서 대한제국 마지막 전의 청강 김영훈 선생이 진료했던 보춘의원의 기록을 살펴보니, 현재 한의원의 진료 전통과 그 연원이 확고하게 서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의료관을 깊이 연마하고 모두 자기 관심 분야의 프런티어와 같은 역할을 해나가는 진료 양태의 원형이라 할 만했다.

 

자기 분야나 진로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것은 개인의 재능과 관심에 따라 열려있다. 전문지식이라고 취급받던 영역이라도 정보 공개가 확대되고 대중 참여가 허용되는 것이 시대적 경향이라고 하면 그 안에 긍정적 측면을 보고 새로운 기회의 창출을 기대하면 어떨까. 현재의 한의원 진료만 하더라도 그 속에 갖춘 장점을 살려갈 여지가 많고, 그 외의 진로 역시 시대 트렌드와 한의학의 가치를 연결해 볼 점은 많다. 전통학문은 본디 통학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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