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달 창립한 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KOMPAS) 강희정 초대 회장을 만나 협회 창립 배경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강희정 회장은 한의산업 전문기업인 대요메디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의학의 현대화·객관화에 중점을 두고 맥 진단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기사업을 진행해왔다.
Q.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정말 어깨가 무겁다. 그래도 창립총회 준비위에 함께한 사람들의 열정과 총회 당일 현장을 찾아 무한 격려와 응원을 주신 회원사 대표들이 있어 든든하고 의지가 되고 있다. 또한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보험 등재 경험이 있고, 한의산업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
Q. 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 창립 의의는?
한의산업은 그 역사를 추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한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련 기업들이 모두 모인 협회가 없었는데 이제라도 모두가 모이는 협회가 발족이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협회는 한의산업 분야별로 분과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원료한약 △한약제제 △한의의료기관 부속기관 및 원외탕전 △의료기기 △정보서비스 등 총 5개의 분과로 구성했으며, 분과 구성은 현재 한의산업의 표준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국제표준화기구인 한의약표준개발기술위원회(ISO/TC249)의 구성과 거의 유사하다. 이렇게 ISO와 유사하게 분과를 구성한 이유는 분과별 전문성 유지와 효율적 표준화 활동 목적 때문이다.
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제표준, KS산업표준의 개발과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협회에서는 분과별 전문기업들이 산업체에서 필요한 표준을 개발 제안하거나, 외국에서 제안한 표준에 우리 산업체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의 대응을 더욱 원활하게 함으로써 한의산업의 세계시장 진출과 성능, 품질향상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의 영문 약자는 KOMPAS다. 한의산업이 성장하고 세계로 진출하는데 나침반(compass)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로 동일한 발음의 약자로 구성했다.

Q. 협회를 창립한 계기는?
보건복지부에서 2018년부터 한의기업 탐방을 통해 산업계 실태를 직접 조사하면서 수많은 기업 애로사항이 존재한다는 것을 목도했고, 이후 한의산업 CEO포럼을 먼저 제안했다. CEO포럼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대표들과의 교류가 시작됐고, 코로나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협회 준비를 시작해 2023년 6월에 협회를 창립할 수 있었다.
Q. 협회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협회는 이제 막 태동했지만, 산업 분야 자체는 매우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지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장점은 취하고 약점은 보완해 가면서 협회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의산업의 장점이라면 전통문화이면서 소중한 민족자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K-푸드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변화를 살펴보면 잘 보존되고 발전된 음식문화 그 자체의 장점과 특징을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의산업 역시 우리의 특성을 잘 살피고 발전시켰을 때 그 영향력은 K-푸드, K-팝의 영향력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한 협력, 협력을 통한 융합, 융합을 통한 발전’이라는 한의산업 발전의 선순환을 만들어 내야 한다. 회원 간의 소통, 전통과 현대의 소통, 공학과 한의학의 소통, 한의산업 소비자와 생산자의 소통, 기업과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한의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협력과 융합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이렇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한의산업 플랫폼으로써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Q. 당장 해결해야 할 최우선과제가 있다면?
코로나 이후 디지털화, 비대면화 등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가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보건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AI·빅데이터·정보통신기술(ICT) 기술융합을 통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한의산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개인 맞춤형 치료와 예방기술, 고령화 사회 대응, 감염병 시대의 면역증강기술, 표준화·객관화된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AI 헬스케어기술로 변화하고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회원사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장애물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 보건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됨으로써 한의산업이 대한민국의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회원사 각 사는 성공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 수행할 주요 사업은 △기업 간 상생과 협력을 위한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 사업 △연구 및 인력개발 지원을 통해 한의제품기업의 역량강화 지원 사업 △한의제품의 판로 확대 및 수출 활성화 지원 사업 △정책개발 기능을 강화해 한의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지원 사업 등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협회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협회 업무추진 로드맵을 개발해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 진행해야 하는 우선 과제는 협회 준비단계에서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기업애로사항 조사와 타당성 검토, 협력기관과의 소통채널 구축, 해외진출 협력체계 구축, 제품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이다. 이외에도 시급한 기업 관련 현안이 도출되면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다.
Q. 그외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의산업은 한의학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산업 분야다. 의료시장에서 서비스기관과 산업계는 실과 바늘의 관계다. 실이 없으면 아무리 날카로운 바늘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고, 아무리 고급 실을 가지고 있어도 바늘이 없으면 옷을 만들 수 없다.
한의의료기관과 한의산업계는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가 돼야 한다. 이제 한의산업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협회가 발족한 만큼 K-메디슨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의학이 제 가치를 인정받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서로를 응원해 가면서 주도적으로 변화의 물결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격려와 참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