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혁 단장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편집자주] 이준혁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장은 지난 5월 취임해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이준혁 단장으로부터 취임 소감 및 포부, 향후 사업단의 주요 목표 및 계획 등을 들어봤다.
한의학 및 보건학, 기술경영학을 전공한 이준혁 단장은 ‘07년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정책 분야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현재까지 △한국한의약연감 △한국한의약 연구개발투자현황 자료집 △한의약산업실태조사 등 한의약 분야 통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를 수행했다.
Q. 사업단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한의약 분야 R&D에 있어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이자 장기적인 사업이다. ‘17년 초기에 사업을 기획할 당시부터 계속 지켜봐온 만큼 사업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보건복지부의 다양한 사업을 기획한 경험과 함께 △한의약세계화 사업 △한·양방융합기술개발사업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 등을 연구책임자로서 기획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29년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사업단이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후속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을 소개한다면.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근거중심 한의약 의료서비스의 표준화·과학화를 통한 한의 의료서비스 품질 제고 및 보장성 강화를 목표로, ‘20년부터 ‘29년까지 총사업비 1576억원이 투자되는 보건복지부 한의약 분야 최대의 단일 국가연구개발사업이며,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 △한의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 △약물상호작용 연구 △질환별 한의중점연구센터 △한의중개개인연구 등 총 5개 분야로 나눠져 있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29년까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인증 30건 이상 △신의료기술 인증 2건 이상 △수가 개발, 급여 반영 등 한의 의료기술 정책 반영 2건 이상을 성과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지원국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센터 2개의 조직, 14명의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다. 사업단의 역할은 세부과제의 기획·관리·평가를 통해 연구자들이 수월하게 연구를 수행하고, 또 그 연구성과가 사업 전체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있다.
Q. 올해 주요 목표 및 계획은?
올해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한지 4년차로, 그동안 과제에 참여했던 많은 연구자들과 사업단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처 생각치 못했던 문제점이 드러나거나 세부과제별로 과제 수행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로 인해 올해 신규과제 대상 공고 중 일부 세부과제가 저조한 지원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간 점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단장으로서 올해는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이 좀 더 수월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업단의 과제 관리가 용이한 방향으로 과제 및 조직의 체계·운영방식을 재점검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한의계의 연구역량을 높이고, 한의약혁신기술개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단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Q. 중점사업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갖는 의미는?
임상진료지침의 사전적 용어는 ‘가장 최신의 과학적 방법에 의해 입증된 증거들을 토대로 질병이나 시술을 시행하는 절차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자료로써, 국내 학회 및 단체 또는 조직에서 개발한 지침’을 의미한다. 사전적으로 본다면, 의료진에게 진단과 치료에 있어 좋은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환자에게 편익이 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전적 의미 이외에도 정책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의 정책 의사결정 과정은 근거 중심이며, 새로운 정책이 입안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 주는 근거와 데이터가 제시돼야 한다. 추나요법 급여화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등도 이러한 평가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한의원 중심의 의료현장에서는 이러한 근거를 생산해 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은 정책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구축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업단에서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한의 임상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가지는 정책적 기능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가 있었으면 한다.

Q. 한의계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예전 대학원을 다닐 때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생각난다. 정책과 기획 분야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10가지 정책, 10가지 기획을 준비해도 한 가지도 실현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실현될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준비된 정책과 기획이 없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나 역시 실제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를 대비해 많은 정책 연구와 기획들이 이뤄졌으면 한다.
또한 정책의 다양성을 존중해 줄 수 있는 한의계 문화가 있었으면 한다. 그동안 언론사에 기고문을 쓰면서 주제에 따라 격려도 많이 받았지만 부정적인 말도 많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악한 정책은 없다고 생각하며,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틀린 정책, 혹은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적합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입맛에 맞던, 맞지 않던 다양한 정책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정책 포용성을 한의계에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