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침구경혈학교실에서 조교로 시작해 한의학개론, 경혈학, 침구학 등 강의를 주로 했었다. 어느 날 경혈학 수업 후 나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을 가르친다는 자괴감이 밀려와 북경중의대를 필두로 넓은 세상 이곳저곳을 다니며 병과 치유에 대한 공부를 했다. 지금은 잠재의식과 꿈을 통한 의식 개발 및 병의 치유에 대해 여전히 공부하고 임상에 적용해 보고 자료들을 정리해 가는 중이다.
Q. 제2기 정치아카데미를 수강했다.
정치에 뛰어든 후 선택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척들을 보며 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학계를 떠나 행정가가 된 대학의 후임 조교이자 어려울 때 조언을 구하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정치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인체의 병을 치료했으니, 이제는 세상의 병을 치료해 보겠다는 포부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때마침 협회로부터 정치아카데미 개강 안내 문자를 받고 그동안 기피하던 것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수강을 신청하게 됐다. 줌으로 강의가 진행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던 점도 이상적인 조건이었기에 인문 교양을 듣는다는 마음으로 정치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는?
여론조사와 인구감소에 대한 강의다. 여론조사 강의를 들으며 대중의식의 흐름을 알 수 있었고, 말도 안 되는 선동가들의 이론이 세상을 설득해 나갈 수 있는지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인간의 의식구조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와 관련한 강의를 통해서는 저출산 극복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한의학이 주도해 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도 젊은 환자들에게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더불어 자손을 통해 유전자를 비롯한 자신의 정보를 계속해 감으로써 영생할 수 있다는 것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생명체로써 가장 큰 목적은 존재하는 것이고 자손은 자신의 미래인 것이다. 제 딸아이에게도 맑은 영혼을 가진 아이를 낳는 것은 성모 마리아나 마야부인처럼 성모가 될 수 있는 일생일대의 절호의 기회이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Q.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치아카데미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정치의 '政'자를 한자 사전에서 찾아보니 '나라를 다스리는 일, 부정한 것을 바르게 하는 일'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르게 하느냐는 생각에 '政'자를 파자해 보았더니 '正'과 '文'의 고어 형태였다. '正'은 '바르다, 옳다, 갖추다'라는 의미가, '文'은 '문장, 글 외에도 무늬, 채색'이란 뜻도 있었다. 이에 따라 세상을 옳게 하고 바르게 할 어떤 글이나 색깔이라고 정리했다.
세상을 옳고 바르게 할 글은 법이다. 법은 또 무엇인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고, 물처럼 흘러간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물을 자세히 보면 세상의 이치가 다 들어있다고 한다. 액체·기체·고체의 3가지 상태로 있기에 이 또한 세상이라 한다. 上善若水, 즉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어떤가? 자기 모양을 주장하지 않고 모든 것에 응해줘 항상 있는 곳에서, 없는 곳으로 흘러 모든 것을 키우면서도 스스로 낮춰 겸손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입법기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정치란 여러 색에 물들지 않고 옳고 바르게 할 법에 근거해 물처럼 모두를 살리는 것이라고 정의해 본다.
Q. 정치 입문 시 한의사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한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다. 병든 것을 바르게 고치는 임무를 갖고 있고 인간을 하늘로 여기는 천인합일과 모든 것을 유기체로 인식하는 사상을 기본으로 하기에 정치에 가장 적합하게 훈련된 사람들이라고 본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직접적으로 환자 한분 한분을 대면할 수 있고 어디에나 있는 아픈 분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지금까지 제가 해오고 있는 잠재의식과 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출판과 강의를 통해 나와 세상을 바르게 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