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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6일 (화)

한의약, 다시 열리는 실크로드!

한의약, 다시 열리는 실크로드!

‘한국-중앙아시아 전통약재 산업 발전’ 닻을 올리다

1.jpg

 

백유상 한국한의약진흥원 기획협력실장(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2022년 8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향하는 비행기 좌석에 앉은 필자의 머릿속에는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 갔고 동시에 지금의 타슈켄트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온갖 상상들이 떠올랐다. 15년 전인 2007년 1월에 16일 동안 경희대학교 한방의료봉사단의 인솔자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갔던 때의 감회가 다시 새록새록 느껴졌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분위기는 구소련이 남겨 놓은 다소 생뚱맞은 유물들 –예를 들어 브로드웨이 거리 인근의 나보이 극장이나 대리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지하철 등을 제외하곤, 시골의 한적한 전원 느낌과 투박해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 폐쇄적이고 조금은 답답해 보이는 일 처리-이 오버랩됐다. 


타슈켄트에 도착한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남쪽에 건설 중인 뉴랍산 혁신도시로 향했다. 타슈켄트를 벗어나면서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대지와 빼곡히 심어놓은 목화들은 예전 모습과 같았지만, 여기저기 뿌연 먼지 속 건물들과 공사 현장은 무언가 활기찬 인상을 주었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여유로웠다. 


뉴랍산 혁신도시 건설 현장에 도착하여 개발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을 때는 그 큰 규모와 말 그대로 혁신적인 도시 계획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예전에 알던 우즈베키스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혁신도시 건설에 소요되는 예산 확보가 쉽지 않겠지만 미래를 향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비전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후에는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산하 제약산업발전청의 사르도르 카리에프 청장 일행과 회의를 가졌다. 이번 출장은 한국 외교부 산하 국제교류재단에서 발주한 한국-중앙아시아 전통약재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공동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배좌섭 국제의료사업단장, 이지엽 해외사업개발팀장, 제영태, 엄정식 연구원 등이 동행했고, 필자가 속한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이영민 홍보협력팀장, 이경민 연구원과 외부 연구자로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의 채한 교수 등이 함께했다. 

 

3 우즈베키스탄국립본초성분화학연구소협력회의.jpg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발전청은 우리나라 식약처와 산자부의 기능을 합쳐 놓은 정부기관으로 규제뿐만 아니라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산출되는 대표적인 전통약재로는 감초가 있다. 그 밖에 우리에게 익숙한 마황, 대황, 애엽, 백작약, 익모초, 산사, 목향, 회향, 황기, 박하 등과 무미요, 낙타봉, 세인트 존스 워트, 홍경천, 오레가노 등의 생소한 약재들도 생산된다. 


제약산업발전청 담당자들에게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의 현황을 질문해본 결과, 법률과 제도, 연구와 개발, 표준화와 산업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체계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선진 전통의약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18년 ‘전통의학 육성’이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모든 의과대학에 전통의학과를 설치하여 전통의사 배출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아시아의 전통의학은 한의학과 같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이 아니라 중세 아랍의 명의였던 이븐시나의 의학을 계승한 것이며,  이븐시나는 11세기 초에 활동했고, 《의학정경》, 《치유의 책》 등을 저술했다. 


중앙아시아 전통의학은 20세기 초 구소련에 편입되면서 탄압을 받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각국이 민족주의 색채를 띠면서 다시 부흥하게 된 것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니 전통의학의 범위를 이븐시나 의학에 국한하지 않고 타국의 전통의학도 함께 아우르는 것으로 넓게 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관련 기관도 방문했다. 타슈켄트 약학대학 노디랄리 노르마카마토프 혁신부총장 일행과 미팅을 가졌다.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기관들은 대체로 구소련 시대에 설립되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당시 문화와 과학기술을 유지 또는 발전시켜 중앙아시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타슈켄트 약학대학에서도 체계적인 교육과 활발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었으며 건물과 시설 인프라도 국내 대학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보건부 산하 전통의학센터를 방문하러 가는 도중에는 재래시장인 철수 바자르에 들러 전통약재 10여 종을 구입했다. 전통약재를 파는 구역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우리나라 경동시장처럼 커다란 포대에 담긴 약재들을 저울에 달아 소량으로 팔고 있어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도착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센터에서는 미라히모프 압둘라예비치 센터장과 면담을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센터는 전통의학 부흥 선언 후 사업이 많아져 앞으로 한국과의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약재를 가공하여 만든 알약 형태의 제제들을 보여주었는데, 추출물에 고형제를 섞어 만든 것이 아니라 산제를 바로 굳힌 것으로 아직 GMP 수준이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2 우즈베키스탄약용식물재배농장‘GerboFarm’방문.jpg

 

국가에서 설립한 본초성분화학연구소도 방문하였는데, 구소련 시절에 설립되어 규모가 크고 시설도 현대화되었다. 이 연구소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추출-전임상 능력을 갖춘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쇼만수르 사그둘라예프 소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시설을 견학했는데, 약효 성분을 추출하여 연구하는 실험실이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한약제제를 생산하는 민간기업과 약용식물 재배농장을 방문했다. 타슈켄트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걸려 ‘Yuma Bio’라는 업체에 도착했고, 그곳의 파르하드 율다셰프 대표의 설명을 들으면서 공장을 견학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대구에 자체 GMP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그것과 비교하면서 시설들을 살펴보았다. 대략적으로 필수 기계들을 갖추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비슷했다. 그러나 GMP 운영에서 핵심인 표준화된 품질관리는 부족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관련 규제에 대한 법률과 제도가 아직 미비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표의 활기찬 표정과 목소리에서 회사를 키워나가려는 야심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타슈켄트로 돌아오는 길에 약용식물 재배농장을 방문했다. 농장 이름은 ‘Gerbo Farm’이었고 넓은 대지에 낯선 약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파미르고원의 아래에서부터 펼쳐지는 평원의 초원지대로 수량이 풍부하지 않고 일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수로가 조성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실제 농장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지나가는 수로에서 비교적 풍부한 수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는 아직도 약초의 재배보다는 채취를 많이 하는 편이나, 중앙아시아의 중심 국가이면서 농업이 발전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약초 재배가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허름해 보이는 농장 창고에는 말린 약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수확량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얼굴에 미소를 띤 농장 주인이 안내를 마치고 방갈로 건물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를 청했다. 하지만 다음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출발해야 했기에 농장 주인과 작별의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여러 기관을 방문하고 결과를 정리하느라 15년 만에 찾은 우즈베키스탄의 변화를 모두 읽어낼 수는 없었으나 예전의 정체된 모습이 아니라 빠르게 발전해 가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일주일 남짓의 짧은 출장 기간에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방문해야 하는 일정이라 숙소로 돌아와 미지의 나라들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 채 잠을 청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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