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남 대한한방내과학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 1일부터 대한한방내과학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고창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부터 취임소감과 함께 향후 학회의 중점 추진사항,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Q. 한방내과학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대한한방내과학회는 한의학의 중심학회로서 그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임기 동안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Q. 한방내과학회의 원로라고 할 수 있는데, 회장직을 맡는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회장직을 5개 내과가 돌아가면서 맡다 보니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전국심계내과교수협의회를 통한 추천으로 이번에 회장을 맡게 됐다. 회장이라는 중책을 저에게 맡긴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대한한의학회에서 기획총무이사 등 임원을 10여년간 했고, 강동경희대한방병원장 6년, 대한중풍순환신경내과학회 이사장 5년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대한한의학회 감사를 3년째 맡았다. 이와 함께 한방내과학회에서는 부회장·학술이사 뿐만 아니라 총무이사 시절에는 학회 회원을 정비했던 경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이 한방내과학회를 잘 이끌어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추천을 해준 것으로 생각된다.
부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추천해준 임기 동안 한방내과학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Q. 한방내과학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방내과학이 비활성화된 데에는 내적·외적 문제를 모두 안고 있다고 생각된다. 내적인 문제는 학회 활성화 부분으로,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외적인 문제로, 법적·제도적으로 한의약이 소외받고 있는 부분이다. 즉 내과에서 중요한 비중을 갖는 한약제제의 비보험화와 함께 실손보험 적용이 안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한방내과학회는 물론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및 한의사 모든 회원이 힘을 합쳐 이를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Q.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내적으로는 학회 업무의 프로세스를 체계화해 신속하고 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이며, 임원의 각 담당 분야를 전문화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어려웠던 학회 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술대회는 물론 소규모 강의도 상시적으로 개최해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홈페이지를 통해 강의를 하는 방안도 도입해 한방내과학회가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회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학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등 내과학회 회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해나갈 것이며,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국민건강과 회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학회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다양한 학술의 장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다양한 학술활동 프로그램과 내과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소규모 그룹에서부터 대규모 학술대회, 국제학술교류도 추진해 한방내과학회를 활성화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주안점이다. 일반 회원과 한방내과전문의 회원이 함께 어울려서 학술을 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Q 초음파 진단기기 판결이 학회 운영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의사들이 국가 방역체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무력감은 물론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한의학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 한방내과학회에서도 내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음파, X-ray, CT, MRI 등의 활용을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해 학술대회를 마련할 것이며, 더불어 내과 임상진단의학·의료기기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도 마련해 한의사 회원들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하는데 있어 학술적·임상적 부분에 도움을 주고자 학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Q. 개인적인 연구 계획이 있다면?
“한약제제뿐만 아니라 한약에 대한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부분인 만큼 학회 차원에서 한약제제의 안전성·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기초 및 임상 자료 창출을 위해 매진해 나갈 방침이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약과 양약을 병용투여했을 때 간손상·신손상 정도를 조사해 연구논문으로 발표했고, 중풍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투여가 간과 신장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중풍환자는 다양한 양약제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한약과의 병용투여 연구는 앞으로 중풍후유증을 한약제제로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는 ‘청호(개똥쑥)’를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인 혈관성 치매에 대한 실험을 통해 우수한 효과를 검증한 바 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제형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약제제를 이용해 실용성 있는 보다 다양한 연구를 진행, 한약의 활용범위를 넓히는데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한의계에서는 학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못한 것 같다. 이같은 현상은 개인주의·이기주의가 심해지고, ‘내가 아니어도 되겠지’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의사전문의제도가 도입된 지도 어느새 20년이 지났다. 학술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회원들이 인식이 보다 높아지는 날을 기대하면서,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회원들이 1인 1학회에 가입해 학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