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호섭 신임 이사장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현재 한의계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 국가방역체계에 주류의학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로서 참여를 하지 못한 것은 큰 어려움이었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이 이러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막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에 짊어진 무거움 또한 느끼고 있다. 앞으로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한의사 및 한의과대학의 기본교육에 있어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및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임기 동안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한대협) 송호섭 신임 이사장은 취임 소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문협의체, 교육 전반 심층적 논의
즉 한의계의 숙원사업인 한의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는 물론 한의사의 지위 격상 및 직무 확대 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의사의 기본교육 현장인 한의과대학 교육이 역량중심교육으로 확립되는 등 교육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하며, 이러한 사명을 부여받은 곳이 바로 한대협이라는 것.
송 이사장은 “한의계 정론의 대표기관이었던 한대협이 앞으로 질 높은 충분한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갖춘 한의사를 육성하는 실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지금의 역할보다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교육 관련 기관을 비롯한 한의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무에 반영할 수 있는 논의구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장은 한대협의 효율적인 회무 추진을 위해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장협의회 성격의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문협의체 △정책위원회 △역량중심교육위원회 △한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위원회 등과 같은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고, 해당 사업계획을 위원회 중심으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충실히 이행해 나갈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송 이사장은 “대한한의사협회장, 대한한의학회장,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장, 한의사국가시험위원회 위원장, 한방병원협회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자문협의체’에서는 정기 또는 임시 회의를 통해 한의계 현안 및 교육 관련 전반적 논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여기서 논의되는 대부분의 사안들은 한의계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충분하고 일관성 있는 논의를 통해 현안에 즉각적·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이어 “일부에서는 한대협이 일선 한의사 회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의협 부회장으로 일을 하면서 이같은 일선 회원들의 목소리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일선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한대협 상임이사로 현재 한의협 학술이사 및 한의학회 보험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병관 교수를 위촉하는 등 교육 현장은 물론 일선 임상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한대협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계 속 한의사의 역할 공고히 할 것”
또한 정책위원회에서는 한의계 업황 부진과 한의과대학 정원 감축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난제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역량을 기본교육의 틀을 확충하는 선제적 논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송 이사장은 “정책위원회 운영을 통해 시장이 포화되지 않도록 정원조정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나가는 것은 물론 세계 전통의학대학 협의체를 통한 학생, 교원, 학점, 지식, 현지의료 기회 등 교류에 힘써 세계시장에 한의사 진출 등 명실상부한 세계 속 한의사의 역할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불어 공직한의사 배출 등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일선에서의 보건정책 의사 결정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송 이사장은 청관1호(NRICM01), 청관2호(NRICM02) 등 대만의 전통의약 분야에 대한 성공사례을 들며, 국립한의약연구소 설립을 목표로 의사과학자 등 연구인력을 양성해 근거기반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성과가 정책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만의 국립중의약연구소에는 한의사·양의사 복수면허자를 중심으로 연구-임상-치료제제 개발 등이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해 코로나 치료제제를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는 쾌거를 얻었다. 이같은 전통의약 성과는 대만 내 전통의약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대폭 향상시키는 선순환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송 이사장은 “조만간 대만을 직접 방문해 이같은 시스템을 직접 눈으로 보고 벤치마킹할 부분을 찾아, 국내에서도 직접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간다면 결국 한의계의 숙원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역량중심교육위원회’에서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수평수직통합교육 △기초교육 활성화 및 임상 연계 고리 강화 △단계적 평가 도입 △근거기반의학 양성과 보고 문화 형성 △인문학적 소양 함양 △사회봉사 등과 같은 다양한 의제를 모은 후 우선의제를 선정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며, 최대공약수를 추려 공동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는 한편 ‘한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위원회’는 일관성과 대표성을 유지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실기시험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 도출과 함께 임상교육 강화와 질 제고를 통한 ‘병도 잘 알고 증도 잘 아는 한의사’를 육성하도록 해나간다는 복안이다.

회원들의 관심, 한대협 발전의 원동력
송 이사장은 “교육 현장의 기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주체인 한대협은 한의사의 지위 격상,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직무 확대, 역할 증대로 이어지는 한의계의 숙원이자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충분한 역량 중심 교육이 대학 현장에서 이뤄질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임기 내 실현하고 싶은 가장 큰 목표이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선회원의 의견 등 전체 한의계의 상황과도 괴리감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앞으로 한대협이 실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는데 있어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진심 어린 조언 등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대협 사업 하나하나가 한의계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으로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활동을 지켜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 이사장은 이달 내로 자문협의체 및 이사회를 개최, 이러한 구상을 담은 신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을 확정하는 등 무겁지만 의미있는 한대협의 첫걸음을 뗄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개최되는 자문협의체 회의에서는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한편 향후 한의과대학 교육 및 일선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한의사 직무 확대의 중요한 개가이며, 전 한의계가 다시 단합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실질적 성공을 위한 앞으로의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자문협의체 회의를 통해 충분한 보수교육을 통한 전 회원 사용 확산 방안 및 한의과대학 기본교육에서도 해당 교육이 충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가칭)한의영상의학 등 타당한 교과목을 설치하고, 역량을 배양한 후 한의사국가고시 출제를 통해 역량을 평가하는 등의 후속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