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코로나19가 앤데믹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한의약의 역할을 되돌아 보면서 성과 및 치료효과를 점검하는 한편 이를 통해 향후 신종 감염병 출현시 한의약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를 중심으로 한의계에서는 감염병 치료 및 예방에 있어 한의사의 국가방역체계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한 것은 물론 한의협 자체적으로 한의진료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돌봐온 성과에도 불구, 한의사의 참여는 정부로부터 철저히 배제돼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급속한 재확산이 진행되자 한의협에서는 정부의 철저한 외면에도 불구, 국가적 재난사태에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의료인의 책무를 다한다는 한 가지 마음가짐으로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이하 접수센터)를 구축·운영하게 된다.
중개시스템 통해 한의사-환자 1:1 매칭
접수센터는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자거나 코로나19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자 등을 대상으로 운영됐다.
운영은 기존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와는 다르게 접수센터 대표번호인 ‘1668-1075’를 통한 전화접수를 하거나, 온라인상에 제공된 링크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환자들이 설문지폼으로 개인정보와 예진사항을 작성해 접수센터 홈페이지(https://covid19.akom.org)에 접수하면 가까운 한의의료기관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접수센터에서는 한의의료기관의 의료진과 연결해주는 중개 시스템을 운영하고, 한의사는 환자와 카카오톡 및 유선, 화상통신 등을 통해 1:1 비대면을 원칙으로 진료를 실시했다.

급성감염병에 한의진료 참여 ‘93.8%’
접수센터에는 총 531개 한의의료기관에서 1183명의 한의사 회원들이 참여했으며, 운영기간인 지난해 12월22일부터 4월15일까지 총 8423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성과를 얻었다.
당시 접수센터 개소와 관련 홍주의 회장은 “한의협에서는 재택치료자 등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한의사들의 참여를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 한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과 방안 마련도 함께 추진해 왔다”며 “접수센터는 한의학적 특성을 살린 맞춤형 한약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회복에 도움을 줘 향후 감염병이 재차 창궐할 시에 또다시 한의약이 외면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한의협이 접수센터를 통해 진료받은 8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 한의진료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비대면 한의약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재택치료자 중 94.4%가 만족감을 표시했으며, 93.8%는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급성감염병 치료에 한의진료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감염병의 한의 치료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귀하께서는 귀하의 지인이 코로나19 재택치료자라면 한의진료(한약치료)를 추천하겠나’라는 질문에 대해 96.4%가 ‘추천하겠다’를, ‘귀하께서는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전염병 발생시 한의원·한방병원을 통한 비대면 한의진료를 받겠는가’는 질문에는 95.5%가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해 한의진료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한의협에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진행하고 있는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에도 참여, 접수센터의 치료근거를 모아 향후 신종 감염병 출현시 국가방역체계에서의 한의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용역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감염병의 한의치료 만족도 ‘확인’
이와 관련 접수센터 운영을 총괄한 문영춘 한의협 기획이사는 “접수센터는 이전 운영된 전화상담센터와 더불어 감염병이라는 국가적 재난사태에서 한의약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냈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한의치료를 받은 국민들도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한 한의치료의 우수성과 높은 신뢰도, 만족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이사는 이어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한의의료기관 운영으로도 바쁜 가운데 접수센터에 참여해준 전국의 한의사 회원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한의협에서는 향후 접수센터에서 도출된 임상증례들을 활용해 감염병 상황에서 한의사 참여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이사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급성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그리고 발병기간이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는 앤데믹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한의계에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국가적 차원의 감염질환 대처에 있어 국민들의 진료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한의와 양의를 자유롭게 선택해 치료받을 수 있는 정상적인 의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