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6 (월)
드퀘르벵 건초염은 요골의 경상돌기와 엄지손가락의 힘줄이 반복적으로 마찰돼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엄지손가락을 많이 쓰는 40∼50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한의영상학회 오명진 교육부회장이 정기세미나에서 침 치료가 드퀘르벵 건초염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hytomedicine’(IF 9.5)에 ‘드퀘르벵 건초염에 대한 침 치료:무작위 대조시험’이라는 제하로 게재된 것이다.
현재 손목 건초염의 서양의학적 치료는 △물리치료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 주사 △절개수술 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만성 건초염은 스테로이드 주사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14∼35%의 경우 한의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드퀘르뱅 건초염을 가진 68명의 환자 중 34명은 침 치료군으로, 나머지 34명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나눠 △통증 정도(100mm VAS) △팔의 기능평가척도(Q-DASH) △손의 악력 등을 비교했다.
연구결과 2주 후 무처치군에서의 통증 정도(VAS)는 평균 3.4mm 감소한 반면 5회 침 치료를 실시한 그룹에서는 19.5mm가 감소, 침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통증이 감소했다. 또한 팔의 기능평가척도와 손의 악력도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문지현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2주간의 침 치료는 손목 건초염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12주 후에도 치료효과가 지속됐다”며 “침 치료는 드퀘르벵 건초염에 매우 효과적인 비수술요법으로, 서양의학적 치료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만성 드퀘르벵 건초염으로 힘줄 주변이 섬유화되고 유착된 경우 도침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지난해 국제학술지 ‘Medicine’에 게재된 드퀘르벵 건초염에 대한 연구에서는 경혈 초음파를 활용해 정확하고 안전한 깊이로 도침을 시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안태석 한의영상학회 교육이사는 “만성 건초염 치료시 주로 시술하는 혈위인 수양명대장경의 양계혈은 요골신경의 표층지와 요측피정맥이 주행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부위인 만큼 경혈 초음파를 활용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한의영상학회에서는 향후 초음파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 손목 건초염에 대한 도침 치료의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근거 데이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