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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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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17

“우리 주위에 남아있는 코로나의 잔상들”
엔데믹 접어들면서 대면수업·실습 재개 등 학교수업은 ‘정상화’
배달앱, OTT 서비스, 개인주의 문화 심화 등 곳곳에 흔적 남겨

전한련 김효준.JPG

 

김효준

대구한의대 본과 4학년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들에게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COVID-19(이하 코로나)는 사실상 엔데믹 상태로 접어들었다. 엔데믹이란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란 뜻을 담고 있다. 2022년 초반부터 코로나는 2급 감염병으로 완화된 것과 더불어 집합 금지 조항과 영업 제한을 비롯한 방역 조치들이 대부분 완화됐다. 이러한 방역 완화 조치는 본교에서도 당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본교인 대구한의대학교는 전 학년 전면 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본과 4학년 또한 전염병 고위험군인 병원 암센터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실습을 병원과 학교에서 진행했다. 동아리들 또한 단체모임을 재개함으로써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이 다시 시작됐다. 공식적으로는 방역 조치가 없어진 게 아니라 완화된 것이지만, 우리는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신경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코로나든 방역 조치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코로나 이전 일상생활로의 복귀라고는 하지만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흔적들은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는 외출시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챙긴다. 단지 강변에서 산책하러 갈 때도 마스크는 챙긴다.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가 아니지만, 아직도 밖에서는 마스크를 꾸준히 착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 중 60%는 배달서비스 꾸준히 이용

 

또한 우리는 집에서 밥을 직접 하기 귀찮을 때면 습관적으로 배달앱을 누른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 시장은 굉장히 많은 수혜를 받았다. 외출이 뜸해지면서 단지 적당한 비용만 지불하면 집 앞까지 따뜻한 음식을 가져다주는 편리함 덕분에 코로나가 와해된 지금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배달 시장은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다. 

 

최근 대구한의대학교 편집위원회에서 배달 관련 기사 작성을 위해 200명 가까이에 해당하는 본교 학생들에게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아직도 학생 중 60% 이상은 편리한 배달서비스를 꾸준히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매장에서 직접 먹으면 음식을 먹고 난 뒤 따로 치우지 않아도 되고 갓 나온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출하기가 귀찮을 때도 손쉽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늦은 시간에도 간편히 시켜 먹을 수 있다는 점 등 배달이 가진 엄청난 편리함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배달 중개 앱들의 수수료 상승으로 인해 배달비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은 배달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더불어 집에 와서 책상에 앉을 때나 침대에 누울 때나 밥을 먹을 때면 아직도 습관적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킨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 시장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도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넷플릭스나 왓챠,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등 한 번의 클릭으로 시각적·청각적 즐거움을 주는 편리함 때문에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OTT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불경기 때문에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및 넷플릭스 등은 코로나가 시작된 2019년 말부터 주가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금도 집에서 시간이 있으면 침대에 설치된 거치대에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끼워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클릭한다. 공부하기 위해서 산 패드가 대부분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 쓰인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흔적 중 부정적인 요소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필자가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개인주의의 심화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혼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이 많아지고 일상생활이 많이 편리해지면서 개인주의라는 불이 거세지고 있었지만, 코로나는 그곳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3년 가까이 대부분 사람이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그러한 일상 패턴에 적응돼 코로나가 와해되고 단체 모임이 대부분 재개된 지금도 예전만큼 활발한 모임이 주기적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코로나 장기화로 많은 변화 체감”

 

필자 본인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이후로 세상이 많이 척박해진 것 같은 느낌도 괜히 든다.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때 거리두기가 강화됨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습관이 되면서 아직도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많은 곳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옆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다면 조금이라도 거리가 떨어진 좌석에 찾아가서 앉는다. 

 

코로나 장기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굉장히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코로나 완화로 인해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라고 얘기는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의 흔적들은 우리 생활 곳곳에 드러난다. 아직은 굳이 밖에 나가서 먹는 것보단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것이 편할 때도 있고, 사람들이 많은 모임에 나가는 것보단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집에서 침대에 누워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먼 곳까지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집에서 푹 쉬는 게 편할 때가 있다. 코로나에 감염은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는 이미 우리 몸과 마음 속에 오래 전부터 들어와 있었던 듯하다.

김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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