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분회 회장으로부터 분회 활성화를 위한 주요 추진사업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동진 회장[경희한의원장]
“종로구한의사회는 내년 1월 창립 7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분회로서 사실상 대한한의사협회의 역사와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관록의 원로들과 과거로부터 전통과 대를 이어 운영하는 한의원들이 여전히 건재한 만큼 종로구한의사회는 한의계 풀뿌리단체의 상징이며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분회장직을 맡은 지 18년째라는 서울 종로구한의사회 이동진 회장(경희한의원장)은 분회 소개를 해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은 이동진 회장은 임상에서 40년째 한의원을 운영 중이며, 그 기간의 약 절반을 회무 활동과 병행해 왔다.
그는 한의계에 몸담으며 기억남는 일로 한약파동 당시 삭발한 채 가열차게 가두투쟁까지 불사하며 회원들의 의권을 위해 투쟁했던 일, 서울시한의사회 축구단 선수, 감독, 단장으로 뛰면서 전국한의사 축구대회에서 준우승 및 우승까지 차지한 일 등을 꼽았다.
지난 2013년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초기부터 5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 종로구 등급판정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후까지 활동한 기간을 합치면 총 만12년 동안 위원장으로 해당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분회장직을 18년째 맡고 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종로구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이다. 조선시대 의료행정체계를 관장한 부서인 전의감, 혜민서, 활인서 등의 터가 종로에 남아있다. 종로가 한의학 역사의 중심인 이유다.
이런 곳에서 종로구가 한의학의 메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회원들의 의권 확보와 관공서 및 유관단체와의 원활한 공조로 관내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힘을 기울였다. 개인적으로 돌이켜볼 때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분회장직을 맡게 된 계기는?
사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4년 부회장을 맡던 중 회장직이 공석이 되는 상황이 됐고, 어쩌다보니 회장직을 승계하게 됐는데 어느덧 18년이 됐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또 오랜 기간 믿고 맡겨준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코로나를 거치며 한의사회 모임 등이 많이 위축된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꾸려갔는지 궁금하다.
일단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일선 한의원의 운영 자체가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던 게 현실이다. 덩달아 분회 활동도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한약 후원전달 정도의 행사를 진행했다.
여러 가지 대면행사나 모임을 갖기 어렵다보니 소통의 양적 수축을 질적 팽창으로 도모하려 노력했다. 온라인을 통해 분회 관련 소식을 안내했는데 다행히 회원들이 잘 따라준 것 같다.
◇근황은?
최근에는 엔데믹을 맞아 보건소 등과 협의해 코로나 이전에 했던 한의학 관련 행사의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 열린 ‘전통 한의학, 종로와 만나다’ 같은 포럼이다.
당시 6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며 구민들과 ‘종로구가 한의학의 메카’라는 역사적 자료들을 공유해 학술적으로 유익한 시간은 물론, 실생활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병의 한의학적 대처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강의시간도 가진 만큼 너무나도 유익하고 자긍심이 넘치는 행사였다,
◇임기 중 기억에 남는 업적은?
일례로 종로건강한마당이나 이동신문고 등 관 주체 연례행사에서 한의학 및 무료진료 관련 부스를 확보해 종로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의학 홍보의 장을 열어왔고, 기타 관내 유관단체장인 구청장, 국·과장, 건보공단 종로지사장, 보건소장은 물론 세무서장, 경찰서장까지 손길이 닿는 곳이라면 꾸준하게 접촉해 소통에 나서 회원들의 의권문제와 관련한 권익확보에 힘써왔다.
서울시와 공조해 추진한 어르신 한의약건강증진 사업과 난임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시범사업 초기부터 적극 참여해 사업 안정화, 연속화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2025년 3월까지가 임기다. 아직도 3년이나 남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직은 유관기관과의 관계가 소원한 게 사실이다.
소소한 사건사고의 해결 뿐 아니라 한의계의 거시적 의권 확보를 위해서는 결국 정부나 관계기관들과 유기적 공조관계를 돈독히 해 정책이나 사업, 지침 설정 초기부터 한의계의 입장과 권리를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지역 이익단체의 장으로서 근본적인 권리주장 및 이를 실현해내는 게 의무라고 생각하고 남은 임기 동안 매진할 생각이다.
◇분회 활성화의 필요성 및 발전적 협회가 되기 위해 제언한다면?
모든 조직은 말단부터 활성화하고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단기층조직인 분회가 힘을 내야 전체 한의계 조직이 강화되고 한의사들의 모은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려 나갈 수 있다.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회원들의 고충과 애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게 기본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임해 왔다. 앞으로 더욱 회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분회장 이후 한의사로서 목표나 계획은?
분회장 퇴임한 후에는 개원한의사로 돌아가 조용히 진료에 매진하려 한다. 하지만 언제라도 제 경험이 필요한 시급한 일이 협회에 발생한다면, 힘이 닿는 한 팔을 걷어붙이고 회원들과 협회를 위해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