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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과 의료위기, 선조들의 대응역사를 돌이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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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한약

“역병과 의료위기, 선조들의 대응역사를 돌이켜 보다”

당대의 사람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약과 치료법 찾아내려고 ‘고군분투’
의사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개최…안상우 회장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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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학회(회장 안상우)는 지난 6일 산청한방가족호텔 왕산홀에서 ‘역병과 의료위기, 그리고 대응의 역사’를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동의보감 목판 전시회 참관 및 목판 체험을 시작으로 주영승 우석대 한의대 명예교수의 ‘지리산 약초자원과 동의보감 임상학’을 주제로 한 임상특강 및 안상우 회장의 ‘역병의 시대, 방역의서의 간행-간이벽온방 사례’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동의보감에서 활용된 약재 중 ‘우슬’에 대해 발표한 주영승 교수는 “동의보감 수록 약재의 연구목표는 실제 한약재로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초첨이 맞춰져 있으며, 이러한 지식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산지, 기원의 약재들을 동의보감의 취지에 맞게 세밀하게 구분해보는 노력과 더불어 수치방법에 따라 임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세밀하게 구분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병, 세금처럼 피할 수 없다는 의미

또한 안상우 회장은 “방역서와 방역전문의서가 조선역사에서도 많이 있었는데, 그 중 중종 때 역병의 유행으로 조선 정부에서 빨리 대처했음에도 2, 3년 정도 경과돼서야 역병이 수그러드는 것을 보면, 현재의 코로나 상황과 그 전개가 비슷함을 알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역병은 세금처럼 피할 수 없다는 뜻에서 ‘疫’자를 사용했으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대량의 인원에게 병이 발생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방역전문의서를 허준이 한해에 연달아 출간한 것은 하나의 책이 나온 이후 또 다른 변형이 발생해 그것에 맞게 계속 책을 내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현재 코로나가 계속해서 새로운 변형을 발생시키는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당대의 사람들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약과 치료법을 찾아내려고 고군분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학술 발표에서는 △한국의 고의서연구 사례 보고-민족의학신문의 ‘고의서 산책’(차웅석 경희대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센터) △신라통일기 전염병과 의학서(이현숙 연세대 의학사연구소) △새로 발견된 ‘마진휘성’ 이본 연구(박훈평 동신대 한의대) △中國傳統的瘟疫應對及其現代啓示(여신충 남개대학역사학원) 등이 발표됐다.

 

차웅석 교수는 “고의서 산책 연재의 특징은 ‘고의서의 감성 읽기’이며, 저자는 판본과 서지사항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저자와 책의 유래에 대해 독특한 식견을 보여주는 등 가치가 없는 책에서도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더불어 해설 내용의 시의성이 있어 연재 글이 올라온 당대의 내용을 적절하게 반영할 뿐만 아니라 의학 분야가 아닌 책에서도 의학적인 가치를 찾아내는 식견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동의보감 침구법, 난해하지만 임상효과는 뛰어나

또한 이현숙 교수는 “역병에 대한 신라정부의 대응은 당나라의 의학제도를 수용해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이 인원들로 하여금 전염병에 대처토록 했는데, 질병명이나 약재명 등이 한·중·일 모두 유사해 그 당시 각국이 호환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며 “또한 의학적인 치료법 이외에도 범종을 제작하거나 대형 약사여래상을 건립해 백성들에게 기도처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민심의 안정을 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인류의 문명은 꾸준히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염병과 같은 사회생태학적 변곡점이 만들어지고, 인간은 거기에 적응할 뿐이라는 시사점을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동의보감’을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동의보감 침구법의 구성과 전승(정유옹 사암은성한의원) △동의보감 침구편과 침금동인의 경혈 정위 고찰-독맥의 배수부 13혈에 대하여(박영환 시중한의원) △동의보감 기반 진료기록공유시스템 개발 연구(이태형 경희이태형한의원) 등이 발표됐다.

 

정유옹 원장은 발표를 통해 “동의보감 침구편은 따로 필사한 필사본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는 동의보감 침구편이 많이 중시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처음 동의보감 침구법을 보면 사암침과 같은 침법에 비해 원리가 잘 보이지 않아 난해하지만 임상에서는 그 효과가 뛰어나 항상 중시되는 만큼 동의보감 침구법에 대해 고찰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동의보감 침구법은 인용서적이 침구전문서적에서 많이 인용한 특징이 있으며, 증상에 따른 침구법을 제시하고 변증하지 않아도 침구치료를 쉽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후대의 의서로 침구경험방, 삼방촬요, 의방신감, 동서의학요의, 청낭결, 사암침법 등 많은 의서가 동의보감 침구법의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영환 원장은 “침금동인의 제작자가 최천약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최천약이 제작한 의소세손의 문인석의 얼굴과 침금동인의 얼굴을 비교해보면 구분이 안 될 정도록 같은 모습을 보여 제작자가 같음을 알 수 있다”며 “현대의 침구동인은 독맥의 혈이 척추 돌기 아래에 있는데 비해 침금동인은 척추돌기 위에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2023산청엑스포 성공적 개최에 힘 모을 것

박 원장에 따르면 과거의 동인도를 보면 척추의 몸체는 네모 모양으로, 척추 돌기는 동그란 모양으로 그리는 전통이 있으며 취혈을 척추 몸체 사이에서 하므로 결국 척추 돌기 위에 취혈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척추에 뜸을 뜰 때 가시 위에 떠야 하며, 이는 물고기 뼈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해서 척추 돌기 위에서 취혈해야 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태형 원장은 “2009년 기존의 한의 코드는 양방 코드로 입력하게 됐고, 2015년 4차 개정으로 인해 기존에 잔류했던 한의병명이 많이 사라지게 됨으로 인해 한의학적 이론과 용어를 토대로 진료를 보는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많은 괴리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한의학 의서를 기반으로 의료인들이 임상기록을 구축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과 더불어 이것을 KCD 상병명과 병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며 “이러한 진료기록공유 시스템의 개발은 한의병명 삭제에 대비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학술대회 이후 진행된 정기총회에서는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안상우 현 회장을 유임키로 했다.

 

안상우 회장은 “지난 2년간 미흡한 점도 많았지만, 다시 한번 학회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돼 감사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이 함께 느껴진다”며 “오는 2023년에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코로나19 종식을 기념하며 지난 2013년 성대한 모습으로 진행된 산청엑스포가 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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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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