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암침법학회(회장 이정환)가 독일 침술학회에 모인 의사들에게 사암침법 등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파했다. 시연에 참여한 현지 환자와 의사는 현장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사암침법에 “아주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암침법학회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보수교육과 26일 바트 나우하임에서 ‘독일의사침술학회’(Deutsche Ärztegesellschaft für Akupunktur, 이하 DÄGFA)가 주최한 학술대회에 참여해 논문 발표와 강의 등을 진행했다.
1951년 설립된 독일 최초의 의사 침구단체인 DÄGFA는 83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의대 교수 중심의 학술단체로, 매해 4차례의 ‘독일침술저널’(deutsche Zeitschrift fuer Akupunktur) 학회지를 발행해 동·서양 통합치료의 최신 지견과 임상례를 소개하고 있다.
25일에는 이정환 회장과 함께 독일의 일반내과 전문의이자 사암침법학회 특별회원인 류소영 박사, 독일 의대에 재학 중인 홍지성 한의사가 공동으로 사암침법을 주제로 강의하고 난치성 질환이 있는 2명의 독일 환자를 초대해 사암침법으로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선보였다. 현장에서 강의를 듣던 한 의사 회원도 직접 시연을 받아 부정적 감정이 진정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26일 오전에는 이 회장이 ‘사암침법의 정신과적 활용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논문을 통해 사암침법의 원리와 사암침법을 활용한 정신과 치료인 ‘마음침법’(사암 정신치료)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논문은 서효원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것으로, 마음침법을 받은 환자들에 대한 개별 인터뷰 등 질적 연구를 통해 마음침법의 특징과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 회장과 류소영 박사, 홍지성 한의사가 ‘사암침법의 근골격계 질환치료와 심인성 통증’ 주제의 강의를 진행한 후 치료를 원하는 현지 의사들에게 직접 시연을 선보였다. 현지 의사들은 중의학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 사암침법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중인 류소영 박사.
◇사암침 받은 환자들, “아주 좋아요” 높은 만족도 드러내
한편 28일에는 류소영 박사의 클리닉에서 사전 진료를 신청한 현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가 진행됐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학회 의사들이 참관한 현장에서 “아주 좋아요”(Sehr gut), “감사합니다”(Vielen dank) 등의 반응으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 독일학회와 소통한 류소영 박사는 “독일에서 마스터 과정까지 다양한 침술을 배웠지만, 모든 환자의 같은 혈자리에 같은 치료 목적으로 자침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특정 혈자리에 자침할 때 신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 필요했다”며 사암침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류 박사는 이어 “우연한 기회에 한국 사암침법을 부흥시킨 금오(金烏) 김홍경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 사암침법에 매료돼 이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국내의 김홍경 선생의 제자들에게 수많은 사암침 책과 자료들을 아낌없이 제공받고, 정기적인 강좌들을 통해 원리를 이해해 갈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독일에 사암침이 널리 알려지도록 작은 힘을 보태는 일은 저의 도리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사들은 기존 침법과 함께 양질의 다채로운 침 치료를 독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한의원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홍지성 한의사는 “독일 의사들은 동양의학에 무척 관심이 많고 연구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동양의학, 특히 침술 학회를 조직하여 높은 수준의 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쉽게도 중의학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한국 한의학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로 중의학과 차별성을 가진 한국의 한의학인 사암침법이 독일에 소개되고 호응을 이끌어내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교류 및 연구를 통해 한의학이 유럽에서도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환 회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한국 한의학의 유럽진출이라는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의학이 유럽 의학과 더욱 학문적으로 자주 교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사암침법학회는 한국 한의학의 유럽 진출에 대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