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식에서 ‘한의학교육에 대한 한의대생들의 인식 및 만족도 조사’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강유정 우석대 한의대(본과 4학년) 학생에게 논문 주제 선정 배경, 역량 중심 한의학 교육에 대한 의견 등을 들어봤다.
Q. 논문 주제를 선정한 배경은?
논문을 작성할 당시 한의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한의대 교육 개편 및 KAS2021’이었다. 교수님과의 여러 대화를 나누던 중 이에 대한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때 전국의 여러 교수님들과 졸업하신 선배님들의 입장이 아닌, 재학생의 입장에서 한의대 교육에 대한 견해와 변화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아보라는 교수님의 제안에 논문 주제를 정하게 됐다.
Q. 평소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학년별로 차이가 컸다. 논문을 작성했던 본과 2학년 때는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진 않았다. 당시 배우던 이론이 임상에서 어떤 의미로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본과 3학년이 되자,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던 여러 한의학 개념들이 임상에서 어떤 식으로 응용되고, 재조합되는지 학습하게 되면서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 특히 임상과목을 배운 이후 본과 4학년이 되어 병원실습을 하고 있는 현재, 지난 5년간 배웠던 지식들이 임상에 어떻게 활용되는 지 배울 수 있어 더욱 재미있게 실습을 하고 있다.
Q. 한의대 수업이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은?
예과 1학년 때부터 본과 2학년 때까지 배우는 4년간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물론 임상과목을 배우기 위해 4년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한의학적 개념들이 형이상학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다. 교수님들께서 이러한 개념들을 2022년 현재 어떤 식으로 해석할 수 있고,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시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Q. 논문을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만족 및 불만족에 대한 설문지의 선지를 만들 때, 다양한 내용을 담고 싶었으나 논문 작성자가 3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 좋은 내용들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전 학년에 걸쳐 의견을 취합하다보니, 받은 결과를 논문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Q. 졸업 후 계획 중인 진로는?
연구, 정책, 임상 등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다. 일단 졸업 후엔 병원 수련을 통해 체계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이 과정 속에서 관심이 생기는 분야에 대한 연구도 수행해 보고 싶다.
Q. 역량 중심의 한의학 교육에 대한 견해는?
한의대를 졸업 후 한의사가 되어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근본이 되는 역할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6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의 비중을 늘려 배우는 것이 앞으로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의술을 더욱 널리 베푸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신속항원검사, 백신 관련 업무 등에 한의사가 배제되는 일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관련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 등의 문제로 한의사들이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데도 국가 차원의 감염병 예방과 관리시스템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런 점을 개선하고 추후 발병할 수많은 새로운 질환들을 접했을 때, 지금과는 다르게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치료 및 관리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속에 임상적인 교육 및 실습의 범위를 확대하고 의료인으로서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저도 그랬지만 많은 학생들이 최근에 벌어지는 많은 이슈들로 혼란스러운 시기다. ‘변화는 혼란이 아니라 아주 좋은 경험이다’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한의계가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혼란 속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멋진 한의사가 되기 위해, 한의학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 우리 모두 의료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뢰받을 수 있는 한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